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8월 27일(금)~ 9월 2일(목) A4 스포츠 개그프로그램의유행어였던“1 등만기억하는더러운세상”이라 는말은사회풍자의성격이있었 기에더각광받았다.특히체육계 에이유행어는더욱와닿았다.‘1 위’,‘금메달’,‘최고’가아니면 기억해주지않았다.올림픽은더심 했다.‘금메달만능주의’로전국 민이무조건금메달을외쳤고은메 달을딴선수는세계2위임에도눈 물을흘리고“더잘하겠습니다”라 며머리를조아리기도했다.하지만 2020도쿄올림픽은그동안한국 사회가가졌던‘1등주의’가무너지 는것이확인된기념비적인대회가 됐다. 1984년LA올림픽이후37년 만에최소메달(20개)에그쳤음에 도국민들은금메달이아닌선수들 에게박수를보내고‘올림픽영웅’ 으로기억했다.그대표주자가바로 유도조구함(29·KH그룹필룩스)과 안바울(27·남양주시청)이다.조구 함은결승에서패한후상대선수의 손을치켜세우며승자에축하를보 내는모습으로크게화제가됐다.안 바울은동메달을획득한후펑펑울 며“아쉬워서가아니라도와주신 분들의고마움이생각나서”라고말 해올림픽이가지는간절함을새삼 느끼게했다.“8월말까지스케줄 이꽉찼다”고할정도로도쿄올림 픽유도영웅이되어방송출연등 바쁜일정을보내고있는두선수를 서울시청근처카페에서만났다.두 선수는한결같이“즐겼고최선을 다했기에후회는없다”며올림픽에 대한소회를밝혔다. “최선을다했기에 후회는없다” ● 유도의형제조구함-안바울 조구함, “울프를 진정한 무도인으로 인정했기에손들어줘” 조구함은도쿄올림픽남자유도100kg에 서은메달을획득,자신의첫올림픽메달을 따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장성호의 은메 달이후17년만에100kg급에서한국유도 에메달을안겼다. 조구함의 명장면은 단연 결승전, 일본의 에런울프와의대결이었다.유도종주국일 본 유도의 심장 무도관(부도칸)에서 일본 선수와무려9분35초의대혈전끝에안다 리후리기에한판패로무릎을꿇었다. 세상 누구보다아쉬웠을조구함이다. 하지만조 구함은주저앉아좌절하지않았다. 오히려 패배후울프의손을치켜세우며승자를축 하해줬다.이모습은패배에함께아쉬워하 는국민들에게잔잔한감동으로다가왔다. 올림픽이끝난뒤거의매일방송스케줄 이있고갈때마다출연진들이그얘기를원 한다며 멋적게 웃는 조구함은“과감하게 공격도했지만울프가내기술을워낙방어 를잘하더라. 9분이나함께모든걸쏟아내 면서‘실력이좋아서날이겼을것’이라고 인정하게됐다”고말했다.그는“울프가승 리후기뻐하는모습을보며내심정이이입 이되더라.아마내가이겼어도눈물을흘리 고기뻐했을거다.나도그랬지만큰대회에 서이기면그동안의훈련과정이파노라마 처럼지나간다. 그마음을알기에, 강한상 대였기에축하해주고싶었다”고말했다. “울프는 2년전에같은장소에서제가이 기기도했고그때도강하다고인정하던상 대였죠. 항상최선을다하는걸알고저도 그랬듯그도올림픽을위해모든걸쏟아부 은걸알고실력도알기에무도인으로인정 하기에그렇게손을치켜세워줄수있었죠. 제가이겼어도울프도똑같이했을거라생 각해요.” 또조구함은4강에서포르투갈의조르제 폰세카가경기중손에쥐가나서고통스러 워하자최대한그곳으로공격하지않고심 판이공격을지시해도물러나회복까지기 다리는모습으로박수를받았다. 상대의 부상을 이용해서 이긴다면 그건 떳떳하지못한승리라고생각했다”는조구 함은“다시그런상황이와도난공격하지 않고기다렸을것이다. 폰세카가저에게패 배후‘꼭금메달을따라’고응원해주던데 그친구도제행동을이해했기에해준말이 아니었을까싶다”며웃었다. 올림픽 정신은‘탁월함’,‘우정’,‘존 중’총3가지로여겨진다.조구함은탁월했 으며상대를존중하며우정까지나눴다.그 모습을국민들도똑똑히봤기에금메달이 아니더라도박수치며조구함을‘올림픽영 웅’으로기억한다. 안바울, 리우에선 은메달 따고도 울 었지만이번엔달랐다 유도66kg의안바울은이번도쿄올림픽 에서가장아쉬웠던순간을역시 4강전으 로꼽았다. “‘이것만 이기면 결승에 간다’는 생각을 너무많이했다.상대가준비를잘해왔고경 기의흐름을제가끌고오지못했다”고패 인을 분석한 안바울은“기억나는 순간이 딱기술을넣을기회가왔는데그때제가멈 도쿄올림픽유도은메달리스트조구함(왼쪽)과동메달리스트안바울. 지난 7월 25일도쿄지요다구일본무도관에서열린도쿄올림픽유도남자 66kg급경기동메달결정전에서안바울이이탈리아마누엘롬 바르도를맞아업어치기한판승을거두고있다. 지난 7월 29일일본도쿄무도관에서열린도쿄올림픽유도남자-100kg급결승경기에서조구함(왼쪽) 이일본에런울프를상대로패한뒤울프의손을들어주고있다. 칫하며망설였다. 그망설임의찰나가지나 자 상대로 되치기로 들어왔다.‘기회는 왔 을때잡아야한다’는걸뼈저리게느꼈다. 그순간이준교훈을꼭잊지않겠다”고다 짐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은메달까지 땄던 안바울은이번올림픽에서는동메달을땄 다. 리우결승과도쿄동메달결정전이후안 바울은 똑같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 눈물의의미는완전히달랐다. “리우 때는 솔직히‘금메달을 따지 못했 다’는사실과‘한수아래선수에게졌다’ 는 아쉬움의 눈물이 컸어요. 하지만 이번 도쿄에서는슬프고아쉬움의감정보다다 시올림픽시상대에설수있다는감사함과 이긴순간저를도와주고응원해주신분들 이갑자기떠올라감사한마음에눈물이나 더라고요.” 즐겼기에 후회 없다… 파리에선 더 높은곳에서웃겠다 두선수의인연은남다르다. 중량급과경 량급이지만신인시절태릉선수촌룸메이 트로동고동락했다. 게다가 2016 리우올림픽을준비할당시 에는안바울이체급을올리고,조구함은체 급을내리면서살을억지로찌우고빼는큰 고통을함께나누기도했다.리우에서는안 바울만메달을따고조구함은허무하게초 반에탈락했는데이번에는함께메달을땄 기에더기쁠수밖에없다. 안바울은“리우때결승에올라보니감정 컨트롤을하기가쉽지않았다.그래서이번 에결승무대에오른(조)구함이형에게‘끝 까지침착하고차분하게경기해야한다’는 말을반복하게되더라고요. 구함이형은정신이없어서제말을못들 었을수도있었지만정말저는그때감정컨 트롤을잘하지못했던속상함이떠올라서 정말그러지않길바랐죠”라며조구함의결 승전직전상황을떠올렸다. 조구함은“(안)바울이 덕분에 많이 도움 됐다”며 안바울의 조언을 잊지 않고 있었 다. 그는“귀국날 버스 옆에 같이 앉아 서로 은메달을따본소감에대해많이얘기했어 요.‘지금은행복할수있어도시간이지날 수록 아쉬움은 남을 거다’라고 하던데 바 울이말이맞는것같다. 올림픽만이주는 느낌, 그리움이있다. 그기분을다시느껴 보고싶다”고했다. 안바울은“금메달을따지못했기에창피 하진않다. 난정말최선을다했고리우때 그러지 못했기에 도쿄에서는 최선은 다하 되즐기려고했다.후회없다”고했다. 조구함역시“방송에나가서도‘금메달이 아니라고행복하지않은건아니다.난은메 달로도행복하다고당당히말하고다닌다” 며웃었다. 인터뷰내내두선수는이구동성으로“아 쉬움은 분명 남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아쉬움과후회는분명다르다.이들은벌써 2024파리올림픽으로향하고있다. 안바울은 은메달과 동메달, 조구함은 은 메달을따봤기에이제는금메달이다. 이들 은“파리올림픽이고작3년밖에남지않았 다.게다가아시안게임도1년후다. 3년뒤면노련함과기술은분명최대치를 찍을것으로본다. 그때서로가장높은곳 에서금메달을목에걸고웃고싶다.그때도 도쿄처럼즐기며결과에승복하되도쿄의 아쉬움과보완점을잊지않고기쁨의눈물 을흘리고싶다”며환하게웃었다. 이재호스포츠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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