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오피니언 A8 연극오렌지카운티에서생긴일 코리언아메리칸아리랑 제3부-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37)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수필 김경자 (숙명여대미주총회장) 내가 좋아하는 시인 김삿갓 얼마인지 물어보기도 겁나네 시사만평 인플레는 곳곳에 브루스플랜트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레모네이드 가격:시세 ‘죽장에 삿갓쓰고 방랑 삼천리 흰구 름뜬고개넘어가는객이누구뇨… 열두대문문칸방에걸식을하며술 한 잔에 시 한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시인김병연 1807년. 김삿갓본명) 아, 이얼마나시원한 한줄기바람같 은시인가,요즘시인이라면 세상사람 들이알아듣지도못하는온갖글들이 남발하고어려울수록 좋은시라, 시인 으로 등단하러온갖글들이난무하는 세상에나는시인들의시를 어려워서 다이해하지못한다. 시인김삿갓은 시끄러운세상에‘뭔 소리냐’시는 본래 마음에 사특함이 없고맑고깨끗한자연같은사람이 쓰 는선비의글이라, 시원한한줄기바람 이스치듯맑고깨끗한자연같은사람 이시를쓴다고 옛선비는말씀하신다. 시인 김삿갓은 본명은 김병연, 이조 1807년에태어났다. 어린시절부터글 읽기를 좋아했고 시성이 뛰어난 천재 시인이었다. 그는 의정부에서 태어나 한세도가의도령으로그의조부는김 익순이조판서를지냈으나정부의반 대세력에참형의이슬로사라졌고‘삼 대를멸하라’는가문에천형이내려졌 다. 김병연은마음에심한상처를입고 세상을등지고자연속에숨어살며물 처럼, 구름처럼흐르고문전걸식을하 며시를쓰며살았다.그의한시로쓰여 진방대한시는당대풍류시인으로뛰 어난 시성을 지녔다. 김삿갓은 금강산 깊은계곡에몸을숨기고살아왔다. 시 인은깊은안개속에 잠이들고아침이 면가까운동네에내려가보리죽한그 릇에시한수를전해주고떠났다. 김삿 갓의시속에는 언어를떠나 넘나드는 자유함, 흰구름처럼길떠나는나그네 의넘나드는자유함이숨어있다. ‘네다리소나무상에 / 죽이한그릇 인데/하늘빛과구름그림자가함께떠 돌고있구려… / 주인이시여, 부끄러워 마소! /나는본디물에푸른산이드리 워져 있음을 사랑한다오’(김삿갓의 시보리죽한그릇에 남긴시) 김삿갓 시를 읽으면 나는 언제나 길 떠난 나그네가 된다. 구름처럼, 바람 처럼어디론가길떠나고싶다. 이민의 삶에 방황하다 찾아낸‘목화밭’은 내 마음의 숨겨놓은 안식처였다. 목화밭 은잠시마나세상을떠나고 싶은은둔 자의나만의‘쉼터’이다. 목화밭은78 번 하이웨이를지나서두시간을달려 83번 시골길을 지나면 하얀 솜사탕같 은목화가만발하다.가을이면하얀목 화밭에차를 세워놓고멀리흰구름사 이로딸을찾아오신내어머니를만난 다.“어머니 천국에도 목화밭이 있던 가요?”못내, 그리움에딸을찾아오신 ‘어머니와 딸의 재회’… 눈물로 범벅 이되고, 생전에어머님이그리도좋아 하신 목화밭, 그 목화를 따서 실을 만 들어오빠들교복을손수만들어입히 시던 가난했던그시절로돌아가모녀 의상봉은언제나눈물이었다.“어머니 막내딸이사는미국의남쪽땅엔어머 니가좋아하신 하얀목화가만발했어 요.”그때따온목화가우리집엔 방마 다목화꽃다발이가득하다. 내겐 그 목화가 그리움의 꽃이다. 어 떻게저토록고운솜들이꽃으로피어 났을까, 목화꽃을보고있으면멀리서 은은한 종소리가 들리고 세상에 얼룩 진내마음이물처럼,구름처럼 흐르며 살자한다. 내게 숨겨진 나만의 방, 그 목화밭이이민의내삶을지켜왔다. 시인 김삿갓의 한시로 된 시집을 옆 에두고옛선비님의 맑은시성에내마 음 씻는다.‘시는 본디 선비의 글이라 마음이사특한자는시를쓸수없다’ 는그진실에눈이뜨인다.‘마음이깨 끗한자가 시를쓴다’는 언어이전에 마음에 다듬어진 시인의 참된 인격을 생각하면 요즘처럼 시가 남루한 세상 에그누가과연 옛선비의 맑고깨끗 한 마음을 지닌시인이있을까, 부끄 럼이앞선다. 어느날유명시인의초청강사에갔 을때였다. 그유명하다는 시인은‘국 화옆에서’서정주시인의시를한줄한 줄읽으며자기나름으로비판하고있 었다.우리가 고향떠나가을이면누구 나한번쯤가슴으로느끼는시한수가 ‘국화옆에서’아닐까… 난 감히 글을 쓴다할작가도아닌데신문에글을쓴 다는 것은‘언감생심’이다. 그러나 내 말은쓰지않고주옥같은시를소개하 고싶어서다.아직소개하지못한그시 를다소개하려면내한생이짧다. 내 마음비우고, 옛시인을찾아나선오늘 은마음의보석을찾는행운아다. 본시 마음은텅빈것이라는데마음밭에얼 룩도닦아내고,땟국도지워내고맑고, 아름다운시한수담을수있다면얼마 나좋을까.마음뒤에숨어있는참된생 각이명상이요,시가아닐까싶다. 연분홍 치마가 / 봄바람에 휘날리더 라./ 오매! / 봄바람나것네-/ 누가 겨 울잠도안자고저계곡마다/분홍 치 마폭을 / 수놓았는가-/ 연분홍 치마 가 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 름씹어가며 / 청노새살랑대는 / 성황 당길에-/ 꽃이피면같이웃고 / 꽃이 지면같이울던 / 알뜰한그맹서에/봄 날은간다./ 계곡마다지천으로 / 깔린 연분홍치마폭-휘감고-/ 누군들봄 바람 나지 않것냐-/ 새빨간 꽃잎이 / 물에떠서 / 흘러가더라 / 오늘도꽃편 지내던지며청노새살랑대는성황당 길에꽃이피면같이웃고꽃이지면 / 같이울던알뜰한 / 그맹서에봄날은 간다./ 겨울잠 안자고 연분홍 옷감을 짜서/계곡마다 피고 지는 연분홍 치 마폭을 휘감고/ 봄날에취해봅니다./ 봄날은간다.시를읽으며-김경자 1992년미주한인이민사회에 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극 화한‘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 일’은 이민의 삶을 개척하는 1 세들이겪었던아메라칸드림의 참담한 비극인 동시에 한가정 의몰락의실상이다. 이 작품은 남의 일이 아닌 우 리들의 일로 공감하고 거울로 삼아야할 우리 이민 1세들의 문화적, 가정적, 세대적갈등등 코리언 아메리칸들의 자화상인데 어떻게 관객들에게생생하게극적으로재연할수가 있을까, 그것이연출을맡은나의고민과숙 제였다. 김철기획,조원석작,권명오연출‘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 일’의 줄거리는 한인회장 을역임한아버지인최목사를딸들이성폭 행을당했다고고소를한다. 최목사는아들선호사상이지나쳐결혼을 몇번씩이나하고아들을낳은후엔아들만 편애해 딸들이 불만과 함께 재산도 아들에 게만물려줄것이라고믿고아버지를불신하 고갈등이심해반감으로노출이심한옷을 입고 디스코텍 등을 누비며 문란한 생활을 하는것을보수적인최목사는참을수가없 어딸들을강제로집으로끌고가가두고홧 김에“말을안들으면죽여버리겠다. 차라리 너죽고나죽자”고야단을치게된다. 그 때문에 큰딸 은숙은 동거 중인 미국인 대학교수와합세해아버지를고발하고최목 사는 강력하게 결벽을 주장하는 코리언 아 메리칸 1세의가정의비극을접한한인 1.5 세김미혜변호사가무료로변론을맡고재 판에참여한다. 김 변호사는 성폭행에 대한 확실한증거도없고또한국부 모들은자녀들을선도하고꾸 짖을때화가나면“너죽고나 죽자”라 고 하는 것이 한국적 인문화라고변론을하고한국 인증인들도똑같이증언을했 지만 미국법정이 인정하지 않 아 공방이 치열했을 때 둘째 딸이증인으로나와자기도아 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해 최 목사는 유죄가 돼 수감된 후 자살을 한다. 그리고그소식을들은큰딸과동거인대학 교수도자살을한다. 진실은밝혀지지않은 채최목사가정의비극은끝난다. 우리는 5개월이상을이작품을위해연습 에 몰두했다. 각박한 이민생활에서 생업에 종사하다어렵사리연극이무르익어무대에 오르게됐을때갑자기중대한사건이발생 했다. 주인공인김미혜변호사( 박경희)가과 로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간 것이다. 다음 날 극장에서 총연습을 해야 되는데 그야말 로날벼락이다. 공연을취소할수도없고막 은올려야되는데앞이캄캄하다. 그런데박경희씨가어머니와함께찾아왔 다.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가족의 만류를 뿌리치고 연극을 위해 곧바로 내게 온 것이 다. 기적이다. 다행히불가능한극한상황들 을극복할수있게돼어렵고힘들게첫공연 을끝내고최악의조건과관계없이연극2회 공연이무사히끝났다. 나아닌다른객체의 인생사를재연한연극이끝난후허탈한상 태로되돌아가넘어야할아리랑고개를향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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