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7월 25일 (월요일) D5 기획 은지금의일본사회에도건재하다.이런 사고방식이종교적신념과정치적명분 을뒤섞어버리는부자연스러운사고방 식을정당화하는문화적기저라는분석 도설득력이있다. 하지만, 종교의정치세력화가일본만 의문제일까?일본의공명당처럼메이저 정당으로 발전한 사례는 아직없지만, 한국에서도대형교회등종교세력이정 계진출을시도하는일은비일비재하다. 특히,지난대통령선거때에여야를가리 지않고 종교 단체와 관련한 스캔들이 몇차례선거판을뒤흔들었다. 종교단 체가 나서서신자들에게특정정치인에 대한지지를권유했다는얘기도들렸다. 이정도면한국의정치판에도종교그림 자가꽤짙게드리워지는것아닌가걱정 스럽다. 사실대중의표를 의식한 정치 가들이신자들의호감을사기위해종교 단체에추파를 던지는일은 비밀도 아 니다. 아베전총리의암살과 관련이있 다는 특정종교 단체의행사에는 미국 의트럼프전대통령을비롯해전세계의 유명인사,정치인들이앞다투어축전동 영상을 보냈다. 이번일을 계기로 호기 심이생겨서찾아보니,대선주자로거론 되는한국의유력정치인들이보낸축전 동영상도버젓이공개되어있었다.종교 와정치의거리감이자꾸만좁혀지는것 이일본만의현상이라고하기는어려울 것같다. 현대사회에서종교단체도이익집단 인만큼, 종교와관련이있는사안에대 해나름의의견을갖는것을나무랄일 은아니다. 하지만 종교단체가스스로 정치세력화하는것은바람직하지않다. 어디까지나사적인선택에불과한신앙 을 볼모로 개인에게공적인 선택을 강 요하는것은민주주의적인사고방식이 아니기때문이다. 또, 종교 단체가신자 들을 ‘무기’ 삼아신앙과무관한사안에 까지영향력을행사하는세속적인권력 으로변질된위험성도크다.아베전총 리의피격사망은 종교와 결탁한 현대 정치의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우리는이것을 한국 정치를 향한 경고 의메시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지않 을까? 홓묞헣 켆엳 , 핊쫆잚픦줆헪팒삖삲 이전칼럼에서사후세계나영적존재 를 폭넓게긍정하는일본의독특한 종 교관에대해쓴적이있다. 특정종교에 귀의하는사람은적지만매사에종교적 인색채가짙은것이일본문화의한 단 면이라고소개했다.이런특유의문화가 종교의정치세력화를 부추기는 힘이라 고볼수도있다.예컨대,일본의건국신 화와 관련된오래된종교 제도인신도 ( 神道 ) 는일본우익세력의사상적버팀 목이다.만물에정령이깃들어있다고믿 는 토속적인신앙이동시대의정치판에 서존재감을발휘한다는사실은전근대 적이다.하지만세속적인삶과초현실적 인존재를구분하지않는특유의세계관 이종교에대한비판여론을불러일으킬 생각이었다는것이다. 한국에서도소위 ‘사이비’ 종교에빠져서온 가 족 의삶이 엉 망진 창 이되었다는 뉴 스를종종 접 한 다.일본에서도종교 단체의권유로 ‘영 험한’ 도자기를 터 무니없이비 싼 가격에 구 입 했다 든 가, 병 을 치유하는 신통한 음용 수를 옆 에 끼 고 산 다는 등 비상식 적인미신에빠진사람들의이야기를적 지않게들었다. 그런 데 , 지금까지는 그 저개인이나가 족 에관련된사적인사안 으로치부되던종교문제가일본정치판 을 통 째 로 뒤흔드는 큰 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사실일본의정계에종교세력이 깊숙 이관여하고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 밀이다.대표적으로,집권당인자민당 ( 自 民党 ) 과수 십년 동안연 립 정권을꾸려 오고있는공명당 ( 公明党 ) 의존재를들 수있다.이정당은불교계 열 의종교 법 인 창 가 학 회 ( 創価学会 ) 를기 반 으로 활 동한다.일본의 헌법 은정교분리의 원칙 을 명시하고있다. 공명당도 창 가 학 회 간 부의의 원겸 직을금지하고당의강령 에서종교적인 용 어를 배 제하는등형식 적으로는종교단체와선을 긋 고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지금까지도이당의 정치적지지기 반 이 창 가 학 회라는사실 을모 르 는이는없다. 공명당은중도를 표방한정치세력으로서존재감도 큰편 이다.자민당에선택적으로 협 력하는연 립 파트 너 로서주요한정치적사안에대 해서는 ‘ 캐 스 팅 보트’를행사하 며 꾸 준 히영향력을 키 워 왔 다.지금은집권당인 자민당, 제 1 야당인 입헌 민주당에뒤이 수십년간연립정권만든공명당 불교계열의창가학회기반활동 내각중책맡은자민당의원다수 특정종교세력연계, 물밑영향력 종교의정치관여공공연한비밀 아베피격사망계기‘수면위로’ 한국선거판도종교스캔들흔들 종교의정치세력화, 남의일아냐 어,안정적으로지지 율 을 확 보하는제 3 세력으로자리 잡았 다.집권당에대해서 는비판적이지만 급 격한개 혁 을 원 치않 는, 온건한 보수파 성향의시민들이이 정당을지지한다.공명당의지지자가모 두 창 가 학 회와인연을 맺 은 신자는아 닐 지도모 르 지만,적어도 창 가 학 회라는 종교 단체에대한 거부감이없다고 할 수있을것이다. 그런 데 아베전 총리의피격사망 사 건을 계기로, 종교적으로 중 립 을 표명 해 왔 던 많 은 수의유력정치인들이실 은특정종교단체와상당히 친 밀한 관 계 였 다는 사실이속속 드러나고있다. 최 근의 언 론 보도에 따르 면, 다수의자 민당의 원뿐 아니라일부야당 소속의 팒쩮헒 읺픦팢캂펞샎핊쫆짦픟 일본의아베신 조 전 총리가 총격을 받고 목 숨 을 잃 었다. 정치적인 입장 과 는 별 개로 그의불행한 죽음 을 애 석해 하는일본 시민이 많 다. 최장 수 총리로 서미디어 노 출도 많았 던 만큼 친 근감 도있지만,그가시민과의 접점 에서도부 드럽고인 간 적인면모를 많 이보 였 던것 도 사실이다. 한때총리관저를 출 입 했 던저 널 리스트지인에 따르 면, 노골 적으 로매체의영향력을 따 지고차 별 하는대 다수 유명인사들과는 달 리, 그는지 역 언 론이나 작 은전문지기자의질문에도 성의 껏답 변하는의 외 의소 탈함 을보이 곤 했다. 정치적인지향은 맞 지않아도 ‘ 친 구로서는 괜찮 은 사람일것’이라는 생각이드는정치인이었다는것이다.한 국에서는아베전총리의 평 판이 썩좋 지 않지만,그가일본에서는대중의사 랑 을 듬뿍 받은정치인이라는 점 은부인하기 어 렵 다. 그의 갑작 스럽고불행한 죽음 에대해 일본인 친 구들의 반응 은 놀 라 움 반 , 걱 정 반 이다. 우익세력을 대표하는 거물 정치인이대 낮 의유세현 장 에서총격을 당했다는사실은그자체로 충 격적이지 만, 총기소지가 금지된일본에서그런 일이 벌 어 졌 다는것도현실감이없다고 입 을 모은다. 내 주변에는일본 사회의 우파 사상에동의하지않는 친 구가 대 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죽음 이일 본 사회의우경화를 재 촉 하는 것은아 닌지우려하는 반응 도 많 다.아베전총 리는지금의‘ 평 화 헌법 ’을개정해,일본 은전 쟁 이수행가 능 한 ‘정상적인’ 나라 가되어야한다고강하게주 장 해 왔 다. 이번사건이그를영 웅 화하고개 헌 세력 에게힘을실어주는정치적계기가되어 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표명하는 지식인도있는것이다. 헣 펞반쿧핂슲펂퐎핖쁢홓묞켆엳 한 편 , 범 행직후에체 포 된암살 범 은 특정종교 단체와 관련된불행한 가 족 사가직 접 적인 범 행동기 였 다고진 술 했 다.아베전총리가이종교단체의행사 에보낸축전동영상을보고, 그를해치 려는결심을했다고한다.이종교단체 와인연이있는유명인을암살 함 으로 써 원 들도이종교 단체로부 터 정치 헌 금 을 받 았 고, 또, 이종교 단체와 친 밀한 관계에있는의 원 들이하나같이 내 각의 중 책 을 맡았 다. 아베전총리가 대중적 으로 알 려진거물이었기때문에종교행 사에보낸 축전 동영상이주목받 았 을 뿐 ,실은 많 은정치인들이특정종교단 체와 밀 월 관계를 맺 어 왔 다는 사실이 수면위로드러난것이다.일본시민사 회는 특정종교 세력이정치가와 내 통 함 으로 써 물 밑 영향력을 행사해 왔 다 는 사실을 작 지않은 충 격으로 받아들 이고있다. 어 떻 게보자면암살 범 의의 도대로이종교 단체와 관련한 문제에 비로소 일본 사회가 주목하는 모 양 이 되었다. 김경화 미디어인류학자 일본정치인과종교단체의밀월, 아베피격으로민낯드러나다 <68>일본정치와종교 아베신조전일본총리의피격사망은종교와결탁한일본현대정치의민낯을적나라하게드러냈다. 한편으로는종교그림자가어 른거리기시작한한국정치를향한경고의메시지가될수도있다. 일러스트김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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