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8월 15일 (월요일) D5 기획 마 침내,코로나19에걸렸다.확진결 과가나왔을때목구멍을찢는기 침과 함께헛웃음이터져나왔다. 며칠 동안 그토록 머리가아프고 근육이쑤 시고피곤한데도그걸코로나증상이라 고짐작도하지못했다는게웃기고슬 펐다. 건강한 몸을가진기억이너무멀 어서, 그렇게아픈 몸을기본값으로 산 지오래된나는어느새아파도아픈걸 모르는 사람이되어있었다. 30도를오 르내리는여름밤에다리가오들오들떨 리는 오한이들 때야 ‘혹시…이거코로 나?’라는한가닥의심을품었다. 최고 온도로 맞춘 전기장판과 겨울 이불 사이에몸을끼워넣은나는, 내가 형사가아니어서다행이라고생각했다. 이렇게둔한형사라면정년퇴직할때까 지단 한 명의범인도검거하지못할것 이다. 설령어쩌다 운이좋아 범인을알 게된다고 해도 범인을 쫓아 굽이굽이 좁은골목길을달리고 108계단을오르 고지붕에서뛰어내리기전에,잠복단계 에서이미어깨통증으로퇴각하고야말 것이다. 도대체어디서부터잘못된것일까.두 어달동안나는내몸을쇠고랑처럼질 질끌고 다니며살았다. 목과어깨에귀 신이올라탄듯쑤시고저렸다.견딜수 없이아프거나 견딜만큼아프거나. 둘 중 하나인나날이었다. 물리치료, 재활 치료,추나치료등많은것들을했고절 망했다. ‘올드보이’의오대수처럼살면 서내몸에지은 죄를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다. 너무 많았다. 그래서어떤놈이 나를이렇게만든건지알수가없었다. 팒좆펞맕삲 오대수가생고생끝에밝혀낸그의죄 는 조금 허무할지경이다. 오대수는 그 저언제나처럼쾌활하게친구와수다를 떨었을뿐이었다.생각이짧은타입이지 만 세상에는 그런사람이허다하다. 고 작그런걸로 15년동안가둬진채만두 만먹는극형에처해지다니.너무하고너 무하다. 오대수라고일이그렇게될줄 알았겠나? 딱히편들고싶은 캐릭터가 아 님 에도불구하고내가이렇게오대수 에게기울어지는 건 ‘딱히그 러 려고 한 건아 닌 데그렇게해 버린 일들이너무많 은인 간 ’에게가지는동 병 상 련같 다. 내가지금시달리고있는이 딱히그 러 려고그 랬던 건아 닌 은 날, 즉 나의아무 생각없는 결정들이만들어낸결과물이다. 옥 에 갇 혀 버린 오대수처럼, 나 몸에 갇 혀 버 렸다.하지만나는 감 트레 이 닝 하 던 오대수처럼, 자꾸 으로도 뭔 가를 해보려고 했다 면 국 가 대 표 출 신에게 받 는 러 같 은거다. SNS 로 꾸준 히 러닝 하는지인에게 비 결을물었 더 니 업 을 받 았다고 하여나도 날름 등록했다. 수 업 만 받 으면나도 꾸준 히달 릴 수있을것 같 았다. 삺읺믾쿦펓펞컪짾풂멑슲 여름 철 달리기를 위 한 최 적 의 라고는말할수없는정오에 첫 업 을 받 았다.야 외 에서있는것도부 적 절한 시 간 대에과 연 달 릴 수있을까 란 염 려와는 달리나는 의 외 로 곧 잘 달렸 다. 먼 저 준비 운동을 2 0 분 동안 했다. 농 구나 풋 살을 할 때 준비 운동 중 하 나로달리기를해왔 던 나로서는달리기 를 위 한 준비 운동이라는 개념 이새로 웠 다. 공 들여몸을 풀 어 주 고나서달 릴 때 의느 낌 은 그전날 마구 잡 이로 달려본 것과 완 전히달 랐 다.기름칠이잘된 자 전거를타는느 낌 이었다. 달 릴 때내오 른발 이 바깥 으로 돌 아 간 다는 사 실 도 처음알게되었다. 엄 지 발 가 락 부터새끼 발 가 락 까지골고 루힘 을 분배 하고, 바 닥에그려진라인을 오 롯 이 좇 으며오 른발 이 틀 어지지 않 게 주 의하면서달리 니전날밤느 꼈던발바 닥과 발 목통증 이 현 저히줄었다.어디에시 선 을두어야 면되는운동인줄만알고 있었 던 게의 아할정도로새로운것들을 배 울수있 었다. 그동안 내가 달리기를 자꾸 포 기 하게된이 유 가 처음부터보 폭 을 늘 려 빠 르게달리려고 하고 폐 가 터질 만큼 멀리가려고 욕 심을 부 린 데서기인한 다는것도알게되었다. 무리를하고나 면‘ 뭔 가를해낸기 분 ’이들지만내몸은 그것을 즐 거운경 험 으로기억하지못한 다. 그리고다시하는걸 주 저하게만든 다. 시작하 자 마 자크 고 빠른성 과를 얻 으려고드는 급 한 성 미가 자 기 발 을걸 고있었 던셈 이다. 작은 보 폭 으로기 분 좋을만큼 적당 히달리고 돌 아오는것. 그렇게해서다음의달리기를기 껍 게만 들고,지 난번 보다조금 더 달리는것.그 게내가 배 운 달리기를 시작하는 방법 이었다. 을 배웠 다. 있 는 힘껏 달려가작은보 폭 으로 돌 아오는인터 벌러닝방식 이었는 데작은보 폭 에서는느 낄 수없었 던 , 내 가 바 람을일으 키 는 말처럼달리고있 다는 감 각이 ( 큰착 각이다 ) 온몸을 휘감 았다.나는이제작은보 폭 과 큰 보 폭 으 로나만의 속 도와기록을만들어 갈 일 만 남 았다고생각했다 ( 큰착 각이었다 ) . 다음 날,어깨와 허리에서 잔잔 한 통증 이느 껴졌 다. 자 고로 운동이 란 근육통 을 남 기는 법 이지하고 가 볍 게 넘겼 다. 며칠이지나도록통증이나아질기미가 보이지 않 고오히려진해져 갔 다. 꼬 리 뼈 가 쪼개 질것 같 은 통증이느 껴 질때야 정형 외 과에 간 나는어깨와허리에 염 증 이생 겼 다는 얘 기를들었다.세상에이런 일이. 러닝 수 업 이 란 내가잘해보려고한 일이고, 잘 해 냈 다고여 긴 일인데전혀 만무하다. 왜 그 랬냐 고 묻 는다면나는 한때 젊 었기때 문 이라고 답 하겠다. 사 실몇 해전부터몸은 깜박 거리며신 호 를 보내오고있었다. 위염 으로, 디 스크 팽윤 으로,어깨 충돌 증 후군 으로…그 러 나 가 끔 아프다가 원 래로 돌 아가는 젊 음만 누 리 던 나는알지못했다.아무렇 게나 몸을 써 도 알아서기 능 하 던젊 음 의보증 기 간 이끝나가고있었다는 것 을.아프지 않 은날이드 문 ‘ 더 이상 젊 지 아니한날들’이나를 향 해전 력 질 주 하고 있었다는것을. 흫픎빦읊솣믾퓒캫멶빺삲 흥 미로운 사람을 만나 밤을 새 우 며 그를 탐색 하는일도, 고 주 망 태 가 되어 정상 범 주 를 벗 어 난 즐 거 움 을 맛 보는 일도, 회 사 커 피머신에서내 린 라 떼 에설 아서프 랭크 는이런조언을건 넨 다.‘통 증은 원 래나를 돕 기 위 해생겨 났 다. 무 언가가 바뀌 어야한다고 집요 하게 주 장 하는내몸,그것이 바 로통증이다.’ 통증은한 눈팔 기를허 용 하지 않 는다. 더 이상그전과 같 은 방식 으로살수없 고그래서도안된다는것을나는서서 히어깨저리게알아가고있다. 천둥 이 쳤 다.나는 문득밖 으로나가서달렸다. 눈 에 빗 물이들어왔다.체 열 에데워진 빗 물 이 귓바퀴 를타고목 덜 미로 흘렀 다.말이 달리기지사 실걷 기와다름없는 속 도 였 다. 더 도 덜 도없이지금의내게딱알맞 은 속 도라고생각했다. 강소희 작가·카피라이터 은거 통증은 내수많 사 소 한 사설 감 는 아픈 옥 에서 아픈몸 . 이를 테 닝 수 업 인증을 러닝 수 수 업 에 그처럼 시 간 이 번째 수 하는 지, 팔 치기 를 어 떻 게 해야 하는지 등등 달리 기는 그저 달리 핦 쫂엲 몮 핊핂핦 쇦 쁢멂팒삖삲 마 지 막 수 업 에서는전 력 질 주 하는 법 아니었다.수 업 내 용자 체 는 훌륭 했지만, 그날 나는 전 력 질 주 를해서는아니되었다. 짧은기 간 에 바 닥을기 던 체 력 이 급 상 승 했을 리도없는 데다 전날 잠을 제 대로 자 지못 한 상 태 에서 ‘잘 하 는 것 같 은기 분 ’에 취 해 그 러 지말았 어 야 했다 . 험 픚 픦 쫂 흫 믾 맒픎 븫빺삲 전 력 질 주 를 하면 안될 때전 력 질 주 를 해 버린 것 은 그저 내가한 수많은잘 못된결 정중하나일뿐이 다. 나는오 랫 동안 그때그때 내 키 는 대로 되는 대로 먹거 나 먹지 않 았다. 슛 정확도를 올리 겠다고 삐걱 거리는 어깨로 매 일 밤 농 구코 트 를다 녔 다.잠도제대로 잤 을리 탕 두알을넣어먹는일도,친구들과 약 속 을 잡 고 공연 을보 러 가는일도 더 이 상마음 껏 할수없다.의료사 회학자 아 서프 랭크 는 ‘아픈몸을살다’라는 투병 에세이에 서질 병 이 삶 을어 떻 게 바꾸 는 지에 대해이야기한 다. ‘아프게되 면 관 계에도 직 업 에도 변화 가온다 . 자 신이 누 구며 어떤사람이될 수 있는지, 삶 이무 엇 이고 무 엇 이어야하 는지도 다르게 느 낀 다. 그리고이런 변 화 는 무 섭 다. 심하게아프다는 사 실 을 알게된두 번 의경 험 에서나는 변화 가 다가오는것을보며 압 도되었다.’ 심장마 비 와 암 을 차례 로 겪 은그에게 비 할 바 는아니지만 작은이 빨 로 기 둥 을 갉 아 종 내에는 집 을무너 트 리는 쥐 처 럼, 잔잔 하고 지 속적 인어깨통증이 삶 을 갉 아먹고있다는기 분 에 휩싸 인내게 <14>아픈몸과달리기 강소희·서효인의 ‘젊음의보증기간’무시한채전력질주$결국통증경고가울렸다 목^어깨통증불구러닝수업시작 단기간체력급상승했을리없는데 ‘잘할것같은기분’에오버페이스 몇년전부터위염^디스크팽윤등 ‘회복기능이상’몸이보내는신호 서서히어깨저리게알아가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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