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0월 1일 (토요일)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교통 사고로 무릎 근육이 찢어지 는 곤혹을 당했다. 정형외과를 수 차례 방문하고서도 후유증에 시달 리고있다. 지팡이를의지하면서걷 는 모습을 보시고는“착한 사람은 빨리 낫는대요.”위로의 말이 가슴 깊이생각의틀에박혀버린듯잠자 리에들때도, 일어날때도, 어김없 이 떠오른다. 착하다는 말에 한 점 부끄럼없이살아왔는가. 마음가짐 이 바르고 어질게 살아왔는가. 하 루를 시작할 때 나를 일으켜 세우 며, 하루를마무리할때, 나를돌아 보는일을지표로삼으며자신을돌 아보게된다.유년부터예쁘다는말 보다 착하게 생겼다는 말을 줄곧 들으면서자라온터라착함을삶의 덕목으로삼아왔지만착함에대한 무게가가벼웠던적은없었던것같 다. 왠지 늘 착한 모습을 유지해야할 것같은책무감에붙잡혀있었던것 같다.‘착하다’의사전적뜻은언행 이나마음씨가곱고바르며상냥함 을이르는것인데,경상도억양의무 뚝뚝한말씨가투박하기이를데없 음이요,마음씨가곱기는고사하고 눈꼴사나운 일을 보기만해도 비위 에 거슬리는 걸 감출 수가 없다. 옳 고그름의잣대를정확하게들이대 며경우바르게살아야한다고부르 짖는 모습에선 착함을 찾아내기란 쉽지않다.겨우변명이라내밀수있 는건억울하고따지고싶어도참고 견디며 작은 마음이라도 베풀려고 애쓰며살아왔다는것이다. 주일학교어린이가눈물범벅이되 어회개기도를올리는모습속에서 무슨그리아픈잘못을저질렀겠는 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아이 들앞에서는항상부끄러웠던일들 이무수히떠오른다.특별한계층을 제외하고는 우리네는 다들 착하게 살아간다.힘든이웃을동정하며도 와주고 싶은 마음이 동하는 것도, 이웃이잘되기를바라는것도,고생 끝에낙을얻게되면내일인양기쁜 것이우리네인정이다. 오랜병원생 활을끝내시고퇴원하신분이계시 면찾아뵙고함께기뻐해주며, 이웃 새댁이 순산했다는 소식만 들어도 기쁨을나눈다. 우크라이나가빼앗 긴땅을회복했다는뉴스를들었을 때도 기뻤던 건 매한가지. 눈에 띄 이는크고굉장한것에마음을두기 보다 작고 여린 것에 마음을 두며, 기쁨도슬픔도지혜롭게견디게해 주시기를바램하는단정한착함이 갈급한시대이다. 미사여구없이순 수하고간결한글들이오래도록기 억에남겨지는진리처럼. 수없이생각을했던일이다. 인류 의 한 사람으로 쓸모 있는, 세상을 착함으로전이시킬수있는가에골 몰했던시간들이얼마였던가. 어떻 게 남은 날들을 착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오늘네가있어마음이꽃 밭이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 구 절이 정답이 될 것 같다. 누구에게 나마음의꽃밭이되어주는착한사 람으로살아지고싶다. 착하게 살고 싶은데 착하게만 살 다 보면 바보 취급 받기가 딱 좋은 세상이긴 하다. 착한 사람보다 악 한사람이더잘되는것같은세상 이된지오래다.마지막때가가까워 지고있다는실증일것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착하게 사는 것일까. 착 한삶의정석을제시를할수없는것 이문제다.착하게상냥하고반듯한 예의로행동하고주위에민폐를끼 치지않으며, 부탁을받으면거절할 줄모르고, 빌려달라는것마다무 조건베풀고사는것이착한삶일까. 착한말들이,착한심성들이민망스 러워숨고싶겠다. 착하게 살아가는 마음은 이기적 으로 남을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 들이 흐트려 놓은 세상을 이타적 인아름다운마음으로세상을가꾸 어가노라면어느땐가살만한세상 으로흘러가겠지하는마음의비롯 이라생각된다. 착한삶의자부심에 서파생된여유로움의행복을후손 들에게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착 한사람들이좀더애쓰고좀더살 만한세상으로만들어가는것이라 고,착하게바보처럼살기로마음을 다진다.내가살아야하기때문이다. 상대의 무례함에도 관여치 않으며 따지지도 말고 서운해 하지도 말며 편히살기로했다. 누군가를원망하 는동안,일상도꼬이고일의능률도 떨어졌다. 분명내잘못은아니지만 오히려어둠에휩싸이는딱한지경 에서벗어나기위해착하게바보처 럼사는길을택한지혜를존중하게 되었다. 바보와착한사람은한끝차이라 착하다는말이욕이되는세정이다. 마음 먹기 달렸다.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기위해주어진만큼의소출 로주변을어지럽게하지않으며,사 려깊은배려와친절,양보와겸양을 두루두루 적용해가며 일상을 감사 로채워가기로했다. 착한바보가되는길이평안을누 릴수있는지름길이라인정해가면 서. 윤 대통령의 ‘핫 마이크(hot mic)’ 착하게, 바보처럼 크리스토퍼웨이얀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허리케인 디샌티스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수많은 생명의 안전을 위협하는 파괴력을 가지고 지나가고 있는 이번 허리케인의 등급이‘디샌티스’카테고리로 격상되었습니다. 영어에는‘핫마이크’혹은‘오 픈마이크’라는용어가있다. 마 이크가 켜져있는 줄 모르는 상 황에서발생하는실수가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되는 것을 지칭 하는 용어다. 이런 용어가 있다 는것은외국에서도정치인들이 비속어를말하는‘실수’가적지 않음을의미한다. 최근의 사례로 올해 1월24일 미국에서발생한‘발언사고’를 들수있다. 당시조바이든미국 대통령은각료들과물가안정을 논하고있었는데여기서대통령 에게인플레이션에관해질문했 던 폭스뉴스 기자를 두고 바이 든대통령이“멍청한XXX(what a stupid son of bxxxxx)”라고 말하는 것이 마이크에 잡혔다. 물론 해당 기자를 향해 공개적 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 공식적 인 자리가 끝나고 기자들이 자 리를 떠날 때 대통령이 혼잣말 처럼 한 말이 꺼지지 않은 마이 크에잡힌것이다. 바이든대통령은한시간뒤에 해당기자에게전화해사과한것 으로알려졌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대 선직전자신의러닝메이트였던 딕 체니에게 뉴욕타임스(NYT) 기자에 관해 언급하며 비속어 를 사용했다가 마이크에 잡힌 적이있다. 당시부시전대통령 이 한 말은 해당 기자가‘메이 저리그급 나쁜 X(major league asxxxxx)”이라는 것이었다. 당 시에도 마이크가 켜져있었지만 대통령이이를모르고말했다가 논란이 된 것이다. 이렇듯 미국 대통령들도‘비공개’라고 착각 하면 험한 비속어를 입에 올린 다. 비속어 혹은 욕설이 정치판의 주요의제가된경우는우리에게 도있었다. 지난대선당시의욕 설 논란이 그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해외순방에서벌어진‘비 속어논란’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짧은 만남 직후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과 걸어가며 한 말이 논란 이되고있다.당초언론은“국회 에서이XX들이승인안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냐” 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지만 대 통령실 측은 이런 보도가 잘못 됐다면서해당발언의정확한워 딩은“국회에서이XX들이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 떡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 기서 생각해 볼 부분은“이 XX 들”이라는 표현이 누구를 지칭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실 의주장처럼“이 XX들”이국내 정치인들을 의미한다고 하더라 도 앞서 언급한 바이든 대통령 의 사례처럼 일단 사과해야 한 다는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도 공식 적인자리가끝난상태에서의핫 마이크였기 때문에 백악관 측 은“사적인 말”이라고 주장하 며 이를 문제시할 필요는 없다 는논리를펼수있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 는 것으로‘사고’를 마무리했 다. 이런 미국의 사례가 의미하 는 바는 부적절한 언급을 해서 이것이 논란이 되면 발언 당사 자가직접인정하고‘신속하게’ 사과하는것이최선의수습책이 라는것이다. ‘재발 방지책’도 중요하다. 이 런‘사고’가발생하는이유는미 국과한국을막론하고대통령들 이 미디어 환경에 지나치게‘익 숙’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다. 대선 당시부터 온갖 스포트 라이트를받았고대통령으로당 선되면일거수일투족이모든언 론의 주목을 받는 상황이 계속 되기 때문에 기자들이 몰리는 미디어환경에익숙해질수밖에 없다. 이런‘익숙함’은 핫 마이 크의발생가능성을높인다. 여기서윤대통령이항상명심 해야할부분이나온다. 항상긴 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긴장이 풀어지면 실수가 나오고 그 실 수는곧바로정치권의논쟁거리 가돼서대통령을공격하기에좋 은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상황 이 이렇게 돌아가면 대통령 자 신에게도손해다.대통령본인은 최대한국익을위해노력했다고 자평하겠지만이런논란이발생 하면그런치적이묻혀버리기에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실수’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사 라지는상황에직면하게된다는 것이다. 익숙함은때로는능숙함을의 미하기도하지만동시에나태함 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치인은 익숙함을능숙함으로승화시켜 야지나태함으로변하게놓아둬 서는안된다. 지금윤대통령은 과연 어떤 상황인지 스스로를 평가해야하는이유다. 시 론 신율 명지대정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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