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0월 7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마음의 풍경 최 모세 (애틀랜타문학회 회원) 종우(宗愚) 이한기 미주한국문인협회회원 애틀랜타문학회회원 내 마음의 시 아늑한 방 하나를 성난바람울창한숲을채찍질하여도 성난바람훌쩍자고나면 그채찍소리하나도남겨두지않네 물방울이도도한강물이되어흘러흘러 바다로들어가모습을감추듯 인간들은광음의강물에떠밀려 죽음의바다로그모습을감추어버리네 시시콜콜한것에아옹다옹하지말아야지 지나온것들,흘러간강물과같은것 끈질긴미련을가슴으로부둥켜안고 여린마음상하는일은하지말아야지 스쳐가는것들,반가이즐기고 나에게다가와석화일순 쉬어갈광음도반겨주어야지 비워둔내여리디여린가슴에 찾아오는새손님이편히쉬어갈 아늑한방하나마련해야겠네. 무엇이나 때가 있다 가을이깊어가는푸른숲의풍경 이 어느새 현란한 색채로 물들이 고있다. 숲길목에나와풀을뜯고 있는갈색무늬의토끼한쌍은인 기척에깡충깡충뛰면서숲속으로 사라진다. 늦은오후자신의그림자를앞세 우고숲길을걷는모습이왜소하게 느껴진다. 세월의 흔적에서 벗어나기가 쉽 지않은왜소함이초라하게느껴지 는것이아닐는지? 얼마전땡볕아래서오랜시간에 풀뿌리뽑기작업을하면서더위를 먹어잠시건강이휘청했었다.예전 에는쉽게해치우던작업이이제는 점점 힘들어지는 때에 이른 것 같 다. 몇주동안몸을추스르면서이 제는 나이에 걸맞은 일을 해야겠 다는생각을한다. 더욱중요한것은자신의건강상 태나한계성을알고무리하지않아 야하는것이아닐까? 한 달 만에 맥 다니엘 팜 파크를 찾아걷고있다. 그동안걷지않아다리의힘이풀 려 내딛는 걸음이 느려져 보폭이 좁아졌다. 매일 걸으면서 다리에 힘을 올려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는일념에연약해지기쉬운자신을 다독이고있다. 예전처럼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성큼성큼발을내딛는걸음으로보 폭도 넓혀야겠다는 생각이다. 빠 른 걸음으로 걷고 있는데 호흡이 불규칙하고심장에부담이온다. 그동안걷지않아나타나는예민 한 반응은 몸의 이상을 알리는 신 호이지싶다. 심장박동(맥박)이일 정하지 않다는 생각에 보폭을 늦 추면서쉬엄쉬엄걷고있다. 이내 휴식을 취하면서 무엇이나 때가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 아들인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 든목적이이룰때가있나니날때 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전도 서 3:1-2)“사랑할때가있고미워 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때가있느니라(전3:8) “하나님이모든것을지으시되때 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 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 셨느니라그러나하나님의하시는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전3:11)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성을지니신분이시다.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은하나님이시라사람이스스로 앞날을 헤아릴 수 없음을 전도서 기자는고백하고있다. 지금 자신의 인생 계절에서 어느 때를맞고있는가? 삶에대해진지 한고찰이필요한때이다. 삶의계절가을은어느한순간에 서서히 찾아든다. 인생의 가을은 성숙한 삶을 살아내는 때이다. 이 가을에내면의풍요로움을누리고 싶다. 노년의멋을추구하는마음의여 유와쾌활함과항상온화한표정을 지녔으면 한다. 자신과의 내적 조 화를이루어집착에서벗어나정신 적자유를누릴수있기를바란다. 시니어삶의균형을유지하는것 은 정신적, 심리적 안정 못지않게 신체적 기능 장애나 고통을 극복 하는데,있지싶다. 노년에 접어들어 신앙생활에 의 해서 얻는 마음의 평화와 위로가 큰힘이되고있다. 신앙의 힘은 어떠한 삶의 조건에 서도감사가따르게마련이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사람은죽음으로부터누구도자유 로울수없다. 죽음은내의지로삶의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니며 차안에서 피안 으로 건너가는 믿음의 과정이다. 노년에 죽음을 두려움 없이 맞는 다는것은결코, 쉽지않다는생각 이다. 그러나누구나예외없이죽 음의 때를 맞는 순간을 담대하게 받아들여야할것같다. 사람에게 주어진 물리적 시간을 크로노스(Chronos)라 한다. 카이 로스(Kairos)는 영원한 신비의 시 간이다. 죽음은 크로노스에서 카 이로스로옮겨지는영원한삶의시 작이다. 크로노스에서는 단 한 번 뿐인 삶을 살지만, 카이로스에서 는 죽음은 영원한 삶이 시작되는 은혜의시간이다. 사람은죽을수밖에없는존재로 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겸허 하게받아들이면조금은겸손해질 수있다. 조락의계절가을에서어떻게삶 을지혜롭게살아갈것인가? 일상적인삶속에서날마다경이 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먼저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가 있고 자 신에게주어진시간이때를선용하 게되리라. 노년은 삶의 참 의미를 재발견하 는때이며“사랑하는사람(가족)과 함께하는 삶의 가장 소중한 시간 을놓치지않아야한다.”(지미카 터) 노년은 삶의 가치를 재정립하며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순간이 행 복의 절정에 이르는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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