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8월 10일 (수요일) A6 특집 임상간호사는 그녀의 기억력 감 퇴를스트레스탓으로돌렸지만기 억상실에대한두려움은페레스를 압도한다.“이것이내운명이고, 나 에게일어날일이라면?” 2019년부 터어머니와함께살고있는그녀는 어머니옆에앉아자문하곤한다. 페레스가 74세 어머니를 돌보기 시작한 건 개스 스토브를 켜놓고 잊어버리거나 너무 편집증적이 되 어 침실 문을 의자로 막아버린 후 부터였다. 그때 이후로 가족은 한 때미용실을운영했던리타가스스 로머리를빗거나이를닦는능력을 점차잃어가는것을지켜보았다.대 부분의시간을휠체어에앉아서지 내는그녀는더이상네자녀를알 아보지못한다. 35세의 페레스는 알츠하이머에 걸리기에는 너무 젊고(대부분 65 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남) 그녀의 대가족중누구도알츠하이머를앓 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뇌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여러 질병을 포 괄적으로 일컫는 치매(dementia) 의 영향을 알고 있다. 의학저널 JAMA의최근연구에따르면치매 는히스패닉계노년층에서백인보 다거의두배나더많이발병한다. 어머니가 쇠퇴하는 모습과 자신 의건망증을보면서페레스는종종 밤에 깨어나 가장 두려운 생각에 빠지곤 한다. 어느 날 그녀 자신이 제이든이누군지잊어버리면어떻 게될까?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상의성인 650만명에게영향을 미친다.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2050년까지그수치는거의두배 로증가할것으로예상된다. 치매의가장흔한형태인이질병 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알 츠하이머는정기소비자설문조사 에서 가장 두려운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사랑하는사람의질병진행을지 켜본친척들사이에서느껴지는위 협은 훨씬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버지를 이 병으로 잃은 미주리주스프링필드의도서관보 조직원 섀넌 스핀들러(47세)는 최 근책을잘못된곳에두었을때울 기 시작했다. 오 하나님, 나에게도 그병이오고있나요? 미주리주볼리바의 IT 이사인 51 세의마크애플게이트는생일을맞 을 때마다 어머니가 이 병을 진단 받은 나이인 65세에 가까워짐을 의식한다.어머니는지금호스피스 에 있으며 대부분의 시간 잠을 잔 다. 애플게이트는알츠하이머에대해 늘 생각하지는 않지만“이미 진행 되고 있다는 생각이 항상 마음 한 켠에있다”고말했다. 오리건주레바논의앰버바버(46) 는 지난해 77세로 임종을 앞뒀던 아버지의 모습 때문에 괴롭다. 그 녀가다음차례라는두려움때문이 다.소프트웨어컨설팅회사의프로 그램 관리이사인 그녀는“기억에 문제가있는것은아니지만아버지 가얼마나빨리가는지를지켜보는 것이 무서웠다”면서“나의 아이들 이 내가 죽는 모습을 지켜보게 하 고싶지않다”고덧붙였다. 알츠하이머 가족력이 있는 모든 사람이 알츠하이머를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 에게는걱정의수위가압도적이다. 기억력과 인지력의 악화로 고생 하고있다고보고했으나검사결과 전혀 악화되지 않은 경우, 이러한 불만을총체적으로주관적인지저 하라고부른다. 이렇게자가보고된증상은알츠 하이머병의초기징후일수있지만 장기추적관찰결과그렇지않은경 우가많다. 두려움은 현재 건강한 사람들이 지금의 삶을 즐기지 못하게 만든 다.올수도있고안올수도있는일 속에서 오늘을 잘 살아가는 방법 을알아본다. ▲위험을과대평가하지않는다 가계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유타주민을조사한연구에따르면 알츠하이머에걸린가까운친척이 한명이상있는사람은그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다. 그러나 가 족력이있는대부분의사람들은알 츠하이머병에걸리지않는다. 유전적영향은65세이전에나타 나고인구의 1~2%에만영향을미 치는조기발병가족성알츠하이머 (early-onset familial Alzheimer’ s)환자에게더중요하다. 이질환을가진부모가있는자녀 의 절반은 이 병에 걸리는데 유전 자 검사로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흔한 형태인 후기 발병 알츠 하이머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가 족력이 아니라 단순한 노화다. 85 세이상성인의1/3이영향을받는 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위험도가 약간높지만그것이꼭걸린다는것 은아님을인지해야한다. 지속적으 로기억상실의변화가있는사람은 의사를 만나 검사를 받는다. 평가 결과알츠하이머가밝혀지면임상 시험에참여하고생활방식을변경 하여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또한 재정, 법률 및 개인관리 계획 을세우고사랑하는사람과원하는 바를나눌수있게된다. ▲두려움을보호장치로바꾼다 페레스는 3년 전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어머니의병이그녀에게얼 마나 큰 피해를 입혔는지 처음 깨 달았다.어머니를잃는다는생각에 지친 나머지 눈 밑은 불룩하게 축 처져있었고자신의모습을거의알 아볼수없었으며고혈압은경계선 수치까지올랐다.어머니와아들돌 보는일에만너무집중하여자신에 게 소홀했던 그녀는“내가 망가지 겠구나”싶은생각에술을끊고규 칙적으로운동을시작했다. 란셋 치매 예방 및 치료에 관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 적은신체활동, 잦은음주와같은‘ 수정 가능한 위험요소’를 해결하 면 치매 사례의 최대 40%를 예방 하거나 지연할 수 있다. 청력 상실 을교정하고담배를끊는것도중요 하다. 전문가들은 평생 동안 인지 적 활동을 유지하고, 악기 배우기, 새로운장소로여행하기또는단순 히 자극적인 일하기 등 어떤 식으 로든두뇌를자극하라고조언했다. ▲지금의삶에참여한다 자신이통제할수없는것에대한 끊임없는두려움은건강한삶의즐 거움을빼앗는다.심리학자들은기 본적인마음챙김연습을권장한다. 명상,기도,요가나기공같은운동, 하이킹이나 걷기 등 많은 활동도 도움이된다.두려움이가져다주는 스트레스가심해서일상생활에지 장이생길정도이면전문가의도움 을받아야한다. 페레스는 불안할 때 묵주기도를 통해 평온을 찾는다. 최근 그녀는 어머니의병은예상치못한선물도 있음을 깨달았다. 미래에 무슨 일 이일어나든간에, 지금그녀는어 머니의병으로인한생활방식의변 화덕분에더건강해진것이다. <ByDawnMacKeen> 부모가걸렸는데나도?…치매환자자녀들의고민 알츠하이머 환자, 미 65세 이상 성인 650만 명 치매 가족력은 유전성 치매 환자 가족에 영향 커 가족력 위험도 약간 높지만 꼭 걸리는 건 아냐 자넷페레스가알츠하이머질환을앓고있는어머니를돌보고있다. <Mark Abramson for The NewYork Times> 캘리포니아주 페리스에 사는 자넷 페레스는 6세 아들 제이든을 학교에서 픽 업할때마다늘오렌지색배낭을찾는다. 쉽게눈에띄기때문이다. 그러나얼 마 전 오후 아들을 찾지 못했을 때 그녀가 보인 첫 반응은 원초적인 것이었 다.‘누군가애를납치했다.’그런다음그녀는아이가뭘입고있었는지기억 해내려고애썼고, 심지어그날아침아이를내려줬는지조차확실하지않는다 는 것을 깨달았다. 익숙한 두려움이 그녀를 덮쳤다. 그 일이 일어난 걸까? 어 머니가걸렸던알츠하이머병의초기신호일까? 길게만느껴졌던 10분이지났 을 때 제이든이 나타났다. 그는 화장실에 갔었던 것이다. 그러자 페레스는 그 날아침에자신의여동생이아이를학교에데려다주었다는것을기억해냈다. 자기는어머니를 지키고있었던것이다.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