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독자기고 (애틀랜타거주) 김대원 한국 전통문화의 고장 남도 지난 4월 중순에 애틀랜타를 출발, 8년 만에 아내와 함께 고 국을방문하고돌아왔다. 8년만 에본한국은명실공히선진국다 운면모를여기저기서발견할수 있었는데제일눈에띄는현상은 70-80년대 당시 너나할 것 없 이 온 국민 모두가 입에 달고 다 니던“빨리빨리”라는말이거의 사라졌고또한고속도로와지하 철같은인프라가전국적인차원 에서미국보다더깨끗하게잘되 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과, 서울 과 주요 대도시 어디에나 마치 하늘을 찌를 것 같은 위용으로 치솟아있는고층아파트그리고 최고급외제승용차의범람이었 다. 그런데 한국정부에서 건축 안 전규정과자동화공정을직접관 장했던친구의말에의하면우리 나라고층아파트의안전기준은 세계 최상위이고 건설기술도 역 시상위권이라고하니 1970년 4 월 마포구 창전동의 5층 아파트 가부실공사로와르르무너져서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 던 와우 아파트 붕괴 이야기는 황성옛터의 전설이 되어버렸다. 안전기준을엄수한다는말은곧 인간의생명을가장중시한다는 선진국이 되기위한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물론 거주 지역도어디나잘정돈되어있었 으며고속도로휴게소의화장실 도 너무도 청결하게 위생시설이 아주 좋았다. 무엇보다도 커피 숍에서노트북컴퓨터를깜빡잊 고 집에 왔어도 다시 돌아가 보 면 바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니 소매치기가 극성을 부리던70년대에 비교하 면격세지감을느끼게한다. 우리 부부와 동서형님 내외는 4박5일일정으로전라도지방으 로 출발했는데 그 첫 행선지는 전남 담양군 남면에 자리잡은 가사문학관 이었다. 경부 고속 도로를 타고 가다 다시 호남 고 속도로로 갈아타고 가는데 한 국은 전 국토의 70%가 산인지 라 사방의 풍광이 정말 아름다 웠다. 멋진 한옥의 가사문학관은 2000년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가사(歌辭)란 조선 초기까지 주 로 한문(漢文)으로만 시를 지었 으나세종대왕의한글창제이후 선조 때에 좌의정 정철이 순수 한우리말로지은사미인곡이첫 번째한글시라고하는데그이후 붙인이름이라고한다. 삼정승을 모두 지냈다는 정철 은 당시 동인과 서인의 치열한 당쟁의와중에서인이었던영의 정이산해의모략으로광해군의 세자책봉을건의하다신성군을 염두에 둔 선조의 노여움을 사 서 삭탈관직되어 좌의정에서 실 각되었다. 그는 고향인 창평으 로퇴거해서군주인선조를마치 자신이그리는님으로 표현하면 서떠나버린님을그리워하는간 절한 마음을 유려한 필치로 묘 사한사미인곡이서사중사결사 (결론)로 정리되서 기다란 액자 로벽에걸려있었다. 때마침 원장으로 있는 이정옥 여사는사미인곡에얽힌정철의 충정을우리들에게들려주고수 천자로된긴서정시를달달외워 가며풍부한감성을불어넣어서 전라도토박이의발음으로술술 읆어나가는데 과연 가사문학관 해설위원을할만한자격이차고 넘쳐보였다. 정철은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성산별곡등을남겼는 데율곡과절친한사이였던정철 의특징은강직하고반골기질이 강한조선의위대한선비였다. 이틀째 되는날 우리가 방문한 곳은 전남 강진에 있는 다산 정 약용박물관이다. 다산은 정조와 함께 조선조의 르네상스를 주도한핵심브레인 으로 4살에천자문을배웠고 7 살때“바다”라는시를지었던신 동으로 알려져있다. 8대 조상이 연이어모두홍문관명부에이름 을올릴정도로명문집안출신으 로 유네스코에서는 2012년 다 산탄생250주년을맞이하여네 명의세계기념비적인물을선정 했는데사회계약론을쓴스위스 의 장자크 루소, 독일계 스위스 인시인이었던헤르만헤세,프랑 스의작곡가드뷔시그리고다산 정약용이선정되었다. 다산은 경기도 광주 출신으로 조선 후기의 문신이며 유학자요 실학을집대성한대학자였고가 톨릭신자였다. 그는 노론의 끈질긴 음모로정 치적인 위기에 몰렸을때 설상가 상으로자신의큰형인정약현의 사위인황사영이일으킨황사영 백서사건에 연류되어 전라도 강 진으로유배되어그곳에서18년 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문학, 예 술, 과학, 의학, 미학 , 법학, 경제 등 학문의 모든 문야에 걸쳐서 전대미문의 여유당 전서 500권 의저술을남겼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역시 공 직자들의청렴함을강조하는목 민심서와 나라의 행정을 조직화 하는경세유표이다. 또한주역을 독특한방법으로해석해서다산 주역을남기기도했다. 나는박물관을돌아본후강진 만을 굽어보고 있는 만덕산의 45도고바위언덕을300미터정 도 기어 올라가서 그가 오랜 세 월 동안 온종일 서재에 앉아서 집필에몰두했던다산동암과손 님이 찿아왔을 때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다산초당(추사 김정희 친필)을 둘러보면서 18 년간 치열한 삶을 살다간 인간 정약용의 체취를 느낄 수 있었 다. 프로이트는 고독은 혼자있는 즐거움이고 외로움은 혼자있는 고통이라고말했는데다산은고 독을즐기며조선의선비들이꿈 꾸던부정부패없는이상적인국 가를 만들기 위해 단칸방에서 불철주야노력한위대한학자였 다. 그런데 그가 떠난지 260년 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꿈은 한낱 공허한 메아리로 남 아있으니한국의정치인들은좀 깊이반성해야할것이다. 관광 후 강진읍의 다강 한정식 식당에서우리일행이먹은정식 은 내가 일생 동안 먹어본 한식 중에 최고로 맛있었고 또 전라 도의 자랑인 20첩 밥상을 처음 먹어보았다. 그 다음 날 우리 일 행은 80만평의 넓디 넓은 순천 만습지생태공원을유유히걸으 면서광활한생태계에사는무수 한철새들그리고갯벌에기어다 니는수많은게들과한마음이되 어 넋을 잃고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껏여수를즐겼다. 5일동안우리부부를위해손 수 운전을 하면서 한반도의 끝 인남해까지자상한가이드를해 주신동서형님억수로수고하셨 어요…. 우리나라가이렇게아름 다운땅인지예전엔미처몰랐네 요.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수용 미학 (受容 美學) 한국은새정부가들어서고정 부 요직을 비롯해 나라 곳곳에 는 사람 세우는 일로 분분하다. 기관이나 기업, 교계도 인선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사람을 택할땐신중을기하게된다. 수 준급인인재가선택되면팀원들 도 수준급으로 밸런스를 맞춘 다. 전임자와 같이 일했던 사람 들까지도품을줄안다. 채용된리더중에는수하직원 과 경쟁하려 드는 리더가 있다. 자신의한계를알아서인지경계 심부터 드러낸다. 능력 있는 팀 원들을 먼저 갈아 치우기 시작 한다. 자신보다 능력 있는 팀원 들과일하기엔부족한자신을알 기 때문이다. 리더의 그릇 크기 는능력있는팀원을얼마나두고 있는지를보면알수있다. 잘못된 리더가 선발되면 조직 의발전은물론미래조차절망적 이고 암울하다. 자신보다 나은 동료는 절대 데려오지 않기 때 문이다. 자신의 능력 없음이 드 러나는것이부끄럽고싫을테니 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성공시 킬 수 있는 배려와 살신성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리더가 후 일에 존경 받음은 물론 성공한 리더로 칭함을 받을 수 있는 것 이다. 자식의 성공을 흐뭇하게 바라볼 줄 아는 부모 마음이어 야한다. 함께일하는팀원을성 공으로 이끌 수 없는 리더는 자 멸하게 된다. 자신만 옳다고 생 각하는 편견 소유자라는 것이 다. 편견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 쪽으로치우친일편지견으로고 정관념이 낳은 고착 불변의 색 안경이다.색안경너머바라보는 세상은 내로남불 지경이 될 수 밖에. 내로남불신조어가가릴것없 이만연해있다. 나는해도괜찮 고 네가 하면 잘못이라는 오만 한 잣대로 안하무인, 오만 방자. 경거망동퍼레이드를하는모양 새다. 공정하고 올바른 명분을 잃어버린잣대가적용되면이미 파경은 불 보듯 회복 불능이 되 고 만다. 자신의 잣대는 절대로 바꿀수없노라고, 내가가진잣 대가옳고바르다는고정관념에 서벗어나지않는한, 크고작은 분쟁은영원히평행선을달릴수 밖에없게된다. 양보와용서없 는대립만초래할뿐, 아무런발 전도 더 나은 행보도 기대할 수 없게만든다. 편견에 몰입된 고정관념은 스 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든 다. 드넓은 들판과 숲과 바다를 모르기에어쩌면능력있는멋진 사람으로돋보이고싶음의발로 일지도모를일이다.감사하다는 말을번번히놓치는것에익숙해 져 버린 건 아니었을까. 만족을 저 먼 별자리에 두고 살아왔던 것일까. 난 원래 이런 사람인데 누군가 이해해주기만을 절실하 게 기다린 건 아니었을까. 낮은 자존감탓에인정받고싶어하는 모습에서타인들은지쳐서떠나 기 마련인 것인데. 스스로를 돌 아볼일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 는 것은 먼저 자신을 아끼고 사 랑하는 것이다. 자신을 바르게 세우고 스스로가 바른 길로 접 어드는 것이 올바른 자존감이 다. 초심을 잃지 않으며, 감사에 소홀하지않는것까지도. 아이들 같은 순수한 시선으로 새로운 길을 바라보자는 것이 다. 주위를 마음의 눈으로 새로 운시각으로바라보기시작하면 보이지않는것을볼줄아는심 미안으로습관적인바라봄이열 리기 시작될 것이다. 옳음과 바 름의첩경으로들어서기위해지 금의 나를 내려놓아야 할 일이 다. 내려놓음과 비움으로 비로 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비우고 나를 버리 는것은영혼의배고픔에서시작 되는것이기에. ‘왜그럴까. 어쩔수없는것일 까.’ ‘생을 더 값진 바람직한 삶 으로 살아낼 순 없을까’에 집 중하다 보면 인간 본성에 내재 된음지를피할수있게된다. 이 러한 스스로의 모순을 지켜보 는안목이열리게되면더큰나 를 위해 지금의 나를 버리는 길 로들어서게될것이다. 나를버 린다는 것은 끊임없는 새로움 에 대한 목마름의 갈구이다. 물 러서고비워야새로운것을채울 수 있고 스스로 가벼워져야 앞 으로달릴수있을것이아닌가. 고정관념이 빚어낸 곤경에 시 달리며고착된사고방식에휘둘 리며고달픈모퉁이를돌아왔기 에 지금이라도 돌이켜 사려 깊 은 숙고로 수용 미학을 답습하 며 옳음과 바름의 정의를 올곧 게 세워가기를 간곡히 두 손을 모으며 기원드리게 된다. 수용 미학을삶속에새겨가기를바램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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