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9월 10일 (토요일) D6 오피니언 우영우로한창인기가오르고있는연기자 박은빈씨가 곱게손을 모으고절하는 듯한 포즈를잡으며이렇게말한다.“올추석고향 에왔습니다.여기마음의고향으로!”화면이 줌아웃되고 보니, 그곳은어느열대휴양지. 그가모은손은요가동작이다.이어“어디든 가족이함께하는곳그곳이고향”이라고당 당히선언한다. 올추석을맞아제작된건강 보조제기업광고로대부분 한번쯤봤을것이다. ■ 이번 추석 연휴 기간 3,017만 명이길 위에오른 다.지난해보다 10%늘어난 수치다.추석은여전히‘민족 대이동’을명령하고있다.그 런데이중점점더많은이들 이박은빈씨처럼‘마음의고 향’을 향해떠난다. 휴가지에서명절을 보내 는현상을지칭하는 ‘콘도차례’란용어가신 문에처음 등장한 것이1990년대초반이다. ‘마음의고향’을향한 ‘귀성’도 30년넘게이어 지고있으니,이미명절의주요 풍습으로 자 리잡았다. ■ ‘성묘’라는전통적추석행사를지키고있 는귀성객들도명절마다가고싶은곳을마 음대로선택할수있는날이수년내올것이 다. 조부모나부모님의생전모습이담긴사 진이나동영상을바탕으로인물을사실적으 로 구현하고, 움직임이나 음성도 재현하는 가상현실기술이빠르게발전하는덕분이다. 굳이묘소를찾지않더라도 3D헤드셋만쓰 면어디서든지그리운사람을만나고얘기도 나눌수있다면묘소자체도급격한변화를 피하기어려울듯하다. ■ 추석의근본적인변화는 ‘고향’이란개념자체에서시 작된다.뇌과학자김대식카 이스트교수는“고향도뇌가 구성한가상현실일뿐”이라 고주장한다.인간의뇌는태 어난직후부터10~12세까지 쌓인경험에의해완성된다. 고향을‘뇌의기본구조가형성되는환경’으로 정의한다면,아날로그보다‘디지털현실’에더 친숙하게성장한 10대에게는디지털세상이 진짜고향으로느껴질것이다.10대의눈에는 고향을향한귀성대란에뛰어드는부모나,복 잡한공항과비행기에서부대끼며마음의고 향을찾아떠나는박은빈씨가모두비슷한구 세대로보일지모른다. 정영오논설위원 기억할오늘 장기기증을위한스위스의선택 지평선 추석과고향의미래 스위스가 2022년 5월 국 민 투표 를 통해 장기기 증 동의추정 ( presumed consent ) 법안 을 마 련했 다. 만1 6 세이상 시민은 원칙 적으로 장기기 증 에동의한 것으로 추정하 고, 원 치않을경우 별 도의 거 부절차를 밟 도 록 규 정한 법 이다. 2021년스위스 ( 인구 86 0 만명 ) 에서는 1 66 명이사후장기를기 증 , 484 개의장기가이식 됐 지만이식을기다리 던 72 명이 숨졌 고, 1, 4 00여 명의 대기환자가 존 재 했 다. 앞 서200 6 년스위스 국립 과학재 단 의 뢰 로 루 가 노 대연구 팀 이 국 내언어 권별 장기이식 의식 설 문조사를 벌 인 결 과, 장기기 증 을 시 민의의 무 로여기는이가이 탈 리아어 권 인 티 치 노칸톤 의경우 프랑 스어 권 보다는 2 배 , 독 일어 권 보다는 3 배 가 량 많은것으로나 타났 다. 스위스정부 와 의 회 의 결단 은이조사 와 결코무관 하지않을것이다. 한 국 보건복지부 국립 장기조직 혈액관 리 원 의2020 연보에 따 르면 국 내장기기 증희 망 자는 2011년 8 0만 명에서10년 새 157만 명으로 늘어 났 다. 각막 등인체조직과 조 혈 모세포를 포함한 총 숫 자도 12 4 만 명에서 2 4 2만명으로 2 배 가 량증 가 했 다. 하지만이 식대기자의장기수요에는 턱없 이 못 미친다. 2020년실제장기기 증 자는뇌사자 4 7 8 명을 포함해 4 , 44 2명 ( 장기 5, 8 79개 ) 이 었던 반면 이식대기자는지난해2월말기 준 4 만 4 ,579 명이다. 재 단법 인사 랑 의장기기 증 운동본부 는시간당 1명 꼴 로장기이식대기자가생기 며,하 루평균 5명이이식을 받 지 못 해 숨 을 거 둔 다고 밝혔 다. 국 제장기기 증 이식등 록 위 원 회 ( D TI ) 2021년통 계 에 따 르면,인구 100만 명당장기기 증 자는미 국 이 4 1. 88 명으로가 장 많고, 스 페 인이 4 0.2명으로 뒤 를이 었 다. 한 국 은 8 .5 6 명, 중 국 3. 6 3명,일본은 0. 6 2명 이 었 다. 뇌사자 1명은신장과 간장, 췌 장, 심 장 등 장기기 증 으로 최 대9명에게 새삶 을선사할 수있다고한다. 9월 9일은장기기 증 의날이 다. 최윤필선임기자 뇌사자한명이기증한장기는최대9명에게새삶을선 사할수있다고한다.그래서9월9일은‘장기기증의날’ 이다. 한동 훈법무 부장 관 은이 겨먹 으려 국회 에 출 석 하나. 그가나 온 날이면 야 당의 원 들이면박당한 것이화제다.이 낙 연전 총 리처럼 꼿꼿 한 답 변으로 인기를 얻 은 사례가있으나 “ 너무심플 해서질문 같 지않다” “위장 탈 당이더 꼼 수”라는 무안 주기 가한장 관 의자 산 이 될 지의문이다.정 책 내용은 없 고,게임 관 전하듯소비되는게 안타깝 다. 유 일 한 예외 는이 탄희 더 불 어민주당의 원 이다.고성도, 비아 냥 도 없 는 둘 의 설 전영상에는‘이 탄희 의 원 만 만나면동문서 답 한동 훈 ’ 같 은제 목 이 달린 다.하 지만주 목 해 야 할점은 승 자가 누 구 냐 가아니다. 엘 리트 법 조인 출 신두사람의 법 이어 쩌 면 저 렇게 다르 냐 는지점이다. ‘ 검 수 원 복’시행령문제를 따 진지난 달국회법 사 위가 결 정적장면이다.이의 원 은“ 6 월 ( 한장 관 이 제기한 ) 권 한 쟁 의 심판청 구서에2020년 법 개정으 로 6 대 범죄외검찰 의직 접 수사가 금 지 됐 다,2022 년더 심 화 됐 다 ( 더니 8 월시행령제정 때 는 ) 법 이다 른 범죄 수사도 허 용한다고해석 했 다”고 했 다.“두 해석이동시에 존 재할수는 없 다”는 타 당한지적에 한장 관 의 답 변이 놀 라 웠 다.“ 권 한 쟁 의 심판청 구서 는 법 의위 헌 성을 설 명한것이고시행령은 법 시행 에대 응 하기위한것이라 논 리가다르다”는것이 었 다. 필 요에 따 라 법 을위 헌 으로 몰 수도,시행령으 로 살 려 낼 수도있는게한장 관 의 능력 이 겠 다.하 지만 법 개정 취 지가수사 확 대라면그는 권 한 쟁 의 심판 을포기해 야옳 다.반대로 법 이수사를제한해 문제라면시행령이위 헌 이다.나는민주당의 검 수 완박 입법 을 줄곧 비 판했 지만시행령 남 용을 옹호 할생 각 은 없 다.이렇게자의적으로 법 을 무너뜨린 다면 또 어 떤목 적으로 법 을우 회 할지두 렵 다. 법 지식을쓰는 철 학과 규범 이 없 다면 ‘ 법 기술 자’일뿐이다.이는 한 장 관 을 넘어, 한 장 관 으로 상 징 되는 윤 석열정 권 의문제다.지식과학 력 이넘 치지만 국 민의대 표 마 저무 시하고 약 자에는아 예 무관심 한 징 후,그 토록법 치주의를강조하지만정 작 측 근을 뺀 나 머 지에게만 엄 정한태도말이다. 이의 원 의질문이아 픈 이 유 는 법 기술자들이 외 면하는 문제를 들추기 때 문이다. 그는 법 이 무엇 을위해 존 재하느 냐 는 원칙 을 묻 는다.‘처럼 회 ’ 의 원 들처럼한장 관흠집 내기자체에사로잡 혀 있지 않다. 대신 법 이적용되는 사람을 끄집 어 낸 다. 엄 정한 집 행만 남 을 때법 은 권력 자의지 배 수 단 이나 약 자를 억압 하는수 단 이 될 수있음을 짚 어 낸 다. 그가오석 준 대 법관 후보자에게 8 00 원횡 령 버 스 기사해고 판결 이“근 래 에본가장비정한 판결 ”이 라고 했던 이 유 가여기있다.이 원 석 검찰총 장 후 보자에게 편 의점 알 바생이5,900 원 족발세트를 먹 은사건을 검찰 이기소하고 무죄 를 받 고 또 항소 했 다며“ 뭔 가 잘못돌 아가는것아니 냐 ”고지적한 이 유 다. 대우조선해양 하 청노 동자 파 업 종료 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사 측 의 불법 행위에는어 떻 게한마디가 없 나”라며“이런 걸편파 적 법 치주의 라한다”고한 탄 한이 유 이기도하다. ‘한동 훈 의 법 ’에는 없 지만 ‘이 탄희 의 법 ’에있는 것,그것은사람에대한이해다. 법 조항을 줄줄 이 외워 도 법 은정의를구현하는수 단 이고정의는사 람을구하는일이라는것을 잊 는이들이있다. 법 이그 목 적을 실현하려면사람의부 단 한 노력 이 필 요하다는것을 놓 치는이들이많다. 미 국 연 방 검찰뉴욕남 부지 검 장으로정 계거 물들을기소 했 던프릿 바바라는“ 훌륭 한조리 법 이 맛 있는음식 을보장하지 못 하듯, 현명한 법 도정의를장담하 지는 못 한다”며“정의를실현하 거 나 좌 절시키는 것은인간”이라고 했 다 ( 책 ‘정의는어 떻 게실현되 는가’ ) . 윤 석열정부가이사실을기 억 하기를,이를 일 깨 우는 역 할을이의 원 이 계속 해주기를바란다. “교통사고가 났 으니자동차를 금 지하 겠단 꼴 이 죠 . 솔 직히 ( 반지하가 ) 없 어지면어디로가 겠 어 요. 외곽 으로 밀 려나 거 나 옥탑 , 고시 원 말고 답 이 없 어요.” ‘반지하주택을 없애 는게가 능 할것 같 으 냐 ’는 질문에공인중개사가 헛 웃음을 지으며말 했 다. 부 끄러 운고 백 이지만, 115년만의 폭 우가발생한 지한 달 가까이지난 뒤 에 야 ‘수마비 극 ’여 파 가아 주작게나마내일상에들어왔다. 집 구하기에뛰 어들지않았다면가 슴 아 픈 뉴 스정도로 그 쳤 을 이 야 기. 뜬금없 는고 백 의 배 경을 설 명하면이렇다. 전세만기까지석 달 , 마음이조급해 졌 다. 새집 이사는내년 7월, 반년간 몸 을 누 일곳을구해 야 한다. 기 준 을정해본다. ① 전셋 값 을 빼 서중도 금 과 잔금 을치 러야 하니보 증금 은 1,000만 원 이하 로 ② ’영 끌 ’한 대 출금 이자부담이기 준금 리상 승 으로 커졌 으니월세는50만 원 을넘기지않았으면 좋겠 다.그럼이제본격손 품팔 기시작. X방 을 켜 고 → 보 증금· 월세상한선을 입력→출 근이용이한지 역 을 설 정하면 끝 . 검색 된 집 은 130 개.이중 66 곳이반지하다.지난 달 기 록 적 폭 우당 시 관악 구에서일가족이 숨졌던 비 극 이발생한바 로그곳,영화 ‘기생 충 ’을통해세 계 적인한 국 빈 곤 의상 징 이된그‘ banjiha ’말이다.‘ 혹 시 또 위험한 일이 벌 어지면어 쩌 지’란마음에절반의 매 물을 목 록 에서날 린 다. 배 ( 월세 ) 보다 배꼽 ( 관 리비 ) 이 큰 매 물을지우고, 팔 을 뻗 으면손 끝 에 벽 이 닿 을것 같 은작디작은 방 을 빼 고.한 참 후에 야 찾은 좁 지 않은 땅 위의 집 !그 러 나공인중개업소에문의하자 “ 벌 써 나 갔 어요”란대 답 만 돌 아왔다. 요 즘 저 렴 한 지상 층 은 나오는 족족 사라진다 는게중개사 설 명이다.물 폭탄 사태이후사 무 실 을찾은사람열이면열,지상 층 만찾았 단 다.그럼 이제반지하수요는점차 줄 어드는게아 닐 까. 안 타깝 게도그는“아니다”라고 단 언 했 다.반지하에 서지상 층 으로의이주를문의한사람은많지만이 사로이어진사례는많지않다고한다. 반지하주 택을 순 차적으로 없애겠단 서울시의 퇴 출방안역 시“실 효 성 없 다”고 잘 라말 했 다. 누 군 가에게지상 행은 ‘여 력 이있는’ 사람의 몫 이다. 주 거 여건이열 악 하지만 △ 지상보다월세가 훨씬 저 렴 해서 △ 목 돈 이 없 어서 △ 가격대비상대적으로 넓 어서. 저 마 다의이 유 로반지하를떠나지않는 ( 못 한 ) 다.시가 내 놓 은정 책취 지는 좋 지만,창문을통해들어오는 햇 살 을포기하고 곰팡 내가 득 한 곳에 살 수 밖 에 없 는개개인의 삶 까지이해하진 못했 다는의미다. 반지하 주택이라는선택지가 사라지면어 떻 게 될 까. 공급이 없 어진다고 갑 자기 따 뜻 한 볕 이드 는 안 락 한주 거 지로 몸 을 옮 길리 없 다. 종 착 지는 또 다른열 악 한주 거 환경이다.반지하를 없 앤 다고 반지하의 삶 까지사라지는건아니니말이다. 누 군 가에 겐 인생의한 조 각 이고, 현재진행형일 ‘반지하 살 이’를어 쩌 다 잠 시 머 물곳을찾다가 접 하게된내가 감 히상상할 순 없 을터다. 다만 짧 은 집 구하기여정이 남 긴 씁쓸 한 교 훈 은이렇다. 지 옥 고 ( 반지하 ·옥탑방· 고시 원 ) 는피한다고, 없 앤 다고 끝 이아니라는것. 마지 막 으로영 국 BBC 가인터 뷰 한서울반지하 거 주 청 년의 호 소를전한다.“과 거 3분의1도 안 되 는공간에 살 았 던 나에게반지하는 5성급 호 텔 이 다. 평 생 벌 어도이곳을 벗 어나지 못 할것 같 다.아 무 대 책없 이반지하를 없애 는게 능 사는아니다.” 허경주 국제부기자 지금여기 엘리트법조인출신설전이던진문제 해박한법지식무엇을위해써야하나 정의구현은결국사람의노력에달려 논설위원 한동훈의법, 이탄희의법 김희원칼럼 “내겐반지하가5성급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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