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9월 4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 아침 이른 아침 창을 열면 산뜻한 기 류가 밀려든다. 처서가 들어섰다 는 안도감에 대책없던 무더위가 한풀꺾인흐름새다. 여름은이따 금은갑작스레, 때로는아직절정 이다싶은 순간에 끝나버리곤 했 었지만한주간은그나마더위먹 은 체증을 가라앉히듯 서늘함을 맛보게해주었다. 그늘을찾지않 아도될것같은안도감까지는아 직이다 싶기도 하고 서두르는 건 아닌지 싶으면서도 소박한 가을 바람을만나고싶음을숨길수없 었다. 지구도 우주 질서를 따라 기울 기를조절하며아침저녁으로수 은주의 휴식을 선물처럼 전해주 었나 싶다. 산책길에서 만나지는 숲도밤새푹자고난표정으로만 상을 깨우기 시작하고 투명한 미 소이듯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하늘에 떠있는 한가로운 구름이 마냥달려도, 한없이느슨하게달 려도괜찮다한다.삶의궤적을가 능한 단순하게 남기라는 수신호 같기도하다. 언제나이듯계절요약은다가올 계절을 그리는 기다림에서 시작 된다. 계절과 어우러지고 넉넉한 사랑이 무르익을 무렵이면 어김 없이 계절 나이테는 완성도에 집 중하고 있었으니까. 연록의 풋풋 함도 어제 일인듯 조락하는 잎들 의쓸쓸함이눈에띄기시작했다. 여름은 검푸르게 우거진 숲에서 수많은 생명이 번성하고 결실을 위해 화려하고 풍성했어야만 했 었다. 분주했고 풍요롭고 넉넉함 이 넘쳐났다. 봄처럼 화사하지도 않으며 가을처럼 비워내지도 않 았고, 겨울처럼차갑게침묵할줄 도 모른다. 계절 중 성장 폭과 깊 이가으뜸이다. 계절의중심에서 서순환을일구어내고있었던건 아닌가싶기도하다. 다양한지구 촌배경에도뜨거운열정으로순 환에충실했고가을에건네줄무 르익음에도 손 부끄럽지 않으려 는 추스림에 경외감마저 품게되 는듬직함을놓치지않았다. 백로가들어설무렵이면짙푸름 을 끌고가고픈 여름이랑, 잎새를 물들이고 싶은 가을이랑 마지막 주도권이 치열해진다. 계절이 들 어서려고 밀려나지 않으려는 밀 당같지만계절의 순환은이미질 서가운데흐르고흘러왔던것이 라서제아무리애를써도여름은 가을을밀어낼수없음이요제아 무리 결실의 수확을 자랑한다한 들겨울추위를막을순없음이다. 설령봄바람에마음이설렌다한 들어차피여름이들어설길은열 어주어야하는것을. 계절은늘상치열한듯오밀조밀 정겨운듯 어김없이 찾아들고 다 시떠나고포옹으로반기고아련 한손짓으로헤어진다. 마치생의 조망도처럼 때로는 회전목마처 럼 인생을 입체적으로 단면적으 로들여다보며삶을측량하고설 계하며탄탄한결실을꿈꾸며구 축해가라는 메시지를 남기고는 홀연히 떠난다. 더위랑 추위랑은 평생을같이했지만늘새롭듯만 난것같은데가을에게자리를내 어주는여름이왠지쓸쓸하고울 적해보인다. 여름나기 이벤트는 팬데믹으로 하여진가를발휘하지못한채여 름을떠나보내게되었다. 더위와 맞짱뜨듯 쨍쨍한 태양 아래산에오르기도하고뜨거운 음식으로나 백사장 열기로 이열 치열 더위와 맞서기도 하고 서늘 한 느티나무 아래서 신선놀음을 즐기고, 차가운 계곡 물에 몸을 담그고녹음짙은그늘을찾는피 서고전을미룰수밖에없었지만 오곡백과는 튼실하게 여물어가 고수목은여념없이나이테를그 려내고 있었는데 미처 감사의 마 음이 닿이지 못했음을 고백하게 된다. 계절은마치미숙하고옹졸 한인생들을품고미처영글지못 했음도 꾸짓지 않으며 계절마다 의자태와향내를마음껏부려놓 고는끝자락을보인다. 여름 내내 가을이 다가서도록 성숙으로 무르익었고 적절한 어 울림으로 인생들의 삶의 기틀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 사이에오가는인정에비할바아 닌깊은어루만짐으로. 여름나기의고충보다결실을바 라보는부풀은꿈을그려내고있 었던 여름날의 겨룸과 대처가 긴 여름날의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여름나기를 무던히 견뎌낸 소시 민의 마음에까지 풋풋한 안도의 향기가 번져나는데 끝맺음하려 는여름표정이어찌아쉽고애잔 하다. 여름 끝물 풍광은 더위에 시달 린 끝이라 모든 움직임을 최선껏 절제하며한숨돌리듯분수령같 은풍경을만들어내고있다. 팬데 믹 위협에도 찜통 무더위에도 탈 없이 여름나기를 보낸 감사가 밀 려든다. 무더위에겹적삼입듯뜨 거운열기가분출되는와중인줄 로만알았는데어느틈에계절은 갈림길풍경에젖어들고있다. 불현듯 가을이 들어서기 전에, 남아있는짧은여름이다가기전 에뜨거운열정을품은넉넉한품 새가아름다웠노라고, 여름날사 랑과 수고를 잊지 않겠노라고 함 축된시어로읊조려주리라. 아직 은싱싱한초록길섶에서서. 여름나기 치매 이별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우울증으로 오래 상담을 받아온 김선생님이지난주,와이프를치매 요양시설에보냈다.상담과제로그 분이써온일기에는이렇게적혀있 다.“아내가진단을받고 7년동안 집에서 그녀를 돌보았다. 바로 그 전결혼기념일에우린어떤일이있 어도 서로를 요양시설에 보내지는 말자고했던약속을지키고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치매는우리를떼 어놓았다.부드럽고자상했던그녀 는 폭력적이 되었다. 나를 때리고 상스런 욕을 퍼붓는다. 망상과 편 집증세도심해졌다.그녀를더는돌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힘들다.젊어서는나의연인이었 고 평생 가장 가까운 친구였으며 죽음이갈라놓을때까지함께하자 고 맹세했던 반려자. 그녀가 구급 차에 실려 요양원으로 떠났다. 나 는 비겁자인가? 아내보다 내가 먼 저 눈을 감게 해달라고 신께 기도 한다. 아내가 먼저 떠나는 슬픔을 감당할수는없을테니까.” 샌프란시스코의 한 병원에서 치 매로 어머니를 잃은 30세 딸은 장 례식조사에서이렇게말한다. “엄마가 떠났다. 나는 더 이상 엄 마에게 말을 걸지 못한다. 직장에 서일어난소소한일상과친구들과 나눈 재미난 이야기도, 늘 내편이 되어주던엄마에게말하지못한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던 엄마, 씬 디! 하고나를부르던다정한목소 리를한번만더들어볼수있다면… …” 부모,조부모,배우자등사랑하는 사람이나이들면서기억장애를거 치는 것을 바라보는 일은 가슴 아 프다.가벼운건망증이나여기가어 디? 같은인지혼란이때로치매의 초기 증세일 수도 있다. 치매는 증 상을 가리키는 말로, 알츠하이머 와 겹치는 부분도 있으나 같은 말 은아니다. 뇌졸중이나뇌산소공 급부족, 당뇨등으로일어나는혈 관성치매, 보통 60세이상에게발 병하는 전두엽 치매, 뇌의 운동기 능과기억회로에단백질이쌓이는 노인성치매등으로나뉘는데,어느 종류이든 곁에서 지켜보아야하는 가족들의 괴로움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사랑하는 가족을 어느 시점 까지 집에서 돌볼 수 있는지, 전문 요양시설로보내는것이과연옳은 선택인지,가족들의갈등도깊어진 다. 9월은‘세계 알츠하이머의 달’.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면회하 고아들이아버지의침대머리맡에 남긴노트가공개됐다. “헤어질 때마다 내 맘 가득 죄책 감. 아버지 홀로 남겨져 상처가 되 셨나요?주어진건고작한시간면 회. 당신은 지난 일들을 말씀하시 죠. 귀담아들어도무슨뜻인지알 아듣지 못해요. 이러다 나를 알아 보지 못하실까 두려워요. 당신이 이루어온 업적들로 자신감 넘치던 아버지.지금의나를키워내신아버 지. 제발 내가 누구인지 잊지 마세 요.아이러브유,대디!” 앤소니 합킨스 주연의‘더 파더’ (The Father)는 치매 환자의 입장 에서바라보는세상을그린다.치매 환자가쓴시에는그들이생각하는 세상이담겨있다. 다음은8년째집 에서치매남편을돌보는한여성이 알츠하이머 소사이어티에 보내온, 남편의글이다.“나는치매환자,이 름은 케니. 당신(와이프)이 누군지 기억나지 않아. 그래도 특별한 사 람이란건알지. 말을하고싶어. 그 러나 말이 되어서 나오지를 않네. 때론 너무 슬퍼. 때론 두려움이 몰 려와.난뉴욕에서일했었는데…기 억은 그뿐. 무얼 했었는지 떠오르 지않아. 먹으려해도삼킬수가없 네.아이스크림이라면아직맛을 기억해. 침을 흘려서 미안, 주변을 어지럽히고흘려서미안.이것이증 세란 걸 알아줘. 기저귀를 차게 되 어서미안.거추장스런옷을입히지 말아줘.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모르네. 하지만 난 아직 인 간이야,그렇지?” 한편,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 (www.alz.org )는 미 전역에 지부 를두고환자활동지원, 환자를돌 보는도우미나가족들에게정신적, 물리적 지원을 제공한다. 다양한 프로그램과네트웍이구성되어누 구든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한국인모임도있다. 전문가 에세이 김케이 임상심리학박사 치매이별 우울증으로 오래 상담을 받아온 김선생님이 지난 주, 와이프를 치매 요양시설에보냈다. 상담과제로그분 이써온일기 는이렇게적혀있다. “아내가 진단을 받고 7년 동안 집 에서그녀를돌보았다. 바로그전결 혼기념일에 우린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를 요양시설에 보내지는 말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 다. 하지만 치매는 우리를 떼어놓았 다. 부드럽고자상했던그녀는폭력적 이 되었다. 나를 때리고 상스런 욕을 퍼붓는다. 망상과 편집증세도 심해졌 다. 그녀를더는돌볼수없다는사실 을 받아들이는 게 힘들다. 젊어서는 나의 연인이었고 평생 가장 가까운 친구였으며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하자고 맹세했던 반려자. 그녀 가 구급차에 실려 요양원으로 떠났 다. 나는 비겁자인가? 아내보다 내가 먼저 눈을 감게 해달라고 신께 기도 한다. 아내가 먼저 떠나는 슬픔을 감 당할수는없을테니까.” 샌프란시스코의 한 병원에서 치매 로 어머니를 잃은 30세 딸은 장례식 조사 서이렇게말한다. “엄마가 떠났다. 나는 더 이상 엄 마에게 말을 걸지 못한다. 직장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상과 친구들과 나 눈 재미난 이야기도, 늘 내편이 되어 주던 엄마에게 말하지 못한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던 엄마, 씬디! 하고 나를 부르던 다정한 목소리를 한번 만더들어볼수있다면……” 부모, 조부모, 배우자 등 사랑하는 사람이 나이 들면서 기억장애를 거 치는것을바라보는일은가슴아프다. 가벼운건망증이나여기가어디? 같은 인지혼란이때로치매의초기증세일 수도있다. 치매는증 을가리키는말 로, 알츠하이머와 겹치는 부분도 있으 나같은말은아니다.뇌졸중이나뇌산 소공급부족,당뇨등으로일어나는혈 관성치매, 보통60세이상에게발병하 는전두엽치매, 뇌의운동기능과기억 회로에단백질이쌓이는노인성치매등 으로 나뉘는데, 어느 종류이든 곁에서 지켜보아야하는가족들의괴로움은말 할수없이크다. 사랑하는가족을어 느시점까지집에서돌볼수있는지,전 문요양시설로 보내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가족들의갈등도깊어진다. 9월은‘세계알츠하이머의달’ .요양 병원에계신아버지를 면회하고 아들 이 아버지의 침대 머리맡에 남긴 노 트가공개됐다. “헤어질 때마다 내 맘 가득 죄책 감. 아버지홀로남겨져상처가되셨나 요?주어진건고작한시간면회. 당신 은지난일들을말씀하시죠. 귀담아들 어도무슨뜻인지알아듣지못해요. 이 러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실까 두려워 요. 당신이 이루어온 업적들 자신감 넘치던 아버지. 지금의 나를 키워내신 아버지. 제발내가누구인지잊지마세 요.아이러브유,대디!” 앤소니 합킨스 주연의‘더 파더’ (The Father)는 치매 환자의 입장에 서 바라보는 세상을 그린다. 치매 환 자가 쓴 시에는 그들이 생각하는 세 상이 담겨있다. 다음은 8년째 집에서 치매 남편을돌보는한여성이알츠하 이머 소사이어티에 보내온, 남편의 글 이다.“나는치매환자, 이름은케니. 당 신(와이프)이누군지기억나지않아. 그 래도특별한사람이란건알지.말을하 고싶어. 그러나말이되어서나오지를 않네.때론너무슬퍼.때론두려움이몰 려와. 난 뉴욕에서 일했었는데… 기억 은그뿐. 무얼했었는지떠오르지않아. 먹으려해도삼킬수가없네. 아이스크 림이라면아직맛을기억해. 침을흘려 서미안, 주변을어지럽히고흘려서미 안. 이것이증세란걸알아줘. 기저귀를 차게되어서미안. 거추장스런옷을입 히지말아줘. 내가무슨생각을하는지 아무도모르네.하지만난아직인간이 야, 그렇지?” 한편,미국알츠하이머협회(www.alz. org)는미전역에지부를두고환자활 동지원, 환자를돌보는도우미나가족 들에게 정신적, 물리적 지원을 제공한 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네트웍이 구성 되어누구든도움을청할수있다.지역 에따라한국인모임도있다. 전문가에세이 적으로요구하고나섰다. 이 민권 단체들은 만일에 선거구 제도를 개정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 구’에서 작년에 풀러튼 시 역사상 최초의한인시의원이탄생했다. 이 선거구는 민족별로 한인 유권자가 있다.‘풀러튼 1지구’와 마찬가지로 ‘부에나팍 1지구’도향후한인이계 속해서 시의원으로 당선될 가능성 난 2010년 센서스와 10% 이상 크 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굳 이 선거구를 4개로 축소할 필요가 지도가 한인 후보에게 불리한 지형 으로 바뀌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시기이다. 케 임 리학박사 시사만평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2021년노동절연휴 “그냥집으로돌아가서뒷마당에서 요리나해먹으면안될까요?” 노동절연휴! ◀산불 코로나핫스팟▶ ◀홍수 사이클론▶ ◀상어떼 가뭄▶ ◀폭풍 우박▶ ◀살인말벌 폭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 법률 대리인을맡고있는정철승변호사가 1 일‘100세철학자’로알려진김형석연 세대명예교수가최근잇따라문재인정부를비판한데대해“이래서오 래사는것이위험하다는옛말이생겨난것”이라고공격해물의를빚고 있습니다. 정변호사는페이스북을통해“어째서지난 100년동안멀쩡 한 정신으로 안 하던 짓을 탁해진 후에 시작하는 것인지. 노화 현상이 라면 딱한 일”이라고 비꼬았는데요. 자신의 진영에 쓴소리를 한다는 이 유로존경받는노학자를폄훼하는것은상식에어긋날뿐아니라노인 비하발언으로비칠수도있습니다. 2004년총선당시정동영전 원이 ‘노인폄하’ 발언으로곤욕을치른교훈을까맣게잊은건가요. 시사만평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2021년 노동절 연휴 “그냥 집으로 돌아가서 뒷마당에서 요리나 해먹으면 안 될까요?” 노동절연휴! ◀산불 코로나핫스팟▶ ◀홍수 사이클론▶ ◀상어떼 가뭄▶ ◀폭풍 우박▶ ◀살인말벌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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