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7월 24일 (토요일) 결혼식과 백신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시사만평 코비드 올림픽 뉴스칼럼 길 위에서 며칠을우산을놓을수없는날씨 였는데 하늘이 대기권 너머에 까 지뚫려버린듯쾌청하기이를데없 이 맑다. 날씨가 건네주는 설레임 에 무작정 정한데 없이 길을 떠나 고싶었는데우리집할배가흔쾌히 길을 나서주었다. I-85 North로 길을텄다. 창을열고달려도될만 큼 바람이 신선하게 상쾌하다. 주 경계를 벗어나 South Carolina로 들어서면서조지아차량번호판을 만났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운전대를잡으신할배가가볍게클 랙션 경적으로 인사를 나눈다. 생 면부지의 만남인데도 클랙션으로 화답을 보낸다. 창을 열고 인사를 나누고는앞서거니뒷서거니한참 을달렸다. 길위에서만난짧은조 우를나누고는다음 EXIT에서내 릴거라는수신호를보내고서서히 출구쪽으로 차선을 옮긴다. 서로 손을 흔들며“Have a Good Day ”를 외치며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 다. 길 위에서 만나지는 낭만이다. 마음이 날아오르듯 상쾌해진다. 도심에서의해후도이랬으면좋으 련만. 도심에서의 일상은 천지사방 돌 아보아도 오직 생존만이 인생들 앞에 우뚝 서 있는 것처럼 어디에 도 운치있는 여유을 탐할 수 없다 는, 무미건조할수밖에없다는넉 두리가푸념을털어내듯흔히들리 곤 한다. 팬데믹 여파라는 우격다 짐이아직은유효하겠지만조촐함 속에서도생동감있는운치는얼마 든지즐길수있는것으로마음의 결을 다듬어가는 것을 지레 포기 해버리는민초들의삶이라규정짓 지말았으면싶다. 행동반경상황 을 규격 속에 우겨넣으며 운치라 는단어조차외면해버리는오류를 범하고있는건아닌지돌아볼일 이다. 운치란 그리 대단하거나 어 마어마하고 난공불락이 아니다. 세상이허락하지않아서도아니요 일상이 혀용하지 않아서도 아니 다. 작은피크닉소쿠리에하잘것 없어 보이는 소소한 먹거리를 담 고 시집 한 권을 끼워넣고는 가까 운 신록을 찾아나서면 운치의 조 형미는거기서부터시작되는것이 다. 산길에 들길에 피어난 은은한 들꽃송이에서도, 흐르는구름을 바라보는 것으로 쾌청한 하늘을 우러르는것으로, 손수가꾸는정 원에서도얼마든지구가할수있는 것이다. 하기사들꽃같은웃음을지닌사 람을 만나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 니긴 하지만, 희노애락을 초월한 무념무상이 아니어도 된다. 향긋 한 신록 내음에 취하고 인적없는 산길을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마 음은 쉽게 풀려나고 나풀나풀 날 아오른다.특별하거나따로준비된 마음이 없다고, 세상이, 코로나가 길을 내어주지 않는다고, 마냥 움 추린채 삶을 향한 눈흘김에 묶여 있다해도자연은여전히계절을실 어나르고조형미를나열해가고있 다. 정직한 짙푸름으로 단조하던 풍경들이 천지 아름다운 색감으 로세상을물들이고, 어느새이모 두내려놓고외롭고긴고요속으로 접어든다. 자연의 운격에 함께 동 승할수있는, 교감할수있는묵언 의 나눔을 열어간다면 삶의 운치 는 더 없이 풍성하고 여유롭고 아 름다울수있을것이다. 도심을떠난길위에서운치있는 풍경을카메라에담기도하고덜컹 거리는비포장숲길을지나다가도 짜임새있는정취로운정원을만나 면 카메라에 담아도 되는지 낯선 주인을 불러내기도 한다. 길 위의 조우는우연한해후를만들기도하 고 맑은 인연을 만들어 내기도 한 다. 바람소리 새소리가 음악이 되 어 흐르는 자연 속에선 얼마든지 운치를 불러들일 수 있지만 빌딩 숲에서는아무래도운치로움을즐 기기에는 멋과 풍치가 덜한 편이 다. 갑자기 질주하는 차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간다. 비포장 도로 인지라자욱한흙먼지를일으키고 는시야에서사라져버렸다.뜻하지 않은 한가한 고요를 빼앗긴 것이 다. 뿌연먼지사이로도심의분탕 질이 떠오른다. 모사를 꾸미고 계 략을 휘둘러야 사람 사는 것이라 는 환상에 빠진 무리들은 번번히 흙먼지를 일으키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을노략질대상으로삼으며 분별력없이회유와조작으로편가 르기에여념이없다. 어느한쪽이 든 빌붙어야할 것 같은 통속적인 비루가몸서리쳐지고이도저도싫 고 이꼴 저꼴 싫은 사람은 유배를 택하든 왕따를 자처하는 길만이 살길이다. 흙먼지 난동에 시야가 가려지면 영생의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인데. 한동안 차를 세워두고 흙먼지가 걷히기를기다리며떠오르는사념 에 마음을 맡겨본다. 팬데믹 사태 는 칩거의 불편을 겪게도 했지만 신대륙을발견하듯놀라운혁신을 끌어내기도 했다. 온 인류가 함께 앓으면서서로연민과위로자가되 기를 자처한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인류의기품있는운치라여기고싶 다. 노을이잦아들면서길위에바 람이 인다.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부디 팬데믹으로 인해 따뜻한 가 슴을 잃지 않으며 작은 운치나마 놓치지않기를소망삼으며노을의 운치에실려길위를달린다. 데이빗핏시먼스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도쿄 LA에서는백신접종자들이잠 시 내려 놨던 마스크를 오피스 에서는 다시 올려 써야 하게 됐 다. 버스는 여전히‘No Mask, No Ride’라는 불빛을 반짝이 며 운행되고 있다.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서 팬데믹 기세가 한 풀 꺾이는 듯 하자 미뤄왔던 결 혼식을 서두르는 커플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소식도 전해진 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장례식은물론 결혼식에도 하객을 청하지 못했다. 결 혼식피로연이확산 의 핫 스팟이 된 경 우도있었다. “자, 드디어 웨딩 데이-.”그러나 한 창 혈기왕성한 신랑 신부의 친 구들 가운데 코로나 정도는 우 습게 여기는 무접종자들이 노 마스크로 몰려온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제주변에선백신맞은8명중 4명이코로나에걸렸다고해요. 백신왜맞아야하죠?”라는카 톡이 온다.“2번 다 맞고, 면역 형성기간이 됐는지 확인해 보 실래요. 그랬다면 아주 예외적 이죠”라는답을보낼수밖에없 다. 잇달아 보내온 파일에는 에볼 라치사율50%, 메르스34.4%, 사스9.6%, 계절성독감0.16%, 코비드-19는 0.15%라는 숫자 도 첨부돼 있다. 0~20세 치사 율은 0.0000 1%, 21-40세는 0.0003%, 80세이상0.5%라는 통계도보내온다. 어디서온숫 자들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이 런 생각을 하는 친구가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오겠다면? 고맙 기는 하지만 머리가 복잡해 지 지않을수없다.하객중에는건 강을 염려하거나 연로한 분, 방 사선치료등으로인해면역기능 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면역 타협도있기때문이다. 곧 결혼을 하게 될 예비 신랑 과 신부 중에는 결혼식 초청장 을 보내면서 백신 접종을 전제 로하는경우가적지않다. 하지 만 곳곳에서 이로 인한 마찰과 갈등도 생기고 있다. 당국의 백 신 정책에 순응하는 대다수 한 인들과는 달리 백신에 대해 거 부 반응을 보이는 미국인이 여 전히적지않기때문이다. 10월에결혼식날짜를잡은애 리조나 피닉스의 한 신부는 들 러리 등으로 결혼식을 도와 줄 친구 20여명은 모두 백신을 접 종했다고해마음을놓았다. 문 제는 생각지도 못했 던 곳에서 터졌다. 결 혼식에서 신부를 신 랑에게인도해줄 신 부 아버지와 의붓 어 머니가 백신을 접종 하기않은채맞은척 하기로 했다는 첩보 를 입수했기 때문이 다. 결혼식까지는 아 직 시간이 남았기에 신부는 아 버지의딸사랑을믿고, 설득에 최선을다할생각이다. 이번가을에캐나다캘거리인 근의 고향마을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캐나다의 신부는 또 다른 고민에 부딪혔다. 국경 너머 미국에 살고 있는 친척들 의 결혼식 참석에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렵지만 그 때쯤이면 결혼식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넘어오는것은가능하 리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캐나 다정부가백신미접종자의 2주 격리조처를유지한다면백신을 맞지 않은 친척들의 결혼식 참 석은어렵게된다 이번달에결혼식을올리는캘 리포니아의 한 신부는 완고한 부모 때문에 속을 썩이다가 결 혼식 참석 조건을 완화했다. 중 가주의 보수적인 시골마을에 사는 신부의 부모들이 완강하 게 백신 접종을 거부해 결혼식 72시간내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으로대체했다. 9월에결혼예 정인 뉴저지의 한 신부도 같은 결정을했다고한다. 가족일이최우선인한인가정 에는 많지 않은 사례지만 개개 인의 주장이 뚜렷하고, 자유분 방한 분위기의 미국인 가족들 사이에는 코로나 결혼식이 아 직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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