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5월 11일 (화요일) D5 기획 투기꾼먹잇감된제주농지$임차료 3배치솟자쫓겨나는농민들 제주도 서귀포시성산읍에서야채농 사를해온'임차농'강창부 ( 가명·46 ) 씨는 평생을성산읍에서살아온제주토박이 다.지척에자리잡은성산일출봉에서해 가 뜨는모습을바라보며하루를시작 하는 걸일상으로여겼던강씨는 최근 정든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준비를 하 고있다. 평 ( 3.3㎡ ) 당 500~1,000원이었 던농지임대료가 수년전부터 2,000원 으로 뛰더니현재는 3,000원까지치솟 았기때문이다. 임대료가 세배나 뛰다 보니강씨가 손에쥐는 수입도 3분의1로감소했다. 강씨는 “임대료가 저렴한 제주의다른 지역에서농사를 지으려고 농지은행에 문의해도임차할 땅이없다는 말만 들 었다”며“평생할 줄아는건농사일밖 에없어육지로건너가농사일을이어가 야할것같다”며한숨을내쉬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 LH ) 직원들의농 지투기의혹을폭로했던참여연대의비 유처럼농지는투기노름판의가장유용 한패로자리잡았다.아파트와대지등 다른부동산에비해훨씬저렴하게매입 할 수있어, 개발에따른 보상이나 시세 차익이보장되기때문이다.농지가본연 의기능을잃고 투기판의유용한 패로 쓰이듯, 농지를 경작하고피땀 흘려일 군 농부들도 농지소유주의'졸 ( 卒 ) '로 전락했다. 핒샎욚 콭힎잚힎풞좉짩쁢핒 뽛 지난달 24일찾은 제주도 농지는 투 기꾼들에겐최고의먹잇감이었다. 한국 감정원에따르면제주도땅값상승률은 2015년 7.75%, 2016년 8.33%, 2018년 4.99%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잠시주춤했지만중국자본 유입과 관광산업개발 등 호재가잇따 르면서땅값을 확 끌어올렸다. 특히서 귀포시성산읍일대는 2015년11월제2 공항부지로결정되면서최근주춤했던 제주도다른지역과달리농지가격이계 속오르고있다. 투기꾼들이 성산읍 농지 취득에열 을 올릴수록, 농부들의설자리는 줄어 들었다. 땅 주인들은 차익실현에만 관 심이있어, 농지이용 방안에대해서깊 이생각하는경우는찾아보기힘들기때 문이다.채호진 ( 51 ) 성산읍농민회사무 국장은 “투기꾼들은 땅값이계속오를 거란생각에있는 돈없는 돈 끌어모아 농지를 매입한다”며“임차농에게임대 료를계속올려받는것도투자한돈을 조 금 이라도 메 우 겠 다는 심산”이라고 전했다. 농지투기가임대료상승만유발하는 건아니다. 땅 주인이농지를 경작한다 고 속이면정부 보조 금 을 제공받고 양 도소득세감면 혜 택도받을수있다.이 렇 게되면실제농사일을 하는 농부는 ‘ 가 짜 농부 ’ 가되는 반 면,투기꾼들은 ‘ 진 짜 농부 ’ 가 되는 세상이 펼쳐 진다. 서귀 포시1만㎡ 농지에서월동채소를재배 하는임차농 오창건 ( 가명·43 ) 씨는 " 최 근시가지원하는방 풍망 피 복 재배지원 사업은투기꾼배를부르게해주는일 " 이라고설명했다.해당사업은자연재해 로부터농작 물 피해를최소 화 하고농가 생산비를 절 감시 키 려는 목적 에서시작 됐 지만,지원대상은농업경 영체 등록자 로 제한 된 다. 오씨가일하는 채소 밭 의 경우실제농사를 짓 는오씨가아 닌 땅 주인이등록자로 돼 있어, 혜 택은고 스 란 히부재지주에게 돌 아 간 다. 오씨는 “땅 주인이'2년더자경하는것처럼보여야 양 도소득세감면 혜 택을받을수있다' 며정 식 임대차계 약 을거부하고있다”고 말했다. 고용호 ( 54 ) 제주도의원도성산읍농 지를 매입했다. 고의원배우자는 2014 년말성산읍일대 밭 과임야 4,875㎡를 지인 A 씨와 함께‘ 지분 쪼 개기 ’ 방 식 으로 12 억 5,000만원에사들 였 다.고의원배 우자는 농지를 매입한 날 해당 농지를 담 보로 5 억 원정도를대출받았다. 1년 뒤 해당 농지는성산읍이제2공항으로 선 정되면서땅값이치솟아현재는땅값 이100 억 원을 훌쩍넘 었다. 7년만에 8 배이상땅값이오른 셈 이다. 지난달 말 고 의원이사들인해당 농 지를 찾아보니, 공동 소유주인 A 씨가 컨테 이너박 스 에 앉 아유채 꽃밭 을 운영 하며관광 객 들에게1,000원의입장료를 받고있었다.입 구 에는 노란 꽃 들이 뒤 덮 여있었지만,유채 꽃밭 너 머 에는월동 무가수확이안 된 채로방치 돼썩 은 냄 새 가진동했다. 수확을안한이유에대 해, A 씨는 " 월동무가과 잉 생산 돼 제값 보다 낮 은가격을받을수밖에없어자 체 처분 키 로 했다 " 면서 " 최근까지임대 로 운영 했지만시국이어수 선 해직 접 농 사 짓 기로했다 " 고 밝혔 다.고의원은이 에대해 " 해당농지는주 변 사 람 이 추천 해서매입했다.처 음엔 임대차계 약 을했 지만 3년전부터는배우자가직 접 농사 를 짓 고있다 " 고해명했다. 뽛쭎펞핂펂뽛힎솒짣짩팒 농지가투기대상으로전락하면 그 피 해는 고 스 란히해당 농지로 돌 아온다. 진 짜 농부들이공익직 불금 과지자 체 보 조 금 을 못 받다 보니, 사 람 들 관심에서 멀 어진농지는서서히 황폐화된 다. 김 기 영 ( 51 ) 전 북 도의원이2014년매입한제 주시한경면일대 밭 에는수확되지 못 한 월동무가방치 된 채기장이심 겨져 있었 다. 김 의원은매입당시농업경 영 계 획 서 에'자기노동 력 '으로직 접마늘 과감자 를심 겠 다고기재했지만현재까지농어 촌 공사에임대한 상 태 다. 김 의원소유 농지인근에서기장을심고있던 마 을주 민 김 모 ( 39 ) 씨는 " 저 렇 게무를처리하지 않 고 방치하면 가 스 가 배출 돼 농지를 훼 손시 켜 지 력 ( 地力 ) 을 약 하게만든다 " 며 혀 를 찼 다. 임대료상승을 못버티 고임차농이자 주 바 뀌 면농지는더 욱 망 가진다. 제주 한경면인근농지에는지 력 을 높 이려고 보리가 심 겨져 있는 경우도있지만, 땅 에해로 운화학 비료가 뿌 려진농지도 적 지 않 았다. 자 신 의농지에보리를 심은 마 을주민최모 ( 63 ) 씨는 " 내땅이면장기 적 으로지 력 을보 존 하기 위 해서라도보 리를 심지만, 임대료 부 담 이 큰 임차농 들은최대한수입을올려야하기때문에 화학 비료를 쏟 아 붓 는다 " 고말했다. 고 창건전국농민회 총 연 맹 제주도연 맹 사 무처장은 " 농업경 영체 등록을 하면유 기비료제공 혜 택이있지만, ( 땅주인 반 대로 ) 임차농등록을 못 하는농부가부 지기수라농부와농지모 두 파 괴 되고있 다 " 고지 적 했다. 뽛힎많 믾샎캏핂졂많뽛쭎캫멶 제주 뿐 아니라 세 종 과 경기안성등 투기과열지역역시사정은 마찬 가지다. 투기꾼들바 람 대로농지를중심으로대 규 모개발사업이진행되면서평생한 곳 에서농사 짓 던농부들이하나 둘씩쫓겨 나고있다. 세 종 시연서면에서 복숭 아농사를 짓 던정모 ( 54 ) 씨는최근대 구 에거주하는 사 람 으로땅주인이바 뀌 었다는이야기 를 들었다. 정씨는 " 임대차계 약 을 요구 하면더는 농사를지을 수없을것이라 고 새 주인이 통 보해 화 가치 밀 었다 " 고 말했다. 정씨가 정 식 계 약 없이농사를 지어야,땅주인입장에 선 자경하는것처 럼보일수있어각 종혜 택을받을수있 기때문이다. 한국일보가경기안성지역농지소유 및 이용실 태 조사를 맡 았던농어업·농 어 촌 특 별위 원회 ( 농어 촌 특 위 ) 담 당자와 동행해농민들을만난결과도 마찬 가지 였 다.안성에서감자 농사를 짓 는 마 을 이장이관호씨는 " 인근에산업 단 지와아 파트가 들어서면서 끊 임없이 외 지인들 이농지를사들여지 금 은원주민들이모 두 사라 졌 다 " 고말했다. 실제로 농어 촌 특 위 의 ‘ 농지소유 및 이용 제도 개 선 방향과 과제 ’ 보고서에 따르면, 안성에농지를 소유하고있지 만 타지에살고있는 부재지주 비 율 은 32.8%에달한다. 농어 촌 특 위 관계자는 " 농지로는개발이익을 낳 을 수없다는 인 식 이생 겨 야, 농부들이 쫓겨 나지 않 게 되고,농업경 쟁력 향상으로도이어 질 수 있다 " 고강조했다. 제주·세종·안성=김영훈기자 농지에 빠진 공복들 <2>웃는가짜농부,우는진짜농부 2공항부지결정된서귀포성산읍 투기꾼들투자금회수^세감면위해 임대차계약안하고임차료인상 고용호도의원12.5억원에산농지 1년만에100억원훌쩍뛰어넘어 수확안된월동무썩어악취진동 직불금뺏기고비싼임차료낸농민 화학비료남용해농지파괴악순환 세종^안성투기과열지구사정비슷 김기영전북도의회의원이2014년매입한제주시한경면일대농지.농어촌공사에서임차받은임차농이한분기동안다른사람에게재 임대를준곳에초록색깃발이꽂혀있다.겨울월동무를심던자리위에그대로기장이심어져있다. 제주=김영훈기자 고용호제주도의회의원의배우자가 2014년말매입한제주시성산읍일대의농지.해당농지는이듬해성산읍이제2공항으로선정되 면서7년사이땅값이10배이상상승했다. 제주=김영훈기자 <1>그들만의농지공화국 <2>웃는가짜농부,우는진짜농부 <3>농민위한농지법되려면 글싣는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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