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5월 11일 (화요일) C6 골프 신속정확한뉴스한국일보 www.HiGoodDay.com 김춘수시인의〈꽃〉은국민적사랑 을받는시다. 받아들이는이에따라의미의뉘앙 스가약간씩다르겠지만어떤대상에 이름을붙여주고의미를부여할때비 로소대상이생명을얻어존재가빛난 다는뜻이리라. 무심코지나치는길가의화초도내 가어떤이미지를갖고명명(命名)하 는가에따라꽃이되거나잡초가될 수도있다. 대상의객관적모습을떠나내가아 름답다고여기고 그렇게말하면아 름다운것이되고추하다고생각하 고그렇게말하면추한것이될수있 다. 어떤사물을묘사하고이름붙이 는것은대상에대한화자(話者)의주 관을 대상에투사하는 행위이기때 문이다. 골프장에서는두부류의사람이있 다.입이가벼운사람과무거운사람. 용하게도이두부류의골프역시판 이하게갈린다. 가벼운입은부정적인것을담기마 련이다. 식당에서부터 “어젯밤 술자 리때문에늦게일어나급히달려오는 데앞차가깜빡이도안켜고끼어드 는바람에사고날뻔했다니까.” “요 즘통연습을못해공을맞히기나할 까모르겠어.” “몸여기저기성한곳이 없다니까.” “골프재미가예전같지않 아.”등좋은것과는거리먼것만털어 놓는다. 라운드를시작하고나서도 “난이 골프장에서좋은기억이별로없어.” “날씨가으스스한게잘맞을것같지 않네”라며좀처럼친밀감을드러내지 못한다. 심한경우샷을하기전후부정적코 멘트를덧붙이는사람도있다. 티잉그라운드에서드라이버를뽑 아들고 “요즘드라이브샷제대로날 린기억이없어.” “잡아채지말아야할 텐데.” “뽕샷은나오지말아야지.” “헤 드업은평생고질이란말이야.” “훅을 고치고나니까요즘엔슬라이스가괴 롭힌다니까.” “이제시니어티에갈때 가되었나봐.”등나쁜기억만털어놓 는다. 드라이브샷미스를하고도재 확인하는발언을한다. 어프로치샷을남겨놓고도“거리조 정이정말어려워.” “공을세우지를못 하겠어.” “어프로치실수로타수를다 까먹는다니까”라고 불안해하는가 하면그린위에서도 “도대체라인읽 기가너무어려워.” “오르막내리막구 분하기도쉽지않아.” “스리퍼팅은하 지말아야하는데.”등부정적내용일 색이다. 자신의미스샷을중계방송하듯입 에올리면자신을부정적인틀속에 가두고만다. 지난홀의미스샷이나 참혹한 장면을 계속 되새기며후회 하는언행은자신을헤어날수없는 수렁으로 빠뜨리고 제발등을찍을 뿐이다. 골프코스에서는말수가적은사람 이실력자일가능성이높다.함부로지 레짐작하지않고겸허하게동반자들 의수준을살피며자신의경기에집중 하기때문이다.말을해도긍정적이고 희망적인기를불어넣을것들만입에 올리는것이습관이돼있다. “오늘날씨를보니좋은라운드가 될것같습니다.”“모두표정들이밝으 신걸보니좋은스코어를낼것같군 요.” “이코스는나와궁합이맞는것 같아.” 만족한라운드를하려면대화든독 백이든긍정적이고희망적인것을입 에올려야한다. 부정적이고절망적인 것은입에담지않음은물론머릿속에 조차남겨두지않아야한다. 법구경(法句經)은입과말의재앙을 다음과같이경고한다. ‘우리는도끼를입에물고태어나살 아가며제몸을찍게되나니이것은오 직스스로내뱉은말때문이니라.’ ‘내 가그의이름을불러주었을때그는 나에게로와서꽃이되었듯’어떤날의 라운드품질도내머릿속이나입을거 쳐나온발언의내용으로결정된다고 해도과언이아니다. 가벼운입이골프를망치고무거운 입이골프를살린다. 제발등찍는 ‘미스샷’을 중계방송하지마라 사 진 은기사내용과관련없음. 픽 사 베 이 “내가그의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그는다만 하나의몸 짓 에지나지않 았 다 내가그의이름을불러주었을때 그는나에게로와서꽃이되었다” ●칼 럼니스트방민준 서 울 대에서국문 학 을전공했고 , 한국일보에입사 해 30 여 년 간언론인으로 활 동했다. 30 대후반골 프와조우 , 밀 림 같은골프의무궁무 진 한세계를 탐 험 하며다 양 한골프 책 을집 필 했다. 그에게골프와 얽 힌세 월 은구도의길이자인생을관통하는 철학 을 찾 는 항 해로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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