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6월 5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 아침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투자의귀재’이자‘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90)은 자신이 거대한부를축적할수있었던것 은운좋게도미국에서태어난덕 분이라는말을자주했다. 제3세 계어느빈국에서태어났다면그 의인생여정은많이달랐을것이 다. 그렇다면 그가 흑인으로 태어 났다면어땠을까. 성공가능성과 성취의 정도는 현격히 낮아졌을 것이다.운좋게도미국에서백인 남성으로태어난덕분에그의길 이열렸다고할수있겠다. 같은 나라에서 백인으로 태어 나느냐 흑인으로 태어나느냐가 천국과지옥의갈림길같던것이 미국의역사이다.운명의신이아 기의 피부가 하야면 천국 바구 니, 까마면 지옥 바구니에 담는 다고 할 정도로 흑인의 삶의 조 건은가혹했다. 노예제도가대표 적이고, 노예해방이후에도근본 적 변화는 없었다. 이를 단적으 로보여주는것이100년전털사 인종대학살이다. 1865년 남북전쟁이 끝나고 자유의 몸이 된 흑인들은 이후 40~50년정치적, 경제적으로사 상유례가 없는 발전을 했다. 중 산층이늘고경제력이쑥쑥커지 면서‘블랙 월스트릿’이라 불리 는 번창한 흑인커뮤니티가 전국 여럿곳에등장했다. 흑인차별이 당연시 되던 당시 백인들에게는 눈꼴신광경이었다. 여기에팬데믹과1차대전여파 가 맞물리면서 1920년 전후 백 인들의심사는불편했다. 스페인 독감이휩쓸면서두려움과불확 실성으로불안감이팽배하던차 에1차대전참전후돌아온백인 들은일자리가없었다.과거그들 의일자리를흑인과이민자들이 차지하고있었다. 재정적불안에 인종적 편견이 겹쳐지면서 백인 사회는불만으로부글부글끓었 다. 한편 유럽의 전쟁터에서 돌아 온 근 40만 흑인 참전용사들은 인종테러와 구조적 인종차별이 여전한 것에 분노했다. 전장에 서 공을 세우며 대등한 대우를 경험한그들은정치행동에돌입 했다. 유색인종 지위향상협의회 (NAACP)등흑인단체들이주도 한민권운동의시작이었다. 불안해진 백인들과 당당해진 흑인들이 대립하면서 사회분위 기는 날로 살얼음판이 되었다. 1919년 여름 전국 30여개 도시 에서인종테러사건들이발생,흑 인사상자가수천명에달하고린 치(사적 교수형)로 희생된 흑인 이 100여명에 달했다. 유사사건 은계속이어졌다.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1921년 5월31일밤부터6월1일까지벌 어진 인종대학살은 그중에서도 잔혹했다. 경찰, 셰리프 등이 버 젓이 참가한 백인폭도들이 흑인 거주지역인그린우드 35개블록 을 일일이 돌며 약탈하고 불 지 르고 죽이기를 18시간 동안 계 속했다. 그도모자라전투기 6대 가 동원돼 폭격까지 했다. 흑인 300명이죽고, 수천명이부상당 하거나불구가되고, 건물 1,200 채가 파괴되면서‘블랙 월스트 릿’은흔적도남지않았다. 흔들 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흑인청 년이백인안내양을건드렸다는 것이이엄청난비극의발단이었 다. 털사 다운타운의 구두닦이였 던청년은흑인용공중화장실을 쓰려고한빌딩에들어갔다가그 대로나락으로떨어졌다. 안내양 이 비명을 지르자 주위 사람들 이 청년을 두들겨 팬 후 경찰에 넘겼고,청년은성폭행혐의로기 소되었다. 이에 항의하는 흑인 들, 분노한 백인들이 총격전을 벌이면서 양측의 증오가 폭발, 결국흑인동네하나가완전히초 토화했다. 미 역사상 최악의 인 종테러사건은1997년주진상조 사위원회가구성될때까지근80 년묻혀있었다. 백인폭도누구도 처벌받지않았고,교과서에한줄 기록도되지않았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21 년, 미국은 얼마나 변했는가. 지 난달31일바이든대통령은털사 인종대학살 희생자 추모연설에 서미국에엄존하는인종테러의 깊은 뿌리를 인정하며“우리의 법과정책과마음속으로부터조 직적인종주의의뿌리를뽑도록” 최선을다할뜻을밝혔다. 조직적 인종차별이란 유색인 종에 대한 주거 및 취업차별, 교 육과사법제도속불평등을말한 다. 유색인종거주지역을제한하 고 특정지역에만 저소득층 주거 시설을건설하면, 자연스럽게흑 인/히스패닉 하층민 지역이 형 성된다. LA의사우스센추럴같 은곳이다. 빈곤지역으로굳어지 면서부동산투자나개발은거의 없고, 교육시설 및 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저소득층지역이니고 용기회도 줄어들면서 범죄율과 수감률이높아지는악순환이반 복된다. 아동들은 하층민이 되 는지름길속에성장하고빈곤은 대물림된다. 조직적인종주의의 결과이다. 법이 평등을 보장한다고 모두 가평등하게기회를갖는것은아 니다. 법이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누구나거주지를선 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소 득층의거주이전의자유는돈이 막고, 빈곤층 흑인/히스패닉 밀 집지역은 주류문화로부터 단절 돼있으니 사실상 인종분리이다. 제대로교육받고직장잡아번듯 하게 살고 싶은 욕망, 하지만 도 무지기회가보이지않는현실사 이의 괴리가 클 때 절도강도 등 범법행위는 끼어든다. 사회학자 로버트머튼이말하는아노미현 상이다. 범법이 다수에 의해 반 복되면서 흑인은 범법자라는 낙 인이찍히고, 낙인과인종차별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1년 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경관의무릎에목을짓눌려 질식사한 사건은 미국 인종주의 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담고 있 다.털사대학살100년후미국은 아직도넘어야할산이높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권정희 의 세상읽기 1921년 털사, 2021년 미국 유월이 안겨다 줄 행복 유월이 들어서면서 계절 환승이 또렷해지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계절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만으 로도행복해진다’는독백같은혼잣 말이새어나왔다.동석하신어느한 분이예상치못했던반응을보이신 다.‘현실감이결여되는것같다’는 퉁박을 듣게 되었다.‘팬데믹 공포 가온전히물러난것도아닌상황에 다백신혜택을누리지못한이들도 부지기수인데 행복이란 감정을 그 리 쉽게 표현할 수 있느냐’는 타박 과함께. 평상시 불평 불만에 익숙한 배타 적인 모습을 일찌기 보아왔던터라 더는내색치않기로했다.방역과재 택에지친터라작은감사조차쉽지 않음이라 힐링이 필요하겠거니 싶 어 묵묵히 들어주는것으로 대신했 다.불안하고지친가운데서야어찌 감사로인한행복의연유를누릴수 있을까. 열등감이든 피해의식이든 인성이 주도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를해왔던것같다.트라우마가치부 로작용할수도있겠거니와이해할 수없는행복을소유한사람과마주 하다보면 상대적으로 자신의 흠결 로받아들이며비관적결론이앞설 수도있겠거니하면서. 누구나크고 작은상처는안고있을것이라서깊 지않은트라우마라면들어주는것 으로도견제의몸짓을녹일수있을 것이라서 불멘 소리까지도 들어주 기로했던것이다.놀란마음을접고 조심스레 경청했던 것에도 은연중 감사가밀려든다. 평범한행복이꽃 피는순간이다. 계절마다에는 절정의 아름다움 이있다. 계절특유의멋을맘껏누 린끄트머리에이르면묵은것을밀 어내고 새로움을 열어주는 징검다 리를놓고떠난다.겨울은필요한만 큼의추위와냉기가본질의아름다 움이지만겨울나목의흐름세를지 켜보노라면넋을놓기도한다.봄날 생기로움이 들썩이고 연록 푸름이 무성해진다 싶으면 천지는 뜨겁게 달아올라무더운여름이들어선다. 하지만여름날의밤이기대되는것 은더위에지친생각의완성을주도 해주고는가을을불러들이기때문 이다. 가을은 마치 두번 째로 맞는 봄같다.절기와계절은기척없이들 어서기에계절의순환마디마다경 이로움을음미하게되고, 천혜의순 리를 감지하게되는 벅차오름의 행 복누림을세상은예사로이인정해 주려하지않는다. 만상의질서에서 도얼마든지행복을감각하고음미 할수있는것인데,정상에도달해야 만행복을쟁취하는것이라지레규 정짓고있다. 정점에 이르러야 행복 누림을 할 수있다는논지는어리석음의지름 길이다.작금의기쁨과누림을향한 감사가진정한행복인것인데. 불평 불만에가리워져만족이와닿지않 는것이요비교의식과통제되지않 는갈망에사로잡혀행복을놓쳐버 릴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가져 도감사가결여되면만족도는수준 미달이되고만다.행복이란감사의 산물이라서무형으로누림할수있 는소중한선물이다. 동시대에, 같은장소, 같은조건에 있어도행복하다는사람,행복에손 이닿이지않는다고몸부림하는사 람.같은일터에서같은근로조건으 로일을하면서도사명감으로즐겁 게감당해내는사람,적당히그럭저 럭시간을메꾸며즐겁게일하려는 개념에는 관심조차 없는 부류들이 있다.여건과환경이행복조건이될 수없음이요매사에감사가묻어나 는마음가짐이행복감성지수를앞 당긴다.갖고싶은것을갖지못한데 서파생된상실감은상대적박탈감 이란굴레를씌운다.감사에원숙한 인생에겐 행복이 원만하게 깃들지 만부정적사고에길들여진인생들 에겐어떠한상황이나조건도불행 의단초가될뿐이다. 우리속담에‘든자리는몰라도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행복과 유사한풍김이있다.행복이란누리 고있을땐인식하지못하다가,어려 움에처하게되고힘든순간을넘기 다보면그제야행복이었음을돌아 보게된다.상실이란터널을지난후 에야절감하게되는아이러니가존 재한다.행복이란매일대하는밥상 과 같을 수 있겠다 싶다. 때가 되었 기에먹는밥은그다지맛깔스런밥 상이되지못하지만시장이반찬이 듯시장끼로마주하는밥상은간장 종지 하나만이라도 수라상이 되기 도한다.평범한행복도평범한밥상 도결코당연시해서는아니될터이 다. 많은지출을하지않아도, 큰수 고를하지않아도,구하기어려운것 도아닌평범하게주어진다는설정 만으로도행복과밥상은동지가될 수있을것이다.평범한행복에서감 사가서투르다면아무리큰부피의 행복일지라도 무감각해질 수밖에. 행복과 불행은 마음가짐으로 선택 되는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 시간은바로지금이라서평범의행 복에촛점을맞춘다면남은날들을 소중히갈무리할수있을것이다.행 복을받아들이는마음가짐은모든 인류에게 골고루 주어진 선물이라 서유월이안겨다줄평범한행복꾸 러미가사뭇기대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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