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4월 23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여럿이 둘러앉은 자리는 언제나 정겹다. 새로운 멤버로 낯선 분이 함께하시게 되었다. 반갑다는 인 사를 나누면서 차츰 알아가야 할 관계의 도모를 설계해 본다. 오래 전 잠깐 스쳤던 일이 떠오르기도 하고어디서뵌것같은데를중얼 거리며 기억 줄을 부산스럽게 더 듬어본다. 혹시나하고기억에남 아 있는 부분을 여쭈었더니 어쩔 줄 몰라하신다. 한참 동안 서로의 기억 퍼즐을 맞추느라 열기구를 탄듯둥실둥실즐거웠다. 만날때 마다 나눌 이야기 거리가 상큼한 봄햇살 만큼이나 기대된다. 그렇 다. 서로를안다는것은, 서로를알 아 본다는 것은, 서로에게 남겨진 기억이 행복했다는 것은, 남은 만 남까지도 행복하게 이어줄 수 있 다는 청신호를 만나게 되는 것이 다. 문득내가아는사람은몇이나될 까. 서로를아는사이의정석인사 람은 누구일까. 뉘엿뉘엿 노년에 이르는동안이어져온수많은관 계를 모아본다. 인연의 손잡음이 모두 아는 사람들과 한 마음이었 으면 좋으련만. 나는 위로가 되는 사람으로 품고 싶은데 상대는 아 닐수도있을 것이라서사람과사 람의 관계가 갈수록 난해하고 심 원해지는 양상을 띠고 흘러가고 있다. 때로는 모호한 수수께끼 같 기도 하고 뒤얽힌 미로를 연상케 할 만큼 복잡한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 결절되고 꼬이고 꿰뚫을 수 없는 어려움에 본의 아닌 참여도 하게 된다. 관계란 신비와 정교한 어려움이 얽힌 사슬같아서 지켜 볼수밖에없는, 관망을요구하기 도한다. 아는사람이많다는것으로위세 를떨치는분들을가끔뵙게도되 지만너무많이알아가려하는것 도 피곤해질 수도 있음이다. 관계 의 끈을 너무 빠듯하게 당기면서 까지 많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다. 너무 덤덤한 것도 문제일 수 있겠지만 과한 관심도 조심스런 일이 되기도 한다. 안다 는것,알아간다는것은서로아픔 에함께슬퍼하며, 함께기뻐할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서로의 기쁨 이 서로의 마음에서 흐르지 않는 다면, 안다고 하면서도 슬픔을 나 눌수없다면아는관계라인정할 수는없지않을까. 이방인의삶으로떠나오기전까 지만해도동네사람은다알고지 내는 것으로 살아왔다. 친족같은 깊은관계를대를이어오면서유지 하며 살아온 시대가 있었던가 할 만큼 따뜻하고 돈독한 어울림이 존재했었다. 안다는 것은 다 나와 같이 하나 가 되는 것이었다. 현대라는 문명 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관계의 밑 그림도농도도천차만별세분화되 어가고복잡해져가고있다. 이즈 음 시대의 아는 사이와는 차원이 다른 두텁고 촉촉한 정이 있었다. 현대라는시대로돌변하면서예전 의아는사이같은관계를기대할 수는 없지만 우리 한민족끼리 라 도 외롭지 않게 살아가려면 안다 는 관계를 어떻게 가꾸며 정립하 며 살아가야 할지 마음을 모으고 다듬어가야하지않을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적지 않은 오해와 착오적 시각으로 관계에 금이가거나돌이킬수없는지경 에이르게되는위험을안고있다. 오해와 착각은 진실된 관계 정립 을 소중히 여기는 데서부터 견제 해갈수있을것이다. 상황이나시 안을 보는 시각이 허상을 쫓거나, 진실을 덮으려는 의도된 거짓 상 황이 대두되면 진실된 서로를 아 는 사이로 이어질 수 없는 입지에 이르게된다. 상대를 무조건 믿고 이해하려는 사람은 항상 상처받는 피해자가 되기 일쑤다. 함부로 상대를 판단 하는 현상은 착오적 시각의 몰이 해로 인격에 손상을 가하기도 한 다는사실을인지못한경우가허 다하다. 더심한경우는삶의타격 을 입고 일상 유지에도 탄력을 잃 게 되고 때로는 대인 기피증 까지 앓게 되는 부작용을 발생하게 만 든사례도있다. 함께라는말은정이넘치고따뜻 하고 다정한 기류가 흐른다. 함께 한다는 것은 하나가 된다는 연고 가내포되어있다. 하나가되면하 는일도앞뒤사정과까닭이며모 든내용이고속도로를달리게된 다. 홀로서기에서못하는일도함 께하면 우리가 되고 마음이 맞으 면 힘도 갑절로 발휘된다. 함께하 면 마음에 거슬림 없이 흐뭇하고 기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안타깝 게도 기운이 감소되고 손실을 가 져오는사람도있기마련이다. ‘나그사람잘알아’하면서허 세를 떨면서도 하나가 되지 않은 상태라면 안다는 사실이 거짓이 되는 부끄러움을 범하는 것이다. 마음이 끌리거나 관심조차 없이 마음 바탕을 올바른 시선으로 살 펴보기는 했는지, 관념적으로 눈 여겨 보기라도 했었는지, 근본적 인기초적관심조차아예있었던 가. 의심이서린다. 소기의목적을 감추고 다가서는 범상치 않은 일 은 배제되어야 하는 일이니까. 해 서누구를안다는말은쉽게함부 로해서는아니된다는것이다. 어 쩌면외로워서세상살이가힘겨워 서 아는 사람이 필요했고 그리웠 던탓일까. 하지만사실아닌것을 앞세우다보면불행이란사생아를 낳게 된다. 자신을 과시하려는 조 급한 마음의 산물은 착각과 실수 라는 그물에 걸려들게 되어 있다. 진실에 바탕을 두고 넉넉한 마음 의 여유를 가지고 사려 깊은 행동 이필요한무리들이다. 한때는서로의사생활을존중한 다는 말이 어쩌면 무관심에서 파 생된말은아닐까하는생각을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면 안다 는사람에대해가족관계도심지 어는 신상 문제도 아는 것이 전무 할때도있겠다싶다. 서로를알고 하나가 될 실현성이나 가능성도 없는경우가되고말것이다. 안다는것에부끄럽지않은마음 의길을닦아야할일이숙제로남 게된다. 하나가되고함께한다는 말은 실로 무겁고 중차대한 뜻을 담은 소중하고 귀한 표현이다. 서 로를 안다는 것은 서로를 충분히 잘 알아갈수록 마음까지 함께하 는것이어야한다. 함께하면할수 록 반갑고 흐뭇하고 흡족해 지고 행복해지는 아는 사람들이 많아 졌으면좋겠다. 지지해 주고 소통되는 사람들만 알고 지낼 수도 없는 일이긴 하지 만지금까지서로알고지내온인 연으로부터진정성을인정받고싶 어진다. 진정성만이 더불어 함께 살아갈희망의서광이될수있겠 기에. 서로를 안다는 것 한자&명언 ■ 主張(주장) *주될주( 丶 -5, 7급) *펼칠장(弓-11, 4급) 군주가 명철하게 되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군주 주위에는 자기주 장만 늘어놓는 사람이 많기 마련 이다. 답을찾기전에먼저‘主張’ 이란두글자를잘분석해보자. 主의본래글자는‘심지’(a wick) 를 뜻하기 위하여 호롱불의 심지 모양을본뜬‘ 丶 ’(주)였다. 후에받 침대 모양이 첨가된 主자로 바뀌 어졌고,이것이‘주인’(owner)‘주 로’(chiefly; mostly) 등으로도 쓰 이는예가많아지자,본래뜻은‘불 화’(火)를첨가한炷(심지주)자를 만들어나타냈다. 張자는‘(활줄을) 매다’(bind)란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활궁’(弓)이의미요소로쓰였고, 長(길 장)은발음요소다.‘베풀다’ (set up)‘펼치다’(spread) 등으로 도쓰인다. 主張은‘자기의 의견이나 주의 (主義)를 굳게 펼침[張]’이 속뜻 인데, 법학에서는‘당사자가 자기 에게 유리한 법률 효과나 사실을 진술하는 행위’라 정의하기도 한 다. 맨앞에서제시한문제에대한답 은여러가지가있을수있다. 중국 동한(東漢) 때 치국안민(治 國安民)에 관한 저술인‘잠부론’ 의명암(明暗)편에나오는다음명 언에답이있을수도있을것같아 원문에앞서우리말로옮겨보았다. 우리말 국역도 답이 하나가 아니 라여러가지일수도있다. “군주가명철하게되는것은여러 의견을 고루 듣기 때문이며, 암둔 하게되는것은한쪽말만믿기때 문이다.” 君之所以明者,兼聽也; 군지소이명자겸청야 其所以暗者,偏信也. 기소이암자편신야 -王符의‘潛夫論’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만파식적 뉴몬트 임석훈 / 서울경제논설위원 1965년 미국 광산업체 뉴몬 트가 네바다주 칼린에서 북미 최대 금맥을 발견했다. 이 회사 가찾아낸금벨트는폭이약 8 ㎞, 길이는64㎞에달했고가치 는 850억 달러로 추산됐다. 이 곳에 금이 매장돼있다는 사실 은 1870년대부터 알려졌으나 1960년대 초반까지 세상 밖으 로 나온 금은 2만2,000온스에 불과했다. 하지만뉴몬트가채굴에들어 간 뒤 2010년까지 7,000만 온 스가넘는금이생산됐다. 칼린 에서‘대박’을 친 뉴몬트는 세 계적인 광산회사로 발돋움했 다. 뉴몬트의모태는미국금융가 였던윌리엄톰슨이 1916년뉴 욕에서설립한지주회사‘뉴몬 트 컴퍼니’였다. 톰슨은 투자 한 금광에서 큰 수익을 거두자 1921년‘뉴몬트코퍼레이션’이 라는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 로채굴사업에뛰어들었다. 뉴 몬트는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 (M&A)을 거치면서 덩치를 키 웠다. 2019년에는세계4위금광회 사인 캐나다 골드코프를 100 억달러에사들여글로벌‘넘버 원’금광회사가됐다.연간세계 금생산량이1억580만온스(약 3,000톤) 정도인데 이 가운데 뉴몬트의점유율은5~6%이다. 뉴몬트라는 사명은 창립자인 톰슨이 사업을 일으킨 뉴욕과 그의고향인몬태나주의앞글 자에서유래했다. 이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호 주·멕시코·아르헨티나·가나 등세계곳곳에금광을보유하 고 있다. 금 외에 구리·은·아 연·납 등도 채굴하는데 금 비 중이90%에달한다. 현재본사는미국콜로라도에 있고 직원은 3만1,600명에 이 른다. 1940년뉴욕증시에상장 됐으며 금광 업체로는 유일하 게S&P500지수에포함됐다. 세계경제의불확실성이커지 자안전자산인금으로투자자 금이 몰려들고 있다. 뉴욕 증 시에서지난해말 62달러선이 던 뉴몬트 주가는 이달 18일 85.42달러까지 치솟았다. 콧노 래를 부르는 뉴몬트를 보면서 대비되는우리의현실을떠올리 니씁쓸했다.문재인정권의‘적 폐’취급으로해외자원개발은 극도로 위축됐다. 윤석열 정부 는 이 같은 과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자원·에너지 관 련 공기업과 민간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국가 차원에 서발벗고나서야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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