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2년 11월 22일 (화요일) 오피니언 A8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추수감사절은 하나님께 가을에 1년동안추수한것에대한감사제 를올린다는개신교희기념일로미 국에서는1년중최대의명절이다. 전통적인 북아메리카의 휴일로 미국의 경우 11월 넷째 목요일에 캐나다에서는 10월 둘째 월요일 에기념한다. 추수감사절에는미국인들은 한 국의 추석과 같이 가족들끼리 모 여 파티를 열어 칠면조를 비롯한 여러 음식을 만들어 먹고 이야기 를나누곤한다. 또한대부분의학 교와 직장에서는 여유롭게 후무 일로 하여 총 4일 동안 쉬게하는 경우가많다. 추수감사절은 소핑시즌으로 유 명한데블랙프라이데이라고불리 는 금요일에는 모든 상점들이 세 일을 하기 대문에 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하러간다. 추수한 특별한 감사의식을 하는 것은 모든 종교 에서보편적이다. 구약 성서에서는 추수감사절이 아닌 초막절을 지키라고 되어 있 다. 북미에서는 추수감사절은 청 교도 혁명을 하던 시기의 잉글랜 드전통에서뿌리를찾을수있다. 비록 뉴잉글랜드의 추수감사절 은오늘날경축하는 11월말훨씬 이전에이루어졌지만이것은또한 추수 잔치의 양상을 가지기도 한 다. 잉글랜드 전통에서 감사를 드리 는 시기와 특별 감사 예배는 헨리 8세의 통치기에 일어난 잉글랜드 개혁기에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 회력에 있는 많은 종교적 경축일 에대응하여중요해졌다. 1536년이전에는95개의교회경 축일과 52개의 일요일에 있었다. 사람들이 교회에 갈 필요가 있을 때나 일을 하기 전에 종종 값비싼 대가를치러야했다. 1536년개혁 을통해교회경축일을 27개로줄 였지만당시로서는급진적개혁파 였던 청교도들은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을 포함해서 모든 교회 경 축일을 완전히 없애고자 했다. 그 런경축일들은청교도들이섭리행 위로 간주한 사건에 대응하여 소 위금식일이나감사절로대체되었 다.예상치못한재난또는높은곳 에서 온 심판의 위협은 금식일을 요구하게했다. 신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여기는 특별한 축복은 감사절을 요구하 게했던것이다. 예를들어금식일 은 1611년의 가뭄과 1613년의 홍 수. 1604년과‘62년의 전염병으 로인해요청된것이었다. 감사절은1588년스페인무적함 대에 대한 승리에 따라서 그리고 1705년앤여왕의해방에이어요 청된것이었다. 특이한명절로서감사절은1606 년에 전년에 있었던 화약 모음 사 건의 실패에 이어 시작되었으며 가이포크스의밤으로발전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영국에서의 매 사추세츠의플미머스식민지로이 주한 이민자들이 첫 수확을 기념 하는행사에기원을두고있다. 이민자들은 플리머스에 도착한 첫 해인 1620년에 맞이한 겨울에 매우큰시련을겪었다. 102명중절반가량사람들이사 망했으며 주위에 거주하고 있던 인디언 부족 왐파노아그 족의 도 움으로살아남을수있었다. 이듬해 1621년 가을 추수를 마 치고 이민자들은 왐파노아그 족 을 초대하여 함께 음식을 먹었다 고한다. 이것이유래가되어오늘 날 교회에서는 예배를 드리고 식 사를하는의식이된것이다. 이때 음식으로는 한국의 송편처럼 특 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 음식이칠면조와그레이비가얹어 진으깬감자, 고구마, 크랜베리소 스, 옥수수, 호박파이그리고제철 에나는채소등이었다. 이음식들은실제로초기추수감 사절때부터먹었던음식들로오 늘날 미국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감사절에온가족들과함께 이런의미를새겨보면서맞이했으 면한다.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석촌이영희(시인·애틀랜타문학회회원) 엽서(葉書) 붉은소인이찍힌수취인불명의엽서들이 잘숙성된생각과발효된그리움으로 속속배달되고있다 로맨틱센티멘탈멜랑콜리, 감상적인언어의유희가난무하는데 풍상을등에업고당도한 절제된언어로붉게물든엽서들, 여기까지오느라애썼다 고단한육신을뉘고온기를바람에실어 떠날채비하는가슴벅찬늦가을 내마음의시 겨울이 없는 플로리다에는 단 풍드는 나무도 없다. 가을이 왔 다가는 것은 조금 높아지는 하 늘과 낮아지는 습도, 그리고 싸 늘한 기운을 담은 바람으로 안 다. 플로리다 밖에서는 가을이 왔다고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 담긴사진들을마구보내온다. 지난여름 산후조리를 도와주 러 딸아이의 집에 몇 달 머물렀 다. 부엌벽에커다란달력이걸 려있는데, 그곳에 딸아이는 그 달에있을행사나약속등을기 록해놓았다. 들여다보다 거의 매주에한번‘데이트’라고적힌 날이있는것을발견했다.‘데이 트’라면결혼전남녀가만나즐 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라 알고 있는 내게 그 단어는 낯설게 다 가왔다. 결혼한부부끼리도‘데 이트’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놓 는 요즘 세대가 살짝 부러워졌 다. 나자신이하고싶은것은나중 에 나중에 하며 언제일지 모를 미래에오늘의즐거움을저축했 던 우리였다. 자식을 위해, 남편 을 위해 미루어두었던 나만을 위한 시간은 오늘이 어제가 되 고 내일이 오늘이 되어도 오지 않았다. 언제나 내일이라는, 오 지않을것만같은미래의그어 디쯤에서가슴설레는그림으로 만 존재하며 현재의 나를 위로 했다. 그런우리의삶은마치철 따라 즐길 줄 모르고 한결같은 모습으로서있는플로리다의나 무와같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서라 도 조깅하는 딸아이를 보며 젊 은 아이들의 사는 방식이 단풍 같은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걸레질하는손에도곱게매니 큐어를 바르고, 예쁜 드레스 차 려입고 남편과 멋진 식당에 가 서 데이트하는 여유를 누린다. 우리에게주어졌던것과똑같은 분량의 하루인데 아이들이 사 용하는 하루는 더 풍요롭게 보 인다. 자식을 위하여 최선을 다 하면서도, 자기 삶을 송두리째 갈아 넣지 않는다. 틈틈이 자기 자신을 위해 돈과 시간을 할애 한다. 사위는퇴근하자마자두살배 기 아들과 놀아주느라 바쁘다. 기저귀를갈아주고아이들잠들 기 전에 목욕시켜 재우는 것도 사위의 몫이다. 같이 직장에 나 가 일한 것도 아닌데 직장에서 돌아온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 기고 딸아이는 소파에 앉아 쉬 고 있다. 사위와 딸은 아무렇지 않은데공연히내가좌불안석이 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 그랬으 면 소박맞을 일이요, 우리 세대 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다. 아이들앞에서는아무소리못 하고 집에 돌아와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자아들가진친구가퉁 명한소리로대꾸한다. “사위가 그러는 것은 예쁘기 나하지, 난아들녀석이그러는 꼴을봤잖아!돈버느라종일고 생하고 와서는 집에서 놀고 있 는여편네저녁해준다고부엌에 들어가는데 속에서 뜨거운 것 이불쑥올라오더라.” 그래도 못된 시어머니 소리는 듣기싫어아들만몰래따로불 러서 물었단다. 집안일을 남녀 공평하게 나누어서 한다고 하 는데 이건 불공평한 거라고, 같 이해야지왜너만하냐고. 그랬더니 아들이 자기는 요 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아 내가 자기가 한 음식을 맛있게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했 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지금과 는 전혀 다른 문화에서 길러졌 다. 우리 부모님들은 남자가 부 엌에 들어가는 것을 금하셨다. 그래서 우리 때는 둘이 똑같이 일하고 와서도 아내는 앉을 겨 를도 없이 저녁을 준비하느라 동동거려도남편은태연히소파 에 앉아 신문을 펼쳐들었다. 집 안일을 하는 틈틈이 아이들도 건사하다벅차면좀도와달라고 소리치기는했어도, 부당하다고 분연히일어나여권신장을외칠 정도는아니었다. 그러니 남녀평등이 가정에서 도공평하게실천되고있는현실 이반갑기는하면서도부엌일하 는 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껄 끄럽다. 그렇다고 속에서 울컥 하는 것을 입 밖으로 털어내지 는 못하고 그저 마음맞는 친구 들끼리 모여 앉아 푸념으로 꺼 내놓는다. 한바탕웃으며흉아닌흉을보 고나면, 애들은 저희끼리 잘 살 고 있으니 이제는 우리 삶을 살 자는데의견이모인다. 플로리다에서는볼수없는화 려한 가을풍경이 담긴 사진을 앞에 놓고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삶에철따라고운물을들일단 풍을찾아나선다. 단풍 같은 삶 허경옥 수필가 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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