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내 마음의 시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류요한 (애틀랜타한인교회) 아침나절짧은단상이쉽게지워 지지 않는다. 노을이 비끼는 도심 거리에아무도눈여겨보지않는남 루한 노숙인이 손을 내민다. 풍찬 노숙으로바람과이슬을맞으며한 데서먹고자는거처가정한데없는 지친뒷모습이이따금씩재생되듯 떠오른다. 자정 무렵 공포스런 천둥 번개와 거센 비바람이 창을 마구 흔들어 댄다.비바람몰아치는거리에카트 가득짐을실은그노숙인은갑자기 쏟아지는폭우를어떻게피하고있 을까.듣기로는홈리스가쓰러져있 더라도직접손을대거나도와주려 하지말고혹여누명을쓸수도있음 을대비해경찰에연결해야한다고 했지만 태어났으니 살아야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란 아픔쪽으로마음이기울어진다. 생존위기상황앞에오로지한줌 떡덩이가 절실한 방랑자처럼 억센 비바람속에서도쓰러지지않는풀 포기의 가녀린 삶을 들여다 보는 것같다. 딸내들은 홈리스 만남을 대비해 서현금나눔대신음료수나먹거리 를 항시 싣고 다닌다. 딸내들 흉내 내기는힘들지만우리집할배는별 다른손질없이손쉽게먹을수있는 패스트푸드를두어끼정도먹거리 로건네시곤하신다. 견딜수없는굶주림이한가닥자 존심도수치심도실종시킨것같다. 표정을 잃은 지도 오랜 것 같고 감 사도감동도기쁨도어디로잦아들 었는지무표정일관이다. 푸른하늘 이 지붕이요 몸을 누일만한 박스 조각만있으면아늑한잠자리가되 는 무소유의 경지를 걷고 있을 듯 싶다. 어쩌면 시공을 무시할 수 있 는자유를만끽하며자연과의조화 만을꿈처럼즐기고있을지도모를 일이다. 더이상낮출게없는텅빈육신을 끌고다니며세상잣대로눈금을맞 출 수 없는 디오게네스 철학이 숨 쉬고있을지도모를일이다.세상을 밀어내고당김질을해대며온갖광 기와감정을기쁨과노여움,슬픔과 즐거움을화학실험하듯전기분해 하듯 즐기고 있을 것도 같다. 생의 젊음과 소멸을 뒷풀이하듯 토막도 치고 붙이기도 하면서. 생의 마디 마디 봄이 찾아들고 봄은 여름을 불러들이고여름은가을에게계절 을떠맡기고가을은겨울로스며들 듯바람처럼구름처럼생을지나치 고있는듯싶다. 둥지잃은서글픔은밤이찾아오 는두려움으로이어지고허기앞에 무너진일상은노숙자쉘터를찾고 무료급식소를찾게된다. 신문지로 얼굴을가리고다시시작할때까지 더는주저앉지말자고,정처없이음 지로음지로걸음을옮겼을것이다. 희망이바닥에나뒹굴고절망의밤 을저당잡힐수있기를몸부림하며 새벽을깨웠을것이다. 이렇듯 밤을 밝히다 보면 새벽을 깨우는발걸음들이부러워진다. 갈 곳이있는,누군가가기다리고있는 일상의저렴한기대치조차도말라 버렸을까. 같은 하늘 아래 가진 자 의눈높이가절대성이라우기는소 리와 오늘은 어디메서 무료급식을 나누어준다는소리가뒤엉키는세 상이소란스럽기만하다.더는잃을 것이없는생존의고뇌를맛본탓에 그나마달관의경지를얻을수있었 을것이라는위로가힘이되어주었 을까. 홀로 무엇을 어떻게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새들도 외홀로는 날지 않음이라우리가살고갈한생은어 딘가에기댈벽이있기마련인것인 데 손을 붙들만한, 내밀어주는 손 길이주변에정녕없었을까.시대를 막론하고 노숙인은 어디든 있어왔 기에어쩌면노숙인이란세상이만 든 눈높이보다 더 높은 차원의 영 혼의자유를누리고있는건아닐까 싶기도하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함을 누릴 수 있다는 방만함의 시선에 는욕망의갈증에노예가되어버린 현대인의허기, 비굴의굴레쓰기를 밥먹듯하는인생들을지켜보며한 끼허기를채우기만하면왕좌도부 럽지않음이라서 순수의 정직을 구 별할줄모르는인생들의편견을비 웃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끝없 는 정욕을 쫓아 정신적 영혼의 걸 인이 되어 지식, 권력, 권좌의 쓰레 기통을뒤적거리고있는뻔뻔한지 식과권력의노숙인들이양산되고 있는세상을비스듬히비켜서서지 켜보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풍요 의시대라지만어쩌면영혼의홈리 스들이양산되고있는건아닐런지. 오로지권력과물질을생의목표로 삼는 세상이란 생존경쟁의 전쟁터 에영혼의노숙인들이비일비재지 천인것같아인생이란어차피풍천 노숙의 삶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끝모를 욕심에 사로잡힌 일그러진 인생들끼리 영혼의 걸인으로 의기 투합야합하느라세상은혼란의무 법천지로아수라장이되어가고있 다. 노숙인이 힘들어 하는 것은‘다 괜찮다’고스스로를속일수는있 지만 가장 힘든 건 객관적 편견의 시선이라한다. 과연이시대에세상이만든잣대 에매이지않으며영혼의자유를누 리는참자유인은누구일까. 풍찬노숙(風餐露宿) 나이가 들어가니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요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십년이지나만났는데 엊그제만난듯한사람 엊그제만났는데 만난지십년이나 되는듯한사람 그런사람이그립다 떠들썩한카페에 홀로앉아한잔의 커피를마시자면 그리운옛친구가 찾아오는것같고 잔잔한호숫가에 떠다니는오리를 보며앉아있으면 그옛날첫사랑의 여인이그리워진다 이제는알것같다 세상의모든일은 사랑으로아니하면 뜻대로이루어지지 않는다는것을... 크리스토퍼웨이얀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되돌아온 9.11 20년이 지났지만 자꾸 처음 시작했던 시점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야. 9.11 20주년 탈레반장악 아프간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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