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6월 24일 (금요일) 특집 A10 ■몸은가만히있는데, ‘화면속나’ 는전력질주? 16일게임업계에따르면VR울렁 증은 3D, VR 게임 이용이나 영상 시청시, 일부이용자들이겪는멀 미와 비슷한 육체적 증상을 뜻한 다. 보통1인칭시점으로진행되는콘 텐츠에서많이발생하는데피로감 이나 두통, 구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1990년대3D게임에서처음으로 등장했던 멀미 현상은 VR기기 보 급과 더불어 대중에 더 널리 알려 졌다. 평면으로 된 모니터 화면보 다인간의시야를전부감싼VR화 면에서 훨씬 심한 멀미 증상을 보 였기 때문이다. 영미권에서는 VR 울렁증을 ‘VR멀미(VR Sickness)’ 로지칭할정도다. VR 울렁증의 원인과 증상은 일 반적으로차량이나배에탑승했을 때 생기는 멀미와 동일하다. 멀미 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 니지만일반적으로가장설득력있 게 받아들여지는 이론은‘감각충 돌론’이다. 보통인간은눈에들어오는시각 정보와귓속의반고리관및전정기 관의 평형감각을 통해 신체의 평 형감각까지조절한다. 그런데시각 정보와평형감각에‘불일치’가발 생할 경우 뇌가 피로감을 느끼고 이를 독성물질에 의한 중독 등으 로판단, 구토등을통해신체를보 호하려는게바로멀미다. 예를들어고개를오른쪽으로돌 렸는데, 눈에 보이는 게 왼쪽이라 면 뇌가 혼동에 빠진 경우가 멀미 인셈이다. ■‘몰입감’ 높은 1인칭 시점에서 더 심해…구토증상도 VR 울렁증도 이와 유사하다. 멀 미가 버스에 탔을 때 신체는 가만 히 있지만 주변 시야는 계속해서 이동해괴리가발생할때나타난다 면, 가상세계 속 멀미는 캐릭터가 괴물을 피해 달리고 총을 쏘는 등 격렬하게 움직이지만 현실세계의 이용자는 의자에 앉아서 손만 움 직이기때문에나타난다. 눈은‘사용자가 움직이고 있다’ 고뇌에알려주지만귓속의평형기 관은‘사용자가 움직이지 않고 있 다’고알려주기때문이다. 다만VR울렁증은기술적인이유 에서일반적인멀미보다증상이심 한것으로알려졌다. 주요원인중하나는지연(레이턴 시) 문제다. 레이턴시는 입력장치 와 출력장치 사이에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시간을뜻한다. VR헤드셋을예로들면사용자가 고개를 우측으로 돌렸을 때 즉시 디스플레이도 화면을 오른쪽으로 전환해야 감각의 괴리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레이턴시가길어지면 실제움직임과시각정보의차이가 생겨 멀미 현상이 발생활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VR게임이 사용하는 1 인칭시점도 VR 울렁증발생에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캐릭터의등을바라보며진행 하는 3인칭 시점의 게임보다 이용 자 본인이 직접 세상을 바라보고 진행하는 1인칭 시점 게임에서 멀 미가자주발생한다. 특히최신게임의경우시각적효 과를 위해 자주 시야를 흔들거나 회전하는데이로인해뇌의혼란이 가중된다. VR 게임의 장점인‘현실과 같은 몰입감’이오히려VR게임을즐기 는데장애물이된것이다. ■VR멀미방지기술개발도한창 보통 멀미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두감각기관의정보를일치시키는 것이다. 멀미해소법으로버스에탔을때 흔들림이 적은 앞좌석에 앉거나, 창문으로 먼 산을 바라보라고 하 는것도이때문이다. VR울렁증이이슈가됐던초기에 도 멀미약을 복용하거나 긴 시간 게임이용을자제하고휴식을취하 는등의해결법이제시됐다. 하지만VR기술이고도화되면서 VR 울렁증을 기술적으로 해결하 려는움직임도잇따르고있다. 일본 소니는 세계지식재산권 기 구에 VR 멀미방지기술특허를공 개했다. VR 헤드셋에 부착된 장치가 착 용자의머리에진동을가해멀미를 최소화하는것이핵심이다.국내에 서도 VR 멀미와관련된연구가한 창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지난 2020년VR콘텐츠편집도구를개 발했다. 게임등콘텐츠개발자가개발단 계에서멀미에영향을미치는시점 높낮이, 배경 그래픽, 카메라 이동 속도등을세세하게조절해멀미를 최소화할수있도록한다. VR기기업체에서는게임에따라 ‘멀미’등급을나눠이용자에게편 의를제공하기도한다. 오큘러스는 VR게임을 △편안함 △보통 △움직임 많음 등의 3가지 등급으로나눠이용자들에게경고 한다. 레이턴시를 줄이고 뇌의 연산 속 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디스플레 이와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등의 개발도한창이다. 멀미를억제하기 위해 실제와 같은 고화질 화면(해 상도)을높은프레임(1초당보여주 는 화면 수)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다. VR업계에서는 VR 기기는 일반 적으로 멀미 유발을 줄이기 위해 밝기 1,000니트(nt) 이상, 해상도 60PPD(Pixel PerDegree)이상,주 사율 120헤르츠(㎐) 이상의 디스 플레이를지원해야한다고보고있 다. 트레드밀과 모션 컨트롤러, VR 슈트 등 몸을 움직이면서 게임이 가능한 장치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승엽기자> 메타버스의 걸림돌‘VR 울렁증’… 원인은 멀미와 같다고? 직장인이성호(31)씨는지난2020년가상현실(VR) 게임‘하프라이프:알릭스’와 VR기기오큘러스를구매했다가낭패를봤다. 1인칭슈팅(FPS)게임의역사를쓴‘ 하프라이프’시리즈의후속작이었던데다,진일보한VR게임을체험할수있다는 말에큰맘먹고구입했지만게임시작직후30분만에어지럼증으로찾아온고통 때문이다. 이씨는“평소배틀그라운드같은3차원(3D)게임도심한멀미로오랫동안할수없 었는데,VR게임의멀미는더심했다”며“앞으로VR기술이활성화되더라도굳이 이용하진않을것같다”고전했다.최신기술의발달로메타버스(3차원가상세계) 시대가성큼다가온가운데‘VR울렁증’이메타버스의플랫폼화를가로막는주 요난제로떠올랐다. 메타버스의핵심기술인가상·증강현실(VR·AR) 헤드셋을사용할경우사람에 따라멀미를심하게느끼는경우가종종발생하고있기때문이다. VR게임으로도출시된‘레지던트이블7’. <캡콤제공> 2020년발매된대표적인VR게임‘하프라이프:알릭스’. <밸브제공> 시각·평형감각 괴리로 발생 어지럼증에 구토 등 증상까지 입·출력 사이 전기신호 전달 시간 지연되는 레이턴시 현상 탓 지연 줄이고 뇌 속도 따라잡는 디스플레이·웨어러블 개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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