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4월 2일 (토요일)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계절의 삼각주 계절이 떠나고, 들어서고 순환을 거듭하며마주스치는길목에는시 류 흐름이 지류를 돌고 돌아 계절 평야가조성되고있음이경이롭다. 계절이남긴부유물들이침전되고 계절특유서정까지도정성껏품어 온계절삼각주가인생들의오만과 이중성까지도토사켜켜이묻어두 면서 퇴적되기를 기다리며 인생들 을 품어온 것이었다. 계절이 흐르 고 지구에도 아늑한 시간이 흐르 고 있지만 지구 행성의 마지막 걸 작품을 만들자며 마지막 계절 겨 울은 지칠 줄 모르고 계절들이 건 너갈 단단한 토질을 다지고 있다. 생명을 품을 물길이 흐르도록 물 꼬를틔워내고봄비를재촉하며계 절의삼각주를일구느라미처사월 이들어선줄도모른다. 계절이베 푸는비옥하고풍성한시기라서따 스하고 그리 덥지도 않고 가끔 시 원한 비 소식도 찾아들고 있어 나 들이에도만남을재촉하기에도계 절의삼각주를누리기에최적기를 맞고있는것이다. 삼각주는 하천으로 흘러든 토사 와 침전물들이 하구에 이르면서 오랜 시간 동안 고이고 고여 오면 서 퇴적으로 형성된 지형을 말한 다.강줄기를지나는바람과모랫길 도 시간 흐름을 따라 모래톱이 토 양삼각주를만들어내듯계절이흐 르는길목마다윤택한계절의삼각 주를만들어내고있었던것이다.계 절의삼각주를도모하는까닭은인 생들을윤택으로이끌어주고싶어 살가운선물로남기고싶었기때문 일 게다. 삼각주 유역은 토양이 기 름져서농사짓기에최적이며삼각 주를 터전 삼는 동식물도 많을 뿐 더러, 다양성 있는 풍부한 우수종 을품고있어생태학적으로도막대 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인 류에게베풀어주고싶었던애틋함 이창세로품어온연유일게다. 계곡따라흐르던물줄기는모태 의 품이 되어 하류에 이르고 한계 길목에이르기까지발달된사구로 부터석호와사주가범람원이되기 도하지만사행천이며배후습지들 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융합과복합적인자연환경을제공 해주고있었다.인간의삶을윤택하 게이끌어주며철새도래지가되어 쉼터가되어주기도하는것이천연 의삼각주라면계절환승이일구어 놓은 계절의 삼각주가 지금 쯤이 아닐까싶다. 겨울이라는 이름표에는 적막한 색상이 물들어 있다. 겨울이 떠밀 려가야하는서러움의여운이곁들 여 있어 망연히 하늘을 올려다 보 게 된다. 빈 가지 끝에서 바람결에 나부죽하니흔들리는연록의잎새 들이무성해지면머뭇머뭇마음이 자맥질하듯잠겨든다. 계절이남기 고 간 연륜의 이질감이 세포 속으 로번져가기시작하면한번도가보 지 않은 미지의 곳을 만나고 싶은 절박한서성임이돌발하듯마음을 흔들어댄다. 삶의 현장은 무채색이다. 실존에 색을입히는것은예찬을의도한것 이라 했다. 삶이 권태롭고 고달플 때는세상이잿빛투성이가되지만 인생은 무엇을 얼마나 더 높이 쌓 아야하느냐보다무엇을느끼고감 동하며살아가느냐가이정표가되 어야 한다. 감동이 넘칠 때에야 비 로소 감동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 다. 시인의 마음은 세상을 아름답 게채색을입히고그어여쁨에감동 하고감동을공유하는것이다. 시인의마음이되어감동에젖어 보자.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자. 연륜이 익어가는 만큼 소중 한것을가려분별할줄알아서부 디계절의삼각주에서남은날들을 아끼며본향을향한그리움들을절 절한묵상으로쏟아내보자. 봄날 숲길을 누비다 보면 마지막 계절의쇠락을풀어내고있는산자 락이 느긋한 안도와 평온으로 물 들고 있다. 나뭇잎들도 뿌리가 빨 아올린수액과따스한햇살과바람 의어루만짐으로자연균형에이바 지해오며계절의흐름따라생태계 의 생명 줄을 붙들고 온 것이었다. 아직 새순을 내밀지 못한 나목 곁 에 서면 계절의 소멸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성숙과결실의표정도 곁들여져있어조바심이평안을부 등켜안기도한다. 자연계 순환과 인생살이의 오버 랩되는부분들을새로운흐름으로 각색하고싶은희원이아쉬움을안 고명상으로사색으로사념이깊어 져갈수밖에없는계절의삼각주를 조성해가고있었던것이다. 계절의 삼각주를 꿈꾸는 하늘도 바람도 연록의푸르름으로이끌어낸계절 봄으로,생명력을불태우며열매가 익어가도록헌신해온성숙의뜨거 운 계절 여름으로, 결실을 거두어 들이도록내려놓음과비움의계절 가을로, 종내 마지막 계절 겨울의 스산함과 울울함까지도 품어내는 미묘한계절의삼각주에는연록의 희망들이두런두런물들기시작했 다. 인생삼각주를꿈꾸어보지만어 쩌면이미인생의삼각주에안착해 있는지도모를일이란생각에가슴 뭉클한한편의글줄기가풀려나올 것같다. 돌아보면삶자체가한줄 한 줄 써내려 온 문장이었다. 옷깃 을여미며정갈하고간결한한편의 글이구상될듯하다. 잘다듬어진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속에서 계 절의삼각주를가없이그지없이누 리고싶어진다. 빌데이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이상한 로빈훗 나는 로빈훗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빼앗아서 부자들에게 준다! 릭스캇* 세금법안 (*플로리다주지사출신공화당연방상원의원) 보수의 품격을 묻다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 웃돌비극장에서열린제94회아 카데미 시상식. 세계적인 영화제 인 만큼 수상작에 대한 관심도 높았지만 올해는 시상자로 무대 에오른배우윤여정이화제의중 심에섰다. 우크라이나난민을지지한다는 의미의파란리본을왼쪽가슴에 달고등장한그는밀봉된카드를 펼쳐남우조연상수상자를확인 한후수어를시작했다.수상자로 선정된 청각장애인 연기자 트로 이코처를위해서툴지만진심을 다해수어로호명한것이다.무대 위로올라온코처와깊은포옹을 나눈윤여정은코어가수상소감 을편하게전하도록트로피를대 신들어주기도했다.배우를넘어 인간의품격을보여준잊지못할 장면이다. 비슷한시각태평양너머이땅 에서는때아닌장애인혐오논란 이벌어졌다.이준석국민의힘대 표가장애인단체의시위방식을 강도높게비판하며논란을촉발 시켰다. 이 대표는 25일 전국장애인차 별철폐연대가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데 대해“아무리 정당한주장도타인의권리를과 도하게 침해하면서 하는 경우에 는부정적인평가를받을수있다 ”고페이스북에썼다. “시민의출퇴근을볼모삼는시 위가지속될경우현장으로가서 따져묻겠다”고도했다. 28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서는“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 을야기해야본인들의주장이관 철된다는비문명적관점으로불 법시위를지속하고있다”며‘비 문명’과‘불법’으로 낙인찍었 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전 김예 지국민의힘의원은시위가벌어 지고 있는 3호선 경복궁역 승강 장으로향했다.그역시시각장애 인인 김 의원은 장애인 단체 앞 에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사과 했다. “적절한단어사용이나소통으 로마음을나누지못한정치권을 대신해사과드립니다.” 김의원의목소리는떨렸고,‘싸 가지 없는’정치권을 대신해 무 릎을꿇은그녀를바라보는이들 의마음은무거웠다. 진심어린사죄를건넨그가경 복궁역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 역까지지하철로이동하는데걸 린시간은총1시간23분. 비장애 인은30여분이면충분한거리였 다. 그 거리를 누군가는 마음에 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끝끝내 외면했다. 이 대표는 대선 국면에서 이대 남(20대 남성)의 지지를 호소하 는대신여성을배제하는전략을 구사했다. 40대를 제외한 전 세 대남성유권자의지지를얻어선 거에 이기겠다는‘세대 포위론’ 을내세웠고노골적으로여성유 권자를지우려했다. 한계는 분명했다. 투표에 나선 20대 남성(58.7%)과 20대 여성 (58.0%) 10명 중 6명꼴로 각각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후보를선택했다. “권력감정에중독된팬덤은권 력재생산을꿈꾸지만그방법론 은‘증오의정치’일변도라오히 려 역효과를 낳기 십상”이라는 강준만교수의탁견이적확(的確 )하게증명됐다. 성별 갈라치기에 이어 장애인 이슈를꺼내든이대표가다음에 는 어느 집단을 짓눌러‘증오의 정치’를부추길지벌써부터걱정 이앞선다. 지난해 이 대표는 지상파방송 에 출연해“보수의 언어는 공감 이 아닌 공정·경쟁이어야 한다 ”고 했다. 그가 정치를 바라보는 태도,보수를정의하는방식을단 적으로드러낸말이다. 보수의 사상적 뿌리를 정립한 미국의 사상가 러셀 커크는“인 류의 정신적이고 지적인 전통의 계승이자‘영원한 것들’을 지키 려는노력이바로보수주의”라고 했다. 국가에 대한 충성, 가족에 대한 헌신, 공동체를 위한 봉사,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이 보수의 품격을상징하는이유다. 영국 보수당의 기틀을 다진 벤 저민디즈레일리전총리는“오두 막이행복하지않으면궁전도안 전하지않다”는말을남겼다. 혹여 이준석의 정치에서 낡고 허름한 오두막은 도시의 미관을 위해 갈아엎어야할 대상은 아닌 가. 낡은 오두막 속 비통한 자들 을보듬지못하는정치라면과연 존재할이유가있는가. 시 론 정민정 서울경제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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