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8월 9일 (화요일) 오피니언 A8 에세이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과거를치유하라 어떤 집안에서 있었던 일입니 다. 아버지가 아들 방에 들어가 보니 아들이 아주 멋있고 고급 스럽게 생긴 자를 가지고 놀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 은대화가오고갔습니다. “야. 너이거못보던잔데어디 서 났어. 친구 거야. 친구 거. 친 구건데 가져와버렸어. 뭐 임마. 그럼 너는 도둑놈이잖아. 왜 그 걸 가져왔니. 네가 정 필요하면 아빠한테 얘기하지. 아빠가 사 줄려고.언제사줘봤어.임마.네 가 나한테 얘기하면 내가 회사 에서가져올수있잖아.”… 오늘날 역기능적 가정의 모습 은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그 어떤 죄의 문제이기도 함을 알게해주는이야기입니다. 그다음두번째단계로조상의 범죄를 지복해야 합니다. 내가 직접범한죄는아니지만나에게 까지 파급이 미쳐왔던 그 죄를 자복하는 것입니다. 레위기. 26 장42절이하에보면“너희열조 의죄를자복하라.”는말씀이있 습니다.이것은대속적인고백입 니다. 내가 대신해서 고백하는 것이지요. 그런 다음 세 번째로 조상을 용서하십시오. 부모를용서하시 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 서 십자가에서 못 박히면서 우 리들을 용서하실 때 어떤 기도 를 하셨습니까? 아버지여. 저희 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 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사실 많은 경우 우리의 부모들도 우리에게 의도적으로 상처를 준 것은 아닙니다. 부모 들이 몰라서 그러기가 십상인 것입니다. 따라서 그 부모의 무 지를 이해해야만 합니다. 그러 나 저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 한 용서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 릴 수 있었지만 더 중요한 비밀 을 다른데서 찾습니다. 비록 십 자가에 못박혀 고통받는 그 자 체는쉽지않지만이렇게해서라 도 인류 구속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고 그것이 유일 한 방편이라면 이 고통을 받아 들일수있다는생각때문에예 수님께서용서하실수있었던것 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하나 님께서그런부모를허용하신데 에는 반드시 그 만한 이유가 있 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 서 우리는 많은 고통을 받았지 만 어쩌면 이 부모를 통해서만 만들어질수있는내인격, 사용 될수있는내삶의모습이있다 는것이지요. 요셉의경우도자기를팔고죽 음의사자에다자기를몰아넣었 던 자기의 형제들을 용서할 수 있었던 비밀이 어디 있습니까? 마지막에극적으로애굽땅에서 자기 형제들을 만나는 그 장면 을 보십시오. 요셉이 강자로서 저기 앞에 무릎 꿇는 그 형제들 을 어떻게 용서를 합니까? 용서 의발언을어떻게합니까?“당신 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 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 하 시려고나를당신들앞서보내셨 나이다.”(창45:5) 요셉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주 권과 뜻을 받아들이고 우리 부 모의 무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정말 의도적으로 우리 부모가 이런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니라 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런 부모를허용하신데에는반드시 섭리하심이있다는것을믿음으 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믿음 위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 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 을 이룬다”는 로마서8:28절의 말씀을믿으셔야합니다. 그다음네번째단계로는기억 의치유를위한기도를드리십시 오. 그러기위해먼저과거를부 인하지도도피하지도말고단지 과거를인정하는작업이필요합 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를 괴롭혔던문제에대해서자기의 부모를용서하는기도를드렸을 줄 압니다. 그런데도 용서가 안 된다는 고백을 듣습니다. 왜 그 럴까요? 의지적으로 용서를 했 지만감정적인상처가남아있기 때문에그렇습니다. 기타 치는 날엔 손가락넷으로눌러줘야하는기타줄을 손의장애로두손가락만사용하니 그두놈이늘상불평을한다 기타만들고앉으면 허리도눈도덩달아투덜댄다 나이칠십이되니 기타한번치려면눈치봐야할것들이 하나둘이아니다 “너 되게 피곤해 보여(You look very tired).”어느날저녁, 함께일하 는동료가나에게말했다. 그날은일 이하루종일많기도했을뿐더러,한 국에서돌아온뒤여독이아직남아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피곤한 기색 이얼굴에비치는것이당연한날이 었다. 하지만이상하게도그날은그 말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모니터 화 면속에비친내모습이마음에들지 않아서일까? 내가 너무 피곤해서 과 민반응하고있는건가? 영어로는잘 듣지않는말을들어서그런가?찰나 의 순간에 든 여러가지 생각을 뒤로 하고 신경 써주어서 고맙다는 짧은 말을남겼다. 그뒤로종종피곤해보인다는말을 들을때마다, 마음한켠에서불편한 감정이 들곤 한다. 언젠가부터 피곤 해보인다는말이불편해지기시작했 을까?곰곰히생각해보면, 그리오래 되지는않았던것같다. 20대를지나 고 대학원을 마칠 때 즈음까지도 사 실 누군가가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해주면,그말이되려나를알아주고 위로해주는말인것같았다.‘너열 심히하는거,내가알고있어.마음이 아프네.응원해’라고들리던말이요 몇년사이에는‘얼굴이너무상했어. 관리좀해’라거나‘좀생기있게웃 고다녀.내가불편해’라는말이되어 나를콕콕찌르는말이되어버렸다. 사실불편하지만종종듣는말들은 이것뿐만이아니다.예를들어‘이제 마냥 어린애 같지는 않아 보이니 너 도나이가많이들긴했나보다’라던 가,‘네나이면피부관리도이제늦 었어’또는‘너도 필라테스나 헬스 같은거하니? 러닝만하면엉덩이가 납작해져서 안돼’와 같은 외모에 대 한말들이다. 30대후반에들어서도 외모에관한지적을받고있다니, 한 숨과 함께 자조적인 웃음이 나왔다. 지금의 나이가 되면 그런 지적에서 자유로워질줄알았다. 그런말을무 덤덤하게 받아칠 만큼의 내공이 덜 쌓여서일까?이런류의말을듣고나 면, 아주중요한무언가를놓치고살 고있는기분이들고만다. 누구도직 접적으로알려주지는않았지만내가 생각하는이상적인기준을빗대어내 얼굴과 몸을 훑어보며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주근깨가 많은 얼굴, 둥근어깨, 갓난아기처럼통통 한팔과다리를살펴보고나면나라 는사람을부족한것밖에없는사람 인기분이들고는한다. 한국여성들은어렸을때부터외모 에 관한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자란 다.몸과외모에대한압박과기대,지 적은 한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받아봤을 것이다. 이런 지적을 받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자라지 않 았을까하는생각이들정도로한국 에서 여성은 정형화된 몸과 외모의 기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남성들 도마찬가지일것이다. 나의윗세대 남성분들은그런지적에서비교적자 유로웠지만, 지금은 남자들도 화장 을 하고 몸을 가꾸는 것이‘자기 관 리’의한부분으로인식된다. 소셜미 디어와뉴스기사들만봐도지나치게 마르고 정형화된 외모에 집착하는 모습을흔하게볼수있다. 여자배우 들이나 아이돌들이 얼마나 살을 뺐 는지, 얼마나말랐는지, 반대로남자 배우들이나 아이돌들은 얼마나 근 육을늘렸는지를그들의커리어에있 어아주중요한부분으로생각한다. 아직 미성년자인 여성들의 신체를 콕 찝어 가르키고 적나라하게 성적 대상화하는부끄러운표현들이기사 의제목으로유유히쓰인다 (예는도 저히부끄러워들지못하겠다). 40대 가지난여성들에게는‘그나이대로 보이지않는다’는말이최고의칭찬 으로 쓰이며, 산후조리에 한창인 여 성들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몸을 지 적하며 스스럼없이‘후덕해졌다’는 표현을쓴다. 영어로 말하면 self-care인‘자기 관리’는 아무리 봐도 이상하리만큼 외모에 집중되어 있다. 자기 만족을 벗어나취업을위해어쩔수없이다 이어트나 성형을 하는 현상은 이미 보아온지오래고, 이과정에서우리 의외모는기계의성능처럼‘스펙’이 되어등급으로나뉘어지고,‘착한’ ‘ 못된’ ‘이상한’과같이성격을부여 되기도한다. 살이좀찌거나, 머리스 타일이나피부상태등등외모가아 주특정한기준에미치지못하면, 자 기관리를 못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세상에넘쳐나는험하고모난, 뾰족하고거친말, 행동, 생각들을살 아낸나와그마음을보살피는것이 자기관리의가장중요한부분이될 수는없을까? 몸을바라보는언어가한정되어있 을때,우리는결코자유로울수없다. 한정된언어는그언어밖의몸을비 정상으로보고규제할수밖에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 자신도 이런 몸에대한언어와시선을바꾸어보 려고 노력하고 있다. 둥글어서 누군 가가 기대어도 편한 어깨가 나에겐 있고, 통통해서 우리 강아지가 눕기 좋은허벅지가있어다행이라고생각 한다. 텍사스의 뜨거운 태양 밑에서 생겨난나의주근깨는태양만큼이나 치열하게살아낸시간들을상기시켜 주어나를꽤강한사람처럼생각하 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시간을 쏟아 피곤 해보이는얼굴을사랑하기로한다. 몸에대한언어 이은정 휴스턴대학교조교수 윤보라 내마음의시 -시인 -전라남도완도출생, 1979년도미 -애틀랜타텍인테리어디자인과졸업 - 2007년〈문학공간〉시인등단 -재미시인협회회원 애틀랜타문학회회원 -현재인테리어디자이너로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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