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월 25일 (화요일) 다시 만난 첫눈 얼음위에 쓰는 겨울시 오피니언 A8 김명숙 / 전나라사랑어머니회회장 내 마음의시 어제아틀란타는눈재난을선포 하였으니 오늘은 교회로 가는 길 이 한산하리라 생각하고 길을 나 섰다. 허락받지 않은 눈오는 날의 외 출을 아무도 모르게 즐기는 일을 이 도시에서 아는 이들은 안다. 겁먹은 사람들이 집안에 스스로 갖혀있을때아무도없는거리로 미끄러져 가는 이 통쾌함은 쓸모 가없는쾌락이긴해도좋기는하 다. 그런데 2022년 정월 이른 아침 이 진풍경은 반란이 아닌가 싶은 것이 아마도 열받은 지구가 자유 시간을 구가하는 중인가 싶었다. 퉁가라하는작은나라가화산폭 발로 가라앉고 있다는 슬픈 소식 에다가미국의환태평양대인서부 일대와 일본이 같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간밤의 뉴스는 환한 마음 에 갑자기 회색의 그림자를 드리 웠다. 그리고는눈에온몸을내주 고 조용히 서있는 뒤뜰 푸르른 동 생의 나무와 함께 내 신혼이었던 24세로달려가고있었다. 그때도오후갑자기눈이펑펑내 리기 시작하였고 나는 동료 교사 들과 첫눈이야! 그렇게 함성을 지 르며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늦게귀가하였다. 그날중학생이던내동생성국이 는 쌀 한가마니와 김장한 김치를 싣고 어머니와 함께 우리 집을 방 문했다. 2층까지운반하지못해서 어쩌나하는어머니의한숨을제끼 고그무거운것을혼자서번쩍들 어메고셋집2층까지올라와서문 앞에 두고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 갔다. 어린것이무얼안다고시집간누 이집에쌀한가마니를지고올라 왔을까? 어머니는 철없고 순진하 기만 한 딸이 잘 살기를 저녁마다 걱정을하시다가어린동생을앞세 우고오셨을게다. 그리고세월이흘러한국“IMF” 로 어려워진 사업을 접고 신접 부 부인동생내외가미국으로온지2 년이나 넘겼을 때로 생각된다. 여 기로온이래로도일이잘안풀렸 던지 가져온 재물을 다 소진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바로 전이었 다.어린조카민기를품에안고온 예쁜내외… “나내일떠나는데이나무는누 나가맡아줘.” “거기아무데나놔.” 이름도모르는작은화분을흘깃 바라보며관심도없이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서 집 한구석 어딘가를 차지한성국이나무는언제부터인 지 내 마음과 더불어서 자라가고 있었다. 성국이가 두고 간 나무는 그 때 에키가 50cm안팎이었다고기억 한다. 조그만나무가작은화분에 담겨서이리저리우리가이사하는 집을따라옮겨다녔는데죽은줄 알면 살아내기를 10여년 가까이 하더니오늘에보니키가2m는되 는가 보다. 뒤뜰에 아무렇게나 버 려진듯이자라나더니내동생의 시리기만 했을 그 추운 날을 첫눈 과 속살거리며 살살 녹아가고 있 었다. 알고보니 세월에 부딪혀도 아무 렇지도않을내동생을등에업고 창밖에서서나와함께자랑스레 제눈물을반짝이고있는게아닌 가? 제 몸보다 작은 화구 안에서 그동안 말없이 잘도 자라주다니 고맙기도 하지. 자세하게 들여다 보니 화분에 뿌리가 간신히 끼어 서위로만자라오고있었다. 그래 도 가지를 멋지게 뻗고 하늘을 향 해 섰음이 어찌 자랑스러운지! 화 분을 집안으로 옮겨 들이자 더욱 서럽게눈물을뚝뚝흘리는늘푸 른키다리에게말을건넸다.“걱정 하지마,여기내가있잖니?” 창밖에펄펄내리던눈도쉬기를 시작하였으니 포근한 흰 눈은 땅 을 감싸안고 세상을 어지럽히던 코비드네 동족들을 이끌고 땅 아 래로녹아드는중인가보다. 하얀 평화가 비둘기처럼 내리는 오늘 사랑하는 동생 내외가 다복 하여 축복을 세며 살아가기를 푸 르기만 한 키다리나무와 함께 기 도한다. 01/16/2022 일요일눈오는오후 에 ‘무궁화삼천리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란애국가후렴에모두 7개(78%) 의한자어가등장하고있다.그중 에 마지막 한자어인‘保全’을 풀 이해본다.保자는‘기르다’(bring up)는뜻을위해서어린아이를업 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오른쪽의 呆 (어리석을 태)는‘아 이 자’(子)의 변형이다.‘지키다’ (protect)는뜻으로도쓰인다. 全자의王은‘왕’(aking)이아니 라,‘옥’(玉)을 가리킨다. 광산에 서캐낸옥을잘다듬어집안에고 이들여다[入]놓은‘순수한옥’(a pure jade)이본뜻이다. 후에‘순 수하다’(pure)‘온전하다’(intact) ‘온통’(all)등으로확대사용됐다. 保全(보:전)은‘잘지키어[保]온 전[全]하게함’을이른다. 나라를 잘 보전하자면 어떻게 해야할까? 송나라때대선비소동파의아우 인소철(1039-1112)의답은이랬 다. “자신을사랑할줄안다음에야 남을 사랑할 줄 알게 되며, 남을 사랑할줄안다음에야나라를보 전할줄알게된다.’ 知愛身而後知愛人(지애신이후 지애인), 知愛人而後知保天下(지 애인이후지보천하)-蘇轍.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옛날 좋은 시절로 되돌아가는 거지… 시사만평 푸틴의 냉전 회귀 푸틴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냉전 흐루시초프 종우 이한기 무상의광음, 흘러가도 이세상끝나는날까지 생명있는시 가슴설레는감명을주며 영혼속사유의도가니에 머물러있는시 꽃바람따라나래치며 가없는하늘바다로 용솟음치는시 나는 어디에, 어떤시를쓸까? 동지,섣달,엄동설한 꽁꽁언얼음위에 시를쓴다. 아지랑이곱게오르는봄날 사르르녹아내릴 내마음의시, 겨울시를! 한자&명언 ■ 保全(보전) *지킬보(人-9, 4급) *온전할전(入-6, 7급) - 국가 유공자 - 군사 평론가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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