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10월 23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뉴스칼럼 등대같은부모의길 미국쇠망론의진실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사춘기 에접어든청소년을둔젊은엄마 인데 탈선한 아이들과 어울리며 집에들어오지않았다며긴급기 도 요청을 받았다. 남자 아이라 평소에 아빠랑 대화를 나누도록 권면해왔던 터였지만 번번히 시 행착오를겪었다고한다. 아빠랑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아들방에 밀다시피 들여다 보내 면둘다컴퓨터와의대화에만몰 두할뿐별다른대화없이아들방 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나와버린 다며 안타까워하기에 아이와 만 나보기로했다. 공원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어 본결과아이의생각은의외로단 순했다. 부모님은불량한학생과 어울리는 것을 몹씨 꺼리시지만 자기입장에서는그아이가외롭 고힘들어보여서자기라도친구 가되어더이상탈선하지않도록 붙들어주는역할을해왔는데부 모님은그아이와가까이하지말 기를 당부하기도 하고 강요받기 도하는탓에반감으로라도그친 구의 아픔과 외로움을 감싸주며 고충을들어주어야할것같다는 꾸밈없는아이의마음가짐이의 외로순정하고아름다웠다. 어른 들의찌든마음을씻어줄만큼. 힘든 친구에게 꼭 너가 필요하 다면, 필요한 사람이 너 밖에 없 다면, 꼭 너라야만 한다면 그렇 게 하라’고 조언을 해주며 한동 안기도로도우기로했다. 아빠와 자녀와의대화법에대한책을건 내드리며아빠와아이의동행여 행을 시도해보라고 여행지 추천 까지도와드렸다.얼마후학교생 활에도충실하게되었고 방황의 시기를 벗어 난 것 같다며 아이 엄마의표정은많이밝아져있었 다. 친구에 대한 사명감 같은 우정 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어린 아 들에비해그쪽부모는자녀가집 에들어왔는지,학교생활이며학 업에소홀하지는않는지내아이 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지에 아 예관심조차없었고자식공부시 키고먹고사느라정신이없는데 새끼들은 생각없이 산다고 불평 을 하는 부모였다고 한다. 이미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이나 다를바 없다시며 측은지심 고통 스러워하셨다. 삶에 지쳐 있더라 도아이앞날을염두에두고는있 는것인지. 사춘기에머물러있는 정체성조차도 확립되지 않은 미 성숙한 아이를 친구 우정만으로 는 감당되는일은아니지않는가 라며 눈물까지 보이셨다. 2세들 이이거대하고다양한미국땅에 서어떻게앞날을살아갈까. 자녀를 위해 혼신을 쏟아붓는 제설기같은부모가있는가하면 아이들이가는길을밝혀주는등 대같은부모도있지만,성인이되 어도독립하지못하고의존성성 격장애나 분리 불안장애를 조장 해온헬리콥터부모상도있다. 어 김없이부모의말을따라야한다 며고압적인잔소리를멈추지않 는부모,아이들의감정따위에는 둔감하기도 하거니와 아예 무관 심한부모도있거니와 부부갈등 이나고단함을어린자식에게하 소연하는부모도있다. 이모두가 생각짧은 어른들이 심약한 아이 들에게 저지르는 대표적인 정신 적폭력의양상이다. 아이들이 세상에 대해 전혀 모 른다고생각하는것또한지극한 편견이다. 부모보다자신의장래 에대해수없이고민하며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뇌하며 세상 흐름에 무엇이 옳고 그름에까지 알고느끼며선택할줄도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분명히알아야 할것은부모와자식의관계는위 압적인 명령에 의해 이루어지는 수직관계가 아니라 동반자적인 관계를이루어가는것이가장바 람직한관계라는것이다. 모 잡지에 게재된 글을 읽었다. 이민1세 부모님들이 자녀를 잘 키워서 국회의원 어머니도 되고, 사장 부모도 되고, 의사, 예술가 의 부모도 되자는 글을 읽은 적 이 있다. 좋은 발상인 것 같지만 어떤지위나직급을염두에두고 양육하려는것보다올바른전인 격 형성에 집중하며 세상을 향 한헌신의마음도심어주며이땅 의 주인의식을갖도록정체성을 심어주는 바람직한 청사진을 함 께그려가야할것이다. 우리2세 들이미주류사회를향한처절한 도전을 필사적으로 감행하고 있 음도 기억해두어야할 것이다. 거 센 물결과 마주하며 역주행하는 연어처럼 최선을 다하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격려로 고무하며 용 기를북돋우워주어야만한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부모의 관심과 눈높이가 조절된 사랑의 대화이다. 돈벌어주는기계로충 분한희생을했다고착각하지말 았으면한다.파란눈의아이들과 눈에보이지않는인종차별의벽 을 넘어서지 못하는 2세들을 아 린가슴은누가껴안아줄것인가. 방황하는 아이들이라 내몰지 말아서 부모님 사랑으로 자신감 이세워지고당당해지고이땅에 먼저살고있는아이들과의연히 어깨를겨룰수있는파워를공급 해주어야한다. 인정받고싶은열 망을열린사랑으로보듬어주는 등대같은부모의길을걷는것은 마치정결하게잘닦여진안경을 씌워주는 것으로 진실과 사랑과 평화가 투영되는 안목을 열어주 는 것이다. 등대 같은 부모의 길 은언제까지이어져도좋을위대 한길이다.한국인의우수성과모 범적인 이민 이미지를 지켜가기 위하여.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까’- 미 국의주요언론들이거의매일같이 던지고있는질문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if의 문제가 아닌when의문제다. 적지않은전 문가들의견해로이같은지적과미 중전쟁의 불가피성도 제기되고 있 다. 무엇을 근거로 내려지고 있는 전 망인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불 균형,호전적중화민족주의, 1인독 재 권력을 영속화하려는 시진핑의 정치적야욕등이지적된다. 보다 근원적 이유로 지적되는 것 은 시진핑이하 베이징 엘리트들이 내보이고있는마인드세트다. 미국 은쇠망하고있다는인식이확신으 로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확신은 미국에 대한 경멸, 뒤집어 말하면 오만으로전이되고있다, 바로이오만이오판을불러올수 있고그만큼전쟁의가능성을높이 고있다는거다. 미국은 그러면 정말로 쇠망의 길 을 걷고 있나. 트럼프의 등장과 함 께미국의민주주의도흔들렸다.이 는그러나일시적현상으로미국쇠 망론은한마디로과장됐다는것이 파이낸셜타임스의진단이다. 미국은 한 세기이상 가장 혁신적 이고역동적인경제를운영해왔다. 그같은경제를기반으로미국은글 로벌파워로서영향력을행사해왔 다.그러면미국경제는오늘날에도 그다이내믹을유지하고있을까.중 국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답은‘예 스’로기운다. 세계10대기업중7개가, 또세계 톱20기업중14개사가미국에본 부를 두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 프트,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등 빅테크들과버크셔해서웨이, 테슬 라가 바로 세계 10대 랭킹에 드는 미국기업들로중국의경우역시빅 테크인텐센트사만이그리스트에 올라있다. 그러나 그나마 텐센트도 중국정 부의온갖규제로주가총액감소와 함께 세계 10대 랭킹에서 곧 퇴출 될운명을맞고있다. 생명공학은 미래의 경제적 번영 을 결정짓는 주요 섹터의 하나다. 이분야톱20기업중스위스,영국 을포함한유럽회사들은7개에이 른다. 미국의경우는11개이고,톱10으 로범위를좁히면그중7개가미국 회사로이분야에서도미국은압도 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벤처 분 야에서도미국은톱을달린다. 대학도한나라의파워를재는중 요한 척도다. 이 분야에서도 미국 은초강세다. 세계톱 10 대학중 5 개는미국대학이다. 톱 20로확대 하면그중 10개가미국대학이다. 반면 중국 대학은 톱 20 리스트에 단지하나만올라가있다. 세계톱20리스트에올라있는단 하나의중국대학,그대학도창의적 인연구의보람으로서대학의기능 은 더 위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 들의예상이다. 시진핑1인독재체제는모든권력 의 집중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 같 은풍토에서자유로운학문의전당 으로서중국대학의발전은기대할 수없고,오히려퇴보만있다는것. 미국의또다른위대한자산은세 계의가장우수하고밝은영재들을 끌어당기는힘이다. 마이크로소프 트와알파벳은인도출신이민자가 경영하고있다. 2명의구글공동창 업자의 하나는 소련태생의 러시아 인이민자다. 중국을‘기회의 나라’로 찾아드 는 외국인은 제로에 가깝다. 반면 가능하면중국땅을벗어나겠다는 중국인은 그 수를 헤아릴 없을 정 도다. 당국에 의해‘저단인구 (低 端人口,저수입이나저학력등의낮 은순위의사람들)’로지칭되는일 반 시민들은 물론이고 중국의 부 유층들도모든방법을동원해중국 탈출을시도하고있다. 왜그들은중국을떠나려고할까. 만파식적 라구람 라잔 오현환 / 서울경제논설위원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 부장관, 경제학자들이모여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미국 와이오밍 주의 잭슨홀 미팅이 2005년 8월 에열렸다. 모임에서는장기호황 을이끌어온앨런그린스펀미연 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을찬 양하는분위기가팽배했다. 한젊 은학자가찬물을끼얹는발언을 했다.“미국경제는거품상태이고 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로렌스서머스미재무부차관조 차젊은학자를겨냥해“시대착오 적”이라고비난했다. 하지만3년뒤인2008년글로벌 금융위기가 실제 터졌다. 위기를 정확히경고한사람은라구람라 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 노미스트였다. 라잔은 잭슨홀 연설 당시 이미 촉망받는 경제학자였다. 2003년 미국금융협회 가 40세 이하 의 금융경제 학자 중 최고 석학에게 주 기 위해 제정 한‘피셔 블랙상’을 처음 수상하 는영예를누렸다.또같은해최연 소이자동양인최초의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지명됐다. 라잔 은1963년인도에서외교관의아 들로 태어나 주로 해외에서 유년 기를보내며견문을넓혔다. 델리 인도공과대(IIT Delhi)에서 전기 공학을 공부한 뒤 인도경영대학 원(IIM) 아흐메다바드 MBA를거 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미국회계감사원원장, 인도 중앙은행총재등을거쳐지금은 시카고대경영대학원석좌교수를 맡고있다. 라잔 교수가‘공동부유(共同富 裕)’를내세우며전방위로기업들 을압박하는중국당국에경고장 을날렸다.그는17일언론인터뷰 에서“중국이기술업계부터사교 육·부동산까지 경제의 광범위한 부문을 규제하려다가 큰 실수를 저지를위험이있다”고지적했다. 중국이새로운성장모델을찾아 야하지만많은것을동시에다루 면큰위기를맞을수있다는뜻이 다. 아니나다를까중국의올해 3 분기경제성장률이 4.9%로곤두 박질쳤다. 코로나19가 휩쓴 지난 해 3분기를 제외하면 1992년 이 후가장낮다. 차제에우리도‘차 이나리스크’확산에대비해야한 다.중국경제에대한의존도를줄 이는 등 정교하게 방파제를 쌓아 가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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