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6월 17일 (목요일) A8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수필 김경자 (숙명여대미주총회장) 구룡연폭포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제2부 - 미국 이민 정착기(80)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그대를 눈부시게 아름답게 만드는 비결 뭐라고말을한다는것은천지신 명께쑥스럽지않느냐 참된것은그져 묵묵히있을뿐 호들갑이라곤전혀없네 그무지무지한추위를 추위를넘기고 사방에봄빛이깔리고있는데 할말이 가장많은듯한 그것을그냥 눈부시게아름답게 살아내는 이엄청난비밀을 곰곰히느껴보게나 <박재삼시인.무언으로오는봄> ‘참된것은그저묵묵히있을뿐 호들갑이전혀없네’가슴에 정말 묵묵히 바람처럼 머물다 가는 깊 은 의미의 시다. 아침이면 꽃밭에 엎드려 흙투성이가 되지만 조용 히 침묵하는 꽃들의 기도를 듣는 다.이웃에서우리집에시집온 꽃 들 중에 보라빛 물망초가 바위틈 에피었다지고꽃대가대나무처럼 마디를 지니고 있어 그냥 마디를 잘라서꽂으면산다. 물망초는 꽃말이‘나를 잊지 마 세요’가슴에묻어둔잊을수없는 사랑은그리질긴목숨인가- 가을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간 밤에몰래코스모스가 바위틈에 피어 마음을연다. 보라빛나팔꽃은 가꾸지않아도 어디든지홀로피었다진다. ‘당신은 어디로 숨고 나더러 꽃 이되라하십니까’꽃들은침묵으 로 말을 걸어오고 그윽한 눈빛은 세속에젖은나를 꽃으로살자고 유혹한다. 잘가꾸어진 도시의정원에는꽃 들의 이야기가 없다. 거긴 해도 뜨 지않고솔숲사이 달도뜨지않는 다. 어느조용한산사에핀꽃고승 의선의이야기보다흐드러지게들 꽃이나피게했으면얼마나좋은‘ 하루의출가’일까-- 영국에주재원으로간친구가어 느날 하는말이 영국에는 정원에 꽃이 없는 집은 누가 이사와 살아 도 이웃이 아는 체를 하지 않는다 한다. 얼마를 살다보니 자신의 집 정원만삭막하게비어있음을알고 꽃을가꾸기시작했더니이웃들의 따스한인사가오갔다라는이야기 가늘내마음에남아있다.분꽃마 을로유명한‘석산동분꽃이야기’ 는아틀란타전설처럼유명해졌다. 분꽃씨몇개를던져놓은것이솔 과 더불어 문학향기 솔솔 불러온 다. 밥먹고살기도바쁜데왜꽃이 야기만 하느냐고 묻는 이도 있다. 내가 오늘 아침 핀 꽃이에요- 친 구에게 보내도 무심히 건너온 이 야기-그냥예쁘네요이다.꽃을보 낸게 아니라 마음을 보냈는데 보 지못하셨군요. 웃고말았다. 사실 은나도꽃속에숨고싶어서꽃을 가꾼다. 낯선땅,얼굴빛도문화도 다른타향에서 꽃으로 당신은누 구시죠?묻고우린서로답한다.내 이웃‘스포카나’는유럽에서어린 시절 이민 온 그녀는 정신과 의사 로일하면서그녀의정원은아틀란 타에서 손 꼽히는 정원으로 유명 하다. 돌길을사이사이로서로말 을걸어오고꽃향기를느끼게하는 그녀의 정원에서 차 한잔을 함께 하면서 우린 서로 당신이 누구인 지,고향을묻지않는다. 당신은꽃속에숨고우린말없이 한잔의 차로 바라보는 그윽한 마 음-꽃으로말을건다. 그녀는세상에는단한사람의혈 육도 없다고 어느날 함께 차 한잔 나누면서 외로움을 꽃으로 말하 고 이름모를꽃들을보면서-우린 어느날부터자매처럼다정히살고 있다. 나의그림수묵화를그녀에게주 었더니 일본의 어느 산사에 홀로 사는노승의이야기를보내왔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도 고즈넉 히눈길을거닐은 노승 이야기- 우린낯선이민자의땅에서눈부 시게 아름답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비싸고좋은집도좋지만이 웃과 더불어마음을서로주고받 을수있는비결은나는숨고꽃으 로이야기하게하면어떨까 요즘처럼아시안에대한차거운 눈길이 얼룩진총기사건까지-우 리가슴을아프게할때난 이웃과 사랑하며 사는 비결이 꽃을 가꾸 라권하고싶다. 한국인이사는동 네가 꽃으로 피고 지는 마을이라 면 고궁대궐이 아니라도‘당신은 어디 숨고 나더러 꽃이 되라 하십 니까’ 나는 한인회관도 꽃으로 단장한 집을 만들었으면 한다. 문화의 서 로다름은한세기가지나도바뀌 지않는다.한그루의나무가그토 양에서적응하여자란다는의미는 그리쉽지않은일이다. 그래서문 화 Culture,는 Cultivate 이다. 이 땅이 타향이란 사실은 영원한 우 리의목마름이다. 내가사는세상 내가보는사람 서로보듬고소중히여기며 하늘흐르는구름도가끔쳐다보 며 내가아닌꽃으로숨어산다면 꽃들은그대를눈부시게 아름다운세상을선물하리니- 천선대 만물상을 아쉽게 작 별하고 하산해 안내된 곳이 금 강산 온천장인데 고혈압, 불임 증에 좋다는 온천물에 몸을 담 그니 피곤한 몸이 사르르 녹아 들며 세상만사 무아지경이 됐 다. 저녁식사는 금강산 산나물 이나 특산물들이 식탁에 오를 줄알고기대가컸는데식탁에는 현지특산물이전혀없다. 호텔선물점에들러금강산특 산품을 사려고 했으나 살만한 상품이 별로 없어 금강산을 수 놓은 족자를 사는데도 잔돈이 없다고 해 거스름 돈에 맞춰 물 건을더샀다. 장사를하려고만 든선물점인지아니면선전용인 지이해할수가없다. 다양한관 광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체 제유지 만을 위해 올인하고 있 는북한의실상이안타깝다. 북한 사람들은 우리를 경계하 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접근을 못했지만자유분망한우리의행 동을 내심 동경했다. 저녁에는 짓궂게안내원에게카바레나노 래방아니면술집을안내하라고 했고그는그렇게하겠다고대답 하고는끝내소식이없었다. 이튿날 우리는 구롱연 폭포를 향해 계곡과 물길을 따라 오르 다가그림같은배밭을보았는데 안내원이배밭을가리키며김일 성수령동지께서금강산을방문 해 수고하는 관리인들을 보고 맛있는과일을먹도록해야겠다 고배밭을만드셨다면서인민을 극진히받들고사랑하는수령님 뜻이참으로위대하다고찬양을 했다. 북한사람들은김일성, 김 정일 부자에 대한 찬양은 청산 유수다. 오솔길따라펼쳐진현무암, 옥 류동 계곡에는 그림같은 절벽 사이 사이 구비쳐 내리는 물길 이 봉황이 날으는 것 같았고 또 크고 작은 폭포들이 펼치는 물 방울은 오색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고아로새겼다. 무름폭포는고이면담수요, 마 시면약수가되고주림폭포는하 얀 비단 커튼이 펄럭이는 것 같 다. 천선대와 만물상을 불가사의 한 신의 걸작품이라고 감탄했 는데 아름다운 구룡연 가는 계 곡에 유연한 절경의 곡선미와 예쁘게 다듬어진 넓은 마당바 위에는 신선들이 둘러앉아 바 둑을 두고 금강주 곁들여 청개 천에 발 담그고 시조를 읊는 것 같다. 천하 절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오르다보니 물소리가 요란해졌 다.구룡연폭포다. 눈앞에거대한바위높은절벽 위에서쏱아지는구룡연폭포가 눈앞에펼쳐져아!하고말을잃 었다. 폭포 길이가 74미터인 이 폭포는 금강산을 지키는 9마리 용이살다가승천한곳이라‘구 룡연’폭포라고했단다. 폭포의 담수수심이 7미터나된다고한 다. 우리는 카메라에 절경을 담느 라 정신이 없었다. 나역시 폭포 의 절경을 여러 각도에서 잘 찍 어 보려고 옮겨 다니다가 단체 기념 촬영을 한다고 부르는 바 람에미끄러져놓친카메라가 7 미터가넘는물속으로빠져버렸 다. 그동안 열심히 찍은 사진들 이모두다물거품이됐다. 절경 을담으려는욕심이지나처생긴 실수다. 본의 아니게 카메라를 구룡연 폭포속에 남겨 놓고 떠나며 카 메라가 영원히 나의 흔적으로 구룡연 폭포에 남아 있기를 바 랬다. 시사만평 미·러 정상회담 R.J. 맷슨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나토 동맹 러시아 푸틴 “한 나라를 해킹하는 것은 모두를 해킹하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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