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9월 18일 (토요일) D8 연중기획 아, 이기분은뭘까요.이제막임신 사실을안분,출산을불과한 달앞둔분,얼마전아이를품에안은 분…그엄마들을보는심정이정말 이상했어요.타임머신을타고과거의 나를마주하는느낌이이럴까요. 그동안 머릿속으로 구상만 했던 산모교실을 드디어연 날, 제마음이 그랬죠. 비록 온라인이었지만,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눈동자들이제마음을 뭉클하게했어요. 그들 앞에펼쳐질 일들, 그리고 내가 겪었던일들이 떠올라서일 거예요. 나의뒤에올 엄마들, 보세요! 그래요, 전이산모교실을 꼭 열고 싶었어요. 이미많이들어봤을 그 흔한 산모교실이아니에요. 우리가 붙인 이름은 ‘세상에없던 산모교실’이죠. 우리이현이가 만 다섯 살이됐으니까, 저도 출산한 지 5년이넘었네요. 임신했을 때보니, 맘카페나 기업, 지방자치단체에서산모교실을 참 많이열더라고요. 그런데전 프로그램 소개만 봐도 왠지거부감이들었어요. 온통 순산 얘기뿐이었거든요. 나는 그저아기를 잘 낳아야 할 몸으로만 존재하는 것처럼느껴졌어요. 그런 산모교실엔 나는 없고 아기만 있었죠. 쿪칾잞몮힒푢훎찒 안전하게출산하는 것, 물론 중요하죠. 그렇지만 아기뿐 아니라 나도 중요하잖아요. 산모교실에 다녀오면 사은품으로 주는 유아용품이두 손에들리겠지만, 마음은 왠지허할 것만 같았어요. ‘왜 나에게집중하는 산모교실은 없는 거야.’ 불만이쌓여갔죠. 나를 지키면서 출산 준비하도록 돕는 산모교실을 꼭 만들고 싶었던이유예요. ‘세상에없던 산모교실’에선 스스로 이런질문을 던지고 기록하도록 도와요. 나는 왜엄마가 되려고 하는지, 엄마로 사는 삶을 떠올리면 뭐가 가장 궁금하고 걱정되는지, 나는 어떤엄마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공동 양육자(남편)와 대화하는 시간도 필요해요. 양육의원칙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공동 육아는 어떻게할 것인지구체적으로 얘기하고 미리 분담해둬야 하죠. 임신으로 바뀐 내 몸을 살피고이해하는 시간도있어요. 그런 산모교실이왜필요하냐고요? 임신기간이열 달이나 되는데그런 생각쯤 자연스럽게하면서지내지 않겠냐고 말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열 달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요. 직장이라도 다니고 있다면 더정신없이시간이흘러가죠. 스치듯 생각을 할진 모르지만, 기록하기는 쉽지않고요. 우리는 대개생각보다 준비없이아기를 만나요. 한번 찬찬히생각해봐요. 임신을 계획할 때, 그리고 임신하고 나서도, 너무 몸의얘기만 하지않나요? 그리고 출산 뒤엔 덜컥육아라는 전쟁터에 홀로 던져지죠.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절 실히느 꼈 죠. 임신과 출산, 육아에는 마음의준비가 정말 필요하다는 걸 . 그 준비를 할 여유가 있는 시간은 어 쩌 면아이가 뱃 속에있을 때뿐일지도 몰 라요. 여러분처럼나도 내가 엄마가 될 줄 몰랐 어요. 난 세상에서내가 제일 중요한 사 람 이었고 기자라는 내일도 잘 해내고 싶었거든요. 아이를 별 로 좋 아하지도 않았죠. 그러니 결혼 을 했어도 꼭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지않았어요. 남편은 그런 내 판 단을 존중해주는 사 람 이었죠. 그런데정말 사 람 일은어떻게 될 지 모르나 봐요. 8 년이라는 긴 연 애끝 에 결혼 을 해 2 년쯤 지나니까 ‘나도 아기를 낳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스 멀 스 멀 올라오는 거예요. 왠지나도 엄마가 되어봐야 할 것 같은 심리가 발 동했어요. 그쯤 아이가 생 긴 거죠. 킪뫃쭎슽쫂뺆핒킮믾맒 임신기간에어 땠 냐고요? 돌 이 켜 보면, 저는 임신과 출산도 기를 쓰 고 치열하게했어요. 제가 요 즘 말하는 ‘ K 장녀’에, 평 생모 범 생처럼산 사 람 이거든요. 그래서그랬던 걸 까요? 의 료 적개 입 을 최 대한 줄 인 자연스러 운 출산을 하고 싶었어요. 그 걸 마치지상 과제처럼여기고 집중한 거죠. 시 험 공부를 하는 학 생처럼요. 매 일 1 만 보 씩걷 고, 일주일에두 번은 요가 수업을 갔어요. 태 교여 행 을 가서도 요가를 했다니까요. 먹 을 때도 칼 로리를 체 크 하고, 매 일체중계에올라 갈 정도로 지 독 하게 관 리했죠. 아기는 40 주가 넘었는데도 나올 기미가 없었죠. 그런데도 “ 빨리 나와라 ” 한마디하지않았어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나오리라는 걸 믿 고요. 그렇게 40 주 6 일 째난 산으로 아들이현이를 만 났 어요. 아이가 4 . 14㎏ 으로 태 어 났 는데임신기간 내 몸무게는 11㎏밖 에 늘 지않았죠. 그래도 자연분만을 했으니 다 행 이라고요? 원래 빈혈 이있었던 데다 출산하고 나서 철 분이부 족 해두 번이나 쓰 러졌어요. 얼 굴 은 피 골 이 상 접 했고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까지 애 를 써 서자연분만을 하려고 했는지내스스로 안 쓰 러 워 요. 출산에도 점 수가 있다고 생각했나 봐요. 무통주사도 맞 지않고 낳는 게 100점 인것처럼. 육아는 현실이었어요. 우리부부는 평등 한 관 계를 지 향 한다고 생각했고, 평 소 대화도 많이했는데도, 막상 육아가 시 작 되니자연스럽게제게 일이 쏠 리게됐죠. 친 정도, 시가도 모두 지방이라 보 조 양육자 없이 둘 이 키 워 야 하는 상 황 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제가 어느 새 ‘남편직업이 나보다 노 동 강 도가 높 으니 안정적으로일하도록 내가 주로 육아를 해야겠구나. 내가 예전처럼 일에 욕 심을 크 게내면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있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면서너무나 놀랐 어요. 지금이얘기에속으로 ‘ 뜨끔 ’한 분들, 있을 거예요. 그래서임신기간에남편과 육아 분담을 어떻게할 것인지미리 구체적으로 대화하고, 원칙을 세 워둘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억울 해지지 않아요. 저는어떻게했냐고요? 출산 용품과 육아 물품 사는 일을 남편에게전적으로 맡겼 어요. 그게 뭐가 대단하냐고요? 아기용품을 사려면 자연스럽게아기에게 관 심을 갖 게되거든요. 기저 귀 를 하나 사려고 해도 아기피부가 어떤지, 발 육 정도는 어떤지살 펴 야 하니까요. 또 어떤 물 건 이 좋 은지, 우리아이에 겐 어떤 제품이 맞 을지인터 넷 을 검색 하면서 자연스럽게정보도 얻 게되고요. 그렇게 책 임감을 갖 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펒잖짪삺짿뫊 ’ 쁢퐪펔빦 기자 일을 관 둔 게육아 때문만은 아니에요. 육아 휴 직을 끝 내고 2017 년 복 직한 뒤 ‘내게정말 맞 는 일인가. 일을 하면서나는 즐 거 운 가. 거시적인 사안보다 내삶을 실질적으로 바 꾸 는 콘텐츠 를 만들고 싶다’ 같은 고 민 이 커 져갔죠. 그 무 렵회 사에서엄마들을 위 한 콘텐츠 를 기획하면서 ‘이일을 아예내 삶으로 만들어보면어 떨 까’ 하는 생각이들었어요. 마 침회 사에는 나와 비 슷 한 시기에임신과 출산을 경험 한 선 후배 들이있었죠. 저까지네 명 이 의기 투합 했고 2018 년 7월 웹매 거진 ‘마더 티브 ’를 만들었어요. ‘마더 티브 ’는 마더( Mother )와 내러 티브 ( Narrative )를 합친 말이에요. 엄마의서사를 뜻 하죠. 우리는 네이 버포 스 트 와 카카오 브 런치에우리네 명 의얘기부터 쓰 기 시 작 했어요. 모두가 엄마 였 으니까요. 아름 답 고 신 성 한 일로만 치부되는 임신과 출산의현실은 어떤지, 육아에서중요한 건 뭔 지 경험 담을 기록했어요. 무 엇 보다 각자의얘기를 구체적으로 쓰 려고 노력 했죠. 우리 모두는 엄마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이나 선 택 은 모두 달 랐 으니까요. 제 왕절 개는 은 메 달, 자연분만은 연중기획인터뷰 지난해말드라마 ‘산후조리원’이화제였습니다.임신과출산의적나라한과정을그린드라마죠. 모성을줄세우는사회의시선을풍자하기도했습니다.그드라마 ‘산후조리원’의실사판같은책이 있습니다. 2019년9월출간된 ‘엄마는누가돌봐주죠?’ (푸른향기) 예요.엄마들의서사를기록하는 웹매거진 ‘마더티브’의창간멤버네명이저자입니다. »»» 저자들은자신이경험한임신과출산, 육아를생생하게드러냅니다. ‘쉬운출산은없다’ ‘산후조리원이진짜천국이되려면’ ‘수면교육,정말 필요한가’ ‘반반육아의확실한방법’ ‘친정엄마는육아도우미가아니다’ 같은소주제들만봐도감이 올거예요. »»» 주목할건,같은주제에관해저자네명이각각의경험담을썼다는겁니다. ‘애 바이애 (애마다다르다) ’이며, ‘백명의엄마에겐백개의서사가있다’는생각때문입니다.다양한 처지에서임신과출산, 육아를하는엄마들에게 ‘당신만그런것이아니다’라는공감과위로를주고 싶었던거죠. »»» ‘마더티브’의에디터홍현진 (37) 씨를만났어요.기자출신인그는 ‘마더티브’를 공동창간하고여성커뮤니티 ‘창고살롱’을공동창업했어요.만다섯살아들을둔 ‘워킹맘’이죠. 자신이경험한 ‘엄마됨’을그는어떻게콘텐츠로만들었을까요.그리고왜이일을하고있을까요. 13일서울중구한국일보사에서그를만나들어봤습니다.인터뷰는엄마라는길을먼저간그가 뒤에올엄마들에게말하는형식으로재구성했습니다. 그는 “보통아이는낳으면절로큰다고하지만임신과출산, 육아에는더구체적인준비가필요하다”고말했다. ● 이한호기자 ‘마더티브’에서연 ‘세상에없던산모교실’은산모가중심이다. ● 마더티브제공 웹매거진 ‘마더티브’ 에디터 홍현진 “아기만큼엄마도중요… 임신^출산^육아의주어는엄마 100명의엄마엔100개의서사가있어 “진짜‘엄마됨’을준비하는 ‘세상에없던산모교실’열었죠” “세상에너자신보다중요한건없어” 친정엄마의위로가힘이된것처럼 “꼭그렇게안해도돼”알려주고싶어 8 I 9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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