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6월 7일 (월요일) A6 특집 “8억원을기부하고도욕을먹다 니.”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얘기다. 2020년세계최고부자랭 킹1위인그가호주산불구호자금 으로 내놓은 이 기탁금은 그가 불 과 30분 만에 벌어들이는 수입에 지나지 않는다. 하루 만에 자산이 15조원불어난날도있다(2020년 7월20일). 그러다보니 8억원을쾌 척해도“그 정도 돈 갖고 뭘!”이란 반응이나온다. 세계부자1위는계속바뀐다. 1위 로꼽힌다고죄다언론과대중의화 제가 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베 이조스는줄곧사람들입에오르내 릴까? 3분기가되면베이조스는자 신이 만든 아마존 제국의 CEO에 서 물러난다. 과연 그는 어떤 새로 운미래를만들어갈것인가. 늘따 라다녔던논란에서벗어날까, 아니 면 또 다른 어떤 논란이 기다리고 있는것은아닐까. ■창의그리고도전의삶 “Go 1st!”베이조스는 자신의 말 마따나 대다수가 인터넷이 뭔지도 모르던시절일찍이글로벌온라인 쇼핑몰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닫고 사업화에 성공했다. 고교 시절 우 수한성적으로프린스턴대학에들 어간그는물리학자가되려다두뇌 의한계를절감하고컴퓨터공학으 로바꿔오히려대박을친다. 양자역학을 잘해야만 창의적 삶 을사는건아니잖은가. 온라인서 점으로출발한아마존은부침이있 었지만종합쇼핑몰로도약하며오 늘날전세계에130만명의직원을 둔 넘버원 쇼핑 플랫폼이 되었다. 최근 MGM을 인수하여 OTT시장 에서까지 아마존의 지배력을 키울 기세다. 아마존으로번돈의상당부분을 미래가 불확실한 우주화물운송사 업에아낌없이투자하는것도그의 창의적도전정신을잘보여준다.그 렇다고그의시선이거대한장기비 전에만 쏠려 있지는 않다. 요즘 국 내에도 도입된 무인점포의 원형인 ‘아마존 Go‘나 증강현실로 머리 손질결과를미리가늠하는’아마 존살롱‘(미용실)은그의도전이사 업말단까지연결되어있음을일러 준다. 이슈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 다. 올해 베이조스의 우주화물운송 기업 ’블루오리진‘은 사상 최초로 우주관광 항공권을 경매에 부쳤 다. 유인 로켓 탑승인원 6명 중 관 광객은 1명뿐이니 수익보다는 이 슈에치중한것. ■베이조스vs머스크 베이조스의 우주화물운송사업 은 시류 편승이 아니다. 빌 게이츠 는 IT산업의 선구자이지만 우주개 발보다기후변화방지에더관심이 많다. 반면 베이조스는 우주공학 과 미사일 방어시스템 전문가였던 외할아버지의영향을받아어려서 부터 우주로의 진출을 꿈꿨다. 일 론 머스크와도 맞닿는 면이다. 둘 다우주개발을그저이권이큰미래 사업으로만보지않고가슴에담고 있던비전을현실화하는발판으로 삼았으니. 아쉽게도 블루오리진은 아직동종업계경쟁사인일론머스 크의스페이스X에밀린다. 발사체 재활용을 위한 재착륙 제 어기술과 재활용 횟수에서부터 열 세다. 스페이스X의‘팰콘’은 인공 위성궤도까지올라가선체를수평 으로 눕혀 화물전달 후 다시 수직 으로 세워 지상에 착륙한다. 블루 오리진의‘뉴셰퍼드’는그보다낮 은대기권과우주의경계를오가는 준궤도로켓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2024년 인간을다시달에보낼’아르테미스 ‘ 계획의 달착륙선 사업자로 스페 이스X를 선정했다. 스페이스X는 로켓과유인캡슐을재사용하나블 루오리진은모듈구성이복잡하고 비용도거의2배라서다. 우주개발의 최종 비전도 온도차 가 있다. 머스크가 화성 식민화를 궁극목표로삼는다면,베이조스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중공업시설 을모두지구궤도로내보내고지구 를 청정지역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자 한다. 이는 그의 기후변화 방지 운동과도한데맞물린다. ■인정사정없는사업가 베이조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 해관련과학자와운동가, NGO를 후원하는 100억 달러 규모의‘베 이조스 어스 펀드’를 조성해 세계 은행기후변화특사이자세계자원 연구소 회장이었던 앤드루 스티어 를CEO로영입했다. 또한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해 현 직대통령도널드트럼프와대립각 을 세웠으며, 이혼 사유가 된 외도 탓에 유출된 본인의 성기 사진을 빌미로모잡지사의협박을받자외 려 이를 공개 논박하는 정면 돌파 로여론을뒤집었다. 기부금도 벌이에 비해 턱없이 적 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 절대 금액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머 스크의기부액은베이조스의50분 의 1 수준이다). 아마존의 시장 독 점적지위는영세입점업체들이일 정폭할인이나리베이트를수용하 지않으면추천항목에서제외하거 나구매버튼을삭제해매출에타격 을 주는 폐해를 낳았으나, 베이조 스는이를‘가젤프로젝트’라합리 화했다. 맹수는 약한 놈부터 잡아 먹는다는적자생존논리로,아마존 시장점유율을빠르게늘렸으나과 도한가격경쟁유도로시장을교란 한다는비판도받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 티글리츠는‘부의 창조’와‘부의 추출’을구분한다. 부의창조가잉 여가치의전체파이를키운다면,부 의 추출은 타인을 착취해 파이 자 체는커지지않고빈부격차만키운 다. 최저시급을 15달러로 올려 직 원복지에신경쓴다고자화자찬하 나이는베이조스가일관되게추구 해온무노조경영차원의방어전술 로도 비친다. 친구 아내와 바람을 피워 양쪽 가정 모두를 파탄으로 몰고간데대해서도세인의시선이 곱지않다. ■베이조스를어떻게평가할까 아마존을 떠나는 베이조스는 이 제 블루 오리진과 워싱턴 포스트, 베이조스어스펀드등에전력투구 한다.특히아마존이캐시카우이면 서도레드오션인만큼블루오리진 을블루오션으로키울모양새다. 베이조스의행보를보면한쪽발 이양지를밟는사이다른발에진 흙이 엉겨붙는 형국이다. 하긴 인 수합병한 회사만 100개가 넘고 130만명의아마존직원을먹여살 린이가어찌꽃길만걸었으랴.‘가 젤 프로젝트’가 드리운 그늘을 기 부와자선사업으로희석하려는처 세는빌게이츠와겹친다.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수 록책임도커지건만역사상위인들 을 봐도 모순된 행적을 남긴 예가 많다. 만년의 뉴튼은 영국 조폐국 장관을지내며아일랜드에서유통 되는 불량 주화의 동 함유량이 정 상이라며 검사 결과를 조작했고, 페미니즘 옹호를 입에 달고 산 H. G.웰즈는여성운동가들을두루임 신만 시키고 전혀 돌보지 않았다. 베이조스또한비전제시와별개로 그성취수단을고를때는힘의논 리를선호한다.기후변화를막고자 공해산업을 우주궤도로 추방하자 면서 경쟁사들과 입점업체들을 대 하는방식과굴곡진개인사는본받 을점이없다. 빛과그늘은따로떼어놓을수없 다. 베이조스의 사례는 자본주의 경제의정점에오른이의양면성을 잘 보여준다. 베이조스는 CEO 퇴 임사에서 아마존이야말로 미래에 가장적합하게포지셔닝된회사라 정의했다. 궁금하다. 그가 그린 미 래가얼마나많은이들의미래와겹 쳐질지. <고장원과학칼럼니스트·SF작가> 베이조스는 아마존의 ‘개척자’였나 ‘약탈자’였나 지구촌 최고부자 랭킹 1위 내달 아마존 CEO 물러나 우주 화물운송 사업에 올인 힘의 논리 선호하는 사업가 자본주의경제 양면성 보여줘 제프베이조스가설립한우 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은 달착륙 52주년에맞춰 7월 20일 우주관광로켓‘뉴 셰 퍼드’를 발사한다고 발표 했다. 고도 100km까지 올 라가무중력을체험하고지 구를 관찰한 뒤 돌아오는 코스로 좌석 1석은 경매에 부쳐졌다. 베이조스가뉴셰 퍼드 로켓의 캡슐 앞에서 연설하고있다. <로이터> “인류가우주를식민지배할 날을꿈꾼다.모두떠나지구를 거대한국립공원으로바꾸리 라.” -제프 베이조스의 고교졸업식 졸업생 대표연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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