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7월 25일 (월요일) 책과 세상 A10 윤웅렬의장남윤치호는한국개 화 운동 지도자이자 교육자로 한 때독립운동을했지만결국친일로 전향한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웅 렬의 동생 영렬의 손자이다. 이밖 에이가문은서울대총장, 서울시 장 등 여러 엘리트를 배출하며 명 문가로남아있다. 신간‘출생을 넘어서’는 서얼을 비롯해중인,향리,무반,서북인등 을‘제2 신분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들 후손들이 한국 근대화에 어 떤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한 책이 다. 저자는 캔버라 호주국립대의 황경문 교수다. 이들은 유교의 교 리와 양반 지배 밑에 있으면서 수 세기 동안 조선의 관료적, 사회적 위계질서를보조하는위치에머물 렀다. 중인은 통역·법률·의술·과학· 회계·서화등전문분야의사회신 분을 세습했다. 향리는 고려 시대 때까지만하더라도지방을호령하 던호족세력이뿌리지만양반들에 게멸시당하며양반들에게멸시당 하며 중앙에서 파견된 수령의 실 무를수행했다. 무인가문역시문과시험은아예 볼수없었고병조판서처럼군사력 을 지휘하는 고위 무관 자리에도 오를 수 없었다. 황해·평안·함경 등서북3개도출신은조선건국때 부터차별당했고문과에합격해도 고위직으로승진할수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구한말 이후 전문 지식과재능, 재산, 일본유학등을 무기로 정치적 혼란을 틈타 조상 들이 수백 년 간 염원하던 관료체 계의상층부에진입한다. 특히 일제가 과거제도를 없애버 리고 신학문과 전문 교육들을 받 은 한국인을 우대하면서 신분 상 승의 날개를 달게 된다. 이들은 식 민지 초기인 1910년대 도지사와 도 참여관 등 조선인의 고위직을 거의독점했다. 이 같은 관료적 지위는 정치·교 육·문화등다른분야에서도엘리 트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 한다.이동휘,김구,이승만,안창호, 조만식, 박은식, 주시경, 박영철, 이 승훈, 구영서, 현진건, 최남선, 이광 수,김소월,김동인,나혜석,주시경, 이승훈, 백인제등이이들‘제2 신 분집단’출신이다. 저자는 이들 집단이 출세를 위해 외세부역까지도서슴지않았다고 비판하는것은지나친단순화라고 비판한다. 유명한 친일파는 대부분 사대부 출신이고‘제2 신분집단’에서도 다수의독립운동가들이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들에게는 사 대부들과마찬가지로민족국가에 대한 충성보다는 고위직 진출을 통한입신양명과‘가문의영광’이 더중요했다고말한다. 이들은 양반 위주의 통치체계에 대해환멸을드러내면서도자신의 신분집단 내에서는 특권을 유지했 다. 세습 신분 제도의 희생양일 뿐 아니라 그것의 실행자이기도 했다 는것이다. 이들은출생과가문에기반해관 직을배정하는체계를개혁하려하 기보다는 양반이 되기 위해 자신 이 속한 집단의 권력 접근 통로를 넓히는데만주력했다. 이때문에중인과향리, 서얼들은 서로를경멸하고같이엮이는것을 싫어했다. 그렇다면이들이한국사회에남 긴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들의 부상으로사회적지위가출생에서 경제적 부나 학력을 쌓으면 성취 가능한 것으로 바뀐 것이 한국 근 대성의핵심이라고말한다. 산업화 와 한국인 자본가 등장, 자본주의 윤리의일상화는이같은의식전환 의이후에뿌리를내리기시작했다 는것이다.물론조선시대신분의식 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엘리트 주의’라는 이름으로 큰 힘을 발휘 하고 있다. 일부 재벌 가문은 끼리 끼리 혼맥을 만들어 신분과 부를 대물림하고있다. 한국 사회에서 명문대 졸업장이 사회적지위를좌우하는현실도조 선 왕조에서 출생 배경이 관료 자 격을결정했던것을연상케한다. <최형욱선임기자> ‘신분 타파’로 근대화 일군 조선의 은수저들 ■ 출생을 넘어서 황경문 지음, 너머북스 펴냄 푸틴 오판이 부른 우크라 침공…한반도 영향은 서얼·중인·향리 등 제2 신분집단 구한말 이후 정치적 혼란기 틈 타 전문지식·재산 무기 상층부 진입 “신분은 출생 아닌 성취 가능한 것” 의식전환으로 후손들 근대화 주도 ■ 푸틴의 야망과 좌절 김영호 외 3인 지음, ㈜글통 펴냄 민간설화‘춘향전’에서춘향은양반인 성참판과관기월매사이에서나온서얼 이다. 춘향은 기생도, 노비도 아니지만 그렇다고양반도아니다.당시춘향에게 주어진거의유일한선택지는양반의첩 이되는것이었다.이몽룡과의결혼이라 는결말은조선서민들의판타지에불과 하다. 하지만조선의서얼들을구한말과일본 제국주의시대에이르러극적인전환을 맞는다. 해평윤씨서얼가문이대표적이다.17세 기말~18세기초하급무반관리였던윤 세겸의첩자손이었던윤웅렬은대한제 국시대에고위직을두루역임했고일제 로부터귀족작위를받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5개월이 돼 가지만, 전쟁의 흐 름은 교착상태에서 빠진 지 오래 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은 단기간에 끝낼 수 있다고 계산 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전 쟁통에 원유·천연가스·밀 등의 생산이차질을빚으며인플레이션 까지유발, 그영향은전세계로퍼 졌다. 최근출간된‘푸틴의야망과좌절 ’은전세계를고통에빠트린이전 쟁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물음에 김 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와이지수명지대정치외교학과교 수, 우평균 한국학중앙연구원 선 임연구원, 박진기 한림국제대학원 대 겸임교수가 함께 답을 시도한 책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푸틴 의 야망과 서방국가들의 대응 수 준에 대한 오판 및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수집·분석의 실패에서 기인한시작부터잘못된전쟁이라 고말한다. 또한결과에따라푸틴 의리더십에심각한위협을초래할 수있다고전망한다. 이교수는제1절에서러시아인들 의 정체성 형성에 광대한 영토가 갖는의미를설명함으로써이전쟁 을둘러싼역사적배경을개괄적으 로소개한다. 박 겸임교수는 2절을 통해 푸틴 의오판에영향을미쳤던정보력과 군사력이 얼마나‘속 빈 강정’수 준이었는지꼬집는다. 김교수는 3 절에서전쟁의원인을짚으면서푸 틴이 장기집권하며 오만해진 성격 적특성을분석하며, 그가전쟁과 정에서어떤착각을했는지도상세 하게전한다. 우선임연구원은4절에서전쟁의 성격을다각적으로조명하면서이 번 전쟁이 일 본, 중 국, 대 만,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 미친 영향 을 분석한 다. 한 국 인 의시선에서는이전쟁이한반도정 세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 한 부분에 관심이 실릴 수밖에 없 다. 김 교수는 이 전쟁이 국제사회의 ‘자유진영대독재진영’의양극화 와 대결 양상을 더 심화시키고 있 다며한국도미국에나토식‘핵공 유협정’체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전술핵 재반 입, 독자 핵개발 등 보수진영에서 주장했던 사안들을 재차 꺼내든 다. 우 선임연구원은 이번 전쟁이 대 만 같은 동아시아 내 문제와 한국 의연관성도제기했다며한국과무 관하다고생각해서는안된다고말 한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미국이 생각하는 대만과 한국 등 의‘반도체동맹’에적극가담해야 한다는것이다. ‘안미경중’ ‘전략적 모호성’같 은 개념을 기회주의적이라고 말하 는 대목은 저자들의 기저에 깔린 생각을보여준다. 러시아가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 을 무기화하는 지금의 모습이나 중국과의경제적연결고리등에관 한 고민이 책에 들어가지 않은 건 아쉬운부분이다 <박준호기자> 1890년대동래부사가재판정을열고있는가운데향리들이피고·원고를둘러싸고있다. <사진제공=너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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