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2월 3일 (목요일) 마음의 광희를 찾아서 오피니언 A8 학교가많은교육도시보스턴 코리언아메리칸아리랑 제3부-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27)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죽은듯서있는 겨울나무가지 에/성근 매화 한송이/죽은듯서 있는 바위틈에/고운/꽃잎을 만 들어 낸/그 마음이 매달린거야/ 바위에 외로히 서서/그 아픈 겨 울을/울어-/울어-/봄을 기다 려--/깊은 산/숨어사는 선비/ ‘그누구없느냐’?/그목청/듣는 이없이/홀로섧고외로워라/산새 들 울음/계곡을 흔들어도/산안 개 자욱한 빈산/아프게피워 낸/ 매화야--/고운 잎새에 봄을 매 달고/깊은계곡 산안개 묻혀/세 월가도 바우섶에 홀로 몰래 피 어/봄을기다려-- (시 김경자) 지난해숨어사는은둔자처럼바 위를벗삼아 매화를심었더니이 봄죽은듯메마른가지에매화송 이들이나를 놀라게했다. 내마음을헹구는일에 자연을 벗삼는일보다소중한친구가있 을까… 안 추었니? 매화가 죽을 까봐영하의밤에나가 꽃대를덮 어주고 갖은정성을다했다. 그런 매화 가지에 저리 꽃이 피 었으니가뜩이나홀로움의 아픔 에시달린 마음에봄소식이전해 온다. 옛시인들은 시로묻고시로화 답하는 아름다움이 기계문명이 판을치는세상에는무슨뚱딴지 같은소리로들릴지모르지만 바 위돌에핀 매화가겨우내움츠리 고아픈 내가슴을어루만진다. ‘얄미운 매화가 피리소리 재촉 터니/고운떨기 떨어져서푸른이 끼 점찍네./봄바람 살랑 불자 하 늘물결푸르른데/눈길고은미인 은 오는가, 안오는가. (시인 김유 근 1785-1850) 매화는 유난히 옛 선비님 사랑 의 꽃이었다. 장미처럼 화려하진 않아도매화가지닌품격,인내,덕 은매화만이지닌매력이다.옛스 승들은‘온고이지신’옛사람들 의올바른배움없이는 오늘을볼 수없음을일러준다. 아무리힘든 세상에살아도 기본은양심의불 을밝히는일이다. 고전에‘대학’이가르치고자한 기본정신은‘맑은마음, 명명덕’ 이었다. 양심에 불을 밝히는 길, ‘대학’이다. 과학 문명이 인류에게 가져다 준 엄청난혜택을누리며사는현 대인들은‘코로나’가져다준 병 마의 위협보다무서운질병은 마 음을잃음이다. 무서운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 달린현대인들의난치병은 막힘 을 여는 지혜의 열쇠를‘온고이 지신’옛 스승의 지혜에서 얻는 다.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사람 사는세상에는사람이삶의주제 다.‘밝은덕’을찾아바른마음을 찾아가는 길, 양심의 불을 밝히 는지혜의 덕을지닌 사람, 깊은 속마음찾아서길떠나자. 조금만 더깊은마음으로들어가면 평온 한 마음을찾을수있는속마음, 양심의소리를듣는것이깨달음 이라 고전은가르친다. 행복은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봄향기 품고 찾아온 매화 한 송 이, 아침식사사과한알, 커피한 잔,구두가좀낡았으면어쩌랴! 제발어깨좀활짝펴고가끔찾 아오는 고독이란 놈과도 마주하 라.행복은아주사소한일에서찾 아오는따뜻한마음에서온다.행 복을 구질구질하게 쫓아 다니지 말라. 명품을 걸친다고 행복한 게 아 니다.행복은당신의신발안에숨 어산다. 발언대 ‘꼬마는항상미지의세계를동경 하고꿈꾼다’의‘세계’에대한의미 정보가담겨있는‘世界’란두글자 를야금야금뜯어보자. 世자는십(十)을세개합친것이었 다.참고로,‘20’은‘卄’(입),‘30’은 ‘ 卅 ’(삽),‘40’은‘ 卌 ’(십)이라하였 는데지금은별로쓰이지않는다. 世자는 바로‘ 卅 ’의 변형이니 ‘30’이 본래 의미인데,‘세대’‘사 람’‘평생’ 등으로확대사용됐다. 界자는‘밭 전’(田)과 介(끼일 개) 가 합쳐진 것으로,‘(밭과 밭 사이 의) 경계’를 뜻하며,‘한계’‘범위’ ‘사회’를나타내기도한다. 世界(세:계)는‘세상(世上)의 모든 지역[界]’이 속뜻이고,‘지구상의 모든 나라’ ‘특정 사회나 영역’등 을이른다.인간세계보다신선세계 가좋다한들실제로가고싶은사람 은없을듯. 중국동진시대전원파대표시인 도연명(365-427)이 지은 불후의 명작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이 런구절이있다. “부귀는 내 바랄 바 아니고, 신선 세계는내기다릴바아니어라!” 富貴非吾願(부귀비오원) 帝鄕不可期(제향불가기)-陶淵明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한자&명언 ■ 世界(세계) *인간세(一-5, 5급) *지경계(田-9, 6급) 수필 김경자 (숙명여대미주총회장) 미국에서10년이상살며여러도 시로 이사를 다니면서 아파트에서 살았다. 어느 도시든 돈과 크레딧 만좋으면쉽게아파트를구할수가 있다. 아들 홍석(Douglas)이와 딸 희정 (Jeana)이가오스틴에있는텍사스 대학을다닐때도쉽게아파트를구 했고애틀랜타도아파트를구하는 데어려움이없고가격의차이가있 을 뿐이다. 애틀랜타로 이사온 후 홍석이는에모리법대를다니고민 정(Lauren)이도 에모리 대학을 다 녀아파트에대한관심이없었는데 둘째희정이가텍사스대학을졸업 하고보스턴법대를진학하게돼보 스턴에아파트를구해야하는데우 리는크게걱정을안하고개학일 주일 전 쯤 보스턴에 가 아파트를 구할계획이었는데그것이큰잘못 이었다. 문제는미국을잘몰라현지사정 을전혀고려치못하고사전에답사 를하지않은것이큰실수였다. 그 때문에 희정이가 한 학기 동안 너 무나힘들고어려운고통을겪게됐 다.원인은나의주먹구구식오판과 무지때문이었다.보스턴시의아파 트상황을알았다면아무리바빠도 현지답사를 하고 미리 아파트부터 구했을것인데그것도모르고방심 한채사업과한국학교와한인관계 일을하고연극연출까지하면서개 학날이다가온후에보스턴에있는 부동산업자에게아파트가필요하 니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개학 때가되면보스턴은아파트구하기 가하늘에별따기처럼어렵다는것 을 전혀 몰랐다. 개학 직전 보스턴 부동산업자를찾아가전화로부탁 한아파트를안내해달라고하니까 개학때라빈아파트가없다며학생 들이공동으로사용하는아파트를 안내했는데아파트들이전부다엉 망진창난장판이고남녀학생들이 여러명씩함께살고있다. 부동산업자는 싫으면 그만 두라 는식이다.참으로난감했지만원인 은모든것이내탓이다. 부동산업 자도 잘못이 없다. 전혀 알지도 못 하고크레딧도알길없는동양인이 그것도전화로아파트를구해놓으 라고 한 것을 신경써야 할 일이 없 었고또아파트를계약해도수수료 도몇푼안되기때문이다. 돈만있 으면 다 될 것이라고 생각한 내가 한심할 뿐이다. 부동산 업자에게 간곡히부탁해다행히대학인근저 가아파트지하공동세탁소옆구석 방 하나를 얻게 됐다. 부족하지만 그나마 혼자 사용할 수 있는 방이 라다행이었다.하지만아파트가너 무나형편없어딸을그런낯설고형 편없는곳에두고보스턴을떠나게 되니 가슴이 아프고 기가 막혔다. 발길이떨어지지않는것을참고비 행장을향했다. 유명한 학교들이 많아 학생들이 가장많은보스턴은학생을상대로 발전한특별한도시인것을비로소 알게 됐다. 어쨌든 딸은 불평 없이 보스턴법대를졸업해감사하면서 사노라면배울것이너무나많다는 것을또다시실감했다. 갈기갈기 조각난 한국사회 지난해 1월군부가합법적인총 선결과에 불복해 쿠데타를 일으 킨 미얀마에서는 지금도 유혈참 상이 계속되고 있다. 같은 시기에 민주주의의선도국가라는미국에 서도 표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하 는 폭력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 해 5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은 아 직도그후유증이가시지않고있 다. 선거가민주주의의꽃이며축 제라는 말은 이제 허망한 수사가 되고말았다. 한국에서축제같았던선거가없 었던 것은 아니다. 3.15 부정선거 로촉발한 4.19 혁명이자유당정 권을 무너뜨린 뒤에 있었던 7.29 총선은 민주주의 승리의 축제였 다. 1997년김대중대통령을당선 시킨 선거는 한국 헌정사상 최초 의 수평적 정권교체였다는 점에 서, 현직대통령을 탄핵시키며 새 대통령을 뽑았던 2017년의 선거 는 촛불혁명의 결과물이었다는 점에서기록될만했다. 한국의대선이이제한달여앞 으로다가왔다. 그런데이번선거 가 축제는커녕 최악의 볼썽사나 운선거가되고있어국내외동포 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권교 체의 여론이 국민의 50%가 넘게 만든 것은 1차적으로 현 정부와 집권 민주당의 책임이다. 그러나 그 높은 정권교체의 국민적 여망 을담아낼제대로된정치인이없 다는 것은 야당의 뼈아픈 약점이 다. 자질논란은그렇다치고득표 의 수단이라며 국민들을 갈가리 쪼개고있는것은씻을수없는죄 악이다. 이점에서는 여당 후보도 자유롭지 못하다. 분단된 국가가 남북으로 갈라서고 그 절반의 땅 에서 지역과 이념과 극심한 빈부 로 분열된 것만도 서러운 일인데 다시 여성과 남성과 세대를 가르 고 거기에 더해 이대남이니 이대 녀니 해가며 젊은이들 간의 젠더 갈등마저조장하고있다. 한국의정치인들은선거철만되 면여야모두광주를찾고김대중 정신을 말한다. 그러나 거기만 간 다고 대수가 아니다. 김대중 정신 의 핵심적인 가치는 화해와 통합 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시야는 광 주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국경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로 향했던 것 을 배워야 한다. 쪼개기는 쉬워도 합치기는어렵다.트럼프4년동안 인종과 피부로 분열된 미국 사회 가1년을지나는동안그다지치유 의흔적이없자바이든정부의지 지도는급격히떨어지고있다. 분열다음으로한국정치를위기 로몰고있는것은정치의무속화 (巫俗化)다. 인공지능과가상화폐 가 보편화돼가는 이 첨단시대에 유력 대선후보가 밖에서는 특정 무속인, 집안에서는 샤머니즘에 흠뻑빠진아내의영향을받고있 었다는 사실이 발각돼 국민을 충 격에빠뜨리고있다. 미 중간 무역충돌에 이어 미 러 간 무력충돌과 북한의 탄도 미사 일위협까지 겹쳐오고있는데한 국에서는 고작 무속충돌이나 벌 이고 있다니--. 지금은 다시 촛 불을들때라며각계원로지식인 들과종교인들이일어나고있다. 스웨덴의한작은마을에서는해 마다 7월이면‘알메달렌’이라는 정치 박람회가 열린다. 이 모임에 는유명정치인은물론각종시민 단체와 10대 20대의 젊은이들이 모여 정치를 축제 화시키는 행사 를 벌인다. 우리 젊은이들도 정치 집단에 쫓아다니며 소확행이니 심쿵공약이니하는소소한일에 나부화뇌동하지말고민족의통 합과한반도의미래, 기후변화같 은거대담론을토론하며그런시 대정신에 걸 맞는 바른 지도자를 선별하는작업을펴나가야한다. 김용현 / 한민족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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