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3월 19일 (토요일) 사 설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3월의 눈 눈과의 조우가 그리 쉽지않은 애틀랜타에 3월의 눈이 내렸다. 지난 주말, 이른 아침 창가엔 바 람에흩날리는하얀눈의춤사위 가유쾌하게이어지고있었다. 성 긴눈발이긴했지만반가움에눈 맞이 채비를 하고 밖으로 나섰 다. 바람도 겨우 내내 불어댔던 바람으론한에닿지않았던지한 겨울에도보기드물었던거센풍 속으로내달린다. 떠나는겨울과 영하로기울어진이른봄날의허 밍이얼떨결에눈손님을영접하 는풍경을연출하고있었다. 빈가지끝고요속에서봉곳이 새순을 내미는 환희를 보았기에 더는 뒤돌아 보지 않으며 떠날 수있었나보다고연민의정을접 고있는터였는데겨울나름아쉬 움에서인지한나절을사뭇몸부 림으로 나뭇가지를 못 견디도록 흔들어댄다.잠시잊고있었던이 른봄날빙점이반짝세일처럼애 틀랜타주말을역습했다. 갑자기 떨어진 영하의 일기가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문득 미우 라아야코‘빙점’이떠오를만큼 혹한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른 봄날이 영하 한기를 직감하고는 깊은 골에서 빠져나와 물색없이 소설‘빙점’을떠올려놓고말았 다. 소설‘빙점’은 1964년 아사 히신문현상공모당선작으로일 본문단에센세이션을불러일으 키고영화로도만들어진알려진 작품이다. 자신의 13년 간 투병 과남편의헌신적인사랑을작품 속‘요코’고백으로서술해놓았 다. 가족사에 얽힌 애증의 깊은 원망과고심,죄책감속에서성장 해가는요코모습을통해‘죄를 용서한다는것’이무엇인지를세 상에 묻고 있었다. 인간 원죄를 다룬소설‘빙점’은주인공의고 백을통해인간마음을얼어붙게 하는빙점의바닥을유려한필체 로묘사했다. 죄짓기를 거부하며 살아온 주 인공은혐오스런자신을안고눈 덮인겨울언덕길을오르게된다. 높은언덕에오른주인공은하얀 눈길에남겨진발자국을보게된 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앞만 보고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눈 위에 남겨진 발자국은 흐트러지 고 질서 없는 발자국이 아닌가. 그순간인생을바르게살아간다 는것이쉽지않은힘든일임을깨 닫고용서할수없었던어머니를 용서하게 된다. 초월할 수 없는 용서의 한계를 3월에 내린 눈처 럼예측할수없었던사랑의절정 을보여주었다. 기후 빙점은 수은주가 알려주 지만인간빙점은보이진않는다. 마음이얼어붙는빙점은 태초부 터였을것이다.정도차이는있긴 하지만자신도모르는빙점을지 니고살아간다. 미움에서시작된 마음 얼음은 기후 빙점과는 무 관한아무리녹이려해도녹일수 없는심성깊은곳에자리한고통 의근성과정점을섬세한심리묘 출로접근했다. 빙점은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온도이면서 녹는 온도이기도 한 데 인간 빙점은 자신 안에 흐르 는 원죄 실상을 파헤친 작가 의 도가돋보인다.떠나는겨울과이 른 봄날이 지닌, 차가운 빙점과 따뜻한 배려가 곁들여지는 계절 여울목을느닷없이찾아든눈손 님이생각없이찾아오지않았을 것이란 부록을 달아본다. 인간 본성의차가움속에내면의나약 함이빙점의시작이아닐까.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관 계원색은아름다움에서메마름 으로 쇠락과 소멸로 가랑잎 더 미를 만들 뿐이라고 단정지어서 도아니될것이라일러준다.고왔 던단풍도마지막을고하라는재 촉에다비우고내려놓았던것도 존재의한방식이었을것이므로. 고뇌 끝에 꿇은 고해의 스틸 마 저도스스로용서해주고싶은가 당찮은 허영에 빠져들기도 하지 만, 이 과정 또한 성숙의 단계로 받아들이라한다. 용서하고 품어주는 것에까지 계산이앞서는세상이라쉽게얼 어버리고쉽게해동되는양상앞 에당혹스러운상황도많다.‘빙 점’작가는 분노와 증오는 상대 뿐아니라스스로를피폐하게만 드는 것이라서 인간을 위안해주 려는의도로‘빙점’을세상에내 놓은것이아닐까한다. 3월의 눈과 마주하며 마냥 게 으름에젖은채생각조차도쉬고 싶어깊은침묵을붙들고는눈이 멈춘후에도내내바깥을맴돌았 다.휘영하니불어대는바람의언 어에귀를기울이며.이불을덮어 도잠까지덮이지않는계절길목 이다. 코로나 팬데믹 2년, 종식은 멀었다 2020년 3월11일 세계보건기구 (WHO)가 코비드-19 코로나바 이러스를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 행병)으로 규정한 지 2년이 지났 다.그동안전세계에서이바이러 스에감염된확진자는 4억6,500 만명, 사망자는 608만명이 넘는 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8,000 만명이 걸려 거의 100만명이 죽 었다. 누적확진자와사망자모두 미국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 다. 초기에트럼프행정부가적극적 으로 대처했더라면 인명 손실을 크게줄일수있었을것이다.또한 트럼프전대통령이‘쿵플루’등 의 인종차별적 언사를 내뱉지만 않았어도 미국내 아시안 이민자 들에대한혐오와폭력사건이지 금껏연일터져나오는비극을막 을수있었을것이다. 지난2년동안우리가사는세상 은놀라운속도로변했다.하루아 침에 자택격리가 실시되면서 일 상전반에걸쳐크나큰변화가있 었다. 육아, 학업, 출퇴근 스케줄 이정지되면서재택근무와줌화 상회의, 온라인수업이 보편화되 었다.마스크착용이일상화되고, 사회적거리두기에따라악수, 허 그,키스가사라졌다.사회적으로 고립된생활이길어지는동안우 울증환자가늘고, 가정폭력과이 혼이증가한것, 어린이와청소년 의 정신건강이 위태로워진 것도 팬데믹이남긴어두운상흔이다. 몇차례의확산물결과오미크론 대확산이휩쓸고지나간후지금 미국은어느때보다감염위험이 낮아졌다. 하와이를제외한 49개 주는실내마스크착용의무화를 철회했다. 그렇다면이제팬데믹은지나간 걸까? 실망스럽게도 전문가들은 “종식은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지금 오미크론이 급증 하고있고, 영국과유럽에서도확 진사례가다시증가하고있듯이,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계속나오고있기때문 이다. 지구촌 어디에서라도 바이러스 가움직이는한인류는감염병으 로부터자유롭지않다. 너무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는 일은 없어야 겠다. 개인의건강은개인의방역 에달려있다. 아시안 증오범죄 여성들이 주 타깃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8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참사가 지난 16일로 1주년 이됐다. 한인또는아시아계라는 이유만으로 인종 증오와 무참한 폭력의타깃이되는용납못할사 태가 총기난사라는 비극으로 터 져나와큰충격을준게벌써1년 전이다. 이 사건은 미 전역에서‘아시안 증오를멈춰라’는함성이분출하 며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에 대 한경각심을크게일깨우는계기 가 됐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증오 범죄로 인한 한인들과 아시아계 의피해는오히려걷잡을수없이 늘어났다. LA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오 클랜드등아시안이민자들이많 은지역들에서는거의하루가멀 다 하고 한인 또는 아시안들이‘ 묻지마폭행’을당하거나강도등 범죄피해를당하는일이벌어져 왔다. 최근뉴욕에서는한인이인종차 별칼부림에중상을입는일이벌 어졌고,또다른아시안여성은불 과 1분30초 동안 130번 넘게 폭 행을당하기도했다. 이같은사건 들의대다수가인종적편견과혐 오가 바탕에 자리 잡은‘증오범 죄’로볼수있는것들이다. 상황이이렇다보니한인들과아 시아계전체의인종증오폭력및 범죄에대한우려와공포가갈수 록커져가고있다. 더욱큰문제는이같은인종차별 과증오의화살이여성들에게더 많이향하고있다는점이다. 아태계 커뮤니티 단체들이 공 동으로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팬데믹시작이후발생한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피해자의 62%가여성인것으로드러났다. 얼마 전 뉴욕에서 집안까지 뒤 쫓아온노숙자에게40차례이상 칼에찔려피살된한인크리스티 나이씨사건이나, 뉴욕지하철에 서노숙자에게떠밀려목숨을잃 은중국계미셸고씨사건등이아 시아계여성들이당하고있는참 혹한 피해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있다. 아시안증오범죄대처의출발은 아무리사소한차별이나증오피 해라도 침묵하지 말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서는 것이다. 나아가정부와사회전체가인종 증오범죄들에대한강력한처벌 과함께피해를줄이기위한총기 규제강화등을촉구하는행동도 필요하다. 시사만평 릭맥키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푸틴 팬클럽 푸틴팬클럽미국지부 극좌 극우 미국을다시위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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