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7월 23일 (금요일) 그 새는 목이 짧다 내 마음의 시 자주 춥던 뒤뜰에도 조잘조잘 말걸던 그 새 꾸뻑 한 시절 담 넘어 떠가고 더위에 이사를 하는 그 어색한 작별이 서두르던 이유가 계절 탓 만은 아니듯 멀리 가지 않는다 세월이 들여다보이는 경계를 열면 복도 깊숙히 문고리가 닫히고 120의 웰컴은 선택받은 숫자의 몫 낯가리는119, 118, 117… 숫자를 외면하고 헤어 살롱이 몇 가닥 머리카락 틈새에 안간힘이다 숫자의 바깥은나를 닮은 타인이 주차를 하고 비번의 키가 동거를 보장한다 칠월 중순의 그늘이 담장 넘어 스산해도 노래 한 자락 돌아오지 않는 그 새는 목이 짧아서 나뭇가지에 이파리 처럼 앉아 흑백사진으로 남아있으려나 아무렴 찰나는 아니라고 하자 해가 기울어도 오늘이 내일을 축軸으로돌고 나는 이사를 오고 너는 이사를 갔구나 **한국 ‘시와 시학’ 2019 겨울호에 게재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A8 마음의 풍경 최 모세 (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바라바의 신앙의 여정 스웨덴의 작가 페르 라게르크비 스트(ParLagerkvist)의소설“바라 바”는 1951년노벨문학상을수상 했으며영화화된작품이다. 한국에는한국전쟁으로인해늦 게 1963년에 선우휘 작가에 의하 여최초로번역되었다. “바라바”는 신약 성경 속의 실존 인물이며예수님십자가처형때사 면받아처형을모면했던흉악한도 적인 사형수였다. 그가 석방된 후 기록은성경어디에서도찾아볼수 가없다. 라게르크비스트의상상력 에의하여캐릭터가부여된그의인 생의여정이독자들앞에흥미진진 하게펼쳐진다.바라바는신앙을갖 고자하지만,신앙의회의에빠져신 앙을가질수없는현대인처럼연약 한신앙의여정을걸어간비극적인 일생이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 기까지 골고다 현장에서 지켜보았 던바라바는자신의구원이십자가 사건과무관하지않음을깨닫기시 작한다.“나의하나님,나의하나님, 왜나를버리시나이까?”주님의절 규가 끝나는 순간 바라바는 그 뜻 을 알 수 없었지만, 대낮인데 처형 장언덕에잠시드리워졌던칠흑같 은 어두움을 계속 생각하게 된다. 왜 나사렛의 예수가 자기 대신 십 자가를 지고 죽어야 했는지 알 수 가 없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바라 바는가끔골고다사건을생각하며 구원의의미를되새기기시작했다. 산적으로서용맹과공격성향도사 라졌다. 말수가 더 적어지고 무슨 생각에골몰하는인상을동료들에 게주기에충분했다.지난날의활동 적이었던바라바가아니었다. 산적 패거리는그가감옥에오래있었고 십자가에못박혀죽을뻔했었기에 이상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 했다.시간이흐르면예전의모습으 로 돌아오리라 기대했으나 실망하 게 된다. 그의 심리적 변화를 이해 했던동료들은그의달라진모습에 서불안감에사로잡히게된다.이제 는그의존재가거추장스럽게느껴 졌다. 어느날바라바는스스로홀 연히그곳을떠난다.바라바가산적 의굴을떠나서여러곳을전전하다 가다시로마에의해체포되어키프 로스섬의지하광산갱도에서수년 간험난한삶을살게된다. 이때 만난 단짝은 아메리아 사람 인“사하크”는크리스천이다. 사하크는 예수의 십자가 고난의 현장을지켜보았고부활을목격한 바라바(앤서니 퀸)를 통해 신앙심 이 더 깊어지며 기쁨을 누리게 된 다. 사하크(빅토리오 오커스먼)는 증인 바라바와 생사를 같이 할 수 있다는사실을한없는축복으로여 긴다.사하크의신앙심에감동한노 예감독에의해사하크는지상의세 계의노예로옮기게된다.기적의순 간에사하크의요청으로바라바도 함께지하광산에서벗어날수있었 다. 사하크와 바라바는 지상에서 공동운명체의새로운삶을시작하 는감사의기쁨을누린다.사하크는 무릎을꿇고기도했지만바라바는 무릎 꿇고 기도하지 못했다. 사하 크는바라바와함께기도하길원했 으나바라바를책망하지는않았다. 자신이바라바를이해하지못한다 고생각했다. 사하크는 주님께서 기적을 일으 켜 지상 세계의 아름다움을 바라 볼수있게했음이감사하고행복했 으나믿음이자라지못한바라바는 눈앞에전개되는세상을불안하게 바라보았다. 바라바에게는 기적의 은총이 삶 으로나타나기가힘들었다. 그러나두사람의삶의관점과신 앙관은달랐으나서로사랑했다. 어느날아침, 바라바와사하크는 감독과 함께 총독 앞에서 심문을 받게 된다. 자신의 신을 부인하면 살려주겠다는총독의설득에도사 하크는자신의신앙을지키기위해 십자가처형을당하고순교자가되 었다.바라바는자신은신이없다고 부인해살아남는다.바라바는사하 크의무덤앞에서자신의연약함에 대성통곡을한다. 바라바의회의적인신앙의여정처 럼우리가지향하는신앙의모습은 닮아있지 않는가. 키프로스 섬의 총독은임기를마치고로마로돌아 왔다. 바라바도 개인 노예로 함께 왔다.바라바는지하묘지인카타콤 에서베드로의설교를듣고지상에 올라온 순간, 로마시에 불길이 치 솟는것을보고방화를한다. 주님이오셨다. 추악한로마를불 로 심판하기 위해 그분이 오셨다. 이번에는그분을배반하지않겠다. 바라바는 불을 옮기기 위해 계속 이리저리뛰어다녔다. 바라바는방 화범으로체포되어베드로와크리 스천과함께십자가처형을받게된 다. 건장했던그는늦게까지십자가 상에서홀로남아그렇게두려워하 던죽음이닥쳐옴을느끼자어둠을 향해말했다.“당신께내영혼을드 립니다.”우리가 마지막 순간에 할 수 있는 내면의 호소이기도 하다. 그의신앙의여정은물리적어두움 보다는신앙의회의에서오는어두 움에대한두려움을느끼고있었던 것이아닐까? 김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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