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월 29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뉴스칼럼 인생을 여행이라 했다지만 처음 부터알고시작한사람은없다. 울 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걷기도 하고, 때로는 오리무중 깊은 숲길 을만나기도하고, 때론진창인길 을걸어가면서도걷다보면어디메 쯤이면 잘 포장된 편안한 길을 만 날 것이란 희망을 품고 초연이 걸 어가는것이었다. 생을지탱할수있는힘은사랑이 었고, 배려였고, 아름답고 따뜻한 언어였다. 세상살이가 힘에 부쳐 도 사랑의 언어가 스며들면 마음 속에선 찬양이 흘렀고, 세상으로 부터우겨쌈을당할때도따뜻하 고 아름다운 행복의 언어가 주변 을맴돌며쉬지않는유희로마음 을 붙들어주었기에 내 삶은 언어 여행이었다해두어도무리가없을 듯하다. 사람은누구나자기중심적일수 도 있는 소중한 무언가를 함축하 듯지니고살아가고있다. 아픈기 억을품기도하고, 슬픈세월을넘 기며, 상처를보듬고긴여정을걷 고또걸어간다. 하루하루아름다 운 기억의 언어들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노라면기쁨으로단장한선 한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감사의 띠를 두른 일상들이 행복의 강에 서 유영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내 비칠수있게될것이다. 행, 불행의 가늠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생들에 고만 고만한 부피와 무게의 삶을 나눔 받았지만 언어 여행의 이정표를 어느 쪽으로 기우려 삶을 답습하 는지에 따라 행복한 사람이 되기 도 하고 불행한 삶을 선택하게도 된다. 따뜻한 언어를, 푸른 하늘같은 언어를 품은 이들은 맑은 눈동자 를 지녔고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다사로운 마음을 나누기 위해 따 스한 언어를 품고 살아가기 때문 이리라. 언어 여행의 보람은 소소 한 일상에서도 표적처럼 가상한 삶의 긍지가 드러나 보이기 마련 이다. 무슨 일을 진행해도 얻어지 는 결과에서 만족감과 자랑스러 움,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가치있 는인생을꽃피울수있다. 좋은언 어를품고살아가면좋은삶이열 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 요삶의정석이다. 언어 여행이란 사전에서는 찾아 볼 수 없지만 모든 언어의 시작과 출발은어머니라할수있겠다. 태 중에서부터 엄마 마음과 언어 여 행에 동행하고 있었고, 세상을 만 나면서도언어습득은어머니로부 터였고, 언어 사용법까지 어머니 를 비롯해 가족들과 더불으며 듣 고배우고전수받으면서성장해왔 기때문이다. 내어머님께서는일찍이글을깨 우쳐 주시고 그 시절로는 귀했던 동화책이며새벗, 소년, 어린이등 잡지를 접하게 해주셨고 자작 동 화를 쓰도록 지도해주셨다. 유년 에서부터 쓰는 행위에 매료되고 있었던것같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표현이 며 동시에 인격을 만들어가는 과 정의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일련 의 작업들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인식하고깨달으며생각울타리를 어떻게정립시켜야할지를스스로 배우게 된다. 살다보면 설정해둔 미래가 현재 삶을 억압하며 지배 하려흔들어대기도하지만미래가 현재를세워주는지지대가되어주 기도 했기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음줄이 나의 현재이고 미래이 다. 매주한편의글을퇴고하는과정 이 두려움이지만, 이 두려움조차 도여기까지오게한마중물이었 다고생각한다. 글을보내고이두 려움에서잠시벗어나다보면이겨 낼만한두려움이었음에감사가넘 친다.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다시 쓰는일이내삶이요문학의길이 아닐까 하는 어설픈 깨달음을 얻 는다.글을쓴다는것또한언어여 행의답습이다. 사람을만나고그속에서소재를 얻고 글로 옮기는 과정들이 문학 이라는 존재의 거처이다. 육신이 영혼의 거처이듯 글쓰기가 연륜 이 더해 갈수록 난해해지고 있음 도 언어 여행의 본향을 찾아가는 여정일 것이다. 글쓰기로 언어 여 행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글쓰기 는 살아온 궤적의 행보를 응시하 지 않으면 불가능한 작업임을 갈 수록그한계를통감하게된다. 내 면 깊숙히 들여다 보는 것이 글쓰 기훈련이요, 때로는몸살을앓을 만큼, 호흡이 힘들 만큼의 떨림이 유발되기도했던것까지도언어여 행의고단한일면이었다. 따스함과 평안을 끼치는 글이기 를 바램하며 퇴고에 앞서 간곡한 기도로 준비를 한다. 독자님들에 게한소절이라도공감을나눌수 있는 글이기를 소원하지만, 글 짜 임새부터 문단의 얼개와 표현 모 양새가 부자연스러울 땐 읽는 이 들의마음문마저닫게하지는않 으려나, 두려운 긴장감이 팽팽하 게노구를감싸기도한다. 하지만글쓰기에고심한만큼짜 릿한 탈고의 기쁨도 누릴 수 있음 이요, 혼자 떠나는 언어 여행에선 자유와 기적이 기다려주기도 하 고, 낯섦을만나게될길떠남의설 렘이 긴장감을 풀어주기도 한다. 해서 닿지 않는 풍부한 언어와 소 재와 표현 능력의 완만한 능선을 그려내기 위해 한계 없는 언어 여 행을 이어갈 것이다. 언어 여행에 서 만나게 될 설핏하고 촘촘한 우 여곡절을기대하며.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이번 시험은 언어 영역보다 수 리영역이어려웠다’의‘수리’는? 1.修利, 2.修理, 3.數里, 4.數理. 답 은 4 . 오늘은‘數理’란두글자의속을 속속들이파보자. 數자의 攵(=攴 )은 손이나 막대기 로 어떤 물건의 수를‘헤아리다’ 는 뜻으로 쓰인 의미요소이다. 婁 (성길 루)는 발음요소로 쓰였다고 하는데, 지금은음이크게달라졌 다.‘헤아리다’(count),‘셈하다’ (calculate)라는뜻으로많이쓰인 다. 그런데‘자주’(many times) 라는 뜻일 때에는 [삭]으로 읽고, ‘촘촘하다’(dense)는 뜻일 때에 는[촉]으로읽는다. 理자는‘(옥을) 다듬다’(refine) 는뜻을위해고안된글자이니‘구 슬 옥’(玉→王)이 의미요소로 쓰 였고, 里(마을 리)는 발음요소이 니 뜻과는 무관하다.‘다스리다’ (ruleover),‘이치’(logic),‘방법’(a method)등으로확대사용됐다. 數理는‘수학(數學)의 이론(理 論) 또는이치(理致)’를이른다. 중 국북송시대에유명한정치가이자 문학자인 구양수(1007-1072)가 남긴명언이참으로많다. 그가운 데한가지를소개해본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대로 되 고, 운수가 꽉 막히면 크게 변한 다.” 物極則反(물극즉반) 數窮而變 (수궁이변)-歐陽修.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한자&명언 ■ 數理(수리) *셀수( 攴 -15, 7급) *이치리(玉-11, 6급) 언어 여행 인플레이션의 사람 차별 “당분간맥주하고, 마늘만먹 고살까봐요.” 코스코에서 장을 봤는데 그 날카트에옮겨담은품목중에 이 2가지만겨우‘납득할만한 가격표’를달고있었다고주장 하는사람이하는소리다.그의 말 대로 요즘 대부분의 식품은 ‘납득이 어려운 가격표’들을 달고있다. “한국도올랐지만미국이더 하군요. 놀랐어요.” 한국에서잠시다니 러 왔다는 사람도 말을 보탠다. 미국 이 전과 달라진 것 같다고도한다. 기름값이 오르면 유류세를 일시 낮 추는 조처 등을 통 해 물가에 적극 개 입하는 한국과는 달리여기는그런게없다.고기 에서 감자, 주거비에서 개솔린 까지모두올랐다. 2년 가까이 고생하다가 겨우 제자리를찾아가고있는식당 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요즘은 한국식당 가기가 겁난다는 이 들이있다.가 격표를 보면 놀랄 수밖에 없 다고한다. 막상식당은재료비 에 인건비까지 너무 올라 어렵 다고들하는데-. 미국의인플레이션율은지난 40년래 가장 가파른 상승곡선 을긋고있다. 알려진사실이다. 하지만 간과되고 있는 것이 있 다. 각가정이겪는인플레이션 율이 다르다는 것이다. 인플레 이션은 사람을 차별한다. 공평 하게작용하지않는다. 소득에서 하위 20%로 분류 되는미국가정은보통가계수 입의 15% 정도를 식품비로 지 출하고있다고한다. 당연히상 위 20%가정보다식품비가전 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월등히높다. 지난12월의소비자물가지수 (CPI) 상승률은 7%. 가장최근 자료로, 1년전에 비해 동일 품 목의가격이평균그정도올랐 다는의미다. 하지만하위20% 가정이 경험하는 실제 인플레 이션 율은 7.2%인 반면 상위 20%는6.6%로같지않았다는 조사가있다.없는사람이더어 려웠다. 경제학자들이‘인플레이션 불평등’이라고부르는이런현 상은소득계층에따라소비패 턴이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다. 경제가불확실하거나불경기일 때호화상품의구매는자제하 게된다. 하지만식품비와연료 비등은아낄수가없다. 여유있는가정은경제가어려 울때휴가패키지나신차구매 를뒤로미룰수있지만,빠듯한 집은 인플레이션이라고 해서 생필품구입을미룰수없는것 이다. 지출중에서식품비와개스비 를빼고나면두그룹의인플레 이션 갭이 현저 히 줄어든다는 것은 이같은 현 실을뒷받침하고 있다. 소득에 따른 인플레이션 갭 은 불경기 일수 록 차 이가 더 커 진 다. 지 난 2008~2009년 프라임모기지사태로인한불 경기 때 미국 최상위와 최하위 소득계층이 겪은 인플레이션 율이 1% 가까이 차이가 났다 는보고서가있다. 이번에도지 난해초 0.16%정도이던두계 층의 인플레이션 차이가 1년 후0.6%로늘어났다. 인플레이 션 갭은 앞으로 더 벌어지리라 는전망이다. 반면 호황일 때는 그 차이가 줄고, 오히려역전하기도한다. 예를들어지난 2016년에는저 소득가정이경험한인플레율 이 부유층 보다 0.5% 낮은 것 으로조사됐다. 부유층과는달 리 경기가 좋다고 저소득층이 럭서리 용품을 막 사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급격한인플레이션원 인을 두고는 진단이 엇갈린다.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가 세계 적 현상임을 강조한다. 팬데믹 으로인한생산저하와공급망 문제가 주원인이라는 입장이 다. 영국과캐나다도30년만에 최고소비자물가상승률을기 록했다고외신은전한다. 유로화를사용하는19개국의 인플레이션도지난달 5%로근 25년만에가장높았다고한다. 반면 바이든 정부의 확장적 경제정책이 미국의 인플레를 부추겼다는 주장도 강하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는 달리 발표되는 경제 지표는 심각하 다. 빈자일수록더실감나게느껴 지는 인플레 현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인플레이션의 사람 차별이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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