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4월 7일 (목요일) 오피니언 A8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 수필 김경자 (숙명여대미주총회장) 애틀랜타 한국학교 이사회에 서 한국학교 후원 및 건축기금 모금을위한연예인초청행사가 결정돼인기탤런트최길호씨와 인기 가수 현미씨를 만나 한국 학교 후원의 밤 행사를 도와달 라고 했다. 최길호씨와 나는 절 친한사이고한때KBS TV탤런 트협회를함께운영해왔고현미 씨도 방송국에서 알게 된 사이 라쾌히승낙을해주었다. 옛정이좋고방송생활을함께 했던 친분이 중요했다. 한국학 교 후원의 밤은 다목적인 중요 한 문화 행사다. 첫째는 후원금 모금이고둘째는한국학교를한 인들에게널리알리고꿈나무들 을 위한 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 이기위함이고셋째는각박한이 민생활의 정서함양에 청량제가 될 문화 예술 행사를 위한 것이 다. 어쨌든 연예인 초청은 잘 진 행이됐다. 비용문제중가장큰 문제가 왕복비행기표인데 당시 KAL 애틀랜타 지사에서 특별 후원을 해주었다. 만약 KAL이 애틀랜타에 취항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일이다. 한국학교 교사회와 학부형회 및 한인회와 총영사관과 각 단 체들이적극후원해주고언론사 들의후원으로행사진행에활력 이 생겼다. 이사회는 행사경비 절약을위해진행과정에필요한 식대와 경비를 각자 자비로 부 담했다. 공연장은남쪽 CLAY- TON ART CENTER로 정했는 데 극장이 크고 훌륭했다. 객석 이층을 회전하면 1000석에서 1600석으로 바꿀 수도 있는 대 형극장인데행사당일대성황을 이루었고 현미씨와 최길호씨는 최선을다해정성껏특기를발휘 하면서한국학교와꿈나무들을 위한후원을호소하며이민생활 이고달프고힘들어도도와주기 를바란다며고국에돌아가서도 한국학교를선전하고기회가있 으면 다시 와서 돕겠다고 해 큰 박수를받았다. 현미씨와 최길호씨는 정성껏 열연을 펼쳤다. 두 분은 진심으 로행사를도우면서부담가는행 위를전혀하지않았고최길호씨 는우리집에서함께생활하며비 용을 절감케 했다. 현미씨는 호 텔에 있다가 공연이 끝난 후 우 리집에서 감사 만찬을 했을 때 방도많은데쓸데없이호텔에있 었다면서음식도가리지않고된 장찌개, 곰탕, 설렁탕, 다좋아해 감사하게 모금행사가 성공리에 끝났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건 축기금들이훗날한인회관을구 입하는데중요한기금역할을했 다. 행사의 성공은 한인들의 후원 과 한인회 각 단체들 및 언론사 들과 그동안 한국학교 이사들 및교사회와학부형들이었다. 특히행사에올인해준양용삼 이사와 차경호 이사의 노고가 컸고그두분은그이후한인사 회를 위해 큰 일을 하면서 한국 학교이사장을역임했다. 그후양용삼이사장재임시후 원의밤행사를한후완전히중 단된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가 슴아프다. 모금행사는 하면 할 수록 힘든 행사다. 하지만 백년 대계인교육을위한모금행사는 중단해서는안될것이다. 사월은 새순, 새빛, 새 영혼 / 온 우주의새빛휘감고/맑은영혼새 옷갈아입고찾아오신/사월의신 부여/나무마다예술가의혼을지 녀/신들린 바람에 입 맞추면 / 죽 었던가지마다 꽃이피고잎이나 듯/잠자던산자락생명의혼꿈틀 거려 / 일어나라, 일어나라 / 아직 잠자는내영혼흔들어깨우네/나 무마다 맑디 맑은 영혼의 웃음소 리 /‘행복은아주단순한거예요’ / 출렁이는기쁨, 그자유함 / 흔들 리는혼의세계/하늘내리신생명 의선물 / 새목숨으로다시태어나 야지 / 사월엔 / 꽃으로, 바람으로, 사랑으로(시,김경자) ‘우리를기쁘게하는것들’이태 동 교수의 책을 새로 시작한 독서 클럽에 소개하면서 잊고 살아온 행복의 조각들을 돌아본다. 저문 강가에앉아지난날축복받은생 의조각들이얼마나많았던가? 축 복보다는 슬프게 하는 것들을 끌 어안고 살았던 세월들이 왜 그리 많았던가. 사월의 숲에 서면 흔들 리는새생명들 겨울의무거운옷 을 벗어버리고 마치부케를든신 부의모습처럼아름다운꽃향기에 젖는다.누가알려주지도않았는데 흙속에는생명의시계가있나보다. 나무마다맑은영혼의울음인가, 웃음인가, 맑은새영혼새옷갈아 입고기쁨으로출렁인다. 돌산이아침안개를벗고선녀처 럼 몸을 드러내는 한폭의 산수화 처럼 내영혼을 맑게 씻어낸다. 40 여년‘돌산지기’로 살아온 세월 이내영혼을기쁘게한다. 솔들사 이 묵언의이끼낀바위들이 겨울 옷을 벗고 새봄을 기다린다. 돌산 종탑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 리, 사월이보낸꽃편지에왠지모 를설움에젖은내마음을 조용히 달래준다. 나를 기쁘게 하는 것중에 영혼 을 맑게 씻어주는 책들이다. 이민 의 괴로움을 달래주는 때묻은 나 의 서가에 꽂힌 책들을 어루만지 며 학창시절강의실에서듣던노 교수의모습을다시본듯한기쁨, 책갈피에 숨기어진 그 맑은 지혜 들을어디서얻을까싶다.독서클럽 에서 잊었던지혜의책갈피를넘기 며 스승들의 기침 소리에 다시 깨 어난다. 이달의 도서로 선정한‘우리를 기쁘게하는것들’이책은언젠가 한인 도서관에 내가 기증한 책인 데 옛 한인회관이 불타버린 잿더 미에서찾아낸 물에젖어책장을 겨우 넘길 정도로 낡았다. 애정이 묻어난 이책이나를기쁘게한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솔베이지 의 노래’가 대학 시절 음악회에서 신청곡으로 듣던 그 곡에 옛 연인 을만난듯가슴설렌다. 천재화가 ‘반고흐’를 좋아해서어느한해 는‘해바라기’만 그려 온 집안을 노랗게 물들였다. 평생 그림을 좋 아하지만 초년생을 면치 못한 내 그림에 가끔은 미안하다. 불타는 듯한‘해바라기’처럼뜨거운정열 과 불타는 생명력으로 아름다움 을표현하지못한나의 화폭에가 끔은우울하기만하다. 예술의 미학적 표현에는 동양화 만한예술의미학적표현이있을까 싶다. 한지위에침묵의검은먹물 이 번지는 수묵화를 따라 갈 예술 이또있을까. 그림보다빈여백의 자연공간은인간의정신세계, 그 절제속에기하학적은유의미학을 지닌다. 끝없는삶의고뇌를한그 루솔에얼룩진 아픔이숨어있는 노송한그루,그침묵, 절제는은유 의미학을지닌다. 그그림을거실 에 걸어놓고 한폭의 그림에 한 생 애 아픔을느껴본다. 사월은 신들린요술쟁이인가. 새 순 ,새생명으로흔들리는혼의세 계, 봄이오자맷새의목청또한산 자락을흔든다. 서럽도록고운청자하늘에흰구 름오가듯그렇게마음비우고살 고싶다. 위대한시,수필들이문학사에큰 족적을 남겼지만‘20세기 최고의 수필’로선정된헬렌켈러의‘사흘 만볼수있다면(THREEDAYSTO SEE)’이다. 시각과청각의장애를 극복하고 인간 승리 본보기로 알 려져 있지만 그녀는 훌륭한 문필 가였다. “누구든지 젊었을 때 며칠간 만 이라도시력이나청력을잃어버리 는 경험을 하는것은 큰 축복입니 다. 보지못하는나는촉감만으로 도 나무잎 하나 하나의 섬세한 균 형을느낄수있습니다. 봄이면혹 시 동면에서 깨어나는 자연의 첫 징조, 새순이라도 만져질까 살며 시 나뭇가지를 쓰다듬어 봅니다. 아주재수가좋으면한껏노래하는 새의행복한전율을느끼기도합니 다. 때로는손을느끼는이모든것 을눈으로볼수있으면하는 갈망 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촉감으 로이렇게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데 눈으로 보는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움일까요. 그래서 꼭 사흘 만볼수있다면무엇이제일보고 싶을지 생각해봅니다. 첫 날은 친 절과우정으로 내삶을가치있게 해준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싶습 니다. 남이읽어주는책을내눈으 로보고싶습니다.오후에는산책을 숲속을 거닐으며 찬란한 노을을 볼수있다면…그날밤난잠을자 지못할겁니다. 둘째날은새벽에 일어나 밤이 낮으로 변하는 기적 의시간을지켜보겠습니다.” 헬렌켈러의환한세상계획표를 읽고눈을뜬내가얼마나큰충격 인지… 두눈을뜨고도볼수없는 나의 부끄러움이라니…‘20세기의 최 고의수필’이아닐수없습니다. 한자&명언 ■ 變化(변화) *바뀔변(言-23, 5급) *달라질화(匕-4, 5급)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다.’의 ‘변화’에는 읽기 정보만 있고, 의 미 정보는 없다. 표음문자로 표기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의미 정보가 들어있는‘變化’란 두 글자를 하 나하나뜯어보자. 한글전용교과서는읽기정보만 주고의미정보는하나도없다. 그 래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해력 (文解力)이날로심각해지고있다. 이러한문제의심각성을새정부는 외면하지말아야할텐데... 變자는‘바뀌다’(change)가 본 뜻인데,‘칠 복’( 攵=攴 )이 의미요 소로 쓰였다. 攴 의‘卜’은 막대기 모양이 변화된 것이고,‘又’는 그 것을잡은손을그린것이다. 攵 (총 4획)을제외한나머지는발음요소 였다고 한다.‘갑작스러운 재난이 나 사고’(an accident; a disaster) 를가리키기도한다. 化자의 원형은‘요술부리다’ (give acrobatic feats)는뜻을나타 내기 위해서 바로 서 있는 사람과 거꾸로선사람이합쳐진, 즉재주 를부리는모습을본뜬것이다. 후 에‘바뀌다’(change)‘달라지다’ (alter)등으로확대사용됐다. 變化(변:화)는‘사물의모양,성질 등이바뀌거나[變]달라짐[化]’을 이른다. 한글은 표음문자이고 漢字는 표 의문자임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바뀔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자 진 리다.‘바뀌지 않는 것’과 관련된 명언을찾아보았다. “해와 달이 밝지 않아도 하늘은 바뀌지 않고, 산이 높아서 보이지 않아도땅은바뀌지않는다.” 日月不明,天不易也; 일월불명천불역야 山高而不見,地不易也; 산고이불견지불역야 -‘管子’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연예인초청한국학교후원의밤 코리언아메리칸아리랑 제3부-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36)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가이파슨스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부활절과 인플레 잠깐만요! 이건 계란이 아니라 돌멩인데요! 얘야, 인플레이션 때문이야. 요즘 계란값 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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