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6월 1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아버지 자리 아버지 자리는 시대적 흐름을 따라 변화를 거듭해왔다. 가족 구성원 중 강력한 권한을 가지 고 가족을 지도, 통솔하는 부권 을상징하던가부장적자리였었 다. 한데 갈수록 권위의식이 약 화되고가족의발판이심각하게 흔들리는부권실추위기에놓였 다. 이를 인식한 젊은 아빠들이 창출해내고있는아빠자리를바 람직한아버지상으로자리매김 해도 될 것 같은 안도감을 안고 아버지자리의시대적비교와변 천흐름을나누어보려한다. 아 버지자리는선사시대부터그역 할을배우고익혀가며아버지기 능을 수행하게 되었다 한다. 원 시사회수렵채집시대의아버지 는자녀와의친밀성이돈독했던 양육자 관계였다고 한다. 이후 목축과 농경 시대를 지나오면서 잉여물축적으로인한공동체간 의계급문화가발생하면서아버 지자리는권위주의힘을입게되 었다고한다. 농경시대 아버지 자리는 대가 족을거느린기둥으로대들보도 리를준엄하게지켜내야했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 아닌 동네 어 르신으로마을구심점이었고도 덕적으로는유교문화권에서파 생된남존여비사상정점을찍어 왔던여세당당한아버지자리였 다. 산업화 시대 아버지 상은 가족 을 등에 업고 살아가기 위해 몸 을던져왔던시대적배경이있었 다.해외취업도불사하며경제적 버팀목으로크고작은가정사에 까지묵묵히감내해야할책임이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졌던 시절 이었다.가정의든든한초석으로 버텨야한다는책임감뒤엔외로 운 고독이 숨을 죽이고 있었을 것이다. 가족기대치를의식하며 훌륭한 아빠, 책임감있는 가장 이되어야한다는바람직한모색 을 멈추지 않았어야 했던 이 시 대아버지들은긴장감을늦추지 못하는무게감이더해지고있었 을것이다. 21세기로 접어든 아버지 자리 는핵가족형태로바뀌면서맞벌 이 구조로 변천을 했다. 가장의 경제력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 는가정경제가재구성되고맞벌 이시대아버지자리는가족행복 에 몰두하게 된다. 아내와 나란 히 출퇴근을 하고, 앞치마를 두 르고, 집안청소도나몰라라할 수 없는, 주말이면 쇼핑 카트를 밀어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보 내는시간을마련해야하는실정 을 소셜 미디어에서도 공개적으 로다루고있다. 아버지 자리에 있다는 빌미로 권위적 지위를 남용했던 아버지 횡포에반론을가지고자란신세 대아버지들은통솔을위한위력 보다의식변화가먼저임을눈뜨 임하게되면서사소한일부터칭 찬과격려를앞세우며의견존중 과경청으로다가가는아빠의자 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독재가 아닌민주적환경을배경으로가 정을꾸려가는신세대아버지들 에게높이평가하고싶은공치사 아닌격찬을보내면서고무적인 아버지자리를기대해도될듯하 다.‘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 었던 가부장적 절대권력은 어언 간 쇠락의 길을 걷고 아버지 자 리또한자칫하면외톨이로밀려 나는 위기론이 대두되기에 이르 렀다. 할아버지 자리에 이른 아버지 들의고민을엿들어본다.‘인과 응보인가싶기도하지만어쩔수 없었던살아온내력으로받아들 이려하지만가족울타리에서서 서히밀려나는가장의위상을절 절히 느끼게 된다. 가족으로부 터 유배당한 것 같은 불안을 떨 쳐버릴수가없다.외로움과소외 감에서벗어나야한다는절박함 으로 살아온 날들을 점검하 듯 돌아보며시대적착오를뒤늦게 야인식하게된다.봉건적가정에 익숙해온터였기에부자간의대 화라는 것을 해본 적도 배운 적 도 없었고, 부모와 놀아본 경험 이전무했기에아이들과노는것 도 어색하고 쑥스러워 격세지감 에마음이무너진다고.엄격하고 독선적, 일방적인이기심을아버 지 자리에 어울리는 권위의석으 로착각했던그릇된가치관을인 정하기에 이르렀지만 너무 멀리 와버린공백을무엇으로메꿀것 인가.‘대안이떠오르지않는다’ 고. 구태의연한 아버지 모습을 내 려놓고가족으로부터존경과신 뢰를 받는 참 아버지 모습을 복 원해가고있는신세대아버지자 리에 계신 분들께 감사의 기립 박수를뜨겁게보내드립니다. 모 든세대에아우르는아버지자리 에 계신 모든 분들께 부디 행복 하신아버지날이되시길빌어드 립니다.아버지자리는아빠가되 면서부터, 영원으로떠나는날까 지지켜내야하는것이기에그수 고가끝나는날까지부디건강하 시길기도드립니다. 수고많으셨 습니다.감사합니다. 밥잉글하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옐로스톤 홍수 올드 페이쓰풀 (옐로스톤의 유명 간헐천) 옐로스톤 국립공원 여행이 즐거우셨기를 바랍니다! 가마솥 누룽지 나는생선회를못먹는다. 난생처음활어회식당에갔을때, 널따란 접시 위에 결 따라 저며져 투명한살점으로누워있던생선이 눈을 뜨고 나를 쳐다봤기 때문이 다. 얼핏 내려다본 상 위에서 우리 둘의눈이딱마주쳤다.헉! 한국에서 한번은 남쪽 항구도시 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시장이 우 리일행을접대한곳은이름난활어 식당. 반갑게맞이하는여주인에게 시장님이호기롭게주문했다. “특별히 펄펄 뛰는 눔으루다가!” 이미뿌러지고있는상다리중앙에 날라져온‘그분’께서는 차가운 접 시위에서아직도미끄덩한꼬랑지 를 철퍽거렸다. 그 옆에는 자기 껍 질 위에 누워 움찔거리는 전복. 다 시 그 옆으로는 창졸간에 토막 난 낙지들이참기름발린흰접시위에 서기를쓰고동강난지체들을움 직였다. 나는화장실가는척일어나,가장 멀리떨어진구석으로자리를옮기 고는가까운데놓인미역무침에시 선을고정시켰다. 그때주방장이커다란쟁반을두 손으로 받쳐 들고 들어왔다. 일행 들이 일제히“와아!”손뼉을 치며 반긴 하이라이트 쟁반 위에는, 아 글쎄!..... 멀쩡히 살아있는 보리 통 새우들이! 일본말로 춤춘다는 뜻 이라나.손바닥길이를넘는새우오 도리예닐곱마리가펄쩍펄쩍점핑 을 하는데 일행이 돌아가며 한 마 리씩손바닥으로낚아채서는그대 로입안에밀어넣었다. 기절직전인나를위해내몫까지 처리해줬던옆자리동료를난지금 껏생명의은인으로모신다. 누구나한두가지가리는음식이 있다. 오이가 질색이라는 남자들에게 물어보면그건여자들이얼굴에붙 이는마사지재료이지먹는음식이 아니라서,싱싱한생굴은불쾌한모 양새에물컹거려서, 홍어는지독한 냄새때문에,가자미식혜는발효한 생선이름에‘식혜’란단어가웬말 이라서,닭발은생김새가그대로발 모양인 게 징그럽고, 소천엽은 표 면이우둘두둘더러워진타월같아 서,감자탕은돼지뼈에붙어있는노 란 힘줄이 곧 척수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본래이척수의다른이름 이‘감자’이다), 순대는 안에 돼지 피(선지)가 들어가서 등등 사연은 제각각이다. 고기를 사랑하는 미식가들은 돼 지껍데기맛이일품이라는데비계 덩이 껍질을 뚫고 털마저 숭숭 난 걸보면생각이바뀔수도있다. 추 어탕은대개무청시래기에맷돌로 미꾸라지를갈아만드는게정식이 라지만때로통미꾸라지도등장한 다.“펄펄끓는육수에생미꾸라지 를투하하면이녀석들이앗뜨거! 앗뜨거!하면서그옆에두부속으 로 파고들지요. 나중에 두부를 썰 었을때반토막난미꾸라지씹는 그 맛을 그대는 진정 모른단 말입 니까?우핫핫핫!” 밥풀흘리는아이들과한상에서 밥을못먹는친구도있고남의아 이가남긴밥까지걷어먹는비위좋 은친구도있다. 옳고그른건없다. 그저각자입맛이다를뿐이다. 나는이런저런이유로오래전‘ 야채주의자’가 되었다. 최고급 필 레미뇽아니고, 와규비프아니고, 메인주의랍스터아니고... 값비싼 고급 메뉴 대신 나에게 잊지 못할 음식은 강릉 선교장 부근 백반집 주인할머니가 끓여주셨던 누룽지 다. 입맛은 심리적이며 심정적이다. 그리운 고향땅의 푸근한 손맛이 누룽지사발에담겼으리라는나의 서정이이입된까닭이다. 누룽지!뜨거운가마솥밑바닥에 깔린 채 타오르는 장작불길의 고 통을 겪어냈을, 자신의 온몸을 태 우면서도표독해지긴커녕깊고구 수해진 누룽지가 나는 고맙고 좋 다. 전문가에세이 김케이 임상심리학박사 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케팅 이라는뜻이다. 공연, 스포츠경기 관람권 등 예매에 많은 사람이 한 꺼번에몰려들어격렬한경쟁을벌 이는것을일컫는다. 최근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잉 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을차지한손흥민의경기를‘직관( 직접 관람)’하려는 팬들이 남미전 예매에대거몰리면서대한축구협 회 사이트가 한때 마비됐다. 대기 인원이 수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 다. 축구 팬 커뮤니티에는“손흥민 보기 힘드네, 집관(집에서 관람)해 야겠다” “역대급 피케팅이다”등 의 댓글이 달렸다. 코로나19로 멈 췄던일상의회복으로문화생활에 대한욕구가분출하면서‘피케팅’ 현상은 스포츠, 문화 예술 분야를 넘어 소비 시장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 신조어사전 - 피켓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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