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8월 16일 (화요일)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삶과 생각 오피니언 A8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이경화 -애틀랜타문학회회원 -수필가 -LPGA Alumni 티칭프로 옛날에는 하나님의 성소 안에는 “메노라”라는금촛대가있어서성 소를밝고은은하게비추고있었습 니다. 제사장들에게는아침저녁으 로이촛대를잘돌보고순결한감 람유를 공급해서 여기서 늘 불빛 이 비쳐 나오도록 하는 책임이 부 여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불빛은 몇 가지의 이유로 꺼지는 사고가 발생하곤했습니다. 첫번째는소명의식의상실때문 이었습니다. 제사장들이 무엇 때 문에 거기 서 있게 되었는지를 아 는 것이 소명인데 그 소명의식을 잃어버리게 될 때 잘못하면 그 불 꽃이 꺼집니다. 두 번째는 책임감 의 망각 때문이었습니다. 성소 안 에서네의무는무엇인가, 내책임 은무엇인가를제사장으로서망각 하면 촛불은 꺼지게 되어 있습니 다. 제사장의제일중요한의무중 에 하나가 감람유를 공급해서 금 촛대에 계속 불빛이 흘러 나오도 록 하는 일이었지만 그걸 잊었을 때는 어김없이 불빛이 꺼질 수 밖 에없었습니다. 세번째는제사장상호간에의사 소통의 혼선을 빚을 때입니다. 제 사장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것 입니다. 내가아니어도남이할줄 아니까 제때 기름을 공급하지 않 았고 그래서 불꽃이 꺼질 수가 있 었습니다. 네 번째는, 경제적으로 관리하지못해서입니다.시대가어 려워지면기름값도비싸고기름을 공급하지 못하는 사고가 종종 일 어날 수 있었습니다. 다섯 번째는 외부에서적들이침입해올때였습 니다. 타국인들이 이스라엘을 침 입했을 때 그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성소에 들어와서 이 금촛대 의불빛을끄는일이었습니다. 반면신구약중간기인소위마카 비시대에는독립전쟁이있었는데 이스라엘이그전쟁에서승리하고 성전을 되찾은 다음에 제일 먼저 했던 일은 이 금촛대의 불빛을 다 시 밝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부부들의 가슴 속 에는메노라의불빛같은정열의불 꽃이 꺼질 수가 있다는 사실입니 다. 그것도위와같이다섯가지이 유때문에꺼질수있습니다. 먼저는하나님이왜결혼시켜주 셨는가에 대한 의식을 상실할 때 입니다. 결혼에 대한 목적의식을 상실할 때이지요. 어떤 사람은 결 혼 자체가 목적인 사람도 있습니 다. 이런사람은일단결혼을하고 나면 끝이 납니다. 결혼함으로 목 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목적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 혼보다 더 높은 인생의 목적이 있 어야 합니다. 결혼에 대한 궁극적 목적이 있어야 부부간의 불꽃이 꺼지지않기때문입니다. 저는결혼주례를서기전에꼭결 혼당사자들에게결혼의목적이뭐 냐고 물어보는데 어떤 사람은 무 척이나 소극적인 목적을 말하기 도합니다.“저는싸움이없는가정 을건설하는것입니다.”하도싸움 많이 하는 집안에서 자라나서 그 런지 싸움 없는 가정을 이루기 위 해 결혼 한다는 대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목적 치고는 너무 소 극적인 목적입니다. 극단적인 말 로 시체들에게는 결코 싸움이 없 습니다. 따라서싸움안하는가정 을만드는게목적이라면죽으면됩 니다. 그러므로 적어도 이보다는 더 높은 목적과 목표 의식을 갖고 결혼을해야합니다. 두번째는책 임감을망각할때부부간의불꽃 은 꺼집니다. 남편의 책임, 아내의 책임이무엇인가를잊어버리는경 우입니다. 그렇다면부부가왜서 로의책임의식을망각하게되었습 니까? 제일중요한이유는익숙해 지기때문에그런것같습니다. 결 혼을 하고 나면 어느 정도 서로에 게익숙해집니다.익숙해지면더이 상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마치 초보운전을 붙이고 다닐 때 는조심하고최선을다하기때문에 사고가별로일어나지않지만한2 년쯤지나익숙해지면그때사고가 제일많이나는것과같습니다. 부부 사이를 갈라놓는 다섯 가지 요인 내마음의시 껄무새 지인이선물받은비트코인한개가생각난다 보여주면서도대수롭지않게말했고그냥흘려들었다 선물준그에게물었다 “남도주고다팔았어요.” 그때한개라도사둘걸 새해가되면소망을담아다짐을한다 욕망의덩어리 이루지도못할걸 할걸,말걸,앵무새처럼 되풀이만한다 실패하면한풀이 성공하면뒤풀이 껄껄거릴여유라도있다면좋으련만 연초에써놓은계획서뽀얀먼지앉았다 두주전토요일이었다. 내가졸 업한, 그리고 작년에‘알렉산드 리아시티고등학교’로개명된‘ 티씨윌리엄스(T.C.Williams)고 등학교’출신 동창생의 고별예 배에참석했다. 당일아침에늦게잠에서깼을 때는몸도피곤했고개인적친분 이전혀없었던동창이었기에조 금 망설였다. 그러나 그대로 침 대에누워서시간을보내면후회 할 것 같아 서둘러 준비하고 나 섰다. 이동창은고교시절풋볼과농 구 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큰 키에 근육질 체격도 우람했다. 플로리다 대학에 풋볼 장학금 을 받고 진학했던 이 동창의 고 교 졸업학년 때 우리 학교 농구 팀은 28승 무패의 전적으로 버 지니아주챔피언이되었다.그리 고워싱턴 DC 전체지역에서사 립학교들을모두포함해최강팀 으로 랭크되었다. 내 기억으로 나는거의모든게임을관전했던 것같다. 주 토너먼트의 준결승전과 결 승전은주말에버지니아주립대 학에서열렸는데미국인친구들 과 함께 내려가 당시 로스쿨에 다니는친구형의아파트에서머 물며응원했었다. 흑인이었던 그의 고별예배는 조지워싱턴대통령생가에서멀 지않은곳에있는‘검스프링스 ’지역의한교회에서열렸다. 그 지역은해방된흑인노예들과그 후손들이 1830년대부터 모여 살던 곳이다. 현재도 버지니아 주페어팩스카운티에서빈민들 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이기도하다. 대부분이 흑인이었던 수백명 의조문객들이보여준고인에대 한아쉬움과뜨거운경의는쉽게 느낄수있었다. 아시안 조문객은 나 외에 다른 한명뿐이었다. 그 고별예배에서 내가 새삼 느 낀것은고등학교동창생들의끈 끈한우정은미국도한국에못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고인은 고 교시절 스타 선수였기에 좀 더 많은사람들에게알려졌을수도 있다. 나처럼 개인적 친분이 없 음에도불구하고참석한사람도 있었으니말이다. 그러나 고별예배 참석을 위해 멀리서부터 와준 친구들, 특히 백인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정은인종적경계가없음을다 시확인할수있었다. 그가운데우연히나와같은줄 에 앉게 된 백인 동창이 있었다. 그런데 나와 그 동창 사이에 연 세지긋한백인노인두명이함 께 앉아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예배 중 간간히 손수건으로 눈 물을 훔쳐내는 이 두 노인들이 누구일까자못궁금했다. 나중에 그 동창에게 물어보니 자신의아버지와삼촌이라고했 다. 연세가 적어도 90정도는 되 어 보였던 두 노인은 모두 타주 에 거주한다고 했다. 그런데 자 신의 아들과 조카의 고교 풋볼 팀메이트의 고별예배에 참석하 신 것이다. 고등학교 때 고인과 이동창이과연얼마나친했으면 그럴까 물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것을가까스로참았다. 내가 다녔을 당시의 T.C. 윌리 엄스 고등학교에는 두 학년, 즉 11학년과 12학년 학생들 밖에 없었다. 그래서팀메이트라고해 도아래위로1년씩밖에차이가 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팀 메이트들이더욱가까웠는지모 른다. 고별예배 후 인근의 커뮤니티 센터에서리셉션이열렸다.그곳 에서 흑인들 모임에서 종종 볼 수있는닭튀김과생선튀김등을 같이 나누면서 45년 전 학창시 절때의추억을회상하는미국인 동창들모습에진한연민을느꼈 다. 그리고 잘 몰랐던 동창들과 의대화에스스럼없이끼어드는 나 자신의 모습에 놀라기도 했 다. 사람 사는 것은 어디든 마찬 가지인가보다싶었다. 리셉션후고교때학생회장이 었던백인친구를그의어머니가 사는곳으로라이드를주게되었 다. 차 안에서 언젠가 우리도 모 두 죽을 것이라는 얘기를 나누 었다. 그렇지만 내가 나이가 더 많으니 먼저 죽을 확률이 높은 데내고별예배에아무리바빠도 오라고초청했다. 그랬더니고별 예배때자기가인사한마디해 도되겠냐고물어왔다. 물론이지,친구야.꼭,꼭해라. 고교 동창의 고별예배에 다녀와서 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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