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5월 28일(금)~ 6월 3일(목) 이경훈(29)은13세때체중을줄이기위해골프를시 작했다가골프의매력에빠져아예선수의길로들어섰 다. 부모들의권유또는강요로골프를배우기시작한 대부분의한국선수들과는좀다르다. 스스로골프의 재미를깨달아부모의간섭없이골프에매진한드문경 우다. 그러다 보니‘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A rolling stone gathers nomoss)’가그의좌우명이되어 버렸다. 그는‘구르는돌’이었다. 주니어시절을거쳐PGA투 어에이르기까지그에겐이끼낄틈이없었다. 2012년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나가시마시에고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 혼마 투어월 드컵에서우승을챙긴뒤2015, 2016년코오롱한국오 픈에서연승하고는눈을 PGA투어로돌렸다. 2016년 PGA투어의2부리그인콘페리투어를거쳐2019년대 망의PGA투어에입성했다. 그러나코로나19 바이러스영향으로 2019~2020시 즌제대로뛸여건이마련되지않아RSM클래식공동 5위,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공동13위,푸에르토리코 오픈공동14위가고작이었다. 지난해 9월초시작된 2020~2021시즌역시출발은 초라했다.시즌개막전인세이프웨이챔피언십과두번 째대회코랄레스푼타카나리조트&골프챔피언십에 서연속컷오프당했다.샌더슨팜스챔피언십에서공동 4위에올라상승세를타는가싶더니슈라이너아동병 원오픈에서또컷탈락하는등6차례나컷통과에실 패했다. 그러면서도꾸준히중위권을맴돌더니지난2월웨이 스트매니지먼트피닉스오픈에서공동2위에올라존 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지난 5월 14~17일(한국시 간) 미국텍사스주매키니의 TPC 크레이그랜치에서 열린PGA투어AT&T바이런넬슨대회에서이경훈은 나흘연속맹타를휘둘렀다. 세계의골프팬들도놀라 움을감추지못했다. 세계톱클래스의선수들이총출 동한대회에서PGA투어도전80번째만에천금같은 첫승을품었다. 세계의골프팬들도놀랐다. PGA투어에저런선수가 있었나싶을정도로강렬한인상을심어주었다. 브라 이슨디섐보, 존람, 조던스피스, 마쓰야마히데키, 리 웨스트우드, 해리스잉글리쉬, 카메론챔프, 제이슨데 이, 세르히오가르시아등기라성같은선수들이이경 훈을빛내는조명등역할을했다. 첫라운드에서버디8개, 보기1개를기록해7언더파 65타로공동선두조던스피스와J.J스폰(9언더파63 타)에2타뒤진공동7위에이름을올렸다. 2라운드에서도그는보기없이버디7개를쓸어담아 중간합계14언더파130타로선두샘번스(17언더파)와 스웨덴의알렉스노렌(15언더파)에이어단독3위로반 환점을돌았다. 3라운드에서도이경훈은뒷심을발휘보기없이5언 더파를쳐중간합계19언더파로샘번스를1타차로추 격했다.조던스피스,알렉스노렌등이17언더파로공 동3위그룹을형성했다. 마지막라운드가압권이었다.이경훈이이끼낄틈없 이부지런히굴러온보람을거둬들인위대한라운드였 다. 빗속에시작된마지막라운드에서2, 3, 4번홀에서3 연속버디를하며단독선두로나선이경훈은별에서 온외계인처럼최고의경기를펼쳤다. 마치자동차경주를보는듯했다. 샘번즈, 패턴키자 이어, 대니얼버거, 찰스워첼(남아공), 스콧스톨링등 이맹렬히추격했지만‘구르는돌이경훈’을멈춰세울 수없었다. 이경훈의광휘(光輝)에세계골프팬들의뇌리에박힌 스타거물들도별수없이존재감을잃을수밖에없었 다. 악천후로중단되었다가속개된 16번홀에서아쉽게 두번째보기를했지만그의엔진은식지않았다. 17번 홀(파3) 버디에이어 18번홀(파5)에서도버디퍼팅을 홀컵에떨구며극적인드라마의대미를장식했다.최종 합계25언더파로2위샘번즈와3타차의완벽한승리 였다. 마지막홀을떠나는그를위해임신한아내유주연씨 와최경주, 강성훈선수가축하의허그를선물했다. 무 대를내려오는그에겐메이저출전권은물론2023년까 지의PGA투어시드권과페덱스랭킹포인트500점이 기다리고있었다. 미국골프의전설인바이런넬슨(John Byron Nel- son, Jr. 1912~2006)의이름이걸린대회에서의 PGA 투어첫승이라그에겐더욱의미가깊을것이다. 1935년부터1946년까지PGA투어에서활동한넬슨 은전설적인골퍼벤호건,샘스니드와동갑으로불꽃 같은선수생활을보냈다.짧은활동기간에도불구하고 1945년PGA투어에서11개대회연속우승과그해18 개대회우승이라는대기록을세우기도했다. 34세에 은퇴한뒤농장주인으로일생을보냈다. 넙데데한얼굴에한국인의DNA가물씬한이경훈은 한때가수의꿈을키웠을정도로좋은목소리를소유 하고있다고한다. 록을즐기고가라오케에서노래를 즐겨부른다는그가아내와친지들에게어떤노래를 부를지궁금하다.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국문학을전공했고, 한국일보에입사해30여 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다. 30대후반골프와조우,밀림같 은골프의무궁무진한세계를탐험하며다양한골프책을 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세월은구도의길이자인생 을관통하는철학을찾는항해로인식된다. A8 골프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 간한국의의견과다를수있음을밝힙니다. ‘이끼낄틈없는’ 이경훈 PGA투어첫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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