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6월 12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권정희 의 세상읽기 팬데믹이휩쓸고간자리에이상현 상이 하나 나타났다. 인력난이다.“ 구인광고를 내도 일하겠다는 사람 이없다. 직원구하기가너무힘들다 ”는사업주들의하소연은한인타운 에서도얼마전부터들려왔다. 연방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4월 통계에 따르면 4월 구인 건수는 930만 건, 이중고용건수는610만건. 320만개 의일자리가채워지지않았으니“구 인난!”아우성이터질만하다. 엄혹했던 코비드-19 규제가 풀리 고경제전면재개가눈앞인데, 생각 지도못한걸림돌이나타난것이다. 고용주들은 임금을 올리기도 하고 보너스를 제안하기도 하며 사람 구 하느라애를쓰고있다. 팬데믹으로 경제가 얼어붙어 재정적 벼랑 끝을 경험한 사람들이 부지기수이고, 지 금쯤이면 집안에 있는 것이 답답해 서라도일하러나가고싶을텐데, 왜 선뜻일터로돌아가지않는걸까. “너무후한실업수당때문”이라는 것이많은고용주들의생각, 그리고 공화당의 주장이다. 주정부 수당에 더해연방정부가매주300달러씩추 가로 얹어주니 누가 힘들게 일하려 하겠느냐는것이다. 이런폐단을없 애겠다며알래스카, 아이오와, 미시 시피등공화당이주지사인25개주 는연방실업수당지원을안받겠다 고공표했다. 경제전문가들의진단은보다복합 적이다. 아직도불안한감염위험때 문에, 학교에가지못하는자녀들을 돌봐야하기때문에, 이번기회에나 은 커리어를 준비하느라 취업을 미 루는케이스들이많다는것이다. 공 돈받는맛에일하지않는사람들도 물론상당수에달할것이다. 이래저래사람구하기힘든이때에 전혀 다른 주장이 있다. 온라인 크 레딧카드 결제회사인 그래비티 페 이먼츠의 댄 프라이스 대표는 최근 “우리 회사는 일자리마다 300명씩 구직자가몰린다”고트윗을했다.인 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최저생활도 안되는저임금받고일할사람이부 족한것이라는주장이다. 그는 지난 2015년 직원 최저연봉 을 7만 달러로 인상해 박수와 야유 를받았던30대기업인이다. 연봉인 상 결정은 비즈니스 전략이 아니라 도덕적 책임이라는 그에 대해 극우 진영은‘사회주의자’라며조만간필 히망할것이라고조롱했었다. 창업 후 처음에는 그 역시 경비절 감에 집중하느라 직원들 봉급에 인 색했다. 그의생각이바뀐것은친한 친구가렌트비200달러가올랐다며 멘붕상태가되는것을보고나서였 다. 엄마로서아들키우며살아가려 면 연봉 7만 달러는 필요하다고 그 친구는말했다. 그것이바로자기직 원들의 처지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 는 100만 달러이던 자신의 연봉을 90%삭감하고, 130명전직원의연 봉을 최소 7만 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6년, 직원은 200명으로 늘고회사수익은두배로뛰었다.봉 급이배이상오른하위직직원들은 삶의격이달라졌다. 회사일에최선 을다하지않을수가없을것이다. 후한 실업수당 때문에 일을 안 한 다는 것은 봉급이 그만 못하다는 말이 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평균 실업수당은 주당 300달러가 좀 못 된다. 연방 지원 300달러를 합치면 600달러정도.시급15달러로주40 시간일해서버는액수이다. 가주최 저임금이 14달러(직원 25명 이하 13달러)이니실업수당받는게사실 이지더낫다. 영세자영업자들에게종업원최저 임금 14~15달러는 허리가 휘는 부 담이다. 그렇기는 해도 미국의 노동 자보수는1970년대이후거의오르 지않았다. 고등학교졸업하고취직 하면남자혼자벌어도부부가아이 들키우며편안하게살던것이과거 의 미국이었다. 노동자 형편이 지금 처럼 팍팍해진 것은 성장의 과실이 한쪽으로만 분배되었기 때문이다. 부자들에게더많은돈이가야투자 가더많이이뤄지면서경제가더많 이 성장한다는 낙수이론의 결과이 다. 80년대부터 미국에서는 대기업 의 경영풍토가 바뀌었다. 낙수경제 와 더불어 주주가치 극대화 원칙이 들어서면서 CEO는 임금삭감, 인원 감축 등으로 무자비하게 비용을 깎 아냈다. 이렇게만든수익으로주주 의이익을챙기자CEO의보수도덩 달아 올랐다. 1970년대 노동자 보 수의 30~40배였던 CEO의 보수 는 90년대 100배, 2000년대부터는 300~400배가되었다. 한쪽에서는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갇혀미래없는삶을살고반대쪽에 서는 주주들과 CEO에게 돈더미가 안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정책연구 소(IPS) 최근보고서에의하면 S&P 500 기업 중 상당수가 저임금 노동 자들이 고전하는 동안 CEO에게는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1985년 이후 월스트릿의 보너스 인상률로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갔다면 오늘 날최저임금은시간당 44달러가됐 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봉으로 9 만여달러이다. 팬데믹이휩쓸고간자리에민낯을 드러낸것은너무낮은임금이다. 수 요가공급을크게앞지르는이기회 에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 되기를바란다. 수많은가족들이행 복할것이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 아침 ‘언제 글을 쓰세요’라는 질문 을받았다. 주로깊은밤에글이 써진다는 답을 드렸지만 글을 쓴다는 과정과 아우르는 절차 적 순리가 감성을 부려놓듯 글 을 풀어내고 묶어내기도 하는 작업이라서한마디로언제글을 쓰게된다는 결론을 선뜻 얻는 다는게 어쩐지 역설적일 것 같 다. 잠자리에 들면서 문득 떠오르 는 단어, 산책길에서 스며드는 글귀 하나에도 절명의 욕심이 도사리고있음이라서머리맡이 며주머니며가방에도메모지는 항시 대기 중이다. 메모가 모여 지고전후를선별로정리해가며 컬링과 정렬로 가려낸 후에 발 췌된 문장들을 파일 주제별로 옮겨놓는일이일사불란진행된 다. 오타 발생으로 선택해두었 던글줄이엉기면서실종되기도 하고 문장을 잇고 잘라내기를 번복하면서 한 오리도 엉키지 않고 흐트러짐 없이 파일로 옮 겨지는일은드물다. 구와절이단락으로문단으로 저장되고 숙성과정 동안 수정 이란 잣대로 잘려나가는 낱말 들의 아픔을 겪게도 된다. 글을 짓고개축하고리모델링을하는 와중에 막다른 골목으로 접어 든 것 같은 막막함과 마주하게 되면 시를 찾아 읽으며 상념의 에어포켓을찾기도한다. 작품을 구상하고 써내려가면 서 마무리 시간에 만나지는 전 율때문에 글쓰기를 놓지 못하 고있는것같다. 구상을 할 때는 글의 전개가 어떻게 가지를 뻗는지 손수 써 내려가면서도 신비로운 설렘으 로 벅차지만 미학 탐구 보편성 을 가늠하게 되고 두드러진 글 로 남기고 싶은 이타심이 일렁 이기 시작하면 글이 뒤틀리고 맥이 분실되기 십상이라 힘든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해서 가능하면 단순하되 유난스레 잘써보려는무리를범하지않으 려한다. 글을써야한다는작업은스스 로 만든 책무감으로 온통 들러 싸여 있는 터이라서 먹거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지인과의만남에서도소재를얻 기도하고찾고있던소중한낱말 을건져올리기도한다. 편리한 디지털기기의 도움을 받으며 쓰는 시간 속으로 잠입 하게되지만, 사실그공간속에 서오롯이유지될수있는, 방해 받지않는 시한은 얼마나 될까. 일상은이런저런사유로좀처럼 시간을얻어내기가쉽지만은않 음이요 가정 일상사를 돌보는 다양한 시간 틈새에서 적당한 관계유지에도시간이할애당하 기도한다. 유례없는해를넘기는칩거중 에 느슨함을 공급받는 절호의 시간을 누리고 있는 참이지만 끝없이 해도 표시나지 않는 집 안일은항시대기중이요산책이 나 마켓을 다녀오는 일 외엔 한 아한 시간의 여지가 있어 보이 지만짜투리같은소강상태의시 간 동안에도 글을 구상해야 하 는 사투는 진행 중이다. 느닷없 는 재앙으로 인한 운둔 와중인 데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잔잔 히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현상 이놀랍고기이하기도해서감사 가저민다.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완벽하 게 조율된 악기를 연주해야 하 는것마냥예적균형과조화에 집중하며마무리에몰입하게된 다. 까똑까똑숨넘어가는전화소 음을 우회하느라 아예 전원을 꺼버린다. 글쓰기과정을통해살아있음 을 확인하게되는 기쁨도 있지 만 각박하고 분주한 이민자들 로 부터 어찌보면 한가한 짓거 리로, 사치로 여김받을 수 있겠 다 싶은 기우가 어른거려 딱히 내색치 못하고 있는 편이다. 착 상이문자화되어파일에올려지 고, 지면에 활자화된 글로 실리 게되면 세상을 향한 시야가 바 른것이었는지지평이기울어진 바는 없는지 글을 위한 매몰찬 평론을 던지면서 매번 게재된 글을다시다듬게된다. 쉼없는 추론과 유추와 숙고들 이글자판을두드리게하는계기 로 만들어가고 있다. 상상력 시 야가 멈춘다거나, 무위도식 내 버려두지않아서아직껏게으름 이 들어설 자리는 얻지 못하고 있다. 쇠할것같은노구의사색이질 곡의 언덕을 넘어 글쓰기를 이 어갈 수 있도록 삶의 발원이 되 어주고있다. 주어진 공간에서 유영하듯 마 음껏시간을누릴수있는, 홀로 만의 시간을 찾아내는 일 또한 흥미롭다. 들쑥날쑥했던 집필 시간은시행착오끝에집중력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이 선택 받게 된것이다. 깊은밤동안을나만의시간으 로 삼으며 사색이 깃든 공간을 마음껏 순례하는 기행을 누린 다. 글쓰기를구상할수있는순 화와 탐색이 머무는 깊은 밤이 면 사고와 느낌이 살아 움직이 듯놀랍게도숨겨두었던광맥처 럼글줄이풀려나온다. 감사할 수밖에 없는 행복회로 의 내중력 본체가 가동되는 순 간들이다. ‘언제글을쓰세요’라는질문 에 만족할만한 답변이 되려나 싶으면서도‘행복한 아침’으로 하여 새벽을 깨우는 글을 남기 고 싶다는 가당찮은 모색을 끌 어안게 된다. 글이 써지는 날까 지멈추지않으며. 언제 글을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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