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권정희 의 세상읽기 메타버스 오피니언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 아침 쿠오모, 다 가진 자의 함정 뉴욕퀸즈에서변호사아버지의장남 으로 태어난 후 63년, 그의 삶은 탄탄 대로였다. 미국의 대표적 정치명문은 케네디가와부시가.그런데뉴욕주로 가면또다른독보적정치가문이있다. 이탈리아계의쿠오모가문이다.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는 1980년대 초반부터 12년간 뉴욕주지사를 거친 뒤 민주당 대권후보로 거론되었던 정 계 거물. 장남 앤드류 쿠오모는 아버 지의후광아래아버지의뒤를따라갔 다. 아버지처럼 법학을 공부하고 1982 년아버지의주지사선거캠페인매니 저로일하며정계에입문한후뉴욕주 정책보좌관, 클린턴 행정부 주택도시 개발부 장관, 뉴욕주 검찰총장 등을 두루 거쳤다. 그리고는 2010년 말 주 지사에 당선된 후 내리 3선에 성공했 다. 게다가그는케네디가의사위이기도 했다. 1990년결혼(2005년이혼)한아 내케리는로버트케네디전법무장관 의딸, 즉존 F. 케네디전대통령의조 카이다. 뉴욕의 로열패밀리라는 말이 나올만한조건들이다. 승승장구하던 그의 삶이 최고점에 달한 것은 지난해였다. 코비드-19 팬 데믹으로뉴욕주가공포에빠졌을때, 주지사로서 그가 진행한 그날그날의 상황 브리핑이 대히트를 쳤다. 브리핑 은 매일 전국에 중계되며 루즈벨트의 노변담화 혹은 2차 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의 라디오 담화에 비견되었다. 암 담한 현실에서“희망을 주고, 믿음을 준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코로나 대 응관련뉴욕주민들의지지는 87%에 이르렀다. 두서없고 불통이던 트럼프 와대조되며그는소통의주지사로전 국적인기를누렸고, 대통령감으로거 론되었다. 그것이 1년 전이었다. 그리고는 1년 후누구도상상하지못했던일이일어 났다.지난10일쿠오모는사임을발표 했다.높이올랐다는건그만큼처참하 게 추락할 수 있다는 것. 밀랍 날개로 하늘높이날던이카로스가태양열에 밀랍이 녹으면서 급추락하는 고통을 지금 그는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을 것 이다. 공고하던쿠오모권력의성채를허문 것은일견사소한것이었다. 쿠오모자신은아직도사소하다여기 는성희롱성추행전력이그를무너트 렸다. 지난해 12월 전직 보좌관이 처 음폭로한후총11명의여성들이성추 행피해를주장하자뉴욕주검찰이조 사에 나서고, 지난 3일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현직보좌관에대한그의성추행 의혹들은 사실이며 연방법과 주법 위 반이라는내용이었다. 바이든대통령. 의회 민주당 지도부, 뉴욕주의회로부 터 사퇴요구의 십자포화가 쏟아지자 지난몇달버티고버티던쿠오모는결 국사임발표를했다. 그러면서도여성 들을 가볍게 껴안고, 몸을 슬쩍 만지 고,볼에키스하는등의행동은친근감 의표현일뿐성추행은아니라는주장 을굽히지않고있다. 사회학과심리학계가근년많은연구 를 하는 주제가 성희롱·추행이다. 특 히권력계층은왜그렇게툭하면성희 롱에 연루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 하다. 3년여 전 와인스틴 사건이 터지 고#미투봇물이터진후할리웃은물 론 정계, 재계, 미디어, 예술계, 스포츠 계등분야를막론하고수많은고위직 남성들이 성희롱 행실이 폭로되면서 물러났다. 연구결과를보면성희롱하는자들에 게는공통점이있다.감정이입/공감능 력이부족하고, 전통적남녀역할을굳 게 믿으며, 권위주의적이어서 남을 지 배하려는경향이강하다. 여기에주변 환경이 도와주면 성희롱 성향은 현실 이된다. 남성중심조직문화, 고위직들 이서로눈감아주는끼리끼리문화등 이다. 권력막강한보스들에게는규정 이나 규범이 느슨하게 적용되는 현실 또한영향을미친다. 몇번성희롱해도 별문제가없으면계속반복하는것이 다. 아울러 문제는 권력의 속성. 권력은 눈을멀게한다. 자신보다힘없는사람 들이눈에보이지않는것이다. 그래서 충동적행동을거침없이하게되고, 사 회적관습을우습게보게되며, 무엇보 다자신의행동이남에게어떤영향을 미칠지에별로관심이없다. 거기에더해매사자기중심적이되어 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성적으로 끌린 다는착각을하는경향이있다.성희롱 을대놓고하는남성들은자신이당연 히여성들로부터성적관심을받을자 격이있다고여긴다. 한마디로 에고와 휴브리스, 즉 자기 중심과오만의문제이다.모든걸다가 진자들이빠지는함정이다. 그리고쿠 오모는상당부분이의전형이다. 로열패밀리의 장남으로 권력을 타고 난 그는 마키아벨리주의 마초로 유명 하다. 권력추구에수단방법을가리지 않고, 앞길을방해하는자들은확실하 게보복하며, 부하직원들은불만이있 어도 감히 말을 못하게 위압적이라는 평판이다. 그런그가평소여성들을어 떻게대했을지는짐작가능하다. 성희롱·추행을 가볍게 보던 시대는 지났다. 반드시대가를치른다는사실 을 쿠오모가 이번에 확실하게 보여주 었다. 지금 한창 잘 나가는 사람들은 자신 을 돌아보자. 품행에 문제는 없는지, 남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는지. 천길 높이의큰둑도작은개미구멍이커져 서무너진다고했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하루가 다르게 낯선 신조어 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 로만들어진용어인지외계에 서날아온것인지분별이어려 운말들이방출되고있는와중 에 최근 메타버스(metaverse) 란말이심심찮게대두되고있 다. 뜻 모를 말이라서 사전을 열어보았다. 가상, 초월, Meta 와 세계, 우주 Universe의 합 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 미하는것이었다.정치경제사 회 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생활형, 게임형가상세계라는의미 를 포함하고 있으며 학자들과 공공기관에서 폭넓게사용되고있다고한다. 2D, 3D라는표현도, 가상화폐라는말도들 어보긴했지만가상공간의상호작용과환경 에 미치는 실용성이며 가상화폐가 실존가치 를지닐수있는가에대해선이해가닿지못하 고있다. 가상세계가인류와밀접해지고확대 되고있다는사실이두렵다. 가상세계에서벌 어지는 일들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어떻게 감 당해야하며과연친숙해질수있을까. 무섬증이 인다. 가끔은 아나로그로 돌아가 고픈, 아직은아나로그에심취해있고싶은노 심이라서 최소한의 디지털에 겨우 적응하고 있는작금쯤에서머물러주었으면싶은심정 이다. ‘메타버스’는또하나의사이버사회를옹립 하듯현실사회를따돌려버리고나홀로독주 를감행하고있다.사이버공간에서정보와지 식을 얻고. 정보와 지식을 발표하고 나눈다. 마트를방문하지않고도일상이유지되고, 오 락을즐기고, 집안에서은행거래를처리한다. 사이버에 매료된 소비자들은 편리하고 저렴 하게최대의효율적소비문화에길들여져가 고있다. 이러한 가상공간 속의 변화를 정부와 기업 들은 적절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겠지만 가상 세계는급박하게매우빠르고무서운속도로 변화를추구하고있다.팬데믹혼란속으로치 닫는동안‘메타버스’란생소한사이버산업 과경제가주도적위치를차지해가고있었다. 이젠어쩔수없이현실적대면으로형성되는 시장거래에까지‘메타버스’가보완되어야충 분한효력발생을기대할수있으리만치세상 은가상사이버세계에볼모잡힌모양새가되 어버리고말았다. 기업도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까지도 사이 버공간을불러들이지않으면경쟁에서이미 뒤떨어지게 되는 현상이 유입되고 팬데믹이 란터널을지나는동안소비자자리에서게된 고객들의 강요로 만들어진 기현상이 쇄도하 고있다. 산으로 들로 바닷가로 나 들이를 가지 않고도 집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고, 악기 연주를 못하는 사람도 연주 자가될수있는세계가펼쳐 진다는것이다. 이러다간언제쯤일지그때 가오면먹거리를먹지않고 도일상이가능한시대가도 래하는것은아닐까. 가상세계의 성장과 진화가 그리반갑지만은않다. 가상 세계로부터인간이소외될날이올것이라는 예측도그리억측은아닐것같아서이다. 가상공간에서발생하는피해가사회문제로 파생되고청소년피해는상상초월로가정붕 괴로까지이어지고있다. 정보통신망을이용 한개인인권침해, 직거래사기, 불법컨텐츠 침해, 사이버 음란물, 사이버 도박에 이르기 까지 명예훼손과 모욕, 스토킹 등 악성 댓글, 허위 사실 유포, 신상정보 침해, 가상공간의 폭력은끝모르게이어지고있다. 첨단과학에 조정당하는 가상세계, 인간의 이성을 조절하는 가상세계의 정처없는 여정 은어디에까지미칠것인가. 가상과허구가교 착점을잃어버리는넌센스까지난무할것같 다. 가상세계 폐해는 기존 온라인 게임과는 달 리일상생활로인식하는중독성심화가능성 이높아서가상세계에지나치게몰입하게되 면일상현실은피폐해지고정체성장애발생 가능성이높아진다고한다. 팬데믹격리시한까지성큼뛰어넘으며일상 으로 다가온 가상세계는 현실과의 이질감이 나위화감쯤에는염두에도없다는듯그경계 가막연한애매모호로가고있다. 과연 이러한 가상세계의 난립이 인간의 삶 에풍요로움을더해줄수있을지, 인간을어딘 지모를가상세계로유리방치하게만들지모 를일이긴하지만인간차등화가가속될것은 자명하다. 인류는더많은편리를구가하고, 소비문화 의혁신을요구하느라자연이오염되고급속 한지구환경변화를절감하지못한결과온난 화 시계는 당겨지고 전례없는 산불, 폭염, 폭 우, 가뭄같은극한현상이수십년간잇따를 수있다는강력한경고가주어졌다. 자연섭리 를간과한채무한정발전하는과학이두렵다. 유년의 그 날들이 절절이 그리워지는 날이 눈 앞에 선뜻 들어설 것 같은 위기감이 고조 되지않기를기대하게 된다. 바라건대 메타버스가 아닌 주어진 현실 세 계에서 더는 훼손되지 않은 청정자연과 더불 어팬데믹이마무리된세상에서부디살아지 고싶다.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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