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8월 13일 (금요일) 민병임 뉴욕지사논설위원 시 론 천재와 보통 사람의 우울증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A8 CDC와 플로리다의 샅바싸움 코로나-19가걷잡을수없이퍼져나 가던작년3월14일,연방질병통제예방 센터(CDC)는‘떠다니는 배양접시’라 고여론의질타를받던크루즈선들에 대해운항금지명령을내렸다. 이로부터1년정도지난올해4월초, CDC가 코로나-19 방역조건을 갖춘 선박에게만운항금지명령을해제해주 겠다고 발표하자 플로리다의 론 드샌 티스(Ron DeSantis) 주지사는CDC가 유독 크루즈 업계에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면서연방정부상대로크루즈 여행관련제한해제가처분소송을제 기했다. 소송을 접수한 플로리다 연방지방법 원은CDC의명령은각주와지방정부 의 권한을 무시하는 월권행위에 해당 한다며 드샌티스 주지사의 손을 들어 주었다. 작년다수의크루즈선에서코 로나-19 확진자와사망자까지발생한 이후 크루즈 회사들이 나름대로 많은 자구 노력을 기울여 방역대책을 개선 했음에도 이런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조치였다는 게 가처분 판결 의주된내용이었다. 이판결에따라 CDC의조건부운항 허가 명령은 실효될 위기에 몰렸으나 얼마전7월18일,제11항소법원에서하 급심의결정을보류하는1쪽짜리판결 문을 긴급하게 마련해준 덕분에 일단 CDC로선급한불을끄게되었다. 통계에 의하면 팬데믹 바로 전 해인 2019년, 미국크루즈관광산업의시장 규모는 무려 251억 달러에 달할 정도 로효자사업중하나였다. 이중플로 리다한개주에서만 15만개의일자리 를 창출하고 임금으로만 77억달러를 지출했다고하니미국전체크루즈시 장에서 플로리다 주가 차지하는 비중 을가히짐작할만하다. 이처럼드샌티스주지사로선절대물 러설수없는싸움이기때문에당연히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알려졌 다. 사실 1992년에 설립된 CDC는 연방 기관이라곤하지만미국보건복지부의 한 산하기관에 불과하여 코로나-19 이전에는 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 다. 그렇다면이렇게무력해보이는작 은 기관에서 어떻게 공룡처럼 거대한 크루즈업계의숨통을쥐락펴락할수 있는걸까? 이 막강한 파워의 배경에는 미국헌 법 1조 8절의 통상조항(Commerce Clause)과 필요적절조항(Necessary and Proper Clause)이있다. 미국연방 의회의권한을규정한이두개의헌법 조항을통해연방의회는각주가외국 이나다른주,또는인디언부족등과통 상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규제나 적절 한법률제정권을부여받았다. 이에따라연방의회는통상활동에영 향을미치는전염병관련규제권한을 보건복지부에 위임하였고, 바로 CDC 가이담당이다. 하지만 아무리 연방법이 상위법이라 고하더라도각주에터잡고사업을영 위하는 기업체로선 연방법과 주법이 상충할경우어느것을따라야할지입 장정리가쉽지않다. 그한예로지난 6월, 팬데믹시작이 후미국에서출항한첫크루즈선인‘셀 레브리티 에지’(Celebrity Edge)호는 플로리다의포트로더데일항에서‘승 무원과승객이 95%이상백신을접종 해야 한다’는 CDC 요구 조건과, 플로 리다 주에서 통용되는 예방접종 증거 요구금지법중어느것을따라야할지 한참고심했던것으로전해졌다. 왜냐하면백신여권을요구하지못하 도록한플로리다주법에따르자면승 객의 95%이상이백신접종을받았다 는것을증명하기가쉽지않기때문이 다. 궁리 끝에 기지를 발휘한 크루즈 선 사는접종여부를알리길거부하는승 객에게는 백신 여권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CDC의 권고사항인 선내 마스 크 착용 의무화, 별도 숙소배정, 코로 나-19 검사비 부과 등의 절차를 추가 하겠다고 압박하자 이 번거로운 절차 를피하기위해99%에달하는승객들 이 자발적으로 접종 여부를 신고했다 고한다. 미국이연방국가이기때문에 볼수있는한단면이다. 발언대 손경락 변호사 지난7월중순,반고흐디지털전 (‘Immersive Van Gogh Exhibit ’)을보았다.미국17개도시를순 회전시 중인 이 전시회는 맨해튼 PIER36 창고에서열리고있는데 사면의벽과바닥에반고흐의대 형 그림이 컴퓨터 애니메이션으 로재현된다. 아를의 침실, 가셰박사의 초상, 삼나무가있는밀밭, 해바라기, 밤 의카페, 아이리스, 감자먹는사람들, 올리브정 원과 사이프러스 나무 등 고흐 작품들이 살아 움직이고있다.바람결에날리는분홍꽃잎이하 르르 날아와 꽃을 피우고 구근이 땅속에서 자 라올라아이리스를꽃피우고하늘에별이하나 둘총총나타나고... 음악과어우러진환상의세 계다. 생전에유화단한점을팔았을뿐평생가난과 우울증에시달린화가빈센트반고흐(Vincent vanGogh, 1853~1890).그림그리는것을뒷바 라지해준동생테오와나란히프랑스오베르쉬 르우아르공동묘지에묻혀있다. 이디지털전을보면고흐가얼마나풍부한감 성과다양한색채의화가인지실감하게된다.프 랑스남부의눈부신자연이붉은색초록색푸 른색오렌지진한노랑보라색등갖가지칼라 로나타난다.그런데이렇게밝고아름다운그림 을그린그가자살을했다고?그것도37세에밀 밭에서권총으로가슴을쏘았다고? 고흐의 작품 900여점과 1,100여점의 습작들 이 정신질환(측두엽 기능장애로 추측)을 앓고 자살을 감행하기 전의 단 10년 동안에 그려졌 다.그는왜그랬을까?고흐의한전기영화는권 총오발사고였다고하고어느책에서는동네10 대불량배에게살해되었다고한다. 하지만네덜 란드암스테르담반고흐미술관은1890년7월 29일타살이아니라자살이라고못박았다. 1889년1월왼쪽귀를스스로잘라낸후몇달 후스스로생레미정신병원에입원,병실창밖을 내다보며그린‘별이빛나는밤’에는원색의소 용돌이가 하늘가득 정신없이 돌 아간다. 불확실한미래, 가난, 외로 움,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자살의원인이라는데천재적예술 가들의창조성안에는정신병리적 요인이 있는 것인지, 헤밍웨이, 카 미유 클로델은 양극성 장애, 미켈 란젤로, 에드가앨런포우, 에밀리 브론테와 샬로트 브론테 자매는 우울증을앓았다고한다. 천재들에게 광기로 인한 일화는 많이 전해진 다. 고흐도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작품에몰두했다.천재들은우울증을예술로승 화시킨다지만 보통사람은 어떻게 우울증을 극 복해야 할까? 작년과 올해, 지인이거나 인터뷰 했던사람10여명이질병,사고,노환,극단적선 택으로세상을떠났다.그중코로나19사망자나 코로나블루로인한죽음은시대를잘못만났다 는억울한생각이든다. 코로나 팬데믹 종착역이 보이던 미국이 최근 델타변이감염이확산되면서다시마스크를착 용하고있다.세계코로나누적확진자수가2억 명을돌파했고미국의하루신규확진자수는다 시10만명을오르내리고있다. 이렇게계속갈거같아, 공포감을느껴, 슬프 고우울해,기분이바닥이야하고다들말한다. 지난5월발표된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 고서에의하면전세계적으로코로나19확산이 후불안증과우울증이 2배가량높아졌는데조 사대상 15개국중한국이 36.8%로가장높다. 한국은2003년부터자살률1위를고수하고있 다.우리정서상정신적으로힘들어도말하지않 는다. 병원도안간다. 한인들의정신질환도미 국평균치보다훨씬높을것이다. 이민자에게 공통적인 언어 및 문화 소통능력 부족에장기적인코로나팬데믹이우울증을확 장시키고있다.‘미친듯죽고싶고,미친듯살고 싶다’는이웃이있다면참으라고하지말자. 도 움이필요하면나힘들다고청해야한다.대화가 필요한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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