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12월 13일 (월요일) D5 기획 15세소년억울한 옥살이내몬 책임자들$반성도 사과도 없었다 “나는살인범이아닙니다.” 15세소년이살인누명을 쓴채꼬박 10년동안 수감생활을 하다가 스물다 섯 청년이되어세상 밖으로 나오기까 지, 국가는 수차례그의말을외면하고 묵살했다. 억울하다고 말하면 반성하 지않는 놈으로 매도당했고, 가혹행위 를 당했다고 말하면거짓말로 치부됐 다. 민중의지팡이라는경찰도, 정의구 현자라는검사도,최후의양심이라는판 사도,그의말을믿어주지않았다.‘돈없 고백없는’ 10대소년은그렇게살인범 이돼버렸다. 2000년발생한 ‘약촌오거 리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누명을 쓴 최모 ( 36 ) 씨이야기다. 최씨의억울한옥살이뒤편엔수많은 ‘책임자’들이있었다. 가혹 행위로 거짓 자백을강요했던경찰, 잘못된경찰 수 사를바로잡기는커녕부당한수사지휘 를 했던검찰, 최씨의호소를 외면하고 중형을 선고했던법원. 그들의무능과 실수, 냉대와 오만이켜켜이쌓여한 소 년의인생을짓밟아버렸다. 물론 최씨를 도왔던 소중한 이들도 있었다. 무고한 소년의억울함을 풀어 주려다 좌천당했던경찰관, 청년이된 최씨의재심을도운변호사와언론인도 있었다. 2016년최씨가재심을 통해무 죄가확정되자경찰과검찰,법원은일제 히기관 차원에서사과의뜻을 밝혔다. 그러나수사와재판에관여했던개인들 은조직의그늘에숨은채누구도과오 를고백하며사죄하지않았다. 졷멷핞많퓮엳푷픦핞옪숢맟 2000년 8월 10일새벽2시전북익산 약촌오거리에서벌어진살인사건현장 을 마주치면서15세최군의인생은 송 두리째뒤집혔다.경제적어려움으로일 찍부터배움을접고스스로생계를책임 져야했던최군은그날도다방배달일 을하고있었다. 오토바이를몰고약촌 오거리부근을우연히지나던그는사건 현장에서누군가급히뛰어가는것을목 격했고, 경찰에게이사실을알렸다. 그 때까지만해도그는‘목격자’였다. 그러나사흘뒤익산경찰서형사들은 그를숨진택시기사유모 ( 사망당시42 세 ) 씨를살해한 ‘유력용의자’로긴급체 포했다. 명백한 증거는없었다. 유씨는 흉기에12차례나찔렸지만최군의옷과 신발은물론이고흉기로지목된다방식 칼에서도혈흔은발견되지않았다. 경찰은가혹행위를통해최군으로부 터‘허위자백’을 받 아 냈 다.경찰반장이 모씨 등 익산서경찰들은소년을여관과 경찰서 등 에서수시로때리고사흘 넘 도 록잠 을재우지않았다.원하는 답 이나 오지않으면 뺨 과 뒤통수를 후려치고, 대 걸레 자 루 를휘 둘렀 다.최군은시 멘트 바 닥 에 머 리를박기도했다. 고 문 에가까운 경찰의강 압 수사를 못이기고최군은 결 국“ 내 가 죽 였다”고 거짓자백을 했다. 최군의진 술 내 용은 사체감정 결 과와현장검증 결 과 등 새 로운수사 내 용이 드 러날때마다이리 저 리 춤 을 췄 다. 그가 범인이되려면그 래 야만했다. 몋 뫊멎칺 , 칺퐎묻컮쪎칺솒푆졂 경찰수사도 문 제였지만, 엉 터리수사 결 과를 걸 러 내 지못한검사와판사의책 임도가 볍 지않았다.위법한수사정 황 이 있었고증거도 충분 치않았는 데 도사건 을 넘겨받 은전주지검군산지청의 김 모 검사는제대로된 보 강수사도없이최군 을기소했다. 1 · 2심법원 역 시유력한목 격자를증인신 문 하지않는 등 무성의하 게재판을진행했다. 보 살 핌 없이자 랐 고,지 독 히가 난 했고, 배우지못했던최 군의호소를검사와판사누구도 귀 기 울이지않았다. 2001년 2월 1심재판부는 최군에게 당시소년법기 준 으론최고형인‘ 징역 15 년’을선고했다.실력있는변호사를선 임 할 경제적여건이안됐던그는법정에 서“경찰에게 폭 행을당했다”고호소하 며 혐 의를 부인했지만, 판사의 눈 엔 ‘반 성하지않는 태 도’로 비쳤 을 따름 이다. 아무도자신을믿어주지않자, 그는자 포자기했다. 2001년 5월 항 소심에서최 군은“감형이라도 받 자”는국선변호사 의 회 유로 결 국 혐 의를인정했고 징역 10 년을선고 받 았다.대법원상고도포기해 형은그대로확정됐다. 힒쩢빦 빦뿒졓쩥픒믾핖펖힎잚 … 사건발생3년이지 난 2003년6월, 복 역 중이던최군에게누명을 벗 을기 회 가 찾 아왔다.군산경찰서는진범이 따 로있 다는 첩보 를 입 수하고 재수사에나 섰 다. 군산서소 속황 상만형사반장은진 범 김 모씨의 친 구였던임모씨로부터“사 건당일 김 씨가 피묻 은흉기를들고집 으로 찾 아와택시기사를 공 격했다고말 했고, 내 가 흉기를 숨 겨줬 다”는 취 지의 진 술 을 받 았다. 경찰은이진 술 을 바 탕 으로 6월 5일 김 씨와임씨를긴급체포했다.하지만이 틀 뒤경찰 수사를지휘한정모검사가 불 구 속 수사를지시하면서이들은 곧 바 로풀려 났 다. 김 씨와임씨는이후에도반 복 해서범죄사실을자백했지만,정검사 는 줄곧 보완 수사를 주 문 했고, 택시기 사를살해하는 데 사용된‘진 짜 흉기’를 찾 기위한 경찰의 압 수수 색영 장도 기 각 했다. 수사가지연되자진범 김 씨와임씨는 함 께 정신 병 원에 입 원했고,‘가 족 관심을 받 으려고 꾸 며 냈 던이야기’라며경찰진 술내 용을 번복 했다. 하지만 황 상만반 장은 물러 설 수없었다. 그해 7 월 21일 경찰은두사 람 에대해구 속영 장을신청 하려고했지만,“접수하지말라”는정검 사의구두지시를 받 게된다. 사실상의 수사중 단 지시였다. 군산경찰서 캐비닛속 에 3년 간 방치 됐던사건은 결 국 2006년4월진범 김 씨 에대해‘ 혐 의없 음 ’ 의견이 붙 은채검찰 에송치됐다.사건을 넘겨받 은전주지검 군산지청의 김훈영 검사는옥살이중이 던최군과진범 김 씨를 불 러대 질 조사를 했다. 하지만 결 과는바 뀌 지않았고, 김 훈영 검사는경찰의견대로진범 김 씨를 불 기소 처분 했다. 3명의검사는 실체적진실을 밝 혀낼 기 회 가있었지만, 결 과적으로최군을구 해 내 지못했다. 김 검사는 2000년아무 잘못도없는최씨를경찰의견대로기소 했고,정검사는 2003년부적 절 한수사 지휘로 경찰 수사를 막 았다. 김훈영 검 사 역 시 2006년진범에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믆쌚믆멎칺퐎칺슲펂쎉멚힎뺂빦 2010년2월26일,10년을거의채우고 3.1 절 가 석 방으로 출 소한 최씨는 박 준 영 변호사의 설득 으로 2013년4월재심 법원 문 을 두 드 렸다. 광 주고법은 2016 년 11월사실상 ‘유일한 증거’였던최씨 의자백이강 압 수사에의한 허위진 술 일가능성이 크 다며최씨에게무죄를선 고했다. 바로 그날경찰은진범 김 씨를 긴급체포했고,강도살인죄로구 속 기소 된 김 씨는 징역 15년을 확정 받 아 복역 중이다. 잃 어버 린 10년의시 간 동안소년의인 생은 철저 히 파괴 됐지만, 그는 지 금껏 누구한 테 도제대로 된사과 한마 디 들 을 수없었다. 잘못한이들에게책임을 묻 고자최씨는국가와익산경찰서이모 반장, 김훈영 검사를 상대로 손 해배상 청구소송을제기해 올 해1월 승 소한뒤 항 소심을이어가고있다.자신의과오를 인정하고사과한 김훈영 검사와달리이 모 반장은 최근까지도 “경찰이송치했 을당시검찰과법원모두유죄로판 단 할 만 큼충분 한정 황 이있었다”며잘못 을인정하지않고있다. 최씨수사에재판에관여했던검사와 판사들도마 찬 가지다.진범을잡으려는 재수사를지지부진하게만들었던정모 검사는최근까지서울중 앙 지검부장검 사로재직하다가현재는정부기관에서 파 견근무중이다.최 초 수사때경찰의 견그대로최군을기소했던 김 모검사는 현재서 초 동의한 로 펌 에서일하고 있 다. 강 압 수사를 주도했던익산경찰서 이모반장은 퇴 직후지방선거에 출 마하 기도했다. 잘못된 판 결 을 내린 판사들도 수도 권 법원에현직법관으로재직중이거나, 김앤 장 등 대형로 펌 에서변호사생활을 하고있다. 최씨를 살인자로 몰아 붙 인 그때그판사와검사,경찰대부 분 이아 무일없었던 듯 잘지 내 고있는 셈 이다. 수많은책임자가운 데 진범에무 혐 의 처분 을 내린김훈영 검사만이최씨를 찾 아가진심어 린 사과의뜻을밝혔다.재 심을 통해 결 과가 뒤집 힌 뒤기관 차원 에서사과한적은있었지만,검사개인이 언론을 통해, 그리고 피 해자를직접 찾 아가사과하기는 김훈영 검사가 처음 이 다.박 준영 변호사는“잘못한일에대해 사과하는게당연해 보 이지만때로는 쉽 지않은일”이라며“ 김훈영 검사의용기 있는 결 정에박수를 보내 고 싶 다”고말 했다. 최나실기자 최군,국가·익산 반장등에 손배소 강압수사한경찰“유죄정황”발뺌 퇴임후엔지방선거출마하기도 살인죄기소검사는로펌변호사로 재판부판사들현직^변호사활동 김훈영검사만피해자에직접사과 ‘약촌오거리택시기사살인사건’의누명을쓰고10년간복역한최씨(가운데)가 2016년11월17일광주고법재심에서무죄를선고받은뒤기자들질문에답하고 있다.오른쪽은진범을찾아최씨의무고함을밝히는데결정적도움을줬던황상만전군산경찰서형사반장. 뉴스1 약촌오거리사건과책임자들 ■잘못이있는사람 ■도움을준사람 ■현재근황 } 2000.8. 10 -전북익산약촌오거리서택시기사숨진채 발견 -목격자15세최군익산경찰서에서참고인 진술 } 2000.8. 13 이모경찰반장등익산경찰서경찰들 *현재퇴임.2018년지방선거출마 -폭행·가혹행위통해최군에게거짓자백 받아냄 } 2000.8.30 Ύ 전주지검군산지청김모검사 *서초동법무법인파트너변호사 -보강수사없이경찰송치의견대로최군 살인죄기소 } 2001.2.2 Ώ 전주지법군산지원1심재판부 *재판장퇴임후변호사개업.배석 판사들은현직판사 -폭행호소·범행부인에 “반성없어” 징역 15년선고 } 2001.5. 17 ΐ 광주고법항소심재판부 *김앤장등주요로펌변호사.배석판사 1명은현직판사 -최군국선변호사회유에다시허위자백 -항소심징역10년으로감형 } 2003.6 황상만반장등군산경찰서재수사 -“진범따로있다” 첩보입수해진범김씨등 긴급체포 } 2003.6 ~ 7 Α 전주지검군산지청정모검사 *정부기관파견현직검사 -진범김씨불구속수사지휘·영장기각등 부적절한수사지휘로사실상수사중단 } 2006.7 Β 전주지검군산지청김훈영검사 *현부산지검동부지청부장검사 -4월군산경찰서불기소의견송치 -억울한옥살이 ‘최군’ 진범김씨대질조사후 김씨에최종무혐의처분 } 2010.2.26 -최군10년옥살이후25세나이로출소 } 2013.4. 1 -광주고법에재심청구해2016년11월무죄 확정 } 2017.5. 16 -국가·이모반장( )·김검사( Β )상대 손해배상청구 -2021년1월1심서일부승소후현재 항소심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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