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6월 25일 (금요일) A8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마음의 풍경 최 모세 (애틀랜타문학회 회원) 삶의 격랑 속에서 영화‘25시’는루마니아에서프 랑스로 망명(1949년 33세)한 시 인‘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가 서구 문명의 시간을 예언자적인 통찰력으로 표현한 문학작품이 다. 25시는제2차세계대전전후,광 기에찬유럽의역사적,시대적배 경과인간상실의상황을신랄하 게고발하고있다. 인간 존중과 사랑이 사라진 서 구문명의시간이지금 25시라고 작품을통해서말하고있다. 세계대전 전후, 서구 문명이 기 계법칙에억눌려야만적인규칙 을지키는사회로전락했다. 기계 수칙에의해다스려지는사회, 인 간본성을가지고살아갈수없는 사회를 작가의 분신인 드라이얀 코루가는 탄식하며 지켜보고 있 다. 작가는 인간 삶의 24시가 지난 이미한시간이늦은부재의시간, 인류의구원이멈추어버린‘메시 아가와도구원해줄수없는’서 구사회의절망(종말)의시간을말 하고있다. 유럽의정신이처한기 계문명과 전쟁에 의한 인간 상실 의위기상황에대처하는작가의 처절하고 끈질긴 저항정신을 표 현하고있다. 권력이인간위에서 개인을 억압하고 인간의 존엄성 과인간자유정신을말살하는암 울한시대의참상을고발한휴머 니즘의작품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39년 제2차 대전 전, 루마니아의 평화 스러운 판타나 마을이다. 평범한 농부요한모리츠는아메리카드 림을꿈꾸던소박한성품의청년 이었다.미국행꿈을접고연인수 잔나와결혼해두명의자식을두 고 행복한 삶을 누린다. 어느 한 순간요한모리츠는삶의회오리 바람에 휩쓸리면서 행복했던 가 정이파괴되고만다. 수잔나의미 모에반해욕망의포로가된마을 헌병대장의 악의에 찬 모함 때문 이었다. 루마니아를침공한독일의유대 인징발령에따라모리츠를부당 하게유대인으로허위기재보고 한다. 모리츠는이유도모르고체 포되어루마니아노동수용소운 하작업공사에강제동원된다.선 량한한개인의삶이공권력에의 해무참히짓밟히게되는수난의 비극을맞고있다. 모리츠에게유아세례를했던정 신적인 지주인 코루가 신부와 아 들드라이얀코루가는요한모리 츠의석방에앞장선다. 그러나기계적인사고방식에충 실하게 길들어진 관리들의 인간 을질식시키는답변만돌아올뿐 이다. 이웃의사랑의청원이오히 려 사태의 심각성과 문제의 인식 을더어렵게하고있다. 나치즘의 광기와 만행, 소련(러 시아)의야만성, 서구기계문명의 노예가 된 의식의 획일성은 인간 부재의 상황인 비정함의 한계를 넘어해악을끼치고있다. 민족주의를내세운전쟁의광기 와잔인함이약소민족국가와개 인의자유와숨통을조이며민족 고유의 순수성과 독립성을 짓밟 고있다. 인종적인편견에의한유 대인말살정책으로‘인간을통제 하는관료적기술을터득한’독일 의 나치 정권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점령국가인 헝가리, 루마니 아의노동력이필요했다. 운하 작업을 하던 유대인과 함 께헝가리로탈출한요한모리츠 는온갖수난을당하면서헝가리 정부에의해독일의전쟁산업시 설의노동자로팔려가게된다. 독 일 군복 단추 공장에서 근무 중 발칸어통역을위해공장감독에 불려간다. 모리츠는한순간에인종학연구 학자인 뮬러 대령에 의해 두개골 모양,이마,코,얼굴,몸의골격,검 사를마친후게르만족의대표적 인‘영웅족’의산표본으로국립 인종문제연구소의병사로배속 된다. 수용소감시병으로근무하던요 한모리츠는프랑스포로의탈출 을돕다가타의에의해함께탈출 하지만, 이번에는독일병사로분 류되어연합국수용소에수감된 다. 한편드라이얀코루가는유대인 아내인노라와함께체포되어독 일수용소에감금된다. 종전 후 드라이얀은 연합국 포 로수용소에서 요한 모리츠를 만 나함께고통을겪는다.청원서진 정서를 통해 석방을 호소하지만, 선처의희망이전혀보이지않는 다. 시인드라이얀은유럽어디에도 폐허뿐인 풍경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자신의 한계성에 탄식한 다. 그는미군포로수용소에서스 스로금지구역인철조망을향해 탈진한채걸어간다. 드라이얀은 첫 번째 경고 총성 을듣고다시총성이울리는순간 육신이힘없이무너져내렸다. 그 는 방관자로서 증인으로서 살아 간다는것은진정한의미의삶이 아닌것으로생각했다. 서구 문명의 붕괴를 누구보다 가슴아파했던그의마지막희망 이무너져내리는순간이었다. 한 개인의 존엄성과 사랑하는 사람 들의모습이함께무너져내렸다. 선량한 요한 모리츠는 13년 긴 세월동안각국수용소를전전하 다가마침내석방되었다. 아내 수잔나(베르나 리찌)와 성 장한아들과상봉할때소련군에 강간당해 출생한 막내 어린아이 를보는순간가슴이무너지며그 동안겪은온갖고난이되살아났 다. 미국인취재기자의요청에의한 가족사진촬영때웃으라는주문 에모리츠는그만울상이되고만 다.‘웃어요!’웃을수가없었다. 마지막영상에크게클로즈업되 는앤서니퀸(모리츠분)의고통으 로 얼굴이 일그러진 표정의 뛰어 난 연기력이 명장면으로 떠오른 다. 시 론 집에 가지 못한 이들 매년 여름이 되면 6.25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마치 지난 1년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잊고 있다가 이맘때가 되면 6.25에사라진사람들, 잊혀진사 람들, 남겨진사람들에대한이야 기와 더불어 전쟁의 상흔이 터져 나오곤한다. 지난 5월15일은 21세 랄프 바우 먼의유해가 70년전떠나온고향 땅 유니언에 묻힌 날이었다. 미국 은 1996년부터 한국전 참전용사 유해 발굴 작업을 시작했으며 이 후 10년간 220여구를 수습했다. 이후 2005년조지부시행정부출 범이후 발굴 작업이 중단됐다가 2018년부터 북미정상회담회의에 서유해발굴작업재개합의가시 행되었다. 랄프 바우먼의 유해는 2018년 6 월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한달여 후인7월27일북한이55개상자에 담아 미국에 송환된 한국전 미군 전사자유해에포함되어있었다. 바우먼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소도시 유니언 출신으로 한국전 에파병,장진호전투에투입됐다가 1950년12월2일실종됐다고한다. 한국전당시가장참혹했던장진 호 전투는 1950년 11월26일부터 12월13일까지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 계곡에서 미군과 중공군 사이에 벌어진 전투다. 미 해병이 중공군에 포위돼 혹한 속에서 치 열하게 싸워 가까스로 철수했다. 규모 열배의 중공군을 뚫고 흥남 철수작전에기여한장진호전투는 미국할리웃에서전쟁영화로제작 된바있다. 이세상에태어나겨우 21년을살다가그나이보다3배이 상의세월을지나서태어난고향으 로 가 영면한 랄프 바우먼의 사연 에서우리는자유로울수가없다. 미주한인들은워싱턴DC를방문 하면 대부분 내셔널 몰에 자리한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가본다. 판 초 우의를 입고 정찰하는 미군들 의 조각상을 한번쯤은 보았을 것 이다. 지난5월에는한국전쟁기념 공원에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착공식이있었다.여기새겨질3 만6,574명의 미군과 한국군 카투 사 전사자 7,000여명 등 4만 명이 상의 이름, 그리고 3년1개월간의 피비린내나는전쟁에서한국군은 40만명이상이전사했다. 그동안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는 많이나왔지만2019년영화‘장사 리:잊혀진영웅들’이있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1950년 9 월15일 펼쳐진 맥아더 장군의 인 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으로 진행 된 실제 영덕 장사리 상륙작전을 다루었다. 700명의평균나이17세 학도병들의훈련기간은단2주, 총 쏘는 것이 서툴고 전투 경험도 없 는이들이무모한작전에투입되었 다. 적에게 필사적인 저항을 하며 그들은짧은대화를나눈다.“우리, 집에갈수있겠어?” “갈수있어.” 같이 집에 가자고 했지만 그들은 집으로갈수없었다. 우리는 이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매일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 고미국에서살고있다. 장진호전 투나 장사리 전투 등 전장에서 삶 과 젊음을 바친 이들을 떠올리는 6.2571주년이다. 민병임 <뉴욕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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