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4월 25일 (월요일) A6 특집 안녕하세요. 전 국회 보건복지위 원회소속국회의원보좌관으로일 하는 김지훈(39·가명)이라고 합니 다. 10년넘게복지위에서일했습니 다. 보건의료 분야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생각했는데,코로나19앞에 선아무소용이없었습니다. 감염에 재감염을 겪으면서 가장 답답했던 건‘무력감’이었습니다. 완치뒤에뭐가어떻게되는지아무 도설명해주질않으니,홀로견뎌내 면서방법을찾아내야했습니다. 지금도온몸에안쑤시는곳이없 습니다. 운동은꿈도못꿉니다. 체 력이 아직도 바닥입니다. 요즘 말 하는‘롱코비드’환자죠. 지난해 12월이후넉달내내고구마를한 입가득문듯한답답함을안고살 고있습니다.하지만롱코비드가뭔 지,명쾌한설명은없습니다. 이름만들으면알수있는서울의 상급종합병원세군데를돌아다녔 지만비슷했습니다. 어떤곳은‘회 복될 때까지 안정을 취하라’고 하 고, 또 다른 곳은 오히려‘숨이 가 빠질정도로활동해야몸이회복된 다’고 합니다. 결국 대형병원 이곳 저곳을다니며더블체크하고,그렇 게들은내용의중간쯤어드메쯤에 답이 있을 거라고, 그렇게 짐작만 할뿐입니다. 18일 경기 고양시의 일산병원에 간것도그과정중하나입니다. 한 달만에폐기능검사를했는데, 이 전보다불기는수월해졌습니다. 하 지만가슴팍의통증은여전했습니 다. 회복의 길은 아직도 멀구나 싶 어답답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보였습니다. 이날 검사가끝나니‘폐기능은 70%이 상회복됐다’ ‘다음엔조영제를투 여한CT촬영은안해도괜찮을것 같다’고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그동안고생하셨겠어요”라고말해 주는데, 괜히 눈물이 핑 돌더라고 요. 하지만 피로감은 왜 이렇게 오래 가는지, 몸 곳곳에 나타나는 이런 저런 이상 반응은 왜 일어나는지 물었더니“롱코비드는모든병원이 이제알아가는단계라대증진료를 하며 찾는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 라고요.오히려솔직하게말씀해주 셔서감사했습니다. 해외뉴스에서 나보던롱코비드를겪게된건지 난해12월부터입니다. 델타 변이에 감염돼 고열에 시달 리다 서울의 A종합병원 중환자실 에 입원했습니다. 39도 고열이 사 흘내내이어지면서에크모를달수 도 있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다 행히다음날열이떨어지기시작했 고, 12월17일완치판정을받고퇴 원했습니다. 하지만 퇴원 이후 일상생활은 불 가능했습니다. 1분이라도 걸으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습니다. 평 소10분이면걸어갈거리는30~40 분이나걸렸고요.거실에서화장실 까지가는것도힘들어며칠간종일 누워있기만했습니다. 밤에는진통 제가없으면잠들수없었죠. 1월 중순 들어서는 증상이 한층 더본격화됐습니다. 아침에샤워하 는데 머리 한 움큼이 쑥 빠지더군 요. 그땐머리감는게큰스트레스 였죠. 피부과에 갔더니 오랜 기간 고열로두피에열이올라빠지는거 라고하더라고요.일주일뒤에는갑 자기몸에부종과고름이생겼습니 다. 병원에 가서 수술받았습니다. 멀쩡했던이가깨지고가만히있던 발톱도 빠졌습니다. 2월 초에는 B 종합병원에서폐기능검사를받았 더니정상인의52%수준이라고하 더라고요. 망가진건몸뿐이아닙니다. 몸이 이상하니 마음도 이상해졌습니다. 지금이야 1,600만 명 넘게 감염돼 인식이 바뀌었지, 제가 처음 감염 됐을때만해도죄인같은심정이었 어요.‘왜내가중환자가돼야하나 ’란 생각에 괴로웠습니다. 한동안 사람을 만나는 게 무서워서 피해 다녔어요.또감염될까봐겁이났거 든요. 마스크는 절대로 벗지 않았 죠. 마스크를벗는것자체가두려 웠습니다.이런생각을떨쳐내고몸 이천천히회복되는시점에또오미 크론에감염됐습니다. 다행히치료 를잘받아서낫긴했습니다. 몸은차츰회복되고있습니다. 회 복되는도중에재감염된거라시간 이좀걸릴것같다곤하지만, 가끔 씩‘코로나19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불안하긴 합니 다. <류호기자> “폐손상, 탈모에 발톱까지 빠져… 넉달간 마음이 무너집니다” ■ 끝나지않는롱코비드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에서 롱코비드로 장기치료 중인 김지훈(가명)씨가 폐 기능검사를하고있다. <최주연기자> 지난해12월처음코로나에걸렸습니다.완치뒤회복하는데온힘을다쏟아부었 습니다. 그나마나아졌다는데, 폐기능은50%정도만회복됐다고하더군요. 그런 데지난3월, 목이아프길래혹시나싶어자가검사키트를해봤어요. 두줄이뜨더 군요.델타변이에이어오미크론변이에도걸린겁니다.‘지금이상황이뭐지’머릿 속이하얘지더군요.채회복도안됐는데또걸리면큰일나는건아닌지,가족들앞 에선차마말못했지만,정말무서웠습니다. 39세 롱코비드 환자 김지훈씨 작년 12월중환자실갔다가완치 퇴원후숨차고, 매일밤진통제 죄인같은심정에대인기피증상 나아가는시점에오미크론감염 회복되곤있지만불안감못떨쳐 2년3개월만의일상회복앞엔큰 숙제가 놓여 있다. 확진과 완치 뒤 수개월동안이상증상이이어지는 ‘롱코비드’극복이다. 우리나라확 진자 규모는 전체 국민의 30% 수 준인 1,647만 명(19일 기준)이다. 특히오미크론변이가확산된이후 확진자수가급격히늘었다.앞으로 롱코비드로고생할환자가많다는 의미다. 이미 일부 병의원들은‘롱 코비드 클리닉’을 열고 환자를 받 고있다. 하지만 아직 롱코비드가 무엇이 며,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대처해 야 하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 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개별 클 리닉의진단치료에만내맡겨둘게 아니라, 국가차원의조사분석작 업이진행돼야한다고강조한다.자 칫‘꾀병’취급당할까 봐 환자들 스스로 증상을 가볍게 여기게 하 는일도없어야한다.‘치료받을권 리’를 명확히 보장해줘야 한다는 제안이다.똑떨어지는합의는없지 만대개롱코비드라하면‘7일간격 리해제이후, 진단을내릴수없는, 복수의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현 상’을 가리킨다. 완치자 중 적게는 10%,많게는30%가완치뒤3개월 넘게 여러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여성 환자가 많고 호 흡기증상과피로감은물론정신적 장애, 생리불순, 탈모등관찰되는 증상만200여개에달한다. 경기 일산의 명지병원 후유증 클 리닉 통계(3월 21일~4월 11일 내 원환자)에따르면, 격리해제후클 리닉을찾는데평균24.3일이걸렸 다. 한달이후내원한환자는전체 545명 중 14%(76명)였다. 격리 해 제후749일넘게후유증을앓는환 자도있었다.증상은기침이31%로 가장많았고, 전신쇠약 13%, 기관 지염·호흡이상 9%, 식도염 8%순 이었다. 이상증상은증상그자체못지않 게 불안감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지난 해 4~8월완치자의정신건강수준 을조사한결과, 확진후 5~12개월 이지난380명중50.5%(192명)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 었다고답했다. 45.5%(173명)는불 안하고, 30.5%(116명)는우울하다 고답했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 은 회복 지연에 대한 스트레스를, 210명(55.3%)은 일상생활 복귀에 어려움을겪었다. 최준용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 원 감염내과 교수는“어떤 환자에 게어떤증상이나타나는지메커니 즘을정의하고,증상별로구분하는 연구가필요하다”고말했다. <류호·오지혜기자> 롱코비드, 증상만 200여개 완치자 중 최대 30% 장기 증상 50.5%는 “PTSD로 고통”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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