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2월 26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알고 보면 손주들이어렸을무렵한창질문 세례가무성했던시절이있었다.예 쁜 질문, 난처한 질문이 쏟아지면 서 문득 할머니는 왜 할머니가 되 셨어요. 느닷없는손녀질문에“그 냥할머니가좋아서할머니로살기 로했단다”궁여지책답일수밖에. 알고 보면 할머니는 처음부터 할 머니가아니었는데. 푸르고청청했 던 시절엔 생명의 산실로 탄생의 기적에도참예했었고양육의인내 까지묵묵히감내하며가정이란울 타리를 고군분투 억척으로 지켜 내온 전설의 전사였다. 물색 없는 서방님들이저질러놓은치다꺼리 를 도맡으며 웬만한 풍파 쯤은 끄 떡없다며최전방불침번으로때론 후방 패잔병들을 돌보는 일로 생 을 바쳐 지켜온 훈장 없는 영웅들 이었다.젊음을아름답게승화시킨 열병같은앓음이있었기에가능했 으리라. 고운엄마를둔손주를바 라보며뿌듯함에취해보지만알고 보면할머니도젊고고운엄마시절 이 있었는데 어찌 실없는 규명 불 명눈물이고인다. 알고보면젊음의열정이분출될 즈음이면 젊음들은 사랑에 빠진 다. 사랑이 깊어지고 무르익다 보 면그대를만나고영원으로이어질 언약이이루어지고지고지순아낙 의 삶이 시작된다. 일제 강정기 끝 날 무렵에 태어나 유년에 해방을 맞은세대들은투명인간처럼존재 감 없이 묵언의 수고와 헌신의 표 본처럼 살아왔다. 이즈음 젊은 세 대들 행보와는 비교될 수 없는 고 전적 삶의 방식을 고수해 왔다. 동 시대여인들은개인의삶을누리지 못한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 가정 이라는포대기에자녀와시부모를 포함해남편까지싸업고험난하고 길고 긴 터널을 묵묵히 견디어 왔 다. 이를비교할수없음을익히알 고있기에부럽기도하거니와언감 생심흉내조차엄두에없는지라설 령그런자리에앉혀준다거나기회 가주어진다한들손사레치며뒷걸 음질하기십상이었을것이다. 시대흐름에어울리는통상적아 줌마 이전 시절로 조망 해본다한 들, 설령 지금처럼 좋아진 세상에 서살게해준다한들대물림해온안 사람들의향수어린자화상깃발이 펄럭이고있는지라위로받을따스 한이야기로 남겨두고싶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아름다웠노라는 말을 남길 수 있었으면좋으련만남존여비광풍 소용돌이가 떠오름을 밀어내기가 쉽지않노라고토로하고싶음을어 이하랴. 어딘가 빨리 도착해야 할 것 같은 초조로움에, 웬만한 상채 기 쯤은 본체만체로, 조금은 멈추 라는몸의신호도번번히무시해왔 던단련된노구가이제사편안하게 먼 하늘을 응시하는 여유를 얻는 다. 어느노부부의하소연을들은적 이있다. 결혼삼십년만에야처음 으로 부부동반 여행을 떠났더란 다. 시어머니 성화에 아무래도 더 는부부라는인연을이어가지못할 정황이라마지막여행이라는생각 으로집을나섰단다. 집안에서맴 돌던 아내 모습을 바깥에서 비로 소가까이서보게되면서까칠하니 수척한모습이더라는것이다.보름 달 같았던 고운 새색시 모습은 온 데간데찾을길없었다고. 싸늘한 인연으로 끝맺으려는 각 오로 떠난 여행길이었는데. 과연 남편인 자신은 무엇을 위해 이 날 까지 살아왔으며, 아내 또한 과연 누굴 위해 살아왔을까. 어이해 그 리도 곱던 귀한 딸이 내게로 보내 졌는데 나는 과연 아내를 어떻게 대해왔었나. 갈등의연민이서서히 엷어져가며해넘이노을처럼사위 어가더란다. 알고보면수많은인류가운데남 의편이될줄모르고안해편이될 줄을 미처 모르고 만났던 것이다. 서로를 알아보며, 알아보아주는 것 만으로 벅찬데 사랑을 나누는 부부로 만난 것은 기적을 이룬 사 람들임을순간순간떠올리며잊지 말아야할 일이다. 서로 서운했던 마음을 치유해 줄 한줄기 희망만 붙들수만있다면젊은이나노년이 나꿋꿋이연을이어갈수있는것 을. 어느날우리집할배랑둘만의만 찬을 위해 한적한 교외 음식점을 찾은 적이 있었다. 늘상 외모에 주 눅든 할멈을 식당의 은은한 조명 아래서 한참을 들여다보시던 할 배가왜그리자신을업신여기느냐 고, 딸들이 자랑스러울 만큼 고운 미모를 지녔다면 그 모친 미모 또 한괜찮은편일텐데어찌해서자기 비하를 하느냐고, 젊었을 땐 고왔 노라고, 해서우리도한땐불같은 사랑에 빠졌던 적이 있지 않았느 냐고 하신다. 할머니 대열에 들어 섰다는자괴감과자신감부족으로 깊이 숨겨져 있었던 자존감이 깊 은심호흡을끌어올린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나아질거야 ’인생은결코너무늦은때란없는 법이니까.‘우리할멈도이젠늙었 구나’로 치부받는 마누라보다 젊 었을 적 모습이 언뜻언뜻 남겨져 있는, 아이들 키워내느라 제 몸일 랑 가꾸지도 않은 채 엄마와 아내 자리를억척으로지켜온아줌마로 기억되며살아지고싶다. 알고보면 할멈도귀여운딸이었고꿈꾸는소 녀였었고고왔던아가씨였었기에. 시사만평 데이브그런랜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푸틴의 치어리더 천재야!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침공 발언대 최상석 성공회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 무속정치ㆍ무속사회에대한우려 요즘고국의대선정국이일부대통 령후보자들의무속(巫俗)관련의혹으 로 논란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나라의 발전과 민심의 요구를 채워줄 정책과 한반도의미래와4차산업혁명시대를 열어갈시대정신을놓고치열하게경쟁 해야할시기에매우안타까운일이다. 무속정치의 우려에 대하여 대다 수 언론은 모른 체한다. 심지어 성경 에 우상금지를 계명으로 하고,‘점 쟁이나 길흉을 말하는 자나 요술하 는 자나 무당 등은 하느님께서 가증 히여기는것이니용납하지말라’ (신 명18:10-12)는 말씀이 있음에도 보수 기독교계는 비판적 언급을 하지 않 고 있다. 타종교 존중에 가장 인색했 던 보수 기독교계가 침묵하고 있다. 그나마개신교일부와천주교의진보 단체에서비판과우려를담은성명서 를내고기도회를가졌다. 정치인의 무속 혹은 역술 정치가 왜 문제가 되는가? 무속정치 비판이 대통령 후보의 종교 혹은 신앙에 대 하여이의를제기하는것은아니다.후 보자가어떤종교를갖든, 무속을믿든 이는개인의종교자유에해당한다. 한 겨레의역사에서무속혹은무교(巫敎) 는선사시대이래뚜렷한종교가형성 되기이전부터한반도에서민간신앙의 역할을 해왔으며 일정 부분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에 영향을 주었다. 무속은 분명 힘없는 민중들의 마음의 상처와 종교적심성을풀어주는순기능적역할 을담당하기도하였다. 그러나 무속이 국가의 공적 영역 에 개입한다면 위험하다. 국가의 정 책결정은고도의과학적전문적통찰 을요구한다.이때합리성보편성타당 성보다 한 개인의 신통력이나 직감에 의지하는점이나주술혹은고대의세 계관인역학이나명리학혹은비전(秘 傳) 등에근거한무속인들이나역학인 들이국가의공적영역에개입하여, 대 통령의 가치판단이나 의사 결정 과정 에영향을준다면, 이는엄청난국가적 혼란을야기할수도있다. 무속인들의예언과지지를받은후 보가 당선된다면 이미 약 80만 명의 역술인과 무속인이 있으며 점 운세 시장규모가약 3조원에달하고있는 한국 사회는 더욱 급격하게 무속과 역술의 사회가 될 것이다. 개인의 운 세, 길흉화복, 현세구복, 운명론에대한 관심이집중될것이다. 생년월일과생 시를 60갑자로 풀어내는 이른바 사주 팔자로인생을풀이하는근거없는점 술과역술에서벗어나야한다. 과학시대에 날이나 시간에 대한 고대의세계관에서벗어나야한다. 날 과시간은하느님이창조하신태양계 와은하계안에서의물리적움직임이 며, 하느님은 길일과 흉일을 따로 만 들지 않으셨다. 악한 마음으로 맞이 하면 모두가 흉일이요, 선한 마음으 로 맞이하면 365일 매일이 길일이다. 인생을 외부의 힘으로 돌리는 운명 론에서도벗어나야한다. 하느님은우 리 인생 곳곳에 사고나 액운을 미리 만들어놓으실 심술궂고 잔인한 분이 아니다. 자신의 기질과 성격, 성품을 알고잘가꾸며얼음위를걷듯매사 를 조심하고 성실하며, 긍정의 마음 으로 기도하며 살면 누구나 행복한 삶의주인이된다. 무속정치, 무속사회는 심히 우려스 럽다. 점역술무속에대한과도한관 심에서벗어나모두가함께사는‘대 동세상’ ,‘고루사회’를 향해 나아가 야 한다. 우리가 따라야할 것은 그저 한 개인의 욕심과 요행을 채워줄 점 괘나술법이아니라, 나와우리곧만 인의 행복과 만국의 평화를 추구하 는 원대한 시대정신이요, 세상 모두 를 끌어안는 영원한 진리를 담은 큰 뜻곧진리의세상이어야할것이다. 업 기밀을 빼내는 등의 활동을 했던 것으로추정된다. 그때만해도소비에 트연방이사라지리라고는누구도상 상하지못했다. 그런데 89년부터 분위기가 급변 했다. 공산정권들이 줄줄이 무너졌 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90년 문가들은보고있다. 동독에서귀국 후 정계로 들어가면서 그는 구소련 의영광을 되찾겠다는야심을키웠 을것이라는분석이다. 푸틴의 야심은 상당부분 러시아 인들의야심이기도하다. 지난 12월 소련 붕괴 30주년을 맞아 실시된 전후최악의전쟁이될수있다는공 포감이높다. 당사국인우크라이나의 공포감은오죽할것인가. 우크라이나는비운의나라다. 소연 방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게 1991년. 제대로된독립국으로서의역사가겨 우 30년이다. 그이전근 800년동안 받아들이면서 기독교 국가로서의 정 체성을확립했다. 1000년전이나라 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벨라루스는 모두자국의기원으로삼고있다. 푸 틴이‘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한 나 라’라고하는근거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탄압은 잔혹했 계속될 것인가. 힘 있다고 아무 나 라나 쳐들어가서 짓밟고 빼앗던 제 국주의, 그야만의시대에서이제는 벗어나야 하겠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축이 되어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 푸틴의 시대착오적 야욕을 꺾 어놓기바란다. <논설위원> 발언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 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4년 중 임제를 위한 개헌과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약속했습니다. 송 대표는‘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 개혁안’으로 포장해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방안 등을 발표하면서 야당의 동참을 당부했는데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이지요. 지난 총선 당시 위성정당 꼼수를 썼 던 민주당의 정략적 카드에 두 번 속아‘야합’에 나서는 야당이 과 연 있을까요. 시사만평 데이브그런랜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푸틴의치어리더 천재야! 러시아군우크라이나침공 최상석 성공회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 무속정치ㆍ무속사회에 대한 우려 요즘 고국의 대선 정국이 일 부 대통령 후보자들의 무속( 巫俗) 관련 의혹으로 논란이 분분하다. 무엇보다나라의발 전과민심의요구를채워줄정 책과 한반도의 미래와 4차 산 업혁명 시대를 열어갈 시대정 신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시기에매우안타까운일이 다. 무속정치의 우려 대하여 대다수언론은모른체한다.심 지어 성경에 우상금지를 계명 으로 하고,‘점쟁이나 길흉을 말하는자나요술하는자나무 당등은하느님께서가증히여 기는 것이니 용납하지 말라’( 신명18:10-12)는말씀이있음 에도 보수 기독교계는 비판적 언급을하지않고있다. 타종교 존중에 가장 인색했 던 보수 기독교계가 침묵하고 있다.그나마개신교일부와천 주교의 진보 단체에서 비판과 우려를담은성명서를내고기 도회를가졌다. 정치인의 무속 혹은 역술 정 치가 왜 문제가 되는가? 무속 정치비판이대통령후보의종 교혹은신앙에대하여이의를 제기하는것은아니다. 후보자 가 어떤 종교를 갖든, 무속을 믿든이는개인의종교자유에 해당한다. 한겨레의 역사에서 무속 혹은 무교(巫敎)는 선사 시대이래뚜렷한종교가형성 되기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민 간신앙의 역할을 해왔으며 일 정부분한국인의정신과문화 에 영향을 주었다. 무속은 분 명힘없는민중들의마음의상 처와 종교적 심성을 풀어주는 순기능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속이 국가의 공적 영역에개입한다면위험하다. 국가의 정책 결정은 고도의 과학적전문적통찰을요구한 다. 이 때 합리성 보편성 타당성 보다한개인의신통력이나직 감에의지하는점이나주술혹 은 고대의 세계관인 역학이나 명리학 혹은 비전(秘傳) 등에 근거한 무속인들이나 역학인 들이국가의공적영역에개입 하여, 대통령의 가치판단이나 의사결정과정에영향을준다 면,이는엄청난국가적혼란을 야기할수도있다. 무속인들의 예언과 지지를 받은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 약 80만 명의 역술인과 무속 인이 있으며 점 운세 시장 규 모가 약 3조원에 달하고 있는 한국사회는더욱급격하게무 속과 역술의 사회가 될 것이 다. 개인의 운세, 길흉화복, 현세 구복,운명론에대한관심이집 중될것이다. 생년월일과생시 를 60갑자로풀어내는이른바 사주팔자로 인생을 풀이하는 근거없는점술과역술에서벗 어나야한다. 과학시대에 날이나 시간에 대한 고대의 세계관에서 벗어 나야한다. 날과시간은하느님 이 창조하신 태양계와 은하계 안에서의 물리적 움직임이며, 하느님은 길일과 흉일을 따로 만들지않으셨다. 악한마음으 로맞이하면모두가흉일이요, 선한 마음으로 맞이하면 365 일매일이길일이다. 인생을 외부의 힘으로 돌리 는 운명론에서도 벗어나야 한 다. 하느님은 우리 인생 곳곳에 사고나 액운을 미리 만들어놓 으실심술궂고잔인한분이아 니다. 자신의 기질과 성격, 성 품을 알고 잘 가꾸며 얼음 위 를걷듯매사를조심하고성실 하며, 긍정의마음으로기도하 며 살면 누구나 행복한 삶의 주인이된다. 무속정치, 무속사회는 심히 우려스럽다. 점 역술 무속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사는‘대동세상’,‘고루사회’ 를향해나아가야한다. 우리가 따라야할 것은 그저 한개인의욕심과요행을채워 줄점괘나술법이아니라,나와 우리곧만인의행복과만국의 평화를 추구하는 원대한 시대 정신이요, 세상모두를끌어안 는 영원한 진리를 담은 큰 뜻 곧진리의세상이어야할것이 다.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