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9월 24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뉴스칼럼 나이든 엄마 귀가 갑자기 들리지 않아난감한지경에이르렀을때도, 눈에검붉은핏발이어리어흉한몰 골이되었을때도,발가락뼈가부러 져깁스를해야할지경을당했을때 도, 딸네들이한결같이부르짖는구 호다.‘아프면 참지 말고 얘기 해달 라’는 애석한 꾸짖음을 듣는다. 아 프면참지말라고신신당부를한다. 으름장까지 놓으면서. 하지만 복화 술로 혼자 중얼거린다.‘아니야, 아 파도참아야해,아프다고어떻게일 일이 다 알리니, 나 하나 참으면 주 위가, 만사가편한걸.’마음소리가 들린다.‘그렇게하셔도됩니다’하 는데 한편에선 그렇게 하면‘안돼’ 라는소리가뒷북을친다. 몸이 아프면 심리적 고통까지 따 르기마련인데어찌된일인지본능 에가깝도록묵묵히참고견뎌내며 내색하지않으려할때가다반사다. 참는게능사가아닌데도, 몸이아파 오고마음도타들어가다보면활동 반경도 무디어지고 잘못되면 기능 까지 잃어버리게 되는 것인데도 혼 자참고넘겨버리려한다.마치아플 권리조차없다는듯미련스레살아 왔다,왜아프다고말하면안되는걸 까. 그러니까 딸네들로부터 아프면 참지말라는걱정을끼치지않는가. 구시대적과오다.아프다고쉽게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스로 나 약하다고인정할줄아는용기를키 웠으면좋겠다. 아픔에는순환이있다. 통증은몸 속을돌고돈다.의학적정의는내릴 순없지만아픔은수시로삐걱대며 찾아오기도 하고 갑자기 구급차를 불러야 할 만큼 예고 없이 찾아 들 기도한다.인체어딘가에침투하듯 잠입하고있다가필요충분한상대 적 기회에 느닷없이 표출되고 드러 나곤한다. 산책길을나서기전에는 멀쩡했던발목이겨우몇걸음뗐을 뿐인데시큰거리기도하고무릎통 증까지곁들여지면계속걸을수있 을까 싶으면서도, 머뭇거리는 마음 을다스리며이미나선걸음이라조 심조심걷다보면거짓말처럼통증 이조작된것마냥사르르가라앉으 며드러나지않은적도있었으니까. 특정부위의아픔도어느날은가볍 게때로는짙게몰려들기도한다.이 렇듯아프다는것은영원히사라지 지않고대기하듯위장잠복하고있 다가급습하는스파이같기도하다. 나이가무거워지면서유년의할머 니가생각나곤한다.어찌그리도매 일같이아프다는말을쉬지않으셨 을까. 하루는허리가아프시고하루 는 손목이 아프시고, 다음 날은 머 리가흔들리신다고하셨을까. 어쩌면 뒷방 늙은이로 머물기 싫 다는 몸부림은 아니었을까. 주변의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방편이셨을 까. 아픔을 보물찾기처럼 집착하고 계신듯했다. 이렇듯내어머니께선 시어머니 수발에 어른을 찾아오시 는손님수발에앞치마가마를날이 없으셨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넌덜머리나는일을나하나만참고 수고하면집안이편하다는 신조하 나만붙들고살아오셨다. 가족의행 복을위해서는눈에띄이지않는수 고와인내가요구된다는것을부모 님둥지를떠나게되면서깨닫게되 었다. 8대장손맏며느리자리를생 각없이뛰어드는딸을그토록말리 셨던까닭까지도. 숨겨져있었던인 고를 딸에게 알려주지 않으셨다는 투정보다빛도없이이름없이헌신 해오신어머니를향한그리움에실 려‘나하나만참으면다편하다’는 말이현자의말처럼오롯하게새겨 져있었나보다. 얼마 전 우연한 자리에서 지인 분 으로부터하소연을듣게되었다. 교 통사고로인한후유증고통을털어 놓고피력한적이있었는데그아픔 과고통을마치무언가잘못된삶의 귀추로, 죄업으로인한벌점을받은 것처럼, 질책으로되돌려받았다는 탄식에가까운호소를듣게되었다. 역설적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참 담한반응이다. 아픔을덜어주지는 못할망정소금을뿌리는일은삼가 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안존과 안 일 만을 추구하려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남의 집 불구경하 듯이기적추태를부끄러워할줄모 르는군상들의민폐로하여아픔을 호소하는것으로나누어보려는시 도자체가아픔을배가시켜버린아 픈시대상에마음이상하고개탄스 럽다. 아픔을 나누다 보면 고통은 줄어 들기마련인것인데, 위로받고싶고 기대고싶은마음들이부끄러운일 로치부되다니. 하지만지금껏살아 왔던일상처럼아픔을참지만말고 서로쓰다듬어주며나누며잘못된 풍조를 밀어내며 함께 가기로 다짐 했다. 지금까지버텨준육신을칭찬 해주며아끼고보살펴주자는권면 을 아끼지 않으며, 아픈 몸과 마음 들을안아주며서로의마음을어루 만져주는일에마음을다하기로했 다.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픈 그대로를나누어야할시대가새롭 듯열린것으로받아들이기로했다.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으로도행복의첩경이열릴수있 는것이니까. 아플 땐 참지만 말고 표현하며 나 누며살아가는세상으로만들어가 자며 두 손 꼬옥 잡고 가만히 외쳐 본다. 육신과마음고통에까지치유 를얻을수있는지름길로들어서자 고. 내가 변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지킬것인가. 내인생은내가만드는 것. 아프면 참지 말아야할 결단이 다방면에서활약중이다. 아프면 참지 말고 애덤지글리스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기후변화의 영향 굿뉴스는, 오늘의 산불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거야… 미 서부 끝물에 당하지 않으려면 이번주들어갑자기코로나파 장 분위기가 확산됐다. 직접 원 인은 알려진 대로 바이든 대통 령의 팬데믹 종식 선언이었다. 지난주말한TV프로그램을통 해 대통령의 이같은 말이 전해 지자 거의 무장 해제 수준의 낙 관론이퍼지기도했다. 상황이이렇게되자그다음날 백악관은 코로나 사태의 종식 을말한것이아니라며 90일마 다연장되고있는연방 정부의공중보건비상 사태를 해제할 계획이 없다고급수습에나섰 다. 백악관의 의료 선 임고문인닥터파우치 도 아직 코로나와 함 께 살아갈 상황이 아 니라고제동을걸었다. 혼선의 원인은 우선 대통령 의 발언을 오해한 데서 나온 것 이 아닐까 싶다. 대통령은 코로 나의세계적대유행,‘팬데믹종 료’를 말한 것이지‘코로나 종 료’를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대통령의 이 말도 정치적 인 고려에서 너무 앞서 나간 것 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 렇다고“이제코로나끝, 대책에 손놔도된다”는것으로받아들 였다면너무나간것이다. 아직 미국에서는 코로나로 매 일 400명 이상이 숨지고 있다. 백신이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지난해 1월 하루 사망자가 2만 3,000명에이를때에비할것은 아니지만지금도코로나는미국 인의 사망원인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뇌졸중 바로 다음인 것이 다. 한지역신문이전하는뉴스를 보면최근난소암을앓던 LA의 59세 여성이 숨졌다. 하지만 암 이사망원인이아니었다. 백신과부스터샷접종까지마 쳤으나 사인은 코비드19. 지금 도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망 소 식을 전해 주위를 놀라게 하는 일이한인사회에서도없지않은 데, 알아보면 희생자는 대부분 평소 건강 문제를 안고 있던 사 람들이었다. 올 여름 캘리포니아의 코로나 사망자 절반은 80대로 집계됐 다. 나머지 3분의1도 65~79세 의 연령 분포를 보였다. 코로나 는 2년 반 전 확산 초기부터 지 금까지고연령층이절대취약그 룹임을알수있다. 지난5~7월에숨진LA의코로 나환자800여명을분석하면사 망자는 거의 대부분 평소 2~3 개의건강문제를갖고있었다고 한다. 건강문제가 전혀 없었던 사람은거의없다고보면된다. 가장 흔한 문제는 비만, 당 뇨,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있 는 고령자가 경계를 늦추면 안 되는이유다. 코로나에걸리면중증으로발 전하지 않는다 해도 나중에 장 기 후유증이 없다는 보장이 없 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일상 생활에 적지 않은 제약을 각오 해야한다. 걸려본사람은그어 려움을안다. 지금까지 전 세계 적으로 코로나로 숨진 사람은 대략 1,72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있다. 변이 에대응하기위한백 신이이번에새로나 왔지만 지금 백신으 로는 안 되는 또 다 른 변이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코로나의 세 계적인 대유행은 종식 단계가 아니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 면서 또 다른 팬데믹을 막기 위 한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 오고있다. 미국등선진국을포함해너무 많은 나라가 효과적인 방역에 실패했다는자성은새삼스럽다.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 공조가 유명무실했다는반성도이미나 왔던 것이다. 중국의 초기대응 을 탓하는 의견은 여전히 강하 다. 발병 초기에 신속하게 알려 대응책을강구했어야하는데쉬 쉬하다가 전 지구적인 재앙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중국은 인 정하지 않으나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시각은그렇다. 코로나를 계기로 빈부 격차의 심각성은다시확인됐다.국내적 으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이 문제는 뚜렷이 드러났다. 경제 력에따라목숨값의차이는컸 다. 백신 공급의 불평등은 말할 것도없고, 마스크와방역복등 기본 보호장비도 없이 맨손 방 역에나서야했던곳도많았다. 중증 치료에 필수적인 인공호 흡기 확보는 하늘의 별 따기였 다. 또 다른 팬데믹이 닥친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까. 전혀 확 신이서지않는다. 눈여겨볼만한지적중하나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한 가짜 정 보, 왜곡정보의확산을막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미국만 해 도 갖가지 엉터리 정보로 인해 죽지 않아도 될 20만명이 숨졌 다는 분석이 있다. 코로나가 이 제끝물인것을믿고싶다. 이런때일수록지혜로워야한 다. 끝물에 당하면 더 억울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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