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7월 9일 (금요일) 순교자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A8 마음의풍경 최 모세 (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김은국(RichardEKim)의영문소 설 순교자(The Martyred)는 1964 년미국에서발표되어뉴욕타임스 의 격찬을 받고 한국에서 한국어 로번역되어이듬해영화화한문학 작품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50년6월25일북한의남침으로 시작되고있다. 전쟁의 비극적 상황에서 인간의 고난과실존의문제와기독교진리 와 위선의 문제, 인간 영혼의 갈등 과고뇌를실존주의적입장에서예 리하게다루고있다. 6. 25한국전쟁직전북한의평양 에서 14명의 목사가 공산당에 의 해 체포되었다. 그해 10월 유엔군 과 함께 육군은 평양을 점령했다. 육군정보국의정보에의하면12명 의목사는북한의정치보위부에의 하여총살당해순교했고신목사와 젊은한목사는제외되어살아남았 다. 정보장교이대위가조사한실체 적인진실은12명의목사는비굴하 게목숨을구걸하고배교자가되었 으며한목사는두려움에의지력을 잃고 총살 직전 정신 분열을 일으 켜제외되었다. 신목사만이죽음앞에서도자신 의신앙을지키는용기와의연한태 도에 총살 집행관은 감동하여 신 목사를살아남을수있게했다. 생 사의갈림길에서그의고결한영혼 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인간 의존엄성을말살하는전쟁의고통 속에서절망상태에있는무기력한 인간의존재와신의침묵에대한인 간의회의적인신앙의갈등이작품 의주제를이루고있다. 이작품은 전쟁의극한상황에서벌어지는인 간 실존의 문제와 신을 향한 구원 을 갈망하는 연약한 모습을 통해 인간의불완전함을보여주고있다. 12명의목사중에원로박목사는 이대위의친구인해병대박대위의 부친이었다.박목사는자신의광신 적인신앙때문에자식과도의절한 상태였었다.박목사의영적인교만 이부자간의,사랑의관계를해치고 있었다. 신목사를통해서밝혀진사실은 박목사가처형직전에‘일분간신 을향해기도할시간을주겠다’라 는정치보위부정소좌의말에‘난 기도할수없어!’라고연약한본성 을 드러낸다. 하나님을 향한 신뢰 의결핍이자신을위해서도타인을 위해서도 기도할 수 없게 했다. 그 가무너지는순간영적보호자였던 젊은 한 목사도 함께 무너졌다. 기 도는고통가운데서도자신의나약 함에서벗어나하나님을바라보며 신뢰하는모습을지니는것이아닌 가? 박 대위는 아버지가 극한적인 상황에서인간적인허약한모습으 로 돌아가 죽음을 맞은 것에 대해 오히려한없이연민의정을느끼게 된다.자신의의에충실했던광신자 의모습에서인간다움을회복한아 버지의참모습을보게되었다.그동 안부자간의단절되었던관계가치 유되는사랑의회복을뜻하는것이 리라. 박대위는추도예배때그동안아 버지의신앙관에감정적으로저항 했던모습에서욥의긍정에도달하 게된다.(욥기42:1-6) 이작품의힘있는문체와간결함, 이지적이고냉철한문장에깃든정 열과사랑,휴머니즘의정신이전편 에흐르고있다. 하나님을향한사 랑, 고결한 영혼과 마음을 울리는 열정적인모습과신앙의순수성을 추구하는기도의능력으로참된양 심을지킬수있는것이아닌가.“진 실을 위태롭게 할 수는 없다”라는 이대위의가치관이담긴메시지가 깊은공명을불러일으키고있다.이 대위의순수한정신과진실을수호 하는성실성은맹목적인신앙을요 구하는광신적인신자들의빗나간 열정과신앙의위선을꿰뚫어보는 장 대령의 관점이 충돌하게 된다. 장 대령이 순교한 12명의 목사를 위한추도예배를지원하겠다는뜻 은공산주의의야만성과폭력성을 알리고자유민주주의체제의우월 성을보여주고자하는의도에따른 것이다.이대위는실체적인진실을 왜곡하지말고제대로밝혀야한다 는견해를유지하고있다. 신목사는 12명의목사가박해를 받았던순교자이며살아남은자신 은죄인임을고백한다.이에교인들 은 신 목사의 고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이없게도“유다야! 유다야!회개하라”고신목사를향 해,돌팔매질해대며서슴없이폭력 성향을드러낸다. 신앙인의선과악의판단의기준 이자의적이며얼마나자기중심적 이고 독선적인 모습인가? 자신의 신앙에절대성을부여하는맹신을 간과하는 어리석음이 아닐까? 순 교한목사와교회를위해서도신자 들의 환상을 깨트릴 수 없다는 신 목사의신앙관에이대위는진실을 위태롭게하지않는양심의문제를 계속소신으로여긴다. 이대위!“인간을사랑하시오. 그 들을 도와주시오. 절망과 싸우고 언젠가는죽기마련인인간을불쌍 하게여길용기와십자가를간직하 시오.”신목사의사랑의마음이담 긴절절한호소이다. 중공군개입으로1월4일평양을 철수하는과정에서이대위는신목 사와함께서울로떠나길원했으나 신 목사는 병든 노약자들과 아녀 자들을 위해 남아서 그들을 돌보 고 기도하길 원한다. 신자들을 위 한희망의보루가되길원하는사랑 의마음이다. 그후신목사는평양 에서공개처형을당하고장대령은 북한의지하에서활동하다가전사 한다. 고군목은옛교회신도들의 도움으로북한을탈출해남해의작 은섬에서교회를세운다. 이대위 는천막촌교회에참석해피난민들 과함께예배를드리며일체감을느 낀다. 박 대위는 영천 전투에서 부 상으로병원에후송되어혼수상태 에있다가이대위가지켜보는가운 데숨을거둔다. 박대위가남긴메 모의내용은이러했다. 나는‘역사의 벼랑 끝에 매달려 왔지만이젠포기했네.떠날준비가 됐네그려.’ 앞산에 참나무가 푸른 건 다람쥐들의 건망증 때문이라죠? 지난 가을묻어둔도토리를다찾아먹지못해싹튼거라죠?건망증때 문이아닌지도몰라요. 이사올후손위해나뭇잎장판속에묻어 놓고 떠난 건지도 몰라요. 우주의 한 모퉁이 태양계의 달동네에 살고 있는 지구별 주민들은 후손을 위해 무엇을 묻어두고 있나 요? 에너지고갈과기후변화와멸종과무서운폐기물말고어떤 조그만위안거리를남겨두고있나요?목련나무에긁힌장롱에서 목련향이난다고웃는시인의아내여, 슬픔도향이나는그마음 이야말로장판밑에두고가셔요. 반칠환<시인> 이 아침의 시 전에살던사람이버리고간 헌장판지를들추어내자 만원한장이나왔다 어떤엉덩이들이깔고앉았을돈인지는모르지만 아내에겐잠깐동안 위안이되었다 조그만위안으로생소한 집전체가살만한집이되었다 우리가족도웬만큼살다가 다음가족을위해 조그만위안거리를남겨두는일이 숟가락하나라도빠뜨리는것없이 잘싸는것보다 중요한일인걸알았다 아내는 목련나무에긁힌 장롱에서목련향이난다고할때처럼 웃었다 서수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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