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5월 29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봄이 돌아오고 5월이 되면 아 득한세월을거스르듯부모님사 진이며 그 시절 풍경이 담긴 가 족사진을꺼내보게된다.떠나신 지반세기를훨씬넘기신아버님 과스물일곱해전에소천하신어 머니여훈은언제나이듯포근하 고세월을거스르는숨결이요그 리움이다. 여태껏 편집해온 사진 앨범을 백과사전 간직하듯 책장 중심부 에 자리잡게 해놓았다. 흑백 사 진까지 세월의 유수를 만날 수 있는소중한가보로간직되고있 다.흑백사진이밀려나버린시대 상이 경박하게 보여지기도 하지 만현란하게발전을거듭하고있 는디지털문명또한어정쩡반기 고 있다. 휴대 전화기로 시도 때 도없이셔터를눌러대는총천연 색컬러시대를회유하듯흑백의 시간이흐르던시절이그리워진 다. 이제 흑백사진은 전문적 사진 작가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사 진현상소에사진을맡기지않아 도 되는, 해서 사진이 현상 과정 을 거쳐 나오기까지의 기다림도 증발해버린 시간의 귀추가 흑백 시절을 불러내고 있다. 흑백 사 진이남긴시간속으로회귀하듯 되돌리고싶어진다. 흑백 사진 속 부모님은 흘러가 버린세월속에서도속수무책그 옛모습을지켜내시며그옛집에 생존해계신다.신비한세월은그 대로인데 외홀로 나이든 노인네 가되어사진첩을뒤적이고있다. 온돌방아랫목온기같은옛집추 억 속으로 거슬러 올라 유년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뵙고 정 원이깊던유소년기의그때그집 에서 한 번쯤은 살아지고 싶다. 따스했던 훈기가 희석되지 않고 있기에갈수록빈자리가쓸쓸하 고차갑다. 요람에서 세상 모르고 살았던 세월도 잠시, 어느 결에 내 아이 들의요람을마련해주어야하는 부모자리에 서게 되었다. 받은 사랑에비해못다준사랑의빈틈 만눈에들어와애틋한아쉬움은 촛불에 일렁이는 그림자처럼 짙 은음영을만들어가고있다. 겪어보지 못한 과정이라서 준 비없이얼떨결이듯부모가되었 기에가사며육아를배워가야했 고, 그 깊이와 너비와 높이를 재 조명해가며 조심스레 일구어가 야했었다. 자녀가 태어나고 가족 구성원 임을 자각하게 되면서부터 감당 해야할도덕적의무는감지하고 있는지, 인격적됨됨이를갖추어 가야 하는 것도 마땅한 도리란 것을깨우쳐가고있는지, 성장과 정을 보호해주고 지켜주며 필요 불가분한 환경조건을 제공해주 어야 하는 것은 물론 나눔과 헌 신의 가치를 적립해가고 있는지 노심초사속을태웠다. 자식얼굴에웃음꽃이피면부 모 가슴에선 행복의 눈물이 꽃 핀다는 것도, 행복도 함께 누려 야 부피가 커 간다는 것도 체득 해가면서사랑을집착으로만들 지말아야하는잔잔한참묵까지 배우게되었다.가족한사람한사 람이 스스로 한 송이 꽃임을 깨 닫게해주어야할의무감이깊어 가는 동안 머리에 서리가 앉는 줄도몰랐다. 세상은 늘상 소란스럽고 분주 하지만지상에서가장영민한삶 의길을제시받는다사로운터전 이 가정이다. 가늠없이 충전되 는사랑과신뢰와소망이마그마 처럼솟구치는신비의온상이다. ‘너는 할 수 있어, 내 자식이니 까’라는 조건없는 사랑 탓에 용 기를얻어낼수있는포근한품이 요 세상 편한 쉼터요 비길 데 없 는 요새이다. 가족은 세상살이 에너지원원동력의근원이요, 가 정은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주는 아늑한휴식의보금자리다. 혈연 으로맺어진울타리에서사랑과 보실핌을나누고공유하며, 함께 성화되어가는유일한공동체이 다. 해서‘행복한가정은미리누 리는천국’이라했나보다. 엄격을 내세우는 아버지 사랑 법이지만 찬바람 새어드는 바 람벽을 온몸으로 가려주고 저 돌적 세상 공격에는 든든한 방 패로, 미더운 지붕이 되어준 다. 살가운 어머니 사랑법으로 온 몸 아낌없이 피와 살을 녹여 혼신으로자식을품어내며가슴 저린모성애로사랑의둥지를지 켜왔다. 살얼음 세상을 묵묵히 덥혀내 는부모님이자식들의눈동자엔 영웅으로새겨진다. 가족이란이 름의돛배를타고풍랑을넘어서 고풍파도견디며노를젓고돛대 를세우고거두기도하면서망망 한대해를가로지르며횡단하는 것일게다.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했기에 희망을붙들고풍랑마저도행복 한 바람으로 맞을 수 있는 것이 다. 사랑이 싹트는 대지요 신성 한 삶의 요람이다. 경건의 요람 이요, 은혜의 요람이요, 세상에 서유일무이존재하는구원의요 람이다. 사랑의요람에서태어나 고, 성장하고, 사랑을 이루기 위 해부모가되어지고사랑을이루 기위해자식이되어지는것이가 족이다. 가정은 세상 속의 유일한 요람 이요 영원한 삶의 요람일 수 밖 에없음이다. 가정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 는가정의달 5월이되었으면한 다. 5월뿐아니라해마다한해의 마지막날까지. 요람별곡 (搖籃別曲) 포스트 팬데믹 전망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다음달 15일이면 캘리포니아의 경제는완전히정상화된다고한다. 지난1년3개월은잃어버린시간이 었다. 웅크려 지냈던 기억밖에 특 별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백 투 노멀’은 선언되겠지만 정상을 되 찾기 전에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 것들이너무많다. 동네에하나뿐이던죽집은문을 닫았다.‘1월15일자로폐업합니다 ’라는 쪽지가 문에 붙어 있다. 넉 달 전에 영업을 중단했지만 간판 이그대로걸려있어몰랐다. 지날 때마다 언제 다시 문을 여나 생각 했던 삼거리의 작은 식당은 무엇 때문인지바닥까지파헤쳐져있다. 곱창전골과부대찌게가좋았던이 집도이제간판만남겼다. 팬데믹이휩쓸고간자리는황폐 하다.세탁소앞을지나며문득‘세 탁소도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 었지만,‘세탁소야 말로 힘들었다 ’고업계에서는전한다. 미처짐작 하지 못한 뜻밖의 이유로 많은 것 들이 무너졌다. 태풍과는 달리 눈 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덮쳐 드러나지않고있을따름이다. 내상이다파악되지않고있는이 민자의비즈니스들은앞으로어떻 게될것인가. 작고한LA경제개발 사(LAEDC)의 수석 경제학자 잭 카이저 생각이 난다. 저잣거리의 실물경제에정통했던그는LA지 역경제 전문가였다. 특히 한국어 미디어에게는 한인들이 많이 종 사하는부동산, 건축, 요식업등스 몰 비즈니스의 세세한 전망까지 들려줘 K타운 경제의 1년을 예측 가능하게했다. LA타임스는지난 1985년 이후 그를 인용한 기사가 3,500여건에이르렀다고한다. 요 즘 같은 때 그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절실하다. 오렌지카운티 경제는 전문가가 따로 있었다. 제임스 도티 채프만 대학 전 총장이다. 분기별로 내놓 은경기전망리포트는 48분기동 안인가한번도틀린적이없다는 지역신문의 보도가 기억에 남아 있다. 한창 부동산 경기가 출렁일 때 그의 오렌지카운티의 시장 전 망은거의족집게수준이었다. 경기 전망은 로욜라 매리마운트 대학 손성원 교수도 빼놓을 수 없 다. 한때미국에서다섯손가락안 에 꼽히던 경제 전망 전문가이던 그는 웰스파고 은행 수석 경제학 자이던시절AP등주요언론이빼 놓지 않고 찾던 전문가였다. 그는 특히LA한인경제는따로떼어분 석하고 전망을 들려줘 유용했던 기억이 있다. 전망은 위험도가 높 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금 방진위가확인되기때문에웬만한 전문가도 내놓기를 꺼린다. 특히 환율 전망 등을 문의하면 손사래 를 친다. 위에 말한 경제학자들의 경기 전망은 오랜 기간 검증된 것 이어서높은신뢰를쌓았다. 지난달향후20년간세계정세를 전망하는 보고서 하나가 발표됐 다.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의국가정보위원 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 가낸‘세계정세’(GlobalTrends) 가곧그것이다. 미국의스파이에 이전시들이수집한정보를취합하 고평가해4년에한번씩내는보고 서여서중요하다.미국정보당국은 오래전부터정치인들에게팬데믹 을 경고해 왔다. 국제정치와 미국 안보에심대한영향을미칠것으로 내다봤다. 정보맨들은 팬데믹 후 세계를어떻게보고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아주 암울할 것’이라는말로요약할수있다.이 번팬데믹은앞으로다가올위기의 예고편에지나지않을것으로평가 한다.코로나팬데믹을2차대전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재난으로 자체평가하면서도예고편으로여 길 정도로 지구촌의 앞날을 어둡 게보고있는것이다. 팬데믹영향은한동안이어질것 이라고 한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 구는 이런 재난에 얼마나 취약한 지잘보여줬다. 기후변화는세계 적인 이주 현상을 촉진시키고, 대 규모 식량 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 이다. 세계 곳곳에서 정부의 무능 과 사회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무 력 폭동도 전망된다. 위기의 씨앗 들은 질병에서 기후, 신기술에서 재정에이르기까지뿌려져있다. 미국과중국뿐아니라, 그동맹들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충돌 우려와 지역의 불안정성은 고조될 것이다. 한 나라가 세계를 압도하는일은이제어려울것으로 전망된다.테크놀러지는경제와커 뮤니케이션을 향상시키지만 동시 에 더 첨예한 정치적인 긴장과 갈 등도부추기게될것이다. 보고서는 5가지 시나리오를 제 시한다.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서 답게 최상은 미국이 리더십에 새 장을 열어 경제와 기술 발전으로 세계의문제에해결책을제시하는 것이다.중국이나러시아의권위적 인 체제를 피해 최고급 인력들이 탈출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한 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의 영 향력 감퇴다. 질서의 재편으로 대 규모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다. 포 스트 팬데믹은 문제의 끝이 아니 다. 많은문제에도불구하고, 뾰족 한해결책은찾기어려운시대가기 다리고있는것으로보인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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