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6월 15일 (화요일) D5 광주 참사’불법 재하청 ’ 의혹 철거중이던건물 붕괴로 17명의사 상자를낸광주광역시동구재개발사업 과정에불법재하청이이뤄진정황이속 속 드러나고있다. 재하도급을 금지한 건설안전기본법이현장에서유명무실 하다는건건설업계의‘공공연한비밀’이 다. 업체마다 재하청전담자가있어단 가 후려치기와 서류 조작을일삼고, 재 하청일감을 맡은 현장에선빠듯한 공 사비와공사기간을맞추려안전을등한 시하는일이관행처럼이뤄지고있다는 것이다. 14일건설업계에따르면대형공사는 일반건설업체가전체공사를수주한뒤 분야별로특화된전문건설업체에하청 하는 방식으로이뤄진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재개발사업의 경우현대건설업체가수주해철거공사 는그분야전문건설업체인한솔기업에 하청을줬다.하지만실제사고건물철 거는백솔기업이진행한것으로확인돼 재하도급의혹이불거진상황이다. 복수의건설현장 노동자들은 전문 건설업체를 대변하는 ‘도급이사’가 불 법재하청과정을 주도한다. 업계에서 ‘PM ( 프로젝트 매니저 ) ’으로 불리는이 들은 재하청업체에 최저 수준의 공사 비와 공사 기간을 낙찰하고 인부들 이직고용된 것처럼서류를 꾸미는 일 을담당한다. 30년째타설작업을해온 A ( 49 ) 씨는 “전문건설업체에소속된도 급이사도있지만,대개브로커처럼2~3 개업체를오가며일하는경우가많다” 고말했다. 무리한비용·기간단축은곧 잘사고로이어지지만도급이사가형사 처벌을 받는경우는거의없다고 한다. A씨는 “1만5,000원짜리단가를 8,000 원으로 맞추고, 현장팀장에게공사 기 간단축을압박하는일이다도급이사 의몫”이라며“정작일이터지면모든책 임은현장선에서진다”고말했다. 불법재하도급구조는현장의열악함 과직결된다.경기성남지역에서타설작 업을 20년넘게해온B씨는지난해재건 축공사장에서현장팀장지시에따라닷 새치작업을이틀만에끝낸경험이있다 고했다. B씨는 “원청에선실제일이얼 마나 걸리느냐와 관계없이 5일치일당 50만원을팀장에게준다”며“팀장입장 에선밤새인부들을 부려이틀 만에일 을끝내면남은 3일치일당을자기몫으 로챙길수있는것”이라고말했다.재하 청과정에서이미반토막난공사비에서 조금이라도이득을남기려는중간관리 자의이런착취행위를업계에선‘야리끼 리 ( ’완수하다’라는 뜻의일본어에서파 생 ) ’라고부른다. 공기단축은원청의이해관계와도부 합한다. 충남에서 21년간 거푸집해체 현장팀장으로일해온김모 ( 53 ) 씨는“아 파트한동의거푸집을해체하는동시에 다른 동의거푸집을 짜려면 새자재가 필요하다”며“이때문에원청에선통상 일주일이걸릴현장해체를 2~3일만에 끝내고여기서나온폐자재를다른동에 전용하라고하는식”이라고밝 혔 다. 재하도급과정의 근 로계 약 도현장인 부를위험으로 내 몬 다. 도급이사는 서 류상 직고용을 한 것처럼위장하려모 든인 력 에게 근 로계 약 서를받는 데 ,여기 엔 시 세보 다터무니없이 낮 은최저인건 비가 적히 는게 보 통이다. 김씨는 “시간 내물 량 을맞추지 못 하면계 약 서에명기 된최저일당을받고, 빨 리끝내면 더 많 이가 져갈 수있게해준다는식”이라며 “이런이면계 약 은 모 두 구 두 로이뤄진 다”고설명했다.김씨는 20년넘게현장 팀장으로일하면서자 신 의팀이전문건 설업체에직고용돼일한경험은다 섯 번 도안된다고했다.전문가들은‘현장 쥐 어짜기’의 근 본원인인최저낙찰제부터 폐지해야 한다고입을 모 았 다. 강 한수 건설노조위원장은 “현재는 관급 공사 에서발주기관이원청에일을 줄 때만최 저낙찰제 적 용을받지 않 는다”며“ 민 간 공사와관급공사를가릴것없이공사 전과정에서상식 적 인비용과기간이 보 장 되 도 록 최저낙찰제를폐지해야한다” 고 강 조했다. 이정원기자 “도급 이사가 불법재하청주도$단가 후려치고 직고용 서류 조작” “친구죽음안믿겨요”고교생20여명마지막배웅 아들 영 정을 들고, 마 스크 와챙 넓 은 모자로 표 정을가 린 아 버 지가장 례 식장 을 걸어나 왔 다. 걸 음 을 내 딛 을 때마다 다리가후들거려 얇 은 바 지가 팔락 거 렸 다. 세 걸 음 을 채못뗐 는 데 아 버 지입에 선 울음 이새나 왔 다. 신음같 던소리가 점차 선명해 졌 다.“아들아,내아들아. 예 쁜 내아들아.”아 버 지 품 에안 긴액 자에 서아들은그저 환 하게 웃 고있 었 다. 광주광역시철거건물 붕괴 참 사가 벌어진지 엿 새째인14일, 희 생자 9명중 마지막 2명의발인식이 엄 수 됐 다. 가장 어 린희 생자인고등학 교 2학년김모 ( 17 ) 군 의발인은이 날 오전9시30분 쯤 동구 조선대 병 원에서진행 됐 다.이용 섭 광주 시장, 장 휘국 광주시 교육 감,임 택 동구 청장등이 참석 해 헌 화했다. 오전8시가 채 안된이른아 침 부터김 군빈 소에는 교 복 차림 의학생들이 찾 아 왔 다.김 군 과함 께교 내 음 악동아리 활 동을하던 친 구들이 었 다.서 너 명 씩 모여 차 분하게조문하고 식사하는 동안 대 화 소리는 거의들리지 않았 다. 그러고 는장 례 식장 밖 으로나와 뙤약볕 에 엉 거 주 춤 서서발인식을기다 렸 다. 발인실문을통해김 군 의관이나오자 운 구를맡은학생8명은 흰 장 갑 을끼고 묵묵히 관을들어 올렸 다. 밖 에서기다리 던학생 20여명이, 상복도챙 겨 입지 못 한 채 아들 영 정을 들고 울 부 짖 는아 버 지뒤를가만 히줄 지어따라 갔 다. 묵념 이 끝나고 김 군 의관을실은 영 구 차 가 사 라 져 가는 걸 바 라 보 던 친 구 A 군 은 말 했다.“그 냥멍 해요.안 믿겨 요.” 김 군 은 생전 가 족 과 친 구를 살뜰히 챙기는밝은학생이 었 다.“ 평 소 눈 에 띄 지 않 던나를일부러잘챙 겨 줬다”고 죽 은 친 구를추 억 한B 군 은 영 구 차 가 떠 나 자 울음 을터 뜨렸 다.김 군 은지난9일집 에서비대면수업을마치고동아리관 련 논 의를위해학 교 에다 녀 오다가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전아 버 지에게전화를 걸어“ 버스탔 어요.집에서만나.사 랑 해” 라는말을남 겼 다. 이번사고를 두 고해체계 획 서부터부 실하게작성 됐 고 불법재하도급 속에 그 계 획 마저지 켜 지지 않 는 등인재 ( 人 災 ) 정황이속속드러나고있다. 김 군 의 친 구들은 앞 으로 우리사 회 를 믿 을 수 있을지모르 겠 다고 탄 식했다. A 군 은 “어른들이만든이 곳 에서우리가안전하 다는생 각 은 들지 않 고, 언 제든 친 구를 잃 을수있다는 두 려 움 만커 졌 다”고말 했다. 어른 세 대역시반복 되 는 ‘사 회적참 사’에안타 까움 을 드러 냈 다. 김 군 발인 식을지 켜보 던 6 0대이모씨는 “사 망 자 규 모가 다르지만 자꾸만 세월호 참 사 가생 각 난다”며“기본원 칙 만잘지 켰 다 면일어나지 않았 을사고라서 더 미안하 고무 력 감이든다”고말했다. 유 족 은당 초 김 군 이다 녔 던 초 중고 교 를 상여를 메 고 들를 계 획 이 었 지만, 다 른 학생들의트라우마가 심 화 할 수있 다는 생 각 에 영 구 차 로 학 교 근 처를 지 나가는 것으로이 승 에서의 ‘마지막 등 교 ’ 의식을치 렀 다.이 날 비 슷 한시간다 른 사 망 자의발인식이진행돼 희 생자 9 명의개별 장 례절차 는 모 두 마무리 됐 다. 최은서기자 광주참사최연소희생자발인식 “어른들이만든세상안전하지않아” 상복도못챙겨입은아버지오열 광주에놀란서울시“철거현장상시감리의무화” 광주철거건물붕괴참사로희생된고교생의발인식이14일동구조선대학교병원장례식장에서열린가운데고인의친구들이운구행렬을함께하고있다. 광주=연합뉴스 현장팀장에비용^기간단축압박 사고나도처벌받는경우드물어 “모든책임은현장선에서마무리” 닷새걸릴작업이틀만에끝내고 3일치일당은현장팀장몫으로 공사비아끼려안전시설물줄여 전문가“최저낙찰제폐지”입모아 서 울 시가 건물철거공사현장에대한 감리자의의무 강 화와철거 심 의 강 화등 을 골 자로하는공사장안전관리 강 화대 책을14일내 놓았 다.서 울 시대책의 핵심 은 철거현장에대한관리감 독강 화다.오 세 훈 서 울 시장은브리 핑 을통해“해체 ( 철거 ) 허 가대상건축물에대해,해체공사감리자 가상시해체공사감리를하는것은물 론 이를 위반 할 경우 강력 한 처벌 조 항 을 담은법개정에나서 겠 다”고밝 혔 다. 서 울 시도지난 2019년서 초 구 잠 원동 재건축철거현장붕괴사고등을계기로 해체 허 가대상건축물에한해,감리자지 정등 관리 강 화에나서고있지만 부 족 하다는 판 단에따른 것이다. 감리자의 책임도 강 화해,해체계 획 서내용과 달 리 철거작업을진행하거나,안전통로확 보 등 세 부업무를제대로지 키 지 않 으면직 접 처벌 할 수있도 록국 토 교 통부와 협 의 하기로했다.법개정 까 지시간이걸리는 만 큼 ,서 울 시는현재해체공사가진행중 인상주감리현장에3 회 이상불시 점검 에 나설 예 정이다.서 울 시는이번광주 참 사 의 또 다른원인으로지 적 된하도급관리 도 강 화한다는방 침 이다.오시장은“원 도급자인시공자책임하에해체공사가 이뤄지도 록할 것”이라며“현장 배 치건설 기 술 인명부를반드시구청에제 출 하게 해 점검 하고,전담부서를구성· 운영 해다 단계불법하도급과 페 이 퍼컴퍼 니단속도 강 화하 겠 다”고밝 혔 다. 민 간공사장에대한 공공 감시 강 화 방안도 내 놓았 다. 현재 민 간공사장은 위험한 공사를진행 할 경우 CC ( 폐 쇄회 로 ) TV 를의무 적 으로설치해자체관리 하고,해체가완 료되 면 녹 화 영 상을구청 에제 출 한다.시는해당 CCTV 와연계해 민 간공사장의모든현장상황을실시간 휴 대 폰 으로도확인 할 수있는‘공사장정 보 화시 스템 ’을내년 3 월까 지구축한다 는계 획 이다. 손성원기자 불법하도급단속등관리강화 민간공사장 CCTV의무설치도 <전문건설업체프로젝트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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