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7월 3일 (토요일)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더 지켜봐야 한다 밀레의 만종(晩鐘)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 아침 잠에서깨어나면밀레만종화 폭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침대 오른편에창이있고창옆엔밀 레의 만종 캔버스가 10호 사이 즈로 자리잡고있다. 아침에 눈 을뜨는시간이면어김없이만나 게되는풍경으로족히스무해는 훌쩍 넘긴 것 같다. 유치원 교실 벽에 걸린 밀레의 만종이 어린 아이의눈에평안을심어주었던 기억을시작으로간간이만나지 는밀레의그림들이평화의상징 처럼자리잡고있다. 장프랑수아 밀레는 가난한 농 부 아들로 태어나 생애 동안 농 민 화가로, 일하는 농부들을 소 제로 삼으며 전원 정경을 주로 그렸다,가난에쪼들렸으나신념 을 굽히지 않으며 농민의 모습 을종교적인분위기로심화시켜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해냈 다. 이삭줍는여인들,씨뿌리는사 람, 감자를수확하는농부, 곡식 을 키질하는 사람, 양차기 소녀 와양떼들, 추수하는사람들, 숲 의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양치 기, 감자를심는사람들, 등농부 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들로 알 려져있다.‘반다이크’는말레의 만종을‘사랑과 노동과 신앙을 그린인생의성화’라고했다. 1857년 노을이 지는 들녘에서 농부 부부가 교회 종소리를 들 으며 고개를 숙인채 기도를 드 리고 있다. 신성한 노동 후의 고 요한정적과평화가있다.캐고있 던 감자가 바닥에 흩어져 있고 멀리보이는교회당이정지된아 름다움의극치를보여준다. 작품이 처음 만들어질 당시 ‘밀레’는 물감을 살 돈 조차 없 는 가난한 화가에 불과했다. 이 를 안타깝게 여긴 화상‘아르투 르 스데반스’가 그림을 인수하 는 조건으로 1000 프랑을 지원 받게되면서만종이란그림이탄 생하게것이다. 이후로 만종은 아메리카 미술 협회에 팔렸고, 프랑스 국회와 행정부는물론모금활동까지벌 여가며 만종이 미국에 팔리는 것을막으려했지만무산될위기 에처할수밖에없었다. 이 무렵 백화점 재벌‘알프르 드 쇼사르’가 엄청난 대가를 지 불하고 만종을 다시 미국으로 부터 사들인 것이다. 쇼사르는 이 그림을 개인 자격으로 소유 하지않고루브르에기증하므로 만종은 프랑스의 자랑이요 자 존심을지켜주며세계관광객을 끌어들이는보물이되었다. 밀레의 그림들은 평온과 고요 함을 마음에 새겨주고 있다. 사 랑과평화가있고소박함과우직 스러울만큼바르고거짓없는정 직이스며있다.아침마다만종을 대해도변함없는경건과진실과 삶의진솔한풍요와행복의진정 한가치와의미를일깨워주고있 다. 밀레는 시대적으로 널리 알려 진 유명세를 탄 화가는 아니었 다. 동네분들이 푼푼이 모아준 정성을노자로삼고파리에가서 그림공부를 하였지만 고향으로 돌아와농사일을하며그림을그 려왔다. 밀레의 그림 속에는 인생살이 가 시가 되어 흐르고 인생사의 진실한 면모를 만날 수 있게 해 준다. 그림 속에 흐르는 테마마 다 공통적 진실성으로 삶의 진 실한저변을보여주는소박한성 화로받아들여지고있다. 만종은삶에대한관념의은유 를 표현하고 있다. 만종의 화폭 앞에 서 있노라면 잔잔한 여운 이 번지는 종소리를 들려주곤 한다.종소리가들릴때면자신을 잘돌보아주자고다짐을하게된 다. 은은한 종소리로 하여 마음 의평정을얻게되고이런저런상 처까지 치유 받을 수 있는 여유 를 얻게 된다. 살아온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스친다. 수시로다 가오는난제들도지나고보면어 떠한과정을거쳐왔는지가또렷 하게 구분할 수 있는 시야가 열 려지는것이라서마음에지워진 무게감을잘견디었구나나를어 루만져주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 만종과 마주하고 있으면 그리 운고향이떠오르고정겨웠던기 억들로 가득 채워진 그런 하루 들이기를간절히기도드리게된 다. 긴하루농사일을끝낸부부 의숙연한기도는참되고순결한 행복을보여주며사랑과고된노 동과신앙의결집만이인생들이 진정한 행복에 잠길 수 있음을 첨예하게설파하고있다. 하루에한번쯤은은은한그리 움으로떠올려지는정겨웠던삶 의 순간들을 기억할 시간을 마 련해보라한다. 하루를다한감사를놓치지않 으며 만종의 은은한 종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삶으로 다듬어가 자고, 그길이축복의길이요행 복으로 들어서는 지름길이라는 타이름을듣는다. 사는게다그 런거라고 슬기로운 삶이었다고 착각할때도더러있긴했었지만 세월이 어찌 이리 빠른걸가. 하 루하루들은 갈수록 빈 자리만 남기는 것 같아 당황하는 사이 어제일도까마득옛날이되어버 린다. 살아있다는 게 별게 아니라고 중얼거리기도하지만나를인정 해주고 싶다. 나이 탓이겠다 싶 기도하지만나만의인생으로내 가원하는색채로채색하고싶어 진다. 습관적 삶이 아닌 뚜렷한 선을 긋고 싶다. 만종의 농부처 럼. 팬데믹은경제에도뜻밖의변화를 가져왔다. 팬데믹전에는예상하지 못했던일들이벌어지고있다.이변 화가일시적인것인지, 영구적인것 일지판단하기어렵다. 성급한판단 은유보하고, 더지켜봐야할것같 다.단순히과거로복귀하는정상화 가 아니라 새로운 정상, 뉴 노멀이 정착될부분도있을것이다. 팬데믹 시작 무렵인 작년 3월 1.5%이던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가장최근통계인지난5월5.0%를 기록했다.물가상승과인플레우려 는팬데믹전에는한동안생각하지 못했던일이다.가전제품을사러간 한 고객에게 직원이 친절하게 조언 했다.“조금 있으면 세일을 시작할 거니까그때사세요”.직원이말한 시기에맞춰다시매장을찾았다.세 일은커녕 가격이 오히려 올랐다.“ 이런일은처음이어서미처예상하 지못했어요”.오래된직원은당황 해하며사과했다. 가전만그런게아니다. 가구를주 문해도 몇 달 후 배달이 가능한 것 도 있다. 포장용 판지가 없어서 운 송이늦어진다는것도있다.세상이 코로나때문에난리인데집값은오 르고, 집이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줄 알았겠나. 이 때쯤이면 은 행들은연체가쌓여어려움을겪지 않을까하는예상이있었지만,천만 에,밀려드는예금이별반갑지않은 은행도있다고한다.정부가돈을너 무풀었다는말이나오는이유다. 수 백만명이 실직했는데, 수 백만 개의일자리는사람을구하지못하 고있다. 지난달말한구인사이트 가집계한미국의잡오프닝은 970 만개.사상최고를기록했다.하지만 실직자수백만명은구직에나서지 않고있다. 진단은다르다. 공짜돈을너무주 니일하려하지않는다고공화당은 말한다. 주 600달러이다가 300달 러로줄어든연방실업보조금을말 한다. 시간당 7달러25센트인 연방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풀타임 으로일해봐야주290달러.놀면서 실업수당받는것이 10달러라도많 으니 영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겠 다. 민주당은 다른 생각이다. 아이들 은집에서원격수업을받고있고마 땅한 차일드 케어는 없다. 코로나 감염도 걱정된다. 실직자도 경력이 인정되는 곳을 원한다. 전혀 다른 분야의바닥부터시작하려들지않 는다. 일자리의질이문제라는입장 이다. 텍사스, 조지아, 플로리다등10개 주는지난달말로연방실업수당지 급을끊었다. 당장 250만명이헤택 에서제외됐다. 캘리포니아등다른 주들도순차적으로연방보조금지 급이중단된다. 어느쪽주장이, 어 느정도맞을지는지켜봐야할것이 다. “잠깐,기다려봐-”.생계에매달 려 숨가쁘게 돌아가던 사람중에는 이마에손을얹고진로를고민하는 이들도생겼다. 팬데믹이계기가됐 다.대거일자리를잃었던우버운전 자도그중한그룹이다. 지금돌아 가면당장벌이는전보다낫고, 도 로돌아오라며회사에서내미는구 애의조건도달콤하다. 그러나우버 가안정적인직장,전망있는직장이 될 수 있을까. 지금은 구직난 속의 구인난,구인난속의구직난을겪고 있다. 현 상황이 일시적인 것인지, 임금과 근로조건에서 노동시장의 질적변화를이끌어낼수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 재택근무가 어느 정도 정착될 것 인가는중요한관심사다.뉴욕시를 예로 들면 9월말까지는 62%의 직 장인이복귀할것이라는전망이있 다. 주3일출근하는하이브리드형 이보편화될수있다는말도들린다. 맨해튼의 직장인 10%만 원격근무 를해도출근길인파는하루10만명 이 준다. 이들이 출근길에 집어 드 는커피와베이글도그만큼줄게된 다. LA도다르지않다.기세좋게오르 던다운타운콘도는찾는이가적어 진반면, 인랜드등집값이싼외곽 의인기가높아지고있다. 재택근무 를하면서일주일에하루정도오피 스에나가야한다면뚝떨어진교외 도 상관이 없다. 직장인 고객이 많 은비즈니스는변화에민감할수밖 에없다. 한때수십만달러를호가 하던타운비디오대여업소들은순 식간에사라졌었다. 전기차가양산 되면주유소는사양길에들어설수 밖에없다. 원격근무는 많은 회사가 시도해 볼것이다.팬데믹때재미를봤다는 업체가적지않다.“안될줄알았는 데해봤더니되더라”고한다. 오피 스빌딩의공실율은높아지게됐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단순히 경비절 감만이이유라면실패할우려또한 높다.실패하는기업의공통점은눈 앞의이익만추구한다는것이다.고 정경비를 줄이려다 근본적인 것을 잃을수있다. 동기부여, 창의력, 기 업정신과함께직원들간의끈끈한 팀웍과친화력이더강조되어야하 는업종도있다.원격근무는온라인 유통확산과함께이번팬데믹이가 져온가장눈에띄는변화중의하나 라고할수있다. 다양한실험과많 은시행착오를겪으면서뉴노멀의 하나로자리잡을공산이크지만어 느정도수준일지는더지켜봐야한 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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