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1월 3일 (목요일) D6 이태원 참사 “우리딸은이렇게짧은숨도못쉬었 는데$그 생각만 하면숨이잘안 쉬어 져요.” 단장 ( 斷腸 ) . 자식을잃은 슬픔은 ‘창 자가 끊어지는아픔’에비유된다. 지난 10월29일밤,잠시친구를만나고오겠 다던딸은서울한복판에서사람더미에 짓눌려숨졌다. 다음 날 오전딸 ( 25 ) 의 황망한 부고 소식을접한아버지는 가 슴을치며절규했다. 1일 밤 빈소에서만난 아버지 ( 53 ) 의 안경은눈물자국으로얼룩졌다.입가는 거무죽죽했고,부르튼입술을깨물어생 긴피딱지가곳곳에묻어있었다.아버지 는한참을고민하다가입을열었다. 백 혈병으로투병중이던아버지에게골수 를기증했던딸, 퇴근길주차장으로아 버지를 마중 나왔던딸을위해, 그리고 이태원핼러윈참사로쓰러진156명유 가족의1명으로남기고싶은말이있다 고했다. 바로직전빈소를찾은윤석열 대통령에게하고싶었지만묻어둔얘기 도조심스럽게꺼냈다. 유가족들은이태원핼러윈참사에두 고 ‘놀러간 사람들의잘못’이라는 시선 을 가장 견디기힘들어한다. 창자가 끊 어질것같은 비극을 ‘개인의선택에따 른결과’로치부해버리고,구조적문제에 대해선외면하고있기때문이다.아버지 는“주말에거기에한번간것이그렇게 큰죄인가요. 죽을만큼의죄인가요. 누 구나갈 수있었던현장에서,지독히운 이없어서생긴일이잖아요.그런잣대로 누군가의인생을재단하지않았으면좋 겠습니다.” 지원금문제도유가족가슴에대못을 박았다.정부가 1일이태원참사로사망 한 유족들에게최대1,500만원의장례 비를포함해지원금을지급하겠다고밝 히자,적절성여부에대한찬반논쟁이일 었다. 아버지는 그런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너무힘들다고했다.“유족들은지 원금을달라고한적이없어요. 딸을살 릴수만있다면, 돈이얼마가 들더라도 냈을 겁니다. 어떤말을 들어도 위로가 안되는상황에서,장례비문제로논쟁이 일고있는 것자체가 유족입장에선너 무힘든일입니다.” 윤대통령은1일밤빈소를찾아유족 들을위로했다.윤대통령은아버지에게 “뭐라고위로의말씀을드려야할지모 르겠다.부디 건강 을잘 챙겨 달라”고말 했다고한다.아버지는이에“딸이살고 제가죽었어야했는데$”라고 답 했다. 아버지는 그러면서윤 대통령이 8 월 열 린취임 100일기자 회 견에서했던말 을 떠올렸 다.“국민안전은국가의무한 책임 입니다. 국민들 께 서안심하 실 때 까 지 끝까 지 챙 기겠습니다.” 아버지는이 번참사의 본 질인안전문제를거 론 하며 ‘국가의 역 할’을여러번 언 급했다.“제대 로된나라라면, 사람이 몰 릴거라고 예 측 할 수있었던핼러윈 축 제기간에조 금이라도대비했어야하는것아 닌 가요. 이렇게 많 은사람이죽었는데제대로사 과하는 사람이없어요. 살려달라는 마 지 막 전 화 에국가는, 경 찰 은, 서울시는, 도대체어디에있었나요.” 그는 윤 대통령 앞 에서차마 꺼 내 지 못한 말이있다고했다.아버지는한참 을 주 저 했지만이 내작 심한 듯 말을이 어 갔 다.“ 왜 그날아무런 준 비를안하 셨 습니 까 .누군가가조금만 빨 리지시했더 라도, 혼잡 하지않도 록 질서를 유도하 는사람이단한명만있었더라도, 주최 자없는 행 사를 탓 할게아니라조금만 관 심을 갖 고 준 비했더라면, 우리딸 같 은친구를한명이라도더살릴수있지 않았을 까 요.” 2일 새벽 1시. 발 인이5시간 앞 으로다 가오자 아버지는 딸의물 건 을 한아 름 가져 와 빈소의식 당탁 자에 올 려 놓 았다. 친구들에게아 빠 가사 줬 다고자 랑 했던 청 바지 와 블 라우스, 딸이유독 좋아하 던가족사진, 친구들에게 받 은 편 지 와 스 티커 사진, 강 아지장난 감 , 그리고 늘 달고지냈던인 공 눈물 까 지. 납 골 당 한 칸 에다들어가기어려 워보 였 지만,아버지는딸이좋아하던물 건 을 연신챙겼 다.“우리딸은그날 저녁 도못 먹 어서 배 고 파 했대요.좋아하던사 탕 도 넣 어야 합 니다.” 물 건 을 보 여주던아버 지는 목걸 이를 손 에 꼭쥔채흐느꼈 다. 자 신 이사 회 생 활 을시 작 한딸에게‘ 행 운 의상 징 ’이라며선물한부 엉 이 목걸 이 였 다.“ 작 은운이라도따르길바 랐 던부모 마음이과한 욕 심이었나 봐 요. 그런데 정말이말은하고싶습니다. 국가가자 식들안전을살 펴 주길바라는게그렇게 과한 욕 심이었던 걸까 요.”아버지는 말 을 잇 지못한 채 고개를 숙였 다. 글·사진조소진기자 이태원핼러윈참사 발 생 4 시간전,112 신 고를통해위 험 을 최 초 로 경고한 박 모 ( 51 ) 씨 는 1일 한국일 보와 만나 “ 신 고를 하면서도 ‘과 연 경 찰 이현장에나 올까 ’ 하는생각이들었는데, 우려가현 실 이 됐 다”며 “주최 측 이없어 관 리할 수 없다거나 소 방 이나 경 찰 인 력 을 배 치해해결할 문제가아니었다는정부의 태도 와 인식에 화 가난다”고말했다. 박 씨 는 지난달 29일오 후 자 신 이운 영 하던이태원상 점 을다른사람에게 맡 기고오 후 6시 쯤귀갓 길에 올랐 다. 평 소 와 달리상 점 에서150 m 가 량 떨 어진지 하 철 6 호 선이태원 역까 지이 동 하는 데 무려 30 분 이나 걸렸 다. 위 험 을 직 감 하 고 112에 신 고했다. 그의 신 고는 두 번 째신 고 보 다1시간 35 분 이나 빨랐 다.한 국일 보와 첫 인 터뷰 를 가진박 씨와 그 의남 편 서모 ( 50 ) 씨 가전하는사고 당 일 오 후 6시전 후 이태원상황을일문일 답 으로정리했다. - 몋 픎 킮몮읊 ‘ 핊짦헏핆 쭖 킮 몮 ’ 옪짩팒슲폎삲몮삲 . “그런식으로대하는 듯 한 느낌 을 받 았다. 그 래 서 신 고는했지만,이들이과 연 나 올까 하는생각이들었다.” - 헒믾뻖젆 112 캏킲핂짢츦멚솚팒 맢빦 . “그렇진않았다.이런심각한 내용 을 이야기하는데도다급함이없었다.대 충 대 답 한다는 느낌 을 받 았다.” - 킮몮펞몋 핆엳핂 솧삲몮 삲 . 몋 픦 많 줆픦읊짩먾빦 몋 픒 잚빺빦 . “만나지못했고따로 받 은전 화 도전 혀 없다. 용산 구 청 도 정부도 주최자가 우리가아니라는인식을 갖 고있는데경 찰 들이무 슨 힘이있었겠나싶다.” - 킮몮퍊멮삲쁢캫맏픎펂쎉멚빦 . “지하 철역 으로 가는데 사람들이너 무 많 아서사고가난그골 목 을통과할 수없었다.큰문제가생기겠다싶었다.” - 팬캏픎펂쌮빦 . “6시 반 쯤 이었는데, 이미 난장판이 었다. 평 소 주말 엔 사람이 많 아도 어 깨를 부 딪 히며 걷 는 골 목 인데골 목 진 입 전 새 마을 회관 쯤 부 터 인 파 에 떠 밀 려 움 직일 정도로 사람이 밀집 해있 었다. 그런데도 이태원 역 1번 출 구에 서 엄청 난 사람들이 끊 임 없이 올 라왔 다. 정말 끝 이안 보였 다. 신 고를 미 루 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다.” - 헪핆풞픎쫂힎좉빦 “ 당연 히나라에서 뭔 가를 하고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봤 는데, 아무도없었 다.경 찰 두명정도 노점 상을지도하는 것만 봤 다.현장통제가전 혀 안 됐 다.” -( 빶컪틶펞멚 ) 많혿핂춢춢핂펂혚 삲몮삲 . “나 처럼덩 치있는 남자도 떠밀 려그 골 목 을 겨 우통과했다. 그골 목 인 파 를 보 고선,다른길로가려고했지만, 내몸 은이미 내 리 막 길로 내 려가있었다. 언 제 부 터 인가 보 이지않는딸이 름 을부르며 한참을찾아도 보 이지않았다.” - 펂쎉멚믆몶졷밆픒 뫊빦 . “사람들에치여제대로 움 직일수없 는골 목 이었지만, 호텔벽쪽 으로바 짝붙 어서 내 려가는사람들이 보였 다.다 행 히 휴 대 폰 은 터 져딸과통 화 가 됐 다.딸한 테 그 벽 을 알 려주면서 혼 자힘으로어 떻 게든 내 려가서대로 변 에서만나자고했다.” - 몶졷밆픒폺않폲쁢칺앚핂믆엕멚잜팦빦 . “너무너무 많 았다. 사고는오 후 10시 넘 어서 났 지만, 6시 약 간 넘 은시간이었 는데도생명의위 협 을 느낄 정도로 많 았 다.골 목 위상황을 보 고 내 려오는사람 으로서, 그 쪽 으로 올 라가려는 사람들 한 테 ‘제 발 올 라가지마 세 요’라고고함 치면서 내 려왔다. 그런데 올 라오는 사 람들은 저 사람뭐지하는그런 표 정으 로나를바라 봤 다.” - 몋 펞킮몮읊싾옪팖빦 . “ 솔 직히 너무 지 쳐 있었다. 그 골 목 하나 통과하는 데 땀 이 범벅 이 돼 그 냥 초 주 검 상태 였 다. 6시반 쯤 지하 철 역 근 처신발 가게 앞 에서딸과아 내 를 만 났 는데, 아 내 가 신 고를 했다기에하 지않았다. 딸도 심한 두통을 호 소해 서 빨 리 집 으로 가고싶은생각 밖 에들 지않았다.” 정민승·최다원기자 “자식들 안전 살펴주길바랐는데$ 국가는 어디에있었나” “압사위험신고에대충대답$경찰이현장에출동할지의구심들었다” 처음 112 신고한부부인터뷰 “오후 6시가게일인계후퇴근길 150m떨어진지하철역30분걸려 떠밀려걷다딸^남편뿔뿔이흩어져 끝없는인파에위험느껴신고해 관리책임회피정부태도에화나 지난달29일서울이태원핼러윈참사로숨진딸의발인을앞두고아버 지가납골당에보관하기위해딸이좋아했던물건들을빈소탁자에올 려놓고있다. 이태원핼러윈참사닷새째인2일서울시중구서울광장에마련된이태원참사희생자합동분향소에서시민들이헌화하고있다. 왕태석선임기자 ‘골수기증’ 효녀딸잃은아버지 “이태원놀러간사람들잘못이라며 개인책임돌리는게가장힘들어 유족들, 지원금달라고한적없어 국민안전은국가의무한책임 현장통제지시조금만빨랐어도$” 윤대통령조문후뒤늦은하소연 30 일 11 이태원참사 ( ) ( ) ( ) ( ) ( 적 ) ( ) 군중압착사고행동요령 위험수준밀집도 사전준비사항 군중압착 군중쏠림 사람이급하게한쪽으로몰리며발생 사방이꽉막힌공간에서발생 (이태원사태해당) 1m 1m 6인승승강기크기 위험수준 1 ट 당5명이상 이태원참사 1 ट 당8~10명추산 튼튼한신발 발보호및안정성확보가능 인파의이동이멈출경우주의. 스스로의지대로 움직일수있는지확인후가능하면빨리탈출 아이동반시아이를 어깨위로올리거나 안아올려아이가 어른의허리감쌀것. 팔끌어당기지말것 본인이넘어졌을시 왼쪽으로웅크려 머리보호 분실물발생시 포기하고주우려고 허리숙이지말것 타인이넘어졌을시 최선을다해일으켜 도움.넘어졌을시 깔린사람질식사 가능성 고함·비명자제하고침착함을유지해산소확보 팔은방패형성. 주된손으로반대손목잡기 (흉부보호, 호흡공간확보) 인파흐름거스르지않고순응 복싱선수처럼앞뒤로다리벌리고무릎살짝굽히기 두발로땅을곧게딛기 출구위치확인. 가까운출구 외모든출구위치확인 상황 파악 산소 확보 팔 이동 방향 다리 발 안전한자세 위험인파속대응 ● 자료 워싱턴포스트(WP) 8 2022년11월3일목요일 이태원참사 ( ) “ 묻펞잲욚 , 옪빶팒믎뫃쭎 ” ( ) 큲뫁뫁 졶뫃맒 … 풆캏팒 ( ) ( ) ( ) ( ) ( ) ( ) ( ) 1일서울마포구서강대체육관앞에마련된이태원참사추모공간에서학생들이추모글귀를작성하고있다. 독자제공 대한체 육회산 하 대한요트 협회 가 ‘이태원핼러윈참사’ 바 로다음날 ( 10 월30일 ) ‘문화체 육관광 부장 관 배요트 대 회 ’를강행한것으로 확인 됐다.대 회 시작시 점 은15 6 명의참사희생자 넋 을 기리기위해 윤 석 열 대통 령 이이달 5일 까 지를‘국가애도기간’으로선 포 한직 후였다.지방자치단체와 민 간행사가 줄줄 이취소 되 는상 황 에서정부부처 이 름 을내건행사를계속진행한건부 적 절 하다는지적이나 온 다. 2일대한체 육회및 대한요트 협회 에 따 르 면 2022 문체부장 관 배생 활 체 육 전 국요트대 회 는참사당일 인 지난달 29일부터30일 까 지이 틀 에 걸쳐 서울 광 진구 뚝섬 한강에서 열 렸다. 대 회 주최는대한요트 협회 ,주 관 은서울시 요트 협회 와서울시윈 드 서 핑 연 맹 이었 다.문체부는 7 20만원을후원했다. 첫날 대 회 를 마친날 밤 이태원참 사가터 졌 다. 둘째 날대 회 는오 전 10 시부터속개됐는데,수 백 명의사상자 가 나와 국 민 적충격이가장 컸 을 때 였다.대 회 시작직 전인 오 전 9시50분 쯤윤 대통 령 의국가애도기간선 포 도 있었다. 이에참가자다수가자발적으로출 전 을 포 기했다.첫날대 회 만참여하고 둘째 날은나가지않은서울시윈 드 서 핑 연 맹회 원고 영암 ( 59 ) 씨는 “나처럼 출 전 을 포 기한 사 람 이10명이상”이 라며“국가적비 극앞 에 왜굳 이대 회 를강행해 야 하는지도저 히 이해할수 없다”고비 판 했다.시 민 이수연 ( 2 7 ) 씨 도 “개 인 서 핑까 지 막 을 순없겠지만 민 간행사도다취소하는와중에정부 이 름 이 박힌 행사를그대로진행한것 은오해의소지가있다”고지적했다. 대한요트 협회 는문체부가행사취 소와 관련 해 별 도 지침을 주지않아 문제될게없다는 입 장이다. 협회관 계자는 “국가애도기간 선 포 사실을 몰랐 고, 사고를 감 안해대 회 를 최대 한신속 히종 료했다”고해명했다.이 어“ 경 기장소 인 서울 한강 변 에서많 은 사 람 들이자 전거 를 타고 산책 을 다 녔 는데, 평 소일상과 크게다르지 않았던만 큼 시 민 들이대 회 개최를부 적 절 하게여 긴 다는 주장에 동 의하기 어 렵 다”고 덧붙 였다. 문체부 역 시“참사를 고 려 해시상 식에서 박 수를치지않고상장만 전 달 하는 식으로 간소화했다”고 설 명했 다. 나주예^강지수기자 “정부부처이름건행사부적절” 요트협회“사고감안신속종료” 국가애도기간인데$참사다음날문체부장관배요트대회 2일이태원참사희생자 A씨의유가족이떠난대구 달서구한병원장례식장빈소앞에근조기와조화 가놓여있다. 류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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