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9월 1일 (목요일) 오피니언 A8 LasVegas상품쇼 코리언아메리칸아리랑 제3부 -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57)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수 필 김경자 (숙명여대미주총회장) ‘훨훨날아먼길함께가자’ 1980년이전에는뉴욕에서개최 되는각가지상품쇼가최고로각 광을받고유명했다.그때문에전 세계 상인들이 뉴욕에서 물건을 사고팔고유행을선도했다. 그러다가80년이후부터는모든 상품쇼가 Las Vegas에서 개최되 면서뉴욕보다Las Vegas상품쇼 가최고의자리로변화됐다. 그중잡화도매상을상대로하는 상품쇼가LasVegas에서봄,가을 개최돼잡화도매상을하는나도1 년에한두번씩LasVegas를가게 됐다. 수많은 상품이 총 망라된 쇼장 1층과 2층에는수만개의부스에 각 나라 상품들이 전시돼 있는 데 너무나 많아 다 살필 수가 없 어거래처부터살핀다음자신의 사업과관계가있는부스부터살 펴보고신상품에대한선택을해 야되는데그것이쉽지않아며칠 씩돌아보고조사해본다음결정 해야된다. 만약선택을잘못하면 큰적자를면할길이없기때문이 다. 하루 종일 상품들을 돌아보며 흥정을 하다보면 피곤하지만 쇼 가끝난후호화찬란한거리를거 닐면기분이좋다. Las Vegas는 항공료와 호텔이 싸고 좋으며 교통이 편리하고 음 식도싸고다양하다. 각호텔마다 세계 초고의 무대예술의 공연장 이있고가족이함께즐길수있는 유명한관광지다. 도시의생성과정은도박이였지 만 도박을 합법적으로 자치정부 와연방정부가새롭게사업화하고 발전케한미국멜팅팟에의해재 창조된도시다. 나는한우물을파야된다는고 집스런 철학을 인정하지 않고 있 다.수맥이없는곳은아무리파도 물이나오지않는다는사실을직 접경험했기때문이다. 저녁에는슬럿머신과블랙잭도 하면서 돈들이 춤을 추고 날아 다니는 희한한 순간을 즐기며 1 불 10불 50불 100불 등 천차만 별의 차이로 승부를 거는 사람 들의희노애락을함께보고느낀 다. 인생은일종의게임과경쟁이다. 승부를위해서산다고해도과언 이아닐것이다. 어느 것이든 무엇이든 자신도 모르게중독이란고약한특성에 빠질수가있어그것이문제인것 이다. 마약, 알콜 등 수많은 종류 의고약한중독체들이산재해있 다. 선택과컨트럴은자신에게있 다. 간혹 스트레스도 풀 겸 카지노 를가는것정도는문제될것이없 다. 합법화된카지노를통해세상 과사회에대한특별한체험도하 고 즐기면서 사행심을 자재하고 상부상조하는 것이 비판하고 적 대시하는 것보다 현명한 방법일 수도있다.잭팟같은행운에취하 거나기적을바라면불행을자초 하게된다.돈잃고기분좋은사람 없지만자신이잃은돈으로누군 가에게 혜택이 되고 베푸는 행위 가된다면그또한좋은일이될것 이다. 여하튼 돈은 돌고 돌아야 된다. 사행심과 도박은 금물이지만 자 신이 어떻게 컨트럴 하느냐 그것 이문제다. 세상은넓고다양하고총천연색 이다. 인생은도박과같다.하지만 도박이인생이되면안될것이다. 나비야꽃향기에머물지말고/그 향에 취하여 바람 나부끼듯/훨훨 날아먼길가자/개울물소리넘어/ 솔바람보다앞서가는/봄빛헤치며 가자/나비야 머문 흔적 없으면 어 떻다냐/그냥가자산넘어/훨훨날 아먼길가자 (시-서정태 1923년 생,전북고창출생) 서정태시인은 서정주시인의동 생이시다. 1939년 일본 유학시절 시를 쓰시고 첫 시집으로‘천치의 노래’등많은작품활동을하셨다. 내가시집을접하게된것도 10년 의세월이흘렀다. 90세에‘그렇게 살자’시집을 출간하시고 고향 정 읍에서 두어평 남짓한 오두막에 서 혼자생활하신다한다. 90세시 인의 모습, 형의 미당문학관 옆에 움막을짓고사시는노시인의모습 이얼마나부럽고멋이있으신지요. 노인이되면할일이없어서노인당 이나찾아다니는노인이아님이더 자랑스러웠습니다.큰깨달음이아 니라도자신의마음을시에담을수 있다는것만으로도얼마나아름다 우신지요. 지금은고인이되셨을지 도모른서정태시인의시집은제게 는큰보화를얻는마음이었지요. ‘나향에 취하여’/비껴가라 구 름아 날으는 새야/솔잎 향 내음일 지라도/누워 있는 그이의 숨결보 다는 못하다/깨우시리/큰 구렁이 가 산주변을감돌고있다/생각은 무덤으로 남아 있는데/아직도 천 년/호수를 거느려야 하는가/일월 을어찌무심하다하는고/그대 내 가있고있거든/난을품은주천앞 산이/취하여 저렇게 잠들어 있지 아니한가(시-서정태) 서정태시인의시를마음에담으 면 깊은산메아리소리가들리고, 산을 휘감고 잠들다 잠을 깨우시 는 산안개속을헤맨다.춤추는난 의모습… 어느아득한하늘가헤 매다가낮선바다건너 하늘서성 이는 구름한조각 너무고요해 견 딜수없는춤을 난은혼자춤을춘 다. 형, 서정주 시인은 모르는 이 가없다. 오늘서정태시인의시를 만나고 그맑음, 때묻지않은시성 이나를흔들어깨운다. 깊은산옹 달샘아무도찾지않는 바람이쉬 어가고 토끼가 눈 비비고 세수하 는 그 옹달샘이고싶다하셨다.그 거 뭐 외롭겠는가… 문명에 쫓기 어 짐승,산새들, 바람이나거느리 고 그냥 머물다 가고 싶다하신다. 화려한서정주시인의뒷전에서도 나닦으시며뻐꾸기소리, 갈풀벌 레소리, 눈내리는들길을홀로걸 으시며맑은영혼의모음의시를만 나고꼭한번찾아뵙고싶은마음 간절했다. 누구라도한줄 시를마 음에새기며새아침을맞이할수있 으면 하는 마음으로 옛 스승들의 시를 찾아 길을나선다. 왜세상은 끊임없이 아픔투성이 로비틀거리는것일까… 지구별은 이제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질 않는 다. 히말라야 티베트 산중턱 고원 지대에라다크인들이산마을이있 다. 기원전 500년경몽골유목민 들이 살고있는 거칠은사막이다. 그라다크인들은 삶의기쁨을누 릴줄 아는 사람들로 유명하다. 라 다크를 찾는 사람들은 그들의 함 박꽃웃음,기쁨을누릴줄아는 행 복은과연어디서오는게쉼을것 일까… 라다크 마을 황량한 겨울 은 8개월가량기온영하 40도이 하로떨어지고 고원의사막지대로 농사를지을기간은겨우4개월정 도다.식수라야산에서흘러내리는 눈녹은 물이 그들의 식수라한다. 이런척박한환경에서 그사람들은 그토록행복할수있었나… ‘오래된 미래’를 쓴 헬레나 호지 스웨덴 학자는 그곳에 머물면서‘ 과연무엇이그들을그토록행복하 게하는가’… 라다크인들의 삶을 돌아본다. 가진것이별로없는그 들은 버리는 것이 없었다. 그들이 갖고 있는것은 단순한 것들 뿐이 고, 혹독한기후때문에느긋한쉼, 여유를즐기고있었다. 명품이나화려한물질문명에오 염되지 않는 천연의 문명이 준 그 것들이삶의자산이었다.이웃과의 ‘공존’다정한인간관계였다. 가장심한욕설은‘숀찬’화잘내 는 사람이라는 욕이다. 라다크 노 인들은멍하게할일없이빈둥대는 노인이없었다.나이가들었다함은 곧값진지혜를가졌다는해안을지 녔다. 라다크인들은 하늘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신의 젖줄을 물고 이생과하늘을연결된고리로삼고 있었다. 소유보다는존재를소중히 여기며그들의입고있는옷은낡은 모직이다닳아너덜거리며쟁기를 끄는 소의 모습이나 별반 다름이 없었다. 그들의 삶 자체가 순수함 그자체로 웃음꽃이필수밖에없 었다.‘왜당신들은우리처럼행복 하지않는가요?’‘아마당신들이불 행한것은 당신의가진재산이당 신들에게주는기쁨을빼앗아갔는 지도모르죠’하며웃었다. 소요산 아래사는까닭…여기소 요산아래혼자살고있는것은/한 사발의정안수와/추석날성묘길찾 는마음/아그마음 , 그마음마저 없어졌다면야/다그만둬버리고/ 그어디낯선섬이라도가버렸을테 다/우체부도안오는/그낯선섬에 라도 가버렸을테다. (시-서정태 시인) 단상 붉은벽돌위에세월만큼뒤덮 여 자란 아이비의 모습은 낭만 적이다. 추위와 더위에 강하고, 미세먼지를제거하는공기정화 역할까지있으니실용적인식물 이다. 또사계절내내푸른빛을 띠어, 누렇고, 쓸쓸한 겨울, 푸 른숨을쉴수있게해주니따뜻 한식물이다.문제라면가지에서 나온 뿌리가 다른 물체에 붙어 서자라기때문에나무담장같 은경우엔주의가필요하다. 이사와처음한달간, 많은시 간을 옆집 데이브의 아이비를 정리하는 데 썼다. 우리 쪽으로 넘어온아이비를몽땅걷어냈지 만, 그의담쪽에수북하게자란 아이비 무게 때문에 기울어진 담장은 바로 서지 않았다. 담장 관리를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아이비를 싹 잘라내야 했다. 하 지만거의 30년을키운그의생 각은달랐다. 가지를더쳐주고, 지지대를 세우면 나아질 거라 했다. 그와 아이비의 세월을 무시할 수없었고, 이사와처음부터서 로 불편해지고 싶지 않아, 우리 도 지지대를 박아 힘을 보태고 그럭저럭 시간이 흘렀다. 그런 데 지지난해부터 담장은 다시 아이비로 무거워져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더 이상 지지대론 불 가능해보였다. 이번에도 문제는 데이브였다. 이웃으로 그동안 그의 아이비 사랑을 알아버렸는데, 삼년 전 부터 골수암 투병을 하는 그에 게 아이비를 없애자고 쉽게 말 할 수 없었다. 쾌유를 기원하는 맘으로또한해, 기울어진아이 비담장을지켰다. 문득문득비 딱한담장처럼마음이비뚤어지 기도했다. 하지만파란눈에힘 을 주고, 흰 꽁지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이년을 꼬박 하루에 두 번씩동네를걷는그를보면, 그 깟 기울어진 담장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금씩이지만 그 의 걸음걸이는 빨라졌고 힘이 생겼다. 코비드 시국이라 비록 파킹랏 을꾸며한생일파티였지만, 이 웃들은 함께 모여 그의 회복을 기뻐했다. 그리고 짧지만, 다시 정원에 나와 가드닝을 하는 그 의발소리도들을수있었다. 그 게 4월이었다. 하지만 7월, 그는 누렇게 마른 정원과 비딱한 아 이비 담장을 두고 하늘로 떠났 다. “윙윙윙”,“쾅쾅”어제종일데 이브의 정원이 시끄럽다. 그가 투병하는 동안 엉망으로 자란 나무가 잘려 나가고, 잡초로 덮 인 잔디 마당이 갈아엎어지고, 데이브와 세월을 함께 했던 아 이비가모두걷어졌다. 맨살을들어낸담을따라여러 번걸었다.담장여러곳,오랜시 간 아이비 뿌리가 만든 구멍이 꼭그의상처같아아팠다. 틈사이에걸린아이비한줄기. 잡아당기니 후루룩 길게 딸려 온다. 적당히 잘라 꽃병에 꽂았 다. 건강한뿌리를내려, 화분에 심어기를생각이다.그러다보면 나도, 데이브 그만큼 아이비를 사랑하게될까? 데이브의 아이비 박명혜 / 전방송작가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