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5월 17일 (월요일) 특집 A10 중국의 인구위기는 사실 세계의 문제다. 중국인구감소는수십년 성장을견인한‘풍부한노동력’의 축제가끝나간다는의미다. 당장‘ 세계의 공장’이 멈추는 건 아니지 만, 여파는중국을넘어세계에미 칠수밖에없다. 중국국가통계국(NBS)이“2020 년에도 인구는 계속 증가했다”고 반박해도 파문이 계속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 인구문제를 풀지못하면세계는낮은인플레이 션을유지하며높은경제성장을구 가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저성장과 인플레늪에빠질수있다.대안으로 떠오른인도가비록 2027년중국을 제치고인구1위에등극하겠지만세 계에서중국의역할을대체하기어렵 다는전망이지배적이다.중국인구붕 괴란표현까지쓰며인구역전의여파 를추적하는서구언론도,중국아이 문제가가족과국가를넘어 세계의 이슈로부상한모습을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인구위기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사례가 미 경제전문지 포천의‘세 계 500대 기업’리스트다. 1995 년 미국과 일본의 기업은 151개와 149개.일본은미국을금세따라잡 을 기세였으나 인구가 걸림돌이었 다. 1970년대2.0을유지하던출산 율이 1인당국내총생산(GDP)이 1 만달러를넘은1980년대들어1.5 로내려앉았다. 이후찾아온‘잃어 버린20년’을겪은뒤성적표는참 담했다. 2020년 500대기업중일 본 기업은 52개로 쪼그라들었다. 반대로중국은같은기간에 3개에 서 무려 124개(홍콩 포함)로 늘어 났다. 무엇보다 저렴한 노동력이 시장에대거쏟아진결과였다. 중국은121개의미국까지추월했 으나 그 승리가 오래가지 못할 것 이란 예상이다. 일본과 유사한 인 구위기에 빠져 있으나 탈출구는 일본보다 좁기 때문이다. 중국 중 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금으로선 인구감소의 경제충격을 되돌리기 에 역부족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출산율만해도재작년 1인당GDP 가 1만 달러를 돌파했을 때 1.5였 으나 실제로는 1.2~1.3으로 추락 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 본출산율이최소 1.3을유지한점 에서중국상황을짐작할수있다. 무엇보다 강압적인 정책과 성장 에따른생활방식변화가원인으로 지목된다. 2차대전이후오랜혼란 이 끝나자 중국에선 베이비 붐이 시작됐다. 5억 명이던 인구는 20 년 뒤 8억 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한자녀정책이도입되었으나인구 는 14억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출 산율 하락의 경고가 무시되면서 2016년뒤늦은두자녀정책은효 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히려 출 생자가15%감소한것으로추정될 정도다. 팬데믹에 따른 베이비 붐 의기대가베이비위기로바뀐것이 다. 사 우 스 차 이나모닝포 스 트 (SCMP)에따르면,인구2,100만의 베이징에서지난해출생자는10만 368명으로 전년(13만2,634명)에 비해 24.3%나 급감했다. 5,200만 의한국에서작년 27만2,400명이 태어난것보다도낮은수치다. 중국 인구구조에서 낮은 출생률 도 문제이나 전례 없는 고령화는 더 위험하다. 지난달 인민은행이 2050년 경제활동 인구의 고령자 부양이 미국보다 무거워진다면서, 출산정책의즉각자유화를요구한 것도같은맥락이다.중국통계에따 르면 2000~2010년 생산가능 인구 (15~64세)는전체인구의66%에서 70%로증가했으나 2019년에 64% 로10년전수준으로되돌아갔다.반 면노령인구는같은기간에3%에서 13%로, 다시 19%로큰 폭으로 계 속늘고있다. 노동인구 대비 고령인구를 말하 는 고령인구부담비율(OADR)의 경우 중국은 2050년에 1을 기록 해, 미국영국독일보다부담이커 지게 된다. 일하는 1명이 노인 1명 을부양하면중국사회는허리가휠 수밖에 없다. 리보 인민은행 부총 재는 지난달 보아오 포럼에서“국 유토지매각이나장기국채발행등 다양한 대책이 있다”며 재정이 블 랙홀에 빠질 우려를 부인했다. 그 럼에도 경제활력이 떨어지고 정부 부담이 커져 일본의 잃어버린 20 년을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 속된다. 중국사회과학원도 2035 년에 연금 재원이 바닥날 것으로 예측하고있다. 동북3성중하나인 헤이룽장성은이미인구감소와성 장률 저하에 따른 연금 부족으로 중앙정부에손을내밀고있다. 지난30년동안세계가목도한중 국급성장의배경에는대규모노동 공급이 있었다. 1990년부터 2017 년까지생산가능인구는2억4,000 만명이늘었다. 미국 등 선진국이 낮은 인플레 속 안정된 성장을 누 린 배경에도 중국의 저임금 숙련 노동자가 있던 셈이다. 하지만 앞 으로는 생산가능 인구가 2050년 까지지금보다20%줄어들어2억 명이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의 노동 인구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숫자 다. 앤디시에전모건스탠리이코 노미스트는“위기의 씨앗은 성장 전략이저렴한대규모이주노동자 에 의존한 데서 뿌려졌다”고 지적 했다. 그는 SCMP 기고에서“그들 의자녀들은출산보다인터넷서핑 을 좋아하며, 자산버블은 (출산율 하락)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 서 일본, 한국보다도 상황이 나쁘 다고했다. 인구위기는 중국만의 문제는 아 니다. 유엔은 2015년 세계 인구 고령화 보고서에서 2030년 세계 의 60세이상인구는 14억명으로 16.5%를 차지하고 유럽과 북미에 선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 다봤다. 유독 심각한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로치닫는동아시아의경 우, 일본에이어작년에한국대만 홍콩이 순인구 감소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은 해외 노동력을 유 입시키기 어렵고 생산성도 떨어지 고 있어, 어느 나라보다 실효성 있 는 대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에서‘새로운중국’으로거론 하는 인도는 세계의 성장을 이끌 기 부족한 측면이 크다. 상대적으 로기업가정신이나사회경제시스 템이떨어져중국식발전모델이인 도에서구현되기어렵기때문이다. 인구변동규모에서도중국과같은 효과를얻으려면인도가 3개는있 어야한다는말이나온다. 인구감소의영향이과장되고있 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골드만삭 스 자산운용은 한 보고서에서 인 구는단지인플레이션과자산가격 변동의작은부분만차지한다고지 적했다. 전통적 시각에선 인구 변 화가 높은 인플레와 금융시장 혼 란을 초래할 수 있지만 기대수명 연장, 노동과 소비패턴의 변화로 그 영향은 완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인구대역전’의 저자인 찰 스굿하트는지난달미국기업연구 소(AEI)에서“1990년대이래세계 의저인플레속경제성장은통화정 책이나중앙은행의물가관리덕분 이아니라중국, 동유럽, 여성의노 동력공급에따른것”이라고했다. 그러면서“중국노동자의감소, 세 계화의후퇴,팬데믹이겹치면서역 풍은 시작되고 있다”며 인구 역전 의 영향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 봤다. 공동저자인 마노즈 프라단 은“주요 국가들은 재정적자 감당 을 위해 인기 없는 증세보다는 인 플레를 원할 것”이라며“2022년 말경에고인플레로방향을틀게될 것”이라고했다. <이태규논설위원> 중국인구문제는국제사회최대관심 사중하나다. 저출산고령화가가져올 늙은중국의미래가중국만의문제가아 닌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지 난달27일‘중국인구14억붕괴’보 도가이문제를다시불러냈다.중국인 구가줄면1960년과1961년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이초래한대기근으로감소 한이후60년만이다. 앞서중국사회과 학원은 2030년에, 유엔은 2032년부터 인구감소를예상했었다.전망이10년이 나당겨졌다면상황은그만큼심각하다 고볼수있다. 예상보다 10년이나 앞당겨진 듯 ‘14억 붕괴’보도에 지구촌 촉각 은 인플레 속 경제 성장 끝나고 성장과 인플레 늪에 빠질 우려 산가능 인구 2050년까지 2억명 도는 세계 성장 이글기엔 부족 “내년 말엔 고인플레’경고도 나와 중국의 인구 역전…세계경제 복병 우려 중국상하이의전철역에서주민들이몰려나오고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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