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3월 26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그리움백서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뵐 때마다 외로움이 깃든 애틋 한 시선으로 기도부탁을 하시는 연세가높으신분이계신다. 하루 하루외로움을잘견뎌내실수있 기를 소원하신다. 꼬옥 안아드리 면 낙엽 소리가 들릴 것 같아 힘 주어 안아드리지를 못하고 포근 히다독이듯안아드린다. 살포시 안아드리면 연한 숨결이 선천적 그리움이듯 쓸쓸한 느낌이 전이 된다. 살아오시며사랑하는모든 것들을 가까이에서, 먼 거리에서 그리워하시면서 어딘가를 향한, 누군가를향한그리움이있는것 만으로도삶의풍요를누린것같 으시다고. 삶은 언제 어디에서나 그리움을 남기는 것이라서 그리 움의근원은마를날이없어눈가 가짓무르기도하지만품을수있 는그리움이있었기에삶을지탱 할수있었노라고고백하듯풀어 내신다. 그리움 본질은 마음 속을 흐르 는 음악 같기도 하고, 생각 속에 그려지고 있는 그림 같기도 해서 무언가를그리워할수있는오롯 한감성이있음은인간이누릴수 있는행복영역임이분명하다.그 리움의대상이있고그리워할수 있는간직된추억이있기에그리 움본능은호흡이있기에소유할 수있는누림일것이다.깊은포옹 에도맞닿을수없는심장의거리 만큼인생은서로를그리워할수 밖에없나보다. 그리움 마다 다른 질감들이 살 아온연륜켜켜이쌓여가고문득 문득떠오르는멍울같은떠오름 까지도 그리움의 결에 실리고 있 다. 살아있다는자체만으로도사 르르배앓이같은그리움이되어 마음을저미게된다. 지금에이른풍경속엔이른아 침네딸아이들을등교시키는소 란스러운 소리에서부터 막내 결 혼축하연의술렁임까지. 그날들 의환희와이룸과보람들이생의 길목 마다에 그리움으로 남겨지 고있었다. 분주함가운데서도숱 한일들을만나고,새로운것을보 며새로운소리를들으며벅차도 록무언가가늘채워지고있었다. 그것은 삶의 희열이요 성취였고 생을지탱해준보루였다. 그리움을묻어둔마음어귀에는 생을지켜온묵은느티나무같은 것이가족을지켜주고있었다. 그 리움이 서리는 자리마다 그림자 처럼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다림 도있었고,가슴에작은이랑들이 만들어지기도 하면서 우연히 듣 게된익숙했던멜로디가울컥그 리움을몰고오기도했었다. 기억 속에남겨있었나싶은익숙한내 음도,문득스쳐간사람이떠오르 는오랜기억속의잔잔한일깨움 도모두그리움의실체였다. 그리움의의지도푸르렀던무성 함이세월을덧입고쇠락의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그리움도 사 위어가고움츠러들기마련인것. 친지들을하나둘떠나보내는여 정가운데서더이상기다림도그 리움도남겨지지않을날이올것 이라서 그리움도 생을 지탱해주 던등불의촉수처럼줄어들것이 다. 그리움미학은삶속에속속 들이 박혀있어서 푸른 새벽에도 햇살이눈부신한낮에도시도때 도없이그리움이찾아들지만그 리움이있었기에생을걸어올수 있었던것일게다. 쌓여있는그리 움 무게는 노년으로 접어들수록 골이 깊어지고 메아리처럼 웅얼 대기도한다. 그리움원천은언제 나사랑이었고, 생은그리움이었 고,그리움을풀어내다떠나는것 인가보다. 사는 것이 무겁고 힘겹다고 생 각할 땐 그리움이란 호사스러움 이라며 밀쳐두었던 감성이지만 이세상나들이가끝나가는즈음 이라작은그리움의빛살에도꿋 꿋이하루들을세워나갈수있음 에감사가피어난다. 가야할길이 아득하고 척박하다한들 그리움 이윤활유가되어주었기에어느 그리움 하나에만 집착하지 않아 도되는여력을더해주고있었다. 그리움은우리네한국인의정체 성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온 세월도오랜것같다.그리움을감 성적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말 아서 이성적 판단 결정을 저해하 는균형을잃지않아야세상살이 와별리된감성적여백을즐길수 있을것이다. 그리움은분망한삶 의 현장에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 볼수있도록관대함으로마음을 넓히게도해주었다. 감성적인 그리움만 꼽고 있느 라잊고살았던것같지만놓아서 는아니될소중한그리움이있다. 영원을향한그리움이다 . 일상의 그리움은 간직해왔지만, 아직 영 원을향한그리움을만나지못한 이들이지금도여전히우리들곁 에있음을상기해야할일이숙제 처럼남아있다.생애에서가장고 귀한그리움인것인데. 이를위해 기도의끈을다시금팽팽하게당 겨야겠다. 생의 종착역은 예고없 이찾아드는것이라서. ‘생명’의‘생’과‘학생’의‘생’ 이똑같은한자를쓰는것인데,뜻 은왜다른지를물어온애독자가 있었다.먼저‘學生’이란? 學자의 상단은 새끼를 꼬아 지 붕을 얽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후에아이들도그일을배워야했 기에‘子’가 첨가되었다.‘배우 다’(learn)가 본뜻인데,‘학문’ (learning)‘학설’(theory)‘학교’ (school)등의낱말에쓰인다. 生자는 갓 돋아난 새싹 모양을 본뜬 것으로‘돋아나다’(sprout) 가 본뜻이다.‘태어나다’(be born)‘살다’(live)는뜻으로도쓰 이는것은, 생명이태어나는것을 풀이 돋아나는 것에 비유하였기 때문이다.‘사람’(people)을뜻하 기도한다. 學生은‘배우는[學] 사람[生]’ 이속뜻이다. 이처럼같은한자라 도여러가지뜻으로쓰이는현상 을일러‘일자다의’(一字多義)라 한다. 假자가‘가짜’‘임시’‘빌리 다’는 세 가지 뜻으로 쓰이는 것 도같은이치이다(참고,아래명언 번역). 거의대부분한자가두가 지이상의뜻으로쓰인다. 하나의 영어단어가여러가지뜻으로쓰 이는것과똑같은원리이다. 아울러,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나벤치마킹을통하여자기삶을 윤택하게하는데에도움이될만 한명언을소개해본다. 중국 진(秦)나라의 국무총리에 해당되는높은벼슬을지낸여불 위(呂不韋)가 자기집에 드나드는 문객(門客)들과함께편찬한잡가 명저(雜家名著)인‘여씨춘추’란 책에나오는명언이다. “배움에능한자는남의장점을 빌어서자기의단점을메운다.” 善學者,假人之長以補其短. 선학자,가인지장이보기단 -‘呂氏春秋’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한자&명언 ■ 學生(학생) *배울학(子-16, 8급) *사람생(生-5, 8급) 아시안커뮤니티,Quiet에서Loud로변화 비영리단체 에스닉 미디어 서비스(Ethnic Media Service) 는매주 금요일 온라인 기자회 견을 마련하여 전국 각 지의 에스닉 기자들에 게매주다른주제를가 지고 브리핑을 한다. 정 부인사, 전문가, 비영리 단체장, 논란이되는현 안에 정통한 사람등이 참석하여 특정 주체에 대해 정보 와의견을나누면각지역기자들 이 기사화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알린다. 지난 2월 25일 온라인 기자회견 에서는3월16일애틀랜타총격사 건 1주년을맞아아시아계여성들 이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해 다양 한의견을밝혔다. 본인은 애틀랜타 증오범죄 대책 위원회사무총장으로서참석하여 아시안커뮤니티가어떻게변화했 는지 의견을 나누었다. 위원회는 애틀랜타총격사건다음날인 3월 17일, 한인 1세대를 중심으로 만 들어졌다. 2021년3월18일,즉각기자회견 을 열어 아시안 커뮤니티의 슬픔 과 분노를 알리고 지역경찰과 로 컬, 주, 연방정부차원의아시안주 민과사업체보호를요구했다. 이자리에는AJC, 워싱턴포스트 를 비롯 미국 매체들이 참석하여 한인 사회의 아시안 증오범죄 종 식에 대한 강력한 목소리를 미국 전역에 전달했다. 한 주 후 열린 3 월 25일촛불집회에는천주교, 기 독교, 불교종교계지도자들과아 시안, 흑인, 백인, 히스패닉, 무슬 림 정치인들 및 커뮤니티 리더들 이 참여하여 총격희생자들을 애 도하고 함께 연대하여 인종 증오 범죄에 대응하자는 결의를 다졌 다. 2021년5월에는‘왜아시안 어 메리칸 역사가 K-12 역사교육에 포함되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미국내 아시안 증 오범죄에 대한 역사를 배우고, 아 시안은‘외국인’이라는인식을불 식시키기위해아시안아메리칸역 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에한목소리를내었다. 이후위원회는귀넷카운티의파 슨스, 버넷, 메이슨초등학교에한 국어/영어로 된 책을 기증하였고 올해 더 많은 책을 초·중·고등학 교에 기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위원회의아시안증오범죄종식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 5월 Asian Heritage Month 에는‘Proud to be Asian’행사를타민족, 타인종 과 함께 마련했고 7월에는‘We Are Together’행사를 스와니타 운센터에서 열어 지역사회 주민, 단체, 고등학생들과 모든 인종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를 마련했 다. 올해 3월 16일에는애 틀랜타총격사건 1주기 를 맞아 추모식과 지난 1년간아시안사회가어 떻게 변화했는지 짚어 보는시간을가졌다. 이 행사에서는 바이 든대통령서한, 오소프 와 워녹 조지아 연방상 원의원 그리고 러브 헨 드릭슨 귀넷 의장의 아 시안증오범죄종식에함께한다는 비디오메시지가전달되었다. 그외에도캐롤린버도연방하원 의원, 미쉘 아우, 샘 박, 페드로 마 린 조지아 상/하원 의원, 카든 귀 넷제1지구커미셔너,던컨귀넷고 등법원판사, 애킨슨도라빌경찰서 장, 호세아재단 CEO 오미라미여 사가 스피커로 참석했다. 그만큼 애틀랜타한인사회의목소리와요 구에 정치인 및 각 정부가 귀기울 이고있다는증거라고할수있다. 팬데믹기간동안전국에서일어 나는아시안증오범죄를겪으면서 아시안 아메리칸들은 조용한 사 람들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 는사람들로, 스스로각종행사와 집회를 준비하면서 invisible에서 visible로변화하고있다. 조지아의 아시안 아메리칸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선출직 공무원들을 스스로 뽑아야한다 는것을절감하고 2020년선거와 202년조지아상원위원결선때자 원봉사자로 적극 참여했다. 이들 은포스트카드를쓰고,전화를걸 고,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선거참 여를독려했다. 각종 통계는 아시안들이 first time voter로 등록하고 우편투표 에 많이 참여했다는 것을 알려준 다.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은 아시안 선거권자들의 투표가 당 락을 결정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시안커뮤니티행사에적극적으 로참석하고있다. 특별히 2020년 선거에는14명의아시안아메리칸 후보자들이 등록을 마치고 지역 주민들을대변하기위해준비하고 있다. 이는 조지아의 아시안 커뮤 니티역사상가장많은후보자숫 자이다. 조지아의 아시안 인구는 지속적 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 고이는아시안들의정치, 경제, 문 화적파워가계속커질수있다는 근거가된다. 그동안의노력으로각정부는자 체 프로그램에 영어외 아시안 언 어를 포함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 로여기고있다. 이제한인들도언 어장벽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 는다는것을인식하고지속적으로 로컬, 주, 연방정부가마련하는행 사에 참석하여 목소리를 내고 필 요한 것을 당당히 요구하는 압력 그룹으로자리매김하길기대한다. 독자 기고 미쉘 강 아시안증오범죄방지 위원회사무총장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